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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중독

정보

  • ISBN : 9788937469268
  • 출판사 : 민음사
  • 출판일 : 20230120
  • 저자 : 마이클 모스

요약

정말 먹고 싶어서 먹는 걸까? 중독이라는 렌즈로 들여다본 현대인의 식습관 전작 배신의 식탁(Salt Sugar Fat)에서 식품 기업들이 소금, 설탕, 지방을 활용해 어떻게 소비자들을 현혹하는지 고발한 마이클 모스는 출간 인터뷰에서 중요한 질문을 맞닥뜨린다. “그런데 이런 제품들은 약물처럼 중독성이 있지 않나요?” 샐러드가 감자칩보다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감자칩을 집어 들고, 배가 부르다고 생각하면서도 군것질을 하고 만다. 만약 음식을 먹는 데 의지나 취향을 넘어선 요소가 작동한다면, 즉 음식에 본질적으로 중독성이 있다면 가공식품을 자제하려는 노력도 근본적으로 벽에 부딪힐 것이다. 이에 모스는 중독 전반의 관점에서 가공식품을 비롯한 현대인의 식단을 조명하고 음식과 먹는 행위에 내재한 진짜 위험을 살펴본다. 각종 중독에 관한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을 검토하며 모스는 음식이 술, 담배, 약물보다 중독성이 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검증해 나간다. 중독의 무서운 점은 중독의 원인이 상당 부분 우리 안에, 정확히 말하면 우리 뇌 안에 있다는 점이다. 인간의 뇌에는 도파민과 같이 쾌감을 일으켜 강박적 행동을 유발하는 자체적인 신경전달물질이 있다. 이 화학물질이 갈망을 담당하는 스위치를 켜고, 전두엽 피질과 해마 등에서 촉발하는 억제 시스템이 갈망에 제동을 건다. 달고(설탕) 짜고(소금) 기름진(지방) 음식은 뇌의 갈망 스위치, 즉 보상 회로를 발동시키는 강력한 요소다. 저자는 초콜릿을 입힌 도넛을 먹고 설탕과 지방의 조합에서 비롯한 풍미와 냄새와 맛이 뇌를 자극하고 음식에 대한 기억을 소환해 근본적인 갈망을 일으키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뇌에 더 빨리 도달할수록 중독의 가능성도 커지는데, 담배 연기가 뇌의 보상 회로를 활성화하는 데는 10초가 걸리지만 혀에 들어온 설탕은 0.6초면 충분하다. 이 속도의 마법이 가공식품을 코카인, 헤로인, 니코틴 이상으로 중독성 있게 만든다. 단짠 음식에 느낀 쾌감을 기억하는 우리 몸은 포만감이 들어도 계속 그 음식을 갈망하는 상태에 빠지게 된다. 쾌락을 주는 것을 갈망하고, 거기서 쾌락을 느끼면 다시 갈망한다. 이 순환이 중독의 핵심이다. 무설탕 음료가 만족스럽지 않은가? 다이어트와 식이요법은 왜 이렇게 어려운가? 인간이 본래 더 많은 음식을 원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음식에 대한 뿌리 깊은 갈망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갈망 스위치를 켜고 끄는 본능은 먹을 것이 늘 부족했던 우리 조상들이 살아남는 데 중대한 역할을 했다. 섭식을 통한 에너지와 영양분 섭취는 생존에 필수이므로 뇌의 보상 회로를 가장 쉽고 빠르고 우선적으로 활성화한다. 배고프지 않은데도 한 숟갈을 더 들거나 건강을 우려하면서도 패스트푸드에 손을 대는 바로 그 순간에 우리 뇌는 심각하게 이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인체의 구조와 메커니즘도 뇌와 공조하여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에너지(열량)를 얻도록 진화해 왔다. 우선 직립보행과 함께 코와 입의 구조가 변하면서 (음식이 목에 걸리면 질식사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 되었지만) 기본 5가지 미각 외에 풍미라는 환상적인 감각을 얻게 되었다. 다양한 음식을 즐기는 수단이 생김으로써 인간은 급격한 기후 및 환경 변화에도 가능한 음식은 닥치는 대로 섭취하며 살아남을 수 있었다. 