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 ISBN : 9791130698199
- 출판사 : 다산책방
- 출판일 : 20230421
- 저자 : 클레어 키건
요약
● 문학의 나라 아일랜드, 그곳에서 현재 최고의 주목과 찬사를 받는 작가가 있다. 러시아의 문호 안톤 체호프, 같은 아일랜드 작가 윌리엄 트레버와 견주어지며 국제 문학계의 떠오르는 별로 꼽히는 소설가 클레어 키건의 이야기다. 섬세하고 감동적인 필체로 유명한 키건은 24년의 활동 기간 동안 펴낸 단 4권의 책으로 전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휩쓸며 천재 소설가라는 칭호와 함께 평단의 찬사를 받아왔으며 특히 지금, 세계의 독자들에게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마침내 처음 번역 출간되는 키건의 책 맡겨진 소녀는 2009년 데이비 번스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애정 없는 부모로부터 낯선 친척 집에 맡겨진 한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말없는 소녀」 또한 세계 관객들의 열렬한 호평을 받으며 올해 5월 3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새로운 전율을 표현할 새로운 말이 필요하다. 김금희(소설가) 소설이란 장르가 보여줄 수 있는 완벽한 정수. 김보라(영화감독)
#맡겨진 소녀
리뷰
d*** quot애정 없는 가족으로부터 먼 친척 부부에게 떠맡겨진 소녀가 인생 처음으로 마주하는 짧고 찬란한 여름quot
클레어 키건이라는 작가는 처음 듣는다. 타임스에서 키건은 한 세대에 한 명씩만 나오는 작가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20년 전부터 주목한 작가의 초역 작품 안 읽을 수가 없었다.
책을 보고서는 너무 얇아 놀랐다. 그래도 소설인데 이렇게 얇아도 되나? 금방 읽을 수 있겠다 사이의 묘함을 느낀 채 읽기 시작했다.
저자의 문체가 영화감독 김보라는 정밀하다라고 표현했다. 개인적으론 복잡했다. 복잡해서 친절했다. 작가의 문체를 읽고 있으면 모든 장소가 내 눈앞에 펼쳐진 듯 했다. 보이는 것에 대한 묘사에 비해 인물에 대한 묘사는 간결하다.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다 라는 메시지 처럼
사랑받지 못한 소녀가 아이를 잃은 먼 친척과 짧은 시간을 보내면서 새롭고도 새로운 그 무언가를 경험하게 되는 동안 나는 왜 불안했던 걸까? 부모와 떨어진 소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진 않을까? 한 장 한 장 넘기는 게 두려웠다. 어른의 악함이 아이의 연약함을 이용하는 세상에 살고 있어서 그런가…
애지중지 하지 않는다. 알뜰살뜰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관심과 사랑 그리고 가르쳐야 하는 것들에 집중한다. 새로운 집에 갈 때의 긴장부터 시작해 새로운 곳에 적응할 때까지 집을 안내해주고, 집안일을 함께, 가야할 곳을 함께하고, 하루하루를 함께 공유하면서 소녀는 편안함을 느낀다.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사랑을, 조건 없이 받아도 되는 사랑을 말이다.
부모와 떨어지게 되는 것은 소녀의 결정이 아니었지만 먼 친척과 짧은 시간을 보내는 기회가 없었다면 이 소녀는 새롭고도 새로운 그 무언가를 평생 느낄 수 있었을까?
아이의 어린 시절 경험은 너무나 중요하고 소중하다. 어른은 이 경험을 지켜줄 의무가 있다.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 만으로도 모든 아이들이 이 소녀처럼 찬란한 여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quot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quot 2023-05-18 12:41:16.257734
m*** 우리가 어렸을 때만 해도 한 집안에 서넛의 자녀를 둔 가정이 일반적이어서 엄마가 동생을 출산하거나 혹은 몸이 여의치 않을 때 많은 아이들 중 한두 명을 친척이나 친지에게 잠시 보내는 일이 그다지 드물지 않았다.
요즘같이 한 명 혹은 기껏해야 두 명 정도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생각지도 못할 일이지만 예전에는 그렇게 서로 잠시 아이를 맡아두는 일이 큰 흉도 아니었던 시대도 있었다.
그래서 책 제목을 보고 내용을 살짝 훑어봤을 때 소녀가 어떤 처지에 놓였는지 그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곧 출산을 앞둔 엄마의 손을 덜어주고자 소녀는 외가 쪽 친척 집에 맡겨진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제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 어른의 보살핌과 관심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아이들이 복작이는 집… 언제나 무심한 아버지… 그리고 아이들 뒤치다꺼리와 잦은 출산으로 언제나 피곤에 지쳐있는 엄마
언제나 그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보살핌은커녕 관심조차 받아보지 못했던 소녀에게 친척 집에서의 하루하루는 낯설지만 즐겁고 행복했다.
