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 듯이 사는 거나, 금방 죽을 것 같은 기분으로 사는 것은 어쩌면 똑같은 것이다.
자유롭다는 것. 자유로운 삶을 산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믿거나 그런 삶을 동경한다. 육체 뿐만 아니라 내면의 영혼까지 완전하게 자유로울 수 있음은 과연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가고 싶을때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는 것을 자유라고 한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유롭지 못하다. 코로나19로, 보살펴야할 누군가가 있어서, 매여있는 직장 등 여러가지 이유로 생각보다 쉽게 그리고 당연하게 책임과 의무, 도덕이라는 이름으로 완전한 자유를 누려보지 못한다. 하지만 잘려나간 자유를 보상받기라도 하듯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음으로써 반대쪽의 자유도 누려본다.
저자인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조르바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걸까?
나라고 표현되는 화자는 니코스 카잔차키스 본인을 지칭하는 자전적인 소설이다. 조르바 역시도 실존했던 인물을 모델로 표현했다고 한다. 조르바가 여러 일화들을 통해 보여주는 자신만의 철학은 괴짜스럽고 억지스러운 듯 하다가도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시원명쾌함이 있다. 조르바가 평생 읽은 책이라고는 뱃사람 신드바드 한 권 뿐이지만 오히려 많은 책을 읽은 이론가인 내가 머리로 고민만 할 때 조르바는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는 실제적인 행동가다. 비록 여러 여자와 사랑을 하는 바람둥이에 난봉꾼 같은 캐릭터지만 결혼에 들뜬 부불리나를 대하는 것을 보면 욕심보다 배려가 먼저인 모습도 보인다.
타락한 수도원에 불을 지르고, 그들을 이용해 자신이 써버린 돈을 메워넣는 것이나 짝사랑의 고통으로 자살한 파블리의 죽음을 온 마을 사람들이 과부에게 분풀이 하는 것에 대응하는 조르바의 모습은 그를 미워할 수 없게 만들었다.
본문에서 조르바가 하는 말들은 일상의 언어로 표현되었지만 그 어떤 철학서의 어려운 말들보다 날카롭고 직접적으로 와 닿는다.
100. 혹자는 먹은 음식으로 비계와 똥을 만들지만 나는 내가 먹는 걸로 일과 좋은 기분을 만들어 냅니다.
148. 산다는 게 곧 말썽이오. 죽으면 말썽이 없지.
222. 나는 자유를 원하는 자만이 인간이라고 생각합니다.
257. 여자는 연약한 동물입니다. 도대체 이 이야기를 몇 번이나 해야 알아 듣겠어요? 여자는 꽃병 같은 거에요. 아주 조심해서 만지지 않으면 깨져요.
320. 믿음이 있습니까? 그럼 낡은 문설주에서 떼어 낸 나뭇조각도 성물이 될 수 있습니다. 믿음이 없나요? 그럼 거룩한 십자가도 그런 사람에겐 문설주나 다름이 없습니다.
조르바가 여성, 신앙, 국가를 바라보는 것을 통해 삶을 대하는 태도를 본다. 조국으로부터 해방되고, 신부들로부터 해방되고, 돈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신의 짐을 덜어 구원의 길을 찾는 것을 인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던 조르바. 나는 그런 조르바를 통해 자유로운 삶에 대해 눈을 뜬다. 내가 책을 통해 배우려던 것들을 조르바는 자신의 온 몸으로 체득하며 배워왔던 것이다.
추진했던 갈탄광산이 무너지고 통나무들을 운반하기 위해 설치했던 구조물들이 쓰러지며 사업은 시작도 못해보고 실패로 돌아간다. 모든 것을 잃고 난 뒤에 내가 맛 본 것은 좌절이 아닌 해방감이었다.
카르페디엠과 무소유가 묘하게 얽혀 삶에서 누리는 자유, 자유로운 삶을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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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2021-12-07 13:06:08.843 z*** 그리스의 대문호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 lt그리스인 조르바gt 열린책들 세계문학 021ㅣ이윤기 옮김ㅣ열린책들 nbsp - 아시겠지만 하느님은 굉장한 임금이십니다.nbsp 굉장한 임금이시라는 게 뭡니까? 용서해 버리는 이럴 거지요!