또 인간의 신체는 음식의 열량을 판단하는 능력을 발달시켰는데 여기에는 위도 한몫한다. 위가 열량을 감지하고 뇌에 유익한 음식이라고 알리면 뇌가 쾌감을 일으켜 그 음식을 더 먹게 하는 것이다. 물론 위는 뇌에 그만 먹으라는 신호도 보내지만, 열량이 지나치게 높고 섬유질과 수분이 부족한 식단을 접하면 대개 식욕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많은 다이어터에게 좌절을 안기는 체지방도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필수적인 존재였다. 활동량이 엄청나게 증가한 뇌, 잦아진 출산과 모유 생산, 갑작스러운 기근에 대처하기 위해 여분의 에너지를 상당량 비축해야 했는데 체지방이 이를 해결했다. 지방의 역할은 너무나 결정적이어서, 섭취한 열량이 감소하면 지방은 대사율을 낮추고 기본적인 생명 기능에 쓰는 에너지를 줄여서라도 자신을 유지하려 한다. 이처럼 인간은 몸 전체가 단순히 음식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더 많은 음식을 원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칼로리 없이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가 진짜 설탕을 대체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과도한 설탕 섭취의 유해성이 널리 알려진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1년에 33킬로그램의 설탕을 먹는다.) 과식하는 능력도 진화의 결과다. 단맛은 끊을 수 없는 습관이다. 이것이 음식 중독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다. 달고 맛있는, 빠르고 편리한, 다양하게 골라 먹는 가공식품에 우리는 점점 중독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인류가 출현한 이래 400만 년 동안 인간에게 매우 유익해 보였다. 하지만 가공식품 산업이 지배하는 지난 40년간의 음식 환경에서는 문제가 되었다. 막강한 자금력과 시장 지배력을 갖춘 글로벌 식품 대기업들은 중독을 유발하는 감각들을 조종하고 음식에 대한 기억과 정서를 활용하며 자연에서는 볼 수 없는 맛과 향을 결합한 신제품을 끊임없이 내놓았다. 여기에는 오랜 세월 진화를 거치며 형성된 인간의 식습관과 인체의 메커니즘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다양한 전략이 동원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단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들은 단맛이 나는 식품을 내놓았다. 식품 기업들은 과거에는 달지 않았던 음식에 60가지가 넘는 설탕을 첨가했고, 이 때문에 우리는 모든 음식이 아주 달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소금과 지방도 지복점(bliss point, 최고의 만족도를 제공하는 소비점)을 자극하도록 함량이 높아졌다. 인간은 편의성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들은 요리할 필요가 없는 편리한 음식을 내놓았다. 이제 우리가 식품에서 얻는 열량의 4분의 3은 제품 그대로 혹은 가열만 하면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에서 온다. 또 인간이 다양성에 열광한다는 사실을 잘 아는 식품 기업들은 우리에게 끝없는 선택의 폭이 있다는 환상을 품게 했다. 종류가 다양할수록 제품이 더 많이 팔리기 때문이다.