그렇게 많은 아이를 낳았으면서도 한 번도 아이에게 관심 어린 손길을 보내지 않았던 아버지에 비해 무심한듯하면서도 작은 것도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려준 아저씨
아저씨는 그 당시 다른 남자들과는 달리 식사 준비를 함께 하며 가정의 일에 남녀 구별이 없이 함께 하는 다정한 남편이기도 했다.
ldquo아저씨가 손을 잡자마자 나는 아빠가 한 번도 내 손을 잡아주지 않았음을 깨닫고, 이런 기분이 들지 않게 아저씨가 손을 놔줬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힘든 기분이지만 걸어가다 보니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나는 집에서의 내 삶과 여기에서의 내 삶의 차이를 가만히 내버려 둔다.rdquo
이 한 대목의 글에서 소녀가 살아온 환경이나 집안 분위기 등 모든 것이 설명되는 이유다.
소녀는 친척 집에 맡겨진 이후로 이제까지 자라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느끼면서 혼란과 더불어 결핍이라는 감정을 배우게 된다.
짧은 글이었지만 그 속에서 소녀가 느끼는 감정에 대한 묘사가 참으로 섬세해 문장 하나하나를 읽을 때마다 곱씹어 읽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소녀가 친척 부부가 가지고 있는 슬픈 비밀을 알게 된 순간 소녀는 어른들의 규칙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평온해 보이는 그 부부가 가지고 있는 슬픔을 어린 소녀는 완전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어떤 순간에 입을 다물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어린 소녀가 처음 낯선 곳에서 불안감을 느끼다 점차로 가족 같은 친밀감을 느껴지만 예정된 시간이 다 함에 따라 이별하는 슬픔도 배우게 되는 과정이 아름답게 그려진 맡겨진 소녀는 결말 역시 인상적이었다.
마치 불안정한 소녀의 심리처럼 독자로 하여금 결말을 상상하게 만드는 책
2023-05-17 11:21:40.779806
i*** 책은 앏지만 내용은 결코 얇거나 가볍지 않은 책이에요 2023-05-17 09:52:21.272329
t*** 작가의 문체가 좋아요 2023-05-17 09:42:52.208605
b*** 소개글을 볼 때부터 나는 quot빨간머리 앤quot을 떠올렸다. 앤은 부모님이 없지만, 이 소녀는 부모님이 있지만 없는 것과 같은 처지다. 부모님이 없어서 고아원에서 매튜와 마릴라의 집으로 가게 된 앤이 초록지붕의 집에서 계속 살기를 원했던 것과는 달리 이 소녀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듯하면서도 또 이 집에서 계속 살고 싶기도한 복잡한 심경이다. 하지만 아이는 점차 킨셀라 부부와의 생활에 익숙해지고 부부도 자신의 아이를 키우듯 바르게 대답하는 법, 책을 읽는 법, 말을 해야 될 때와 하지 않을 때를 구분하는 법 등을 가르쳐 주며 점차 진짜 가족의 모습을 갖춰나간다. 하지만, 아이의 집에서 아이를 돌려 보내도 된다는 편지가 도착하자 킨셀라 부부도, 아이도 마음이 심란해진다. 돌아가야 되는거냐 묻는 아이에게 너도 알고 있지 않았냐고. 우리처럼 나이 많은 가짜 부모라 여기서 영영 살 수는 없잖아.라고 말하는 킨셀라 부인. 그 말에 울지 않으려고 애쓰는 아이의 모습엔 마음이 찡해졌다. 내색하지 않으려고 해도 눈에 뻔히 보이는 행동들. 아이는 마지막으로 물이라도 길어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우물로 가지만, 물을 뜨기도 전에 물에 빠져버린다. 그 일로 예정보다 이틀 늦게 집으로 돌아간 아이. 그저 콧물에 재채기 뿐인데도 그동안 딸을 돌봐준 킨셀라 부부에게 고맙다는 말 보다 애를 잘 돌보지 못했다며 퉁명스럽게 말하는 아빠. 그저 형식적으로 고마워하는 엄마와 고마움마저 모르는 아빠를 만난 뒤 서둘러 돌아가는 킨셀라 부부. 그런 킨셀라 부부의 뒤를 쫓아 달려가 아저씨의 품에 안기는 아이. 그런 아이를 꼭 끌어안아주는 아저씨와 그 모습을 보며 우는 아주머니. 딸을 짐짝처럼 내려놓고 가버린 아빠보다 오히려 그들이 더 진짜가족 같은 느낌이었다. 어쩌면 아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철저하게 아이의 시점에서 써내려 간 이야기. 그래서 아이의 긴장감과 어색하고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마음이, 킨셀라 부부의 조심스러움이, 서서히 그 애정에 마음이 열리는 아이의 모습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억지 노력으로 편해지려 애쓰는 것이 아닌, 서서히 그 따뜻함과 편안함과 안락함에 물들어 가는 모습이 좋았고, 그래서 막상 헤어져야 하는 순간이 되자 숨죽인 채 눈물만 흘리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한번도 손을 잡아준 적도 따뜻하게 안아준 적도 없이 짐짝 취급하는 아빠보다,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딱히 애정이 있어보이지도 않는 엄마보다 더 진짜 같은 나이 많은 가짜 부모에게 애정이 가는 게 아이이기에 더 당연해 보였다.
