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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산책가

정보

  • ISBN : 9788998120900
  • 출판사 : 그러나
  • 출판일 : 20230429
  • 저자 : 카르스텐 헨

요약

● 오래된 동네 책방에서 펼쳐지는 독서의 마법!

동네 책방 암 슈타토어 만의 특별한 고객 서비스가 있다. 바로 맞춤 책 추천은 물론, 서점 직원이 집까지 직접 책을 배달해 주는 것! 서점이 문을 열었을 때부터 쭉 일해온 서점 직원 칼 콜호프가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책을 사랑하는 조금은 유별날 손님들을 찾아 책을 전해준다. 부유하고 지적이지만 조금은 오만한 피츠윌리엄 다아시, 대학은 근처에도 못 가봤지만 역사 논문만 읽는 파우스트 박사, 책 속 오타 찾기에 진심인 전직 교사 롱스타킹 부인, 퇴거 명령이 내려진 수도원에서 버티고 있는 아마릴리스 수녀, 집에 있는 책의 책등이 모두 빨간색인 헤라클레스, 작가가 되고 싶은 책 읽어주는 남자, 아름다운 미소를 지닌 에피와 어느 날 칼의 인생에 끼어든 맹랑한 9세 소녀 샤샤, 자기만의 세계에 살던 손님들이 책을 통해 만나고, 서로를 알아가고 돕는다. 이 소설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책과 책이 펼치는 마법에 대한 동화 같은 이야기이자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에 대한 완벽한 오마주로, 책이 어떻게 사람들 사이에 다리가 되어 주는지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책 산책가

리뷰

o*** 알고리즘이라고 해야 하나,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하다보면 자신이 평소 잘 보던 영상들을 위주로 추천을 하기도 하고 인스타그램 역시 이런 부분이 있는것 같다. 평소 내가 관심있게 본 피드가 팔로잉하지 않아도 추천되어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서점이나 쇼핑몰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상품(도서 내지는 상품)을 검색하면 요즘 상품 관심있지 않냐고 메일이 온다.

이는 나의 취향을 어느 정도 반영한 추천일 수도 있는데 만약 일반적인 동네 책방에서 이런 취향 내지는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어떨까?

독일 쾰른 출신의 작가 카르스텐 헨은 책 산책가라는 작품을 통해서 아주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네 책방 암 슈탓토어 서점의 이야기를 그리고있다. 평범하지 않은 독특한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특별한 서비스, 바로 고객맞춤 책 배달 서비스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서점 있다면 단골 예약이다. 장르구분없이 흥미를 자아내는 책이라면 모두 읽는 편이지만 나에게 맞춤형 책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면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더욱 관심이 가지 않을까?

암 슈탓토어의 직원인 칼 이 그 일을 실행하는데 고객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가능하고 무엇보다도 책을 많이 아는 것을 넘어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에 애서가의 입장에서는 친해지고 싶은 서점 직원이기도 하다.

작품 속에는 이런 칼의 맞춤 책 추천과 배달 서비스를 받는 독특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어딘가 모르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나온다. 남녀노소, 취향도 다양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며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마치 암 슈탓토어라는 동네 서점과 그곳의 직원이 칼이 구심점이 되면서 각기 다른 취향과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을 서로 이어주고 소통하게 만들어주고 바로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예전에 읽어 본 적이 있는 어딘가 모르게 좀더 디테일하고도 활기찬 분위기의 리빙스턴 씨의 달빛서점을 보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소재나 스토리의 이야기를 좋아해서인지 이런 분위기의 공간을 배경으로 누가 영화로 만들어주면 안되나 싶은 생각도 해보게 되는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2023-06-01 23:07:28.101437
    d*** +

카르스트 헨 저자의 lt책 산책가gt 표지도 제목도 마음이 쏙 들었다.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넓은 세상을 엿볼 수 있고, 유유자적 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좋아하는 나이기에 제목 그 자체만으로도

끌려서 읽게 된 책이다. 칼 콜호프는 동네 책방 암 슈타토어 직원이다. 이 서점은 다른 서점과는 달리

특별한 고객 서비스가 있는데, 바로 맞춤 책 추천은 물론 서점 직원이 고객에게

직접 책을 배달해 주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잠깐 이용했던 적이 있다.