그동안 음식에 너무나 많은 일이 일어났고 진화론적으로 보았을 때 그 속도가 너무 빨라서 일부 과학자는 우리의 비정상적 식습관이 우리의 생물학적 특성과 끔찍한 부조화를 이룬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음식의 열량을 판단하고 대사 작용을 하는 능력에 있어 인간의 뇌와 육체가 현대인의 식단에 발생한 변화에 적응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본문에서 소비자의 위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기업들은 심리학을 최대한 동원해 저렴한 가격과 현란한 포장, 감정을 자극하는 광고와 정교한 제품 배치 전략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영양 성분 표기는 상세하고 정확한 제품 정보를 제공한다는 구실을 내세우지만 복잡한 성분명과 숫자들 속에서 실제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또 가공식품에 대한 우려와 경각심이 커지자 기업들은 다이어트 사업 브랜드를 인수하거나 맛과 건강을 다 잡았다는 저칼로리, 다이어트, 프리미엄 라인을 출시하기도 한다. 우리를 “살찌게 하는 식품도, 날씬하게 하는 식품도 생산”하여 이중으로 수익을 올리는 셈이다. 공장 밖 법정과 의회에서도 식습관을 통제하려고 공방을 벌이며, 한편으로는 더 건강한 음식을 찾기 위해 연구를 지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가공식품의 유해성과 중독성을 시사할지 모르는 연구에서는 발을 뺀다. 식습관의 주도권이 기업에게 넘어간 결과는 과식과 비만의 급증이다. 섭식 연구자들은 미국의 과식과 군것질 경향이 1980년대 초반에 출현한 것으로 본다. 1970년대 후반에 시작된 비만 증가세와도 시기가 겹친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2018년 현재 미국인의 비만율은 42퍼센트에 이르는데, 1970년대 후반 15퍼센트, 2000년의 30퍼센트에 이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도비만 비율 역시 2000년 4.7퍼센트에서 2018년 9.2퍼센트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심혈관 질환, 2형 당뇨, 특정 암, 무릎 관절염을 비롯한 근골격계 장애 등 각종 질환이 과식 또는 나쁜 식습관과 관련 있으며 이에 따라 의료비 지출도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고 있다. 먹는 행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 늘 함께했고 앞으로도 함께할 음식과 화해하기 위하여 음식이 넉넉하고 가공식품이 식단을 지배하는 오늘날, 갈망 스위치를 켜기는 너무 쉽고 끄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나 음식 앞에서 이런저런 방식으로 불안함을 느낀다. 먹는 걸 멈출 수 없어서, 너무 자주 먹어서, 너무 많이 먹어서, 아예 먹는 걸 거부해서, 살이 너무 쉽게 찌거나 너무 찌지 않아서, 폭식과 단식을 거듭하며 음식을 조절하지 못해서 등등. 그러나 가공되지 않은 자연식품을 과식하는 사람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가 처한 고자극 음식 환경을 재고할 이유는 분명해진다. 20년 이상 식품 안전 이슈를 취재하고 보도해 온 마이클 모스는 수많은 식품업계 내부자들과의 인터뷰, 소송 기록과 업계 자료 분석을 통해 기업들이 어떻게 음식을 더욱 중독성 있게 만들었는지 예리하게 파헤친다. 음식 중독의 영향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본능을 거스르는 어려운 일임은 저자도 인정한다. 그러나 저자는 기업들의 전략을 파악하고 역으로 적용한다면 적어도 일방적으로 불리한 위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먹는 음식과 먹는 방식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음식의 풍미를 인식하고 음미하는 것, 식사에 대한 보다 건강하고 즐거운 기억을 만드는 것은 새로운 식습관을 형성하고 식단에 대한 자유의지를 회복하는 징검다리를 놓는 일이다. 이 책 음식 중독은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 때문에 고민한 경험이 있는 독자들에게 그 징검다리가 되어 줄 것이다.

