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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잘 있습니다

정보

  • ISBN : 9788932030395
  •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 출판일 : 20170920
  • 저자 : 이병률

요약

숱한 낙담 끝에 오는 다짐들,그럴 수밖에 없는 최종의 마음들설명할 수 없는 생의 절박함과 바닥없는 슬픔을 응시하는 깊고 저린 시편들로 우리 마음의 경계를 흔들어온 이병률 시인이 다섯번째 시집 바다는 잘 있습니다(문학과지성사, 2017)를 펴냈다. 온전히 혼자가 되는 일에 골몰하며, 자신을 확인하고 동시에 타인을 발견해가는 뜨겁고도 명확한 인식의 순간들로 주목받았던 눈사람 여관(2013) 이후 쓰고 발표한 시 60편을 묶고 있다. 감각과 감정의 날을 최대치로 벼려낸 언어들로 가득한 이번 시집에서 이병률은, 믿음에서 비롯한 사람의 자리를 묻고 또 묻는 일, 어쩌면 사랑과 가까워지는 일에 힘을 기울인다. “그의 시는 대단한 결기로 포장되어 있지도 않고 냉소나 환멸로 손쉽게 치환되어 있지도 않으며, 그래도 그럭저럭 살 만하지 않으냐 눙치려 들지도 않는다. 낙담의 자리에서 지탱하려고 힘을 모으는, 은은하고도 든든한 모습으로 그는 서 있다”(시인 김소연).마음속 혼잣말이 질문이 되고 다시 안부를 묻다시인은 “마음속 혼잣말을 그만두지 못해서 그 마음”에 내내 귀를 기울여온 중이다(시인의 말). “가만히 서랍에서 꺼내는 말/벗어 던진 옷 같은 말”, “던지는 곳이 어디인지 모르므로 도착하지도 않는 말”, “말할 수 없음이 그렇고 그런 말”, “들어도 들어도 저울에 올릴 수 없는 말”(「있지」), 모두 시인에게서 비롯된 혼잣말들이다.왜 말은마음에 남지 않으면 신체 부위 어디를 떠돌다두고두고 딱지가 되려는 걸까요왜 스스로에게 이토록 말을 베껴놓고는 뒤척이다밤을 뒤집다 못해 스스로의 냄새나 오래 맡고 있는가요―「왜 그렇게 말할까요」 부분 그의 혼잣말은 담장을 쌓아올리듯 겹침과 포개짐을 반복하며 거듭 질문을 낳고, 더는 “혼자가 아닌 말”(「있지」)이 되어 “열리지 않는 세계의 무한한 면”(「내시경」)을 살려내고 끝내 시로 완성되어간다. 그러한 사정으로 이병률에게 시는 “쓰려고 쓰는 것”이기보다 “쓸 수 없어서 시”(「내가 쓴 것」)일 때가 더 잦다. “쓰지 않으려 할 때도 걷잡을 수 없이 방향을 잡는” 이 시적 갈망 사이사이 그는 “제대로 된 절망 하나를 차지하고/놓지 않겠노라”(「무엇을 제일로」) 같은 서약과 다짐들을 화덕에 불씨를 댕기듯 부려놓기도 한다. 한 소년의 슬픔과 미래 사이라든가잦음과 무작정의 폭이라든가고심되는 거리 사이에감정을 놓고 싶다든가한 얼굴을 옮겨다 놓고 싶다든가세상 모든 진실한 배치란 점으로부터 점까지의 평행이면서엄청난 일이 벌어지기 직전손 닿으면 금이 갈 것 같은 팽팽한 의도―「좋은 배치」 부분 나는 마음의 2층에다 그 소리를 들인다어제도 그제도 그런 소리들을 모아 놓느라나의 2층은 무겁다내 옆을 흘러가는 사람의 귀한 말들을 모으되마음의 1층에 흘러들지 않게 하는 일그 마음의 1층과 2층을 합쳐 나 어떻게든 사람이 되려는 것사람의 집을 지으려는 것 ―「지구 서랍」 부분 바깥의 일은 어쩔 수 있어도 내부는 그럴 수 없어서나는 계속해서 감당하기로 합니다나는 계속해서 아이슬란드에 남습니다눈보라가 칩니다바다는 잘 있습니다우리는 혼자만이 혼자만큼의 서로를 잊게 될 것입니다―「이별의 원심력」 부분세상 가장 육중하고 정밀한 조직 아래사람―사랑 속을 잇다ㅍ이 시인은 온전한 혼자가 되어 자주 감각이 없어질 때까지, 때로는 불안을 잔뜩 껴안은 채로, 바깥을 걷고 들여다보는 일에 골몰한다. 