나의 취향과 나의 성향을 분석해서 선별 및 추천된 책을 매달 우리 집으로 보내주었던 서비스!

(서비스 이름이 지금 당장 생각이 안 난….)

포장도 정말 정성스럽고 예쁘게 되어있어서 매달 이 서비스를 받을 때마다

설레었던 기억이 있다. 자연의 빛깔을 닮은 노끈을 풀어 포장을 벗기면

그곳에 그달, 나의 성향과 나의 취향에 어울리는 책이

나를 반겼던 소소한 행복! 반가운 친구를 만난 것 같은 기쁨과 설렘!

)

서점을 방문하는 고객들 또한 다양한 성향과 다양한 취향을 갖고 있는데 칼은 방문하는 고객들과

비슷한 느낌의 소설 속 캐릭터들 이름을 붙여 부르기도 했다. 다아시, 파우스트,

롱스타킹 부인, 아마릴리스 수녀, 헤라클레스 등등

만약 내가 칼의 서점을 방문할 수 있다면 칼은 나에게 어떤 책 속 캐릭터 이름을 붙여주었을까?

그런 공상과 상상을 하며 읽으니 더욱 재미있었다. 책 속 다양한 캐릭터들의

모습과 칼이 붙여준 고객들의 이미지가 겹치면서 대략 어떤 느낌의

사람들인지 머릿속으로 이미지화되어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좀더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서점 직원으로서 평범하면서도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던 칼에게

책방 운영을 이어받은 사장 자비네로 인해 위기가 찾아 온다. 자비네는 책 배달 서비스를

탐탁치 않게 생각했던 것인데… 그리고 칼의 곁에 다가온 당찬 아홉살 소녀 샤샤까지

뭔가 오랫동안 지켜왔던 일상에 균열이 일어나는 이 상황에

칼은 당황스럽기만 한데….

lt책 산책가gt는 책이라는 매개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고

세상과 세상을 연결하는, 책과 책이 펼치는 마법처럼 신비롭고 아름다운

동화 같은 이야기이다. 책으로 이어진 인연들이

만들어가는 작은 기적이자 책에 바치는 최고의 오마주다.

언제나 책에 대한 이야기는

설렘 그 자체다.

ldquo좋은 책 한 권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 rdquo

책은 독자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가끔은, 독자가 그 책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길잡이가 필요하다.

lt책 산책가 中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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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2023-06-01 14:52:35.006773
b*** 흥미로운 책 소개에 더해, 각종 책들로 이루어진 건물들과 그 앞을 거닐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려진 표지가 시선을 잡아끄는 책, 책 산책가.​

lsquo책은 독자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가끔은, 독자가 그 책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길잡이가 필요하다.rsquo​

암슈탓토어라는 책방에서 오랜시간을 일해 온 칼 콜호프에게는어떤 사람에게 그에 맞는 책을 알맞게 추천해주는 재주가 있었다. 그만큼 책을 사랑하고, 현실 세계를 소설에 반영해서 보는 칼에게 이 도시는 책의 등장인물들이 사는 곳이었다.

철학적인 책만 읽는 호헨에쉬 씨는 미스터 다아시.

여주인공이 고생하고 마지막에 죽음을 맞이하거나 불행하게 혼자 남게 되는 소설을 사랑하는 안드레아는 에피 브리스트.

늘 범죄소설을 배달받은 마리아 힐데가르트 수녀는 아마릴리스 수녀.

그 외에도 가벼운 것만 읽는 도로테아는 롱스타킹 부인.

그 외에도 파우스트 박사와 책 읽어주는 남자, 헤라클레스도 있다.