● “당신은 지금 먹는 것에 중독돼 있다!” 음식과 자유의지, 그 틈을 파고들어 거대 식품 기업들이 중독을 이용하는 법

★ 《뉴욕 타임스》, 아마존 베스트셀러 ★ 퓰리처상 수상 작가 마이클 모스 신작 ★ 중독의 과학으로 가공식품을 정조준하다

“인류가 탄생한 이래 400만 년 동안 음식 중독은 인류가 번성한 원동력이었다. 음식 중독이 인간에게 큰 해를 끼치게 된 것은 고작 최근 40년 동안의 일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바로 음식이 변했다.” -본문에서

담배나 약물처럼 음식에도 중독될 수 있을까? 이 책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답한다.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 간편식, 인공감미료, 인공 향료가 장악한 현대의 식단이 우리의 미각과 신진대사를 교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음식을 더욱 중독성 있게 만들고 있다. 햄버거 오염 보도로 2010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베테랑 저널리스트 마이클 모스의 음식 중독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모스는 가공식품 업계가 이윤 극대화를 위해 오랜 세월 진화해 온 인간의 본능, 음식에 관한 기억과 정서, 법률과 정책상의 허점, 그리고 우리의 무관심을 어떻게 악용하는지 그 실상을 폭로한다. 기업 회의실부터 식품 공장, 법정, 의회, 실험실을 넘나들며 음식 중독의 생물학적, 사회적 원인을 밝히는 이 책은 독자들이 식습관의 주체성을 되찾고 건강한 미래로 나아가도록 돕는다.