책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났지만, 아이가 조금 더 자라서는 꼭 킨셀라 부부에게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아마 앤 셜리가 마릴라 아주머니와 매튜 아저씨와 함께 온전한 가족이 되어 살아갔듯, 렌지가 겐타와 히사나와 유사 가족을 이룬 뒤 안정을 찾고 한 뼘더 성장할 수 있었던 것처럼 아이도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덮은 지금도 간절히 바라본다. 아이의 지난 여름 한 계절이 다시 이어지길… 그 행복을 다시 찾을 수 있기를….
출판사에서 책만 받아 읽고 쓰는 서평
2023-05-15 23:25:22.160295
m*** 소설 맡겨진 소녀 는 아일랜드 평단의 극찬을 받고 있는 클레어 키건의 중편 소설이다. 이 소설은 제 95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 장편영화상 최종후보에 오른 「말없는 소녀 」의 원작 소설이기도 하다.
《가디언》은 키컨의 작품을 두고 quot탄광 속의 다이아몬드처럼 희귀하고 진귀하다quot라고 평한 바있다. 이는 그가 24년동안 활동하면서 단 4권의 책만을 냈는데 그 모든 작품들이 얇고 예리하고 우수하기 때문이다.
소설은 한 소녀의 1인칭 시점으로 써내려가고 있다. 애정없는 가족으로부터 먼 친척 부부에게 떠맡겨진 소녀가 인생 처음으로 마주하는 짧고 찬란한 여름의 이야기이다.
소녀의 집은 아빠, 엄마, 언니들, 남동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엄마의 뱃속에는 이제 태어날 아이가 자라고 있다. 어려운 형편에 아이들이 너무나 많다. 여름방학에 소녀는 아빠를 따라 먼 친척인 킨셀라 부부의 집으로 향한다. 그 곳에서 소녀는 여름을 보낸다. 몇달간의 생활에서 소녀는 집에서 느껴보지 못한 따스함과 정을 느낀다. 킨셀라 부부의 집에서 지내는 동안 소녀는 부부에게 아들이 있었음을 알게 되고 그 아이가 사고로 죽었음을 알게 된다. 집에 돌아가기 전날 소녀는 우물에 물을 긷다가 물에 빠지게 된다. 부부는 그런 소녀를 자식처럼 돌본다. 그런 부부의 모습에서 소녀는 친부모에게서 느끼지 못한 감정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집으로 돌아오는 날 소녀는 이제 막 태어난 동생을 만나게 되고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엄마는 소녀의 변화를 눈치채지만 소녀는 침묵한다.
영화의 포스터는 소설의 마지막 장면을 보는 듯 하다. 대문을 열고 돌아서는 킨셀라 아져씨에게 뛰어가 안기며 quot아빠quot라고 소리친다. 그 말이 뒤에 서있는 소녀의 아빠에게 하는 말인지 아져씨를 부르는 말인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소녀의 마음은 어땠을까?
소설을 덮고 나는 영화를 찾아보았다. 국내에는 5월 31일에 개봉된다고 한다. 만약 영화를 본다면 소설의 글귀들이 많이 떠오를 것이다.