그에게는 지난 몇십년간 지켜온 자신의 일상이 있었는데 그 중에 가장 중요하고도 자신에게 있어서 아주 큰 의미를 갖는 루틴이 있었으니, 그가 매일 저녁 7시에 출발하는 책배달 서비스였다. 대성당광장에서 출발해서 마을을 한바퀴 돌며 고객들에게 책을 배달하는 그. 매일 정해진 시간에 매일 책배달을 나서는 그의 일상은 무려 34년이라는 세월동안 지속되어왔다.​

lsquo난 시곗바늘 같아. 시곗바늘이 늘 같은 길만 가고 늘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슬퍼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그 반대야. 경로와 목적지의 확실함, 잘못된 길을 가지 않고 늘 쓸모 있고 정확하다는 그 안정감을 즐기지.rsquo

그러던 어느 날, 줄곧 일정했던 칼의 삶에 작은 변화가 찾아온다.

평소와 다름 없던 하루, 대성당 앞에서 그의 삶에 갑자기 나타나 자신을 9살 샤샤라고 소개하는 한 소녀.

lsquo할아버지는 책 산책가예요. 전 그렇게 부르고 있어요.rsquo​

칼은 자신의 세계에 침범하려는 아이를 반기지 않기지 않지만 결국 칼의 책배달에 따라나서는 샤샤다. 그리고 시계톱니바퀴처럼 일정하게만 굴러가던 칼의 삶이 변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책배달이 이어지던 어느날, 샤샤는 칼에게 그가 배달하는 책들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잘못된 책을 배달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 칼.

샤샤는 칼이 자신의 의견을 묵살하자 자신이 직접 새로운 책을 그들에게 배달하기 시작하는데…

늘 한결 같던 칼의 일상, 그리고 칼의 고객들의 일상은 어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까.​

뭔가 책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이 책을 좋아하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정말로… 좋았다. 책을 읽는동안에도, 책을 내려놓은 이후에도.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고 읽는동안 푹 빠져들게 되는, 그리고 어떤 인물들에 한껏 이입하며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는 책이었달까. 책을 가까이하지만 각각의 사정을 지닌 이들을 통해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 그리고 좋은책이란 어떤 책인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기도했다.

나는 아직 책을 좋아해서 집어들기보다는, 책을 읽어야한다는 약간의 의무감으로 책을 읽는 사람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책을 정말로 좋아하고, 책을 읽는 그 자체로 너무 즐겁고 기뻐하는게 신기했다. 그렇게 책을 읽는 행위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 부럽게 느껴질 정도였달까.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책을 정말로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을 가까이 하는게 쉽지만은 않지만 이 책이라면 책 읽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기꺼이 추천해주고 싶을 것 같다. 내가 그랬듯이, 책읽기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

담은 문장)

lsquo칼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엇다. 거짓말은 세상에 내놓는 순간 다시 잡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rsquo

lsquo있지, 인생에는 키스를 하는 시기가 있고 언젠가부터 더 이상 키스를 하지 않을 때가 있어. 해피엔딩인 소설과 아닌 소설의 차이는 어느 시점에서 이야기를 끝내느냐에 있단다.rsquo

lsquo무언가를 마지막으로 하고 있다는 걸 알고 하면 가장 단순한 행위에도 어떤 특별함을 부여하곤 한다.rsquo

lsquo알고 있는 것과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때론 다를 때가 있지요.rsquo

lsquo말을 여러 번 반복하면 정말 그렇다고 믿게 될지도 몰랐다. 믿음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숙달이 되어 있엇다. 다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믿음이 쉬운 건 아니었다. 믿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일 꾸준히 노력해야만 했다. 현실의 생활은 믿음을 부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rsquo 2023-06-01 00:20:10.300167
e*** 제목도 눈길을 끌지만 목차가 더 강하게 다가왔다.

그 제목들은 내가 읽었거나 읽으려고 하는 책 제목이기 때문이다.

책도 산책도 좋아하는 나에게 서점 직원이 등장하는 소설은 아주 매혹적이다.

이 책 산책가가 맞춤 책 추천과 집까지 직접 배달해준다면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배달이 서점의 비용 문제로 넘어가면 문제가 조금 더 복잡해진다.