약물이 뇌를 아주 강력하게 자극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런 약물은 남용하면 굉장히 위험하다는 내면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뇌를 극도로 흥분시켜야 한다. 초기 단계에서 느끼는 갈망을 극대화하고 사용에 따른 보상으로 엄청나게 큰 쾌락을 주지 않으면 굳이 약물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가공식품은 열광하기에 아주 쉬운 물질이다. 가공식품은 값싸고 빠르며 구매하기 쉽고, 적어도 건강이나 사회적 안녕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고려하면 대체로 안전하다. 우리는 가공식품의 장기적 영향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음식을 먹게 하는 데는 뇌에 충격을 가할 필요도 없다. 적당한 순간에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1장 중독이란 무엇인가우리가 중독될 수 있는 모든 물질 가운데 뇌를 자극하는 데 음식보다 빠른 것은 없다. 정확히 말하면 특정 종류의 음식이 그렇다. 가공식품이 거둔 경이로운 성공은 모든 면에서 드러나는 빠른 속도가 한몫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계 전체가 빠른 속도를 근간으로 이루어졌으며 그런 특징은 제조 공장에서부터 나타난다. (…) 생산 시간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면 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기에 결과적으로 가공식품은 더욱더 매력적이고 만족스러운 상품이 된다. 소비자들이 마트에서 장을 보는 속도도 세심하게 계산된다. (…) 무엇보다 가공식품은 소비자 손에 들어오고 나서도 속도가 두드러진다. 가공식품은 빨리 개봉할 수 있고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빨리 데울 수 있으며, 가장 중요하게는 입안에 들어가면 뇌도 빨리 자극한다. -2장 중독은 어디서 시작되는가 식습관도 마찬가지다. 음식을 먹도록 뇌가 하는 많은 일 중에 가장 강력한 것은 무엇을 먹을지 결정하는 데 발휘되는 기억의 힘이다. 음식과 식품 제조 업체들이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불러내는 정보 때문이다. 우리는 먹는 것을 기억하고 기억하는 것을 먹는다. -3장 맛은 곧 기억이다연구에 따르면 설탕과 지방이 각각 따로 작용할 때보다 결합했을 때 뇌를 더 많이 자극한다. 그러나 자연에서 지방과 설탕이 결합된 음식은 찾기 힘들다. 심지어 모유도 평균적으로 지방은 3.5퍼센트, 설탕은 7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방과 설탕은 현대인의 식생활을 지배하는 음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반적인 가공식품 스낵은 지방이 24퍼센트, 설탕이 57퍼센트에 달한다. 가공식품 제조 업체들은 짭조름한 맛의 핫도그, 스파게티 소스, 빵, 냉동 치킨에도 설탕을 첨가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의 약 4분의 3에는 설탕 첨가물은 물론 소금도 엄청난 양이 들어 있는데 소금 역시 지방이 주는 자극을 더 강화한다. -3장 맛은 곧 기억이다 식품 기업들이 군것질을 네 번째 식사로 만드는 데 성공하면서 기업의 수익과 함께 사람들의 허리둘레도 늘어났다. 현대인은 군것질로 하루 평균 580칼로리를 섭취한다. 하루 먹는 양의 대략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군것질은 값싸고 편리하게끔 만들어진 가공식품과도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우리는 마트에서 사서 집에 가져와 세척하고 껍질을 벗겨 잘게 썰어 보관해야 하는 당근을 군것질거리로 먹지 않는다. 식품 회사들은 군것질거리로 작은 셀로판 봉지에 든 사탕, 포장된 초콜릿바, 빨대를 꽂아 먹을 수 있는 음료, 전자레인지용 봉지에 담긴 음식, 튜브 형태로 쉽게 짜 먹을 수 있는 요거트나 과일 퓌레 같은 것을 내놓았다. 대부분 별 고민 없이 즉석에서 구입할 수 있는 식품이다. -5장 본능을 자극하라 연구자들은 다양성을 좋아하는 인간의 특성에서 식품 기업에 특히 유리한 점을 하나 발견했다. 다양성을 좇는 소비자들이 더 많이 사고 더 많이 먹는다는 사실이었다. (…) “슈퍼마켓만 보더라도 식품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아요. 집에서든 식당에서든 음식 종류가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는 질릴 때까지 더 많은 양을 먹는 경향이 있습니다.”다양성을 좋아하는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판매량을 늘리려는 식품 기업들은 실제로 제품을 바꿀 필요도 없다. 연구에 따르면 음식을 먹는 동안 TV를 보거나 핸드폰을 사용하는 등 다른 일에 정신이 팔리면 음식에 집중할 때보다 더 많이 먹는다고 한다. 음식 대신 전자 기기처럼 눈을 뗄 수 없는 것에 집중하고 있으면 정신이 팔린 사이에 뇌가 음식을 먹는다는 사실을 잊는 것이다. 그러다 다시 음식에 집중하면 마치 음식이 달라진 것처럼 느껴지고 새롭게 보인다. 그 결과 우리는 과식을 자제할 수 없게 된다. -5장 본능을 자극하라탄산음료의 힘이 너무나 강력해서 우리 몸은 적어도 일정한 양의 칼로리를 연소한다고 착각할 수 있다. 실제로는 칼로리를 전혀 소비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1980년대에 탄산음료 판매량이 급증하기 시작했을 때 비만율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포물선을 그리면서 함께 증가했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신진대사를 기만하는 탄산음료에 중독된다면 단순히 자유의지를 포기하는 정도가 아니라 가공식품 업계에 우리 몸을 황폐하게 만드는 비결을 넘겨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6장 가공식품을 둘러싼 공방중요한 점은 우리가 미각과 뇌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게 많다는 사실이다. 뇌가 미뢰로부터 많은 양의 설탕을 섭취하고 있다는 신호를 받았는데 설탕이 (애초에 없었기 때문에) 위에 도달하지 않으면, 적어도 미뢰가 감지한 것과 실제 섭취량이 다르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는 아직 모른다. 앞으로 단맛 강화제가 가공식품에 넘치게 들어갈 텐데도 이 물질에 인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측하거나 분석한 연구를 본 적이 없다. 뇌는 그냥 무시해 버릴까? 아니면 속았다는 생각에 화가 나 어떤 식으로든 반격에 나설까? -8장 유전자 연구에 사활을 걸다 우리는 먹고 싶은 것을 먹기보다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즉 새로운 식습관을 형성하면 좋아하는 음식을 우리가 직접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제 잘 알다시피 우리가 먹는 것을 바꾸면 식품 기업들도 자신들의 제품을 다시 찾게 하기 위해 제품을 바꾼다. 그럴 때마다 사용해 온 무기가 바로 소금, 설탕, 지방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제품이 실제보다 중독성이 덜해 보이도록, 아니면 실제와는 완전히 다른 제품처럼 보이도록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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