nbsp조르바가 이 심오한 객 설을 지껄이던 그날 저녁, 기억하기로는, 나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가 말한 lt굉장한 임금님gt으로서의 하나님은 내 속에서 틀이 잡히면서 자비심 많고, 관대하고 전능하신 분으로 성숙을 거듭했다. 조르바가 시대를 통찰하는 방법은 특별한게 아니다. 먹고사는 문제에 최선을 다하니 자연스럽게 헛된 것들에 대한 바람을 잠재운 것 뿐이다. 내가 생각하기엔 그렇다.nbsp 무엇이 자유와 목숨보다 중하리오. 목숨이 붙어 있을 때 인생을 즐기리라. 그리스인조르바 니코스카잔차키스 열린책들 세계문학 이윤기 열세창고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독서카페 그리스문학 nbsp 2021-12-06 21:22:10.23 g*** nbsp ▣nbspp.134275 nbsp ●p.181나는 어느 날 아침에 본, 나뭇등걸에 붙어 있던 나비의 번데기를 떠올렸다. 나비는 번데기에다 구멍을 뚫고 나올 채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잠시 기다렸지만 오래 걸릴 것 같아 견딜 수 없었다. 나는 몸을 굽혀 입김으로 데워 주었다. (….)나는 내 입김으로 나비를 도우려고 했으나 허사였다. 번데기에서 나오는 과정은 참을성 있게 이루어져야 했고, 날개를 펴는 과정은 햇빛을 받으며 서서히 진행되어야 했다. 그러나 때늦은 다음이었다. 내 입김은 때가 되기도 전에 나비를 날개가 온통 구겨진 채 집을 나서게 강요한 것이었다. 나비는 필사적으로 몸을 떨었으나 몇 초 뒤 내 손바닥 위에서 죽고 말았다. ————————–★ nbsp 시간은 필요한 만큼 그들의 속도에 맞게 채워져야 한다. 상대의 속도가 아닌 내 속도에 상대를nbsp 맞추다 보면 일을 그르치게 된다.nbsp 카잔차키스의 문장으로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시간의 속도. 부모로써 자녀에게 가장 많이 하게 되는 실수이며, 자만한 자들이 행하는 오만이기도 하다.크레타 섬에서 각자의 일에 몰두하는 나와 조르바. 서로 다른 방식의 깨우침은 서로에게 조금씩 영향을 준다. 나는 조르바의 원초적 감정을 배워나가고, 조르바는 나에게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한 것에 대해 질문한다. 육감적 과부에게 본능적으로 끌리지만 외면하는 나에게 조르바는 채근하고, 잠시도 휴무가 없는 마초성을 내뿜는 조르바에게 나는 오르탕스 부인과의 결혼을 부추긴다. 2021-12-06 11:44:31.733 f*** 조르바라는 인물 앞에 붙은 수식어 그리스인. 어떤 점 때문에 조르바를 그리스인으로 강조한 것일까? 그리스인다운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제목을 보면서 누구나 떠올리는 생각일 것이다. 이 작품은 조르바가 두목이라 부르는 나가 조르바를 만나 실체와 생생함이 없는 이념뿐인 자신의 삶을 조금씩 벗어던지는 모습을 담고 있는데, 자유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봤을 것이라 생각한다. 작가가 실제 조르바라는 인물을 만나서 경험했던 내용을 쓴 자전적 소설이다. nbsp 1883년 터키의 지배하에 있었던 크레타 섬에서 태어났다. 젊은 시절 인간 개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니체의 철학에 빠진 카잔차키스는 중년에는 정치권에 뛰어들었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 이 글을 통해 그리스의 역사에 대해 얕게나마 살펴본다. 조르바의 자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근대 그리스의 역사를 다 옮길 수는 없지만 소설 속 나는 터키의 지배에 놓여 있던 크레타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가 맞닿은 전쟁터에서 자랐다. 조르바 역시 크레타 반란군에 가입하여 치열한 싸움을 했으며, 오르탕스 부인은 크레타가 러시아,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열강이 개입했던 젊은시절의 이야기를 한다. 한때 4개 열강의 제독들을 사로잡았다는 그녀의 회상 속에는 크레타섬이 겪었던 전쟁의 상처가 고스란히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nbsp 경험보다는 책과 이념을 통해서 살아가는 행동하지 않는 지식인이며 이상주의자인 나와 다르게 조르바는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사는 행동가이며 감각적인 인물이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 나는 조르바를 만나 갈탄광 개발을 하는 동안 점점 조르바에게 빠져들게 된다. 인간의 영혼이란 기후, 침묵, 고독, 함게 있는 사람에 따라 눈부시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네.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 자신의 삶이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음을 드러낸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든 것일까? nbsp 조르바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며, 과거와 미래에 얽매이지 않고 현실에 충실한 사람이다. 그의 여성에 대한 인식은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볼 때 난감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오르탕스 부인의 마지막을 함께 하는 조르바의 모습을 통해 열정적이고 인간적인 욕망에 충실하며,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인물로만 그를 생각하려 한다. 이념과 제도로부터 얽매이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현재형 인간 조르바로서……책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려했던 나였기에 조르바의 행동과 사고는 놀라움 그 자체였을 것이다. nbsp 두 사람이 극렬한 대립을 보였던 조국의 실체…. 조르바는 말한다. 내 조국이라고 했어요?…. 당신은 책에 쓰여 있는 그 엉터리 수작을 다 믿어요? 조국 같은 게 있는 한 인간은 짐승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덜어내면서 인간이 되고 있다는 조르바. 언제나 쾌활하고 단순하게, 근심 걱정 없이 세상과 어우러지는 조르바에게 전쟁의 허무함을 피부로 느꼈던 이야기는 결국 나를 눈물 짓게 만든다. nbsp 오랜 전쟁과 내전 속에서 점점 전쟁의 당위성은 사라져 간 상황 속에서, 목숨을 바친 조국은 결국 인간을 짐승처럼 만들어 버렸음을 조르바는 깨달았던 것이다. 그가 외쳤던 자유는 바로 이런 값어치 없이 희생되어 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의 자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의 방식대로, 그 어떤 제도의 얽매임 없이 자신의 현재 삶에 최선을 다하며 살았던 조르바. 우리는 이런 조르바의 자유를 열망하는 것이다. 한번 뿐인 자신의 인생, 부질 없는 욕심, 남들의 시선과 평가 따위는 모두 벗어던지고 주체적으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조르바. 그가 추구했던 자유는 솔직함이며, 인간다움이며, 행복이며, 욕심을 초월한 삶이었다. 나는 과연 조르바처럼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나에게 있어 자유라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면서 글을 마친다. 2021-12-05 15:53:55.596 j*** 읽는 중인데 재밋게 잘 읽혀요 추천합니다 2021-12-04 14:36:3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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