작가는 이런 상황을 기본으로 놓고, 이 책을 배달 받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나열하고 뒤섞는다.

이 중심에는 서점 직원 칼 콜호프와 갑자기 칼의 책 배달에 끼어든 아홉 살 소녀 샤샤가 있다.

동네 책방 암 슈타토어. 이 서점의 오랜 직원인 칼 콜호프.

그는 독신자이고, 책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서점 직원이다.

70세가 넘은 그는 매일 저녁이면 특별한 손님들에게 직접 책 배달을 한다.

이 배달은 손님들이 요청한 책이 아닌 칼이 맞춤 추천한 책들이다.

그리고 이 고객들은 각각 자신만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이 사연들은 이 소설의 중요한 내용들이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이들의 이야기는 칼과 샤샤의 사연과 뒤섞인다.

흔한 구성 방식이지만 안정적이고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분이 많다.

자신을 고용했던 사장이 떠나고 그 딸 자비네가 사장이 되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자비네는 칼의 특별 배달을 중단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칼은 자신의 특별한 손님을 잃고 싶지 않다.

이들에게 책을 배달하는 것은 단순한 배달 그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가 그 고객들을 자신만의 애칭으로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애칭은 소설 속 캐릭터들이고, 칼의 애정이 듬뿍 담긴 이름이다.

자신만의 손님이었던 이들이 다른 사람과 함께 아는 존재가 된다.

그 이유는 바로 갑자기 그의 곁에서 걸어가는 샤샤 때문이다.

이 샤샤라는 캐릭터도 다른 소설 속에서 많이 본 인물이다.

이런 쾌활하고 돌발적인 인물들은 조금은 경직된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칼의 보수적이고 단순한 행위에 작은 균열을 내고, 그 특별 손님에게 다가간다.

샤샤의 대담한 행동은 그 독자의 일상 생활을 염탐하고, 그들과의 거리를 단축시킨다.

칼의 책 선택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항상 거리를 유지하던 그가 한 발 더 다가가게 한다.

그가 의도적으로 알고 싶어하지 않았던 사실들이 샤샤의 돌발적인 행동 하나로 알려진다.

이 소설의 재미 상당 부분은 바로 이런 샤샤의 행동과 그 행동을 용인하는 칼에게 있다.

이런 소설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 하나. 바로 책이다.

목차뿐만 아니라 이야기 속에 수많은 소설과 그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내가 읽어 아는 책도 있지만 모르는 책들도 상당히 많다.

서로 다른 문화와 번역되지 않은 책들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일상에 균열이 생기는 것은 그가 항상 유지하던 거리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일등공신은 아홉 살 소녀 샤샤다.

밤의 책 산책가와 함께 다니는 소녀가 결코 평범하다고 할 수는 없다.

샤샤가 갑자기 나타나지 않으면서 그의 산책에는 작은 구멍이 생긴다.

이 둘이 함께 움직이며 특별 배달 손님의 삶을 뒤흔들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조금 가볍게 읽고 좋아하는 책을 떠올리고, 읽고 싶은 책을 발굴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조금씩 무거워지고 현실이 끼어들면서 책 발굴은 뒤로 밀렸다.

이 현실은 가정 폭력과 오해와 엮이면서 더 무거워진다.

이 무거워진 이야기의 무게를 날리는 것은 그가 그 동안 쌓아 올린 관계의 힘이다.

오해와 폭력은 두려움에서 비롯했고, 이것은 현실 직시와 사랑으로 조금씩 넘어간다.

특히 칼의 오해와 두려움은 현실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했다.

이 오해가 풀리고, 그가 앞으로 나아갈 때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그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존재인지 안다는 것은 아주 행복한 일이다. 2023-05-31 17:09:32.681297
o***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책은 약이기도 하고 음식이기도 하다. 이럴 땐 이런 음식이 제격이듯, 이럴 땐 이런 책이 제격인 경우도 있다. 이른바 책약식동원이다. 타향살이에 지쳐 있을 때 생각나는 고향 음식이 있는 것처럼, 마음이 지쳤을 때 특별히 생각나는 책들이 있다. 그래서 애서가와 간서치는 종종 이런 문답놀이를 하곤 한다. 가령 활기를 불어넣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은 책, 베스트 파이브는? 영혼이 불안할 때 읽으면 좋은 책, 베스트 파이브는?