짧은 소설이지만 많은 평론가들의 찬사답게 나의 가슴에 커다란 울림을 주었다. 사랑이 넘치는 가정은 어떤 모습일까? 소설 속의 킨셀라 부부의 집은 조용하고 아늑하다. 그 곳에서 소녀는 이제껏 자신이 느끼지 못한 사랑을 느낀다.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딱 하나밖에 없고, 내 발이 나를그 곳으로 데려간다. 나는 망설임 없이 아저씨를 향해 계속 달려가고 그 앞에 도착하자 대문이 활짝 열리고 아저씨의 품에 부딪힌다. 아저씨는 한참 동안 나를 꼭 끌어안는다. 쿵쾅거리는 내 심장이 느껴지고 숨이 헐딱거리더니 심장과 호흡이 제각각 다르게 차분해진다. 어느순간, 시간이 한참 지난 것만 같은데 나무 사이로 느닷없는 돌풍이 불어 우리에게 크고 뚱뚱한 빗방울을 떨어뜨린다. 눈을 감으니 아저씨가 느껴진다. 97P
소설 맡겨진 소녀는 세상의 부모님들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다. 작가의 섬세한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잔잔한 사랑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자녀를 사랑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킨셀라 부부의 고요하면서도 따스한 사랑을 배우고 싶었다.
★ 소설 맡겨진 소녀 에서 모든 존재들은 온당한 시선을 받는다. quot가지가 땅에 끌리는quot수양버들이나 더 이상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는 개, 우편함까지 매일 달음질쳐 나가는 나, 상실 뒤의 나날들을 미움과 증오와 복수가 아니라 그 모든 것을 무화시키는 침묵으로 모듬으며 살아가는 킨셀라 부부에까지, 깊고 서정적이며 감동적인 이해가 모든 장면에 래프처럼 환하게 가닿는다. 소설가 김금희 2023-05-15 14:12:05.857997
l*** 애정 없는 가족으로부터 먼 친척 부부에게 떠맡겨진 소녀가 인생 처음으로 마주하는 짧고 찬란한 여름
얼마 전 영화관에서 아카데미 후보작 lt말없는 소녀gt의 포스터를 보고 동행한 이에게 어쭙잖은 이야기를 전한다. 저 작품 원작이 있는데, 하루키가 예전부터 주목한 작가라는 둥, 작년 맨 부커상의 최종후보작이라는 둥, 어디선가 주워들은 이야기를 전하며 벌써 번역작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알고 보니 이번에 첫 번역작이 나왔다. 완벽한 타이밍에 클레어 키건의 lt맡겨진 소녀fostergt를 읽게 되었다.
다산책방에서 출판한 클레어 키건의 lt맡겨진 소녀gt는 어린 소녀의 성장 소설이다.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접한 소녀가 기존의 행동규범에서 벗어나 성장하는 과정을 상상력을 더해 공갈할 수 있다.
동양화의 가치가 여백의 미라고 하고, 문학의 최고점이 lsquo시rsquo라고 알려져 있듯이 무언가를 서술하기보다 글을 줄여나가는 것은 까다로운 과정이다. 클레어 키건은 24년간 활동하면서 단 4권의 책만을 폈는데 모든 작품들이 얇고 예리하며 우수하다.
저자는 축약된 대화를 통해 사건이 일어난 후 등장인물의 행동을 통해 감정의 변화를 보여준다. 소녀는 성장하며 때로는 침묵의 중요성을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느낌을 배우게 된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가족이 가지는 유대감과 친밀감을 느끼며 달려가는 장면은 가슴이 뭉클해진다. 1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짧은 소설임에 깊은 여운이 남아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어린 시절 방학이 되면 친척 집에 맡겨져 지낸 적이 있었던 터라 소녀가 느끼는 상황에 공감이 갔다.
낯선 곳에서 밤을 지내다 화장실에 가고 싶었지만 다른 사람들이 모두 자고 있어 소변을 끝끝내 참다가 이불에 쉬를 해버린 경험. 식사 예절이 달라 사소한 행동에도 멈칫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소녀는 형제자매가 많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부모의 사랑과 손길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지냈다. 엄마는 또 다른 아기를 임신하고 출산을 앞두고 있어 먼 친척인 킨셀라 부부의 집에 맡겨진다. 데리고 있고 싶은 만큼 데리고 있으라며 자신을 데려다준 아버지는 볼일만 보고 급하게 돌아가느라 소녀의 짐도 제대로 챙겨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 집에 도착해 마주하는 것들은 소녀가 그동안 겪어온 일상과는 완전히 상반된다. 킨셀라 아주머니는 다정한 마음으로 소녀에게 알뜰한 배려와 관심을 베푼다. 부부에게는 극복하기 어려웠던 실연의 경험이 있어 소녀를 딸처럼 살뜰하게 챙긴다.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 교감을 나누게 된 후 소녀와 킨셀라 부부는 가족애를 느낀다.