그 바깥은 깊은 밤 집으로 가는 골목길에 마주한 한 사내에서 대못이 놓인 창틀로,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는 터미널로, 거미줄 쳐진 도서관 사물함으로, 다시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새벽과 마주한 책상에 놓인 백지 위로 수시로 옮겨간다. “흐르는 것에 이유 없고/스미는 것에 어쩔 수 없어서”(「새」), “감정을 시작하고 있는지/마친 것인지를 모르는”(「이토록 투박하고 묵직한 사랑」) 채로 시인은 허공에 둔 시선만큼이나 오래 손을 뻗어 비밀한 삶의 자리, 곧 사람의 자리를 이어가며 통과한다. 몸 하나를 이루는 피와 살강물을 바라봐야 하는 평생 동안의 부피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용량이 있다그것은 제한적이다생각보다 무시무시한 사실이다[……]바깥과 이 안의 단절이 칸에서 저 칸으로의 횡단삶도 대륙을 횡단하는 긴 열차일 거라고 마음을 정하는 동안―「횡단열차의 저편」 부분 그 가지 손끝에서 줄을 그어 나에게 잇고다시 나로부터 줄을 그어 위층의 사내에게 잇다가더 이을 곳을 찾고 찾아서 별자리가 되는 밤척척 선을 이을 때마다척척 허공에 자국이 남으면서서로 놓치지 말고 자자는 듯사람 자리 하나가 생기는 밤이다―「사람의 자리」 부분 그의 소관은 물론이려니와 그의 소관 바깥의 사람과 감정이 머물렀던 자리에 정지 화면처럼 오래 붙박여 마음을 잇대어보는 시인은 “모든 것에 과하게 속하지 않”(「얼음」)으려 애쓰면서도 무언가를 기꺼이 겪으려는 사람이고 만다. “옮겨놓은 것으로부터/이토록 나를 옮겨놓을 수 있다”(「여행」)는 이병률 시작(詩作)의 비밀은 결국 “거기 사람이 있기 때문”(「사람이 온다」)으로, “누군가를 스스로에게 연결 짓지 않으면 안 될 거라는” 걸 매순간 깨우치며 “지탱하려고 지탱하려고 감정은 한 방향으로 돌고 도는 것으로 스스로의 힘을 모은다”(「생활이라는 감정의 궤도」). 우리가 살아 있는 세계는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계와 다를 테니그때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어 만나자무심함을단순함을오래 바라보는 사람이 되어 만나자저녁빛이 마음의 내벽사방에 펼쳐지는 사이가득 도착할 것을 기다리자과연 우리는 점 하나로 온 것이 맞는지그러면 산 것인지 버틴 것인지그 의문마저 쓸쓸해 문득 멈추는 일이 많았으니서로를 부둥켜안고 지내지 않으면 안 되게 살자―「이 넉넉한 쓸쓸함」 부분시인의 절제란, 시의 품위를 지키기 위하여 작동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한 바를 가장 잘 건사하기 위해서 시인이 반드시 취해야 할 도리라는 것을 이병률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심장을 다독이고 다독여서/빨래 마르는 동안만큼은 말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할 때, 이병률의 삶은 이 다짐에서부터 다시 시작되는 걸로 읽힌다. “병에 걸리”는 것일지도 모르고 “이렇게 미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이 마음으로 시작을 하게 될지 마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이 되어 사람답게 살려면 그래야 한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 수 있다. 다짐이라고 했지만, 숱한 낙담 끝에 오는 다짐인 만큼, 그럴 수밖에 없는 마음이라고 표현해야 정확할 것 같다. 이 다짐은 선택지가 아니라 어쩔 수 없어서 그럴 수밖에 없는 최종의 마음이다. ―김소연, 시집 발문「그때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어 만나자」에서