어릴 때 매우 자주 꾼 꿈이 있다. 산타처럼 커다란 자루를 갖고 서점에 들어가 읽고 싶은 책을 맘껏 담아 가지고 나오는 꿈이다. 또한 편지를 전해주는 우편배달부처럼, 보고 싶은 책을 배달해주는 책 배달부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란 백일몽도 꾸곤 했다. 그런데 세상의 간서치는 서로 통하는 바가 있는지, 독일 작가 카르스텐 헨은 소설 《책 산책가》(그러나, 2023)에서 바로 그런 책 배달부를 등장시키고 있다. 바로 70대 할아버지인 칼 콜호프다. 칼은 동네 책방 암 슈탓토어의 오랜 직원으로, 책을 배달하고 추천해주는 매우 특별한 고객 서비스를 전담하고 있다. 책 배달부 칼만 독특한 게 아니라, 배달 손님들도 꽤나 유별나다.

칼은 배달 손님들에게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을 붙여준다. quot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을 받을 자격이 있quot다면서 말이다. 가령, 부유하고 지적이지만 조금은 오만한 피츠윌리엄 다아시, 대학은 근처에도 못 가봤지만 역사 논문만 읽는 파우스트 박사, 책 속 오타 찾기에 진심인 전직 초등교사 롱스타킹 부인, 퇴거 명령이 내려진 수도원에서 버티고 있는 아마릴리스 수녀, 집에 있는 책의 책등이 모두 빨간색인 헤라클레스, 작가가 되고픈 책 읽어주는 남자, 가정폭력의 피해자 에피가 그런 유별난 손님들이다.

《책 산책가》는 책을 매개로 한 노인과 소녀의 우정을 다룬다. 책 배달부 칼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구원자는 9살 소녀 샤샤다. 조숙한 책벌레인 샤샤는 칼 할아버지를 책 산책가라고 부른다. 매일 대성당 광장을 가로지르던 칼을 지켜보다 용기를 내 말을 걸고는 곧장 책 배달의 길에 동행하게 된다. 책 산책가의 영리한 조력자로서, 샤샤는 저마다의 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있던 손님들에게 정말 약이 되어줄 수 있는 책이 어떤 책인지 직감하게 된다. 배달 손님들은 샤샤의 기발한 도움 덕분에, 각자의 문제를 해소하고 소박한 독서 공동체까지 꾸리게 된다. 한편, 매우 다혈질인 샤샤의 아버지 때문에, 칼은 책방에서도 쫓겨나고 심지어 뇌진탕과 골절로 크게 다치기까지 한다. 삶의 의욕을 상실한 칼은 자기를 유폐하는데, 샤샤와 배달 손님들의 기지 덕분에 재기하게 된다. 2023-05-31 16:25:40.913614
c***  카르스텐 헨의 《책 산책가》는 5월에 읽은 책 중 가장 훌륭했다. 책 산책가 lsquo칼 콜호프rsquo가 아홉 살 소녀 lsquo샤샤rsquo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칼은 서점에서 단골고객에게 책을 직접 배달해주는 일을 한다. 고객이 부탁한 책도 있고, 취향에 맞게 칼이 엄선한 책도 있다. 나 역시 주위에서 책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꽤 많이 들어봤기에 더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고 있던 칼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책방 운영을 이어받은 사장 lsquo자비네rsquo가 책 배달 서비스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이다. 또한 책 배달의 여정에 불청객이 함께 하게 된다. 바로 소녀 lsquo샤샤rsquo인데, 칼의 무시에도 불구하고 옆에서 끊임없이 말을 걸고 고객을 같이 만난다.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일상에 균열이 일어나자 칼은 혼란스러워한다.

노인과 소녀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너무 좋아하는 픽사 영화 lt업gt이 생각나기도 했다. 샤샤의 순수함과 당찬 모습이 칼에게 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보는 것이 참 좋았다. 후반부에 샤샤가 등장하지 않는 장면에서 칼에게 완전히 동화되어 도대체 어디 간 것인지 같이 찾아 헤매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칼이 방문하는 고객들도 무척 매력적이다. 칼은 고객에게 비슷한 이미지의 소설 속 캐릭터를 붙여서 부른다. lsquo다이시rsquo나 lsquo헤라클레스rsquo로 불리는 고객이 등장하는 장면을 읽으며 인물의 모습이나 행동을 상상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누구나 읽으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 작품 《책 산책가》를 자신있게 추천한다. 2023-05-29 00:23:03.277631
o*** 암 슈탓토어 서점에는 특별한 서비스가 있다

칼 콜호프씨가 고객들에게 직접 책을 배달해주는 서비스이다

저마다의 이유로 사람들과의 끈을 끊고 사는 특별한 손님들은

콜호프씨가 전해주는 책을 통해 세상과의 소통을 그나마 이어나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quot난 시곗바늘 같아. 시곗바늘이 늘 같은 길만 가고 늘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슬퍼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그 반대야.

경로와 목적지의 확실함, 잘못된 길을 가지 않고 늘 쓸모있고 정확하다는 그 안정감을 즐기지. quot

천천히 그리고 한결같이 비슷한 시간, 비슷한 풍경을 따라 손님들에게 책을 전하는 칼 콜호프씨처럼

그의 손님들역시 모든것이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 것은 샤샤의 출현이었다

광장을 가로지르던 칼 콜호프씨를 매일 구경하던 샤샤가 용기를 내어

칼을 책 산책가라 부르며 무작정 따라나서게되고 손님들의 사소한 부분들까지 관찰하는 샤샤를 통해

그저 형식적인 관계였던 그들이 조금씩 관심을 보이고 작은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스스로 벗어나지 못하는에피를 돕기위해

수녀원을 절대 벗어나지 않는 수녀님을 수녀원 밖으로 나오게하고

에피와 함께 갈곳이 없어진 이들을 홀로 책을 읽던 다아시에게 독서 모임을 만들수 있게 해주었다

책을 읽기만 하는 책읽어주는 남자에게는 그가 쓴 책을 세상에 공개하게하고

교사일을 그만두고 늘 오탈자를 찾기위해 책을 읽는 롱스타킹 부인에게는

다른 그림찾기 책과 더불어 글을 읽지 못하는 헤라클레스에게 글을 가르치는 일을 맡기게 된다

기다렸다는 듯 나서는 이들을 보며 모두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사실 이들은 누구보다 사람의 온기를 기다렸던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모든것이 이처럼 그저 해피엔딩으로 흘러갈것만 같던 상황에서 샤샤가 갑자기 사라져버리고

칼은 해고를 당하게 된다

그리고 밝혀지게되는 낯선 남자의 정체와 뜻하지 않은 사고로

칼은 삶의 의미를 잃고 더이상 책배달을 하지 않게 된다

허기진 늑대 무리가 상처입은 양을 쫓듯 변화는 사방에서 자신을 공격하고 있었다

칼을 보며 변화의 시대에 여전히 옛것의 가치를 추구하며 지켜나가려는 사람들이 느낄 수 없에 없는 무력감,

자신의 노력이 무가치하게 느껴지는 아픔과 두려움, 좌절감과 상실감이 전해졌다

비단 칼 뿐만이 아니라 칼의 고객들이 지닌 저마다의 문제는 이 책을 읽는 누군가의 그것과

닮아있지 않을까

나 역시 나를 현실의 바닥으로 내려오게할 책들은 읽지 않으며

애써 나의 아픈 현실은 외면하려는 내 모습을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보며

때로는 힘들지만 직면해야하는 것이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다행스럽게도 이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칼과 샤샤의 도움으로 자신이 갇혀있던 세계를 벗어나 스스로를 치유하기 시작한