● 사람이 되어 사람답게 살기 위해 낙담의 자리에서 은은하고도 든든한 모습으로 선 한 사람의 혼잣말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내 옆에 있는 사람》 등의 산문집을 발표하며 여행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시인 이병률의 다섯 번째 시집 바다는 잘 있습니다. 온전히 혼자가 되는 일에 골몰하며 자신을 확인하고 동시에 타인을 발견해가는 뜨겁고도 명확한 인식의 순간들로 주목받았던 시집 《눈사람 여관》 이후 쓰고 발표한 60편의 시를 엮었다.

설명할 수 없는 생의 절박함과 바닥없는 슬픔을 응시하는 깊고 저린 시편들로 우리 마음의 경계를 흔들어온 저자는 이번 시집에서 감각과 감정의 날을 최대치로 벼려낸 언어들로 믿음에서 비롯한 사람의 자리를 묻고 또 묻는 일, 어쩌면 사랑과 가까워지는 일에 힘을 기울인다.

저자는 온전한 혼자가 되어 자주 감각이 없어질 때까지 때로는 불안을 잔뜩 껴안은 채로, 바깥을 걷고 들여다보는 일에 골몰한다. 그렇게 혼자가 된 저자가 끝내 그만두지 못한 마음속 혼잣말들은 담장을 쌓아올리듯 겹침과 포개짐을 반복하며 질문을 낳았고, 더는 혼자가 아닌 말이 되어 끝내 시로 완성되었다.

우리는 안 괜찮으면서 괜찮다고 말합니다. 당신은 혼자를 핑계로 혼자만이 늘릴 수 있는 힘에 대해 모른 척합니다. 누구든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겠지만 당신만은, 방에서 나와 더 절망하기를 바랍니다. 오래 전하지 못한 안부를 전합니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

리뷰

y*** 바다는 잘 있습니까?? 2022-10-16 14:00:24.27314
f*** 좋은 글귀가 많아 좋아요 2022-10-16 14:00:01.077861
c*** 너무좋아요 진짜힐링 2022-10-16 09:04:05.708001
d*** 언어의 미묘함을 그리 잘 포착하는 시인의 세밀함이란. 2022-10-01 17:41:44.93
i*** 마음이 편안해지는, 잔잔한 시집 2022-09-04 12:22:11.263
s*** 저도 잘 있습니다. 2022-08-31 23:49:09.62
i*** 시를 정말 사랑하고 좋아하는 친구한테서 추천받고 망설임 없이 구매한 책입니다. 후회하지 않고 두고두고 생각날 때마다 펼쳐볼 듯합니다. 2022-08-17 14:43:10.71
f*** 잘 읽고 있습니다! 2022-08-11 12:28:45.42
b*** 제목에 이끌려 샀는데 내용도 좋습니다 2022-07-30 16:56:47.793
n*** 시를 읽어야만 영혼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 2022-07-27 16:23:26.21
x*** 뒷표지에 적힌 내용이 마음에 들어서, 이 책에 대해 검색해보았다. 그렇게 이병률 이란 작가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책 제목과 같은 제목의 시가 없는게 살짝 실망이었는데 몇 페이지 읽다보니 이렇게 좋은 시가 가득한데 더 많은걸 바랬다니 욕심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2-07-02 21:48:38.66
h*** 기대한만큼이예요 좋아요 2022-07-01 21:04:07.236
s*** 제목에 이끌려 구입했는데 같은 제목을 가진 시가 있는 건 아니어서 조금 실망했어요. 이병률 작가의 여행기를 많이 읽었는데 시집을 산 건 처음입니다. 사랑에 대한 그리움, 약간은 우울한 느낌이 시에도 그대로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2022-06-25 08:44:43.103
f*** 바다는 잘 있습니다, 이별의 원심력의 시구이자 이 시집의 제목이 주는 쓸쓸한 감상은 소금을 머금은 눈물을 흐르게 합니다. 저를 저의 바다에게로 데려다가 놓고, 차마 전하지 못할 말을 안부랍시 안고서 펑펑 울게 합니다. 2022-06-14 18:56:39.803
u*** 본격적으로 시간 내서 읽어볼게요 2022-06-13 14:35:32.63
w*** 평소 좋아하던 작가입니다. 마음이 편해져요. 2022-05-25 10:43:00.346
o*** 이미 유명한 소장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2022-05-18 22:34:29.833
l*** 바다는 잘 있습니다 2022-05-17 06:52:51.89
q*** 제목에 이끌려서 사게 된 시집 2022-03-26 10:57:17.6
i*** 리뷰를 보고 관심이 생겨 구매했습니다. 2022-01-21 22:32:05.563
u*** 조금 덜 센치했다면 2021-12-17 18:42:00.736
b*** 한문장 한문장이 마음을 울리며 감동을 하게되네요 2021-12-04 09:27:53.28
g*** 감성과 생각이 일치하는 느낌이 많다 2021-11-04 15:53:06.143
f*** 추천합니다 좋은 시집입니다. 잘 읽고있습니다 2021-11-03 20:42:02.456
n***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지만 구입해 다시 읽어본다 좋다 마음 잔잔하게 하는 아련한 시다 2021-10-26 10:43:36.263
p*** 짙은 가을이 가득한 바다를 바라볼 때마다 겨울이 파도처럼 속삭인다. 2021-10-17 22:42:00.1
z*** 추천 받아서 구입한 시집인데 정말 좋아요 2021-08-12 21:23:42.476
q*** 문장 하나하나 마음속에 잘 들어와요. 2021-08-03 17:36:32.47
g*** 시집을 너무 좋아했는데.. 넘 유익한 것 2021-05-13 17:42:3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