칼의 고객들이 샤샤와 함께 나서서 칼을 돕게 된다

어쩌면 소설이기에 가능한 행복한 결말일지도 모르지만

이 기적같은 결말 덕분에 때로는 더 드라마틱한 현실도 존재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한다

또한 혼자가 아닌 함께가 얼마나 따듯하고 큰 힘을 지니는 지를 일깨워주었기에

이 이야기가 그토록 따듯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2023-05-28 16:45:11.460818
z*** 마음 한 구석에 난로의 온기가 퍼져나가는 느낌(진짜 문자 그대로다)을 받게 되는 작품이다. 얼마 전 다른 책의 리뷰에서 온라인 서점 이야기를 썼는데, 온라인 서점 애용자인 나는 이 작품을 읽고 감동받으면 안될 것 같은데 어쩔 수 없다.

독일의 한 동네 책방인 암 슈타토어의 오래된 직원인 칼은 서점의 고객들이 어떤 책을 읽고 싶어하는지 꿰뚫고 있다. 그래서 서점에 찾아오는 고객들을 위해 책을 추천해주고 사정이 있어 바깥 외출을 하지 않는 고객들을 위해서는 직접 책을 배달해주기도 한다. 이는 이제는 은퇴한 서점의 전 사장이 있을 때부터 해오던 것으로 암 슈타토어만의 전통이자 특별 서비스로 신문에 소개되기까지 했다. 지금은 전 사장의 딸이 서점을 이어받았는데 그녀는 이런 고리타분한 운영 방식이 못마땅하다.

칼은 자신의 책 배달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감지하지만 오늘도 여전히 단 한권일지라도 고객을 위해 책을 배달한다. 칼은 자신이 책을 배달하는 고객들에게 어울리는 책 속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별명으로 붙여준다. 거기에는 오만과 편견의 다아시도 있고 에피 브리스트의 에피도 있고 삐삐의 롱스타킹, 파우스트 박사, 헤라클레스도 있으며 책 읽어주는 남자의 미하엘 베르크도 있다. 책 배달은 칼의 루틴이면서 일종의 의식이다.

진짜 재미는 칼이 책배달을 위해 대성당광장을 지나가던 중 만난 9살 소녀 샤샤와 함께 시작된다. 칼을 책산책가라고 부르는 샤샤는 칼의 조용한 일상에 파문을 일으키지만 어느 새 칼은 샤샤가 없는 책 배달을 상상할 수 없게 된다. 근데 이 아홉살짜리 꼬마가 명물이다. 책 속의 뼈 때리는 말과 웃음은 샤샤의 몫이다. 70대 노인과 9살짜리 꼬마의 티격태격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은 누가 책 배달을 하러 직접 찾아온다고 하면 기겁할 시대가 되어버렸지만 이런 마법같은 시대가 한 때는 있었다는 라떼의 위로가 담긴 작품이다.

P.S.1 - 샤샤의 명언 중 베스트 하나, 칼이 해고될 뻔 한 날 칼을 만난 샤샤가 하는 말.

quot오늘은 달라 보이세요quot

quot난 같은 사람인걸.quot

quot눈이 달라요quot

quot나한테는 눈이 이 한 쌍뿐이라서 다른 걸로 바꿀 수가 없단다quot

quot우셨어요?quot

quot아니quot

quot혹시 속으로 우셨어요? 눈에서 눈물 나게 말고 마음에서 눈물 나게 우는 거 말이에요quot

quot마음에서 눈물 나게?quot

quot그게 가능하다면요quot

quot그랬다면 내 눈은 왜 달라 보이는거니?quot

quot부끄러워하는 거죠. 사실 우는 건 자기들이 해야 할 일이니까요quot

P.S.2 - 롱스타킹부인은 책 속 오탈자를 못참는다. 칼이 책 배달을 올 때마다 책 속에서 발견한 오탈자를 화두로 던지고 칼은 그 오탈자를 제대로 해석해 내야만 한다. 근데 그 오탈자가 분명 독일어일텐데 그걸 우리 말로 기막히게 번역한 번역가님도 대단하심. 2023-05-23 08:00:49.0367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