ldquo아저씨가 손을 잡자마자 나는 아빠가 한 번도 내 손을 잡아주지 않았음을 깨닫고, 이런 기분이 들지 않게 아저씨가 손을 놔줬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힘든 기분이지만 걸어가다 보니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나는 집에서의 내 삶과 여기에서의 내 삶의 차이를 가만히 내버려 둔다.rdquo (69쪽70쪽)
5월 말에 개봉 예정인 lt말없는 소녀gt를 통해 다시 한번 감동하고 싶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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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2009년 데이비 번스 문학상 수상
타임스에서 뽑은 21세기 최고의 소설 50권에 선정
2022년 부커상 최종후보
클레어 키건의 국내 초역 작품
영화 「말없는 소녀」의 원작 소설
이처럼 화려한 타이틀을 갖고 있는 아일랜드 출신 작가 클레어 키건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다산책방에서 출판된 클레어 키건의 소설 《맡겨진 소녀》입니다.
아일랜드에 사는 소녀인 주인공 나는 어느 여름날 엄마의 출산을 앞두고 아빠에 의해 먼 친척집에 맡겨지게 됩니다.
킨셀라 부부는 어린 그 소녀에게 그동안 자신의 부모에게서는 겪어보지 못한 특별한 일상을 안겨 줘요.
난생 처음 겪어보는 그런 상황이 부서질까 불안한 마음을 갖던 소녀는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하루하루 지날때마다 그 전에는 느껴볼 수 없었던 특별한 감정들도 하나하나 배워나가면서 어느덧 킨셀라 부부의 따뜻함과 편안함에 점차 적응해 가지요.
형제가 많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따뜻한 손한번 잡아 주지 않던 부모밑에서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자랐던 아이가 참 안쓰럽게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어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몰라하던 그 아이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아빠가 떠난 맛, 아빠가 온 적도 없는 맛, 아빠가 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맛이 시원하고 깨끗한 물맛이라고 표현되어진 글을 읽으니 더 아이가 짠하게 느껴지더라구요.
한편 킨셀라 부부는 무심한듯 보이지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들어주고 따뜻하게 손을 잡아줍니다. 맡겨진 아이임에도 자신들의 아이인냥 허물은 덮어주기도 했고 따뜻하게 품아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던것 같습니다. 살아가면서 아이에게 필요한 삶의 지혜도 가르쳐줬고 적절한 조언도 해주고 있었어요.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킨셀라 아저씨의 말이 인상적이었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가 사랑받아야할 존재임을 알려주고 있어요. 부모로써 저는 제아이들에게 어느정도 해주고 있는지도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아이와 진심으로 마음을 나누었던 킨셀라 부부를 보면서 느끼는 바가 컸던것 같습니다. 과하지도 않았지만 포근한 사랑을 받았던 그 아이는 분명 미래에 좀더 따뜻하고 좀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게 되지 않을까, 누군가에게도 나눌줄 알고 베풀줄 아는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사랑받아본 자가 사랑도 베풀줄 알게 되겠지요.
저는 이 단편 소설 《맡겨진 소녀》를 연이어 두번 읽었습니다. 소설책은 좀처럼 두번이상은 안보게 되던데 이 책은 단편소설이라 그런지 부담감도 덜했지만 뭔가 모를 감동을 끝내고 싶지 않아 다시 책을 들었던것 같아요.
책의 배경 묘사라든지 심리 묘사 하는 방식을 보면 단백하고 간결한데도 불구하고 섬세하고 정확하게 묘사되어진걸 볼수가 있었습니다. 배경이 눈앞에서 술술 그려지기도 하고 등장 인물, 특리 소녀의 심리 상태도 쉽게 짐작이 되더라구요. 어쩜 작가는 이토록 글을 잘 쓸수 있을까 감탄사가 절로 나오기도 했어요. 한 세대에 한 명씩만 나오는 작가라는 평이 왜 나왔는지 알겠더라구요. 작가를 꿈꾼다면 아마도 이렇게 글을 쓰고 싶을것 같고 닮고 싶은 작가가 되고 싶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답니다. 너무나 감동적인 소설책이었어요.
애정없는 가족으로부터 먼 친척 부부에게 맡겨진 소녀가 인생 처음 마주하는 찬란한 여름날의 이야기를 멋지게 그려낸, 또 읽어싶어지는 단편소설 《맡겨진 소녀》였습니다. 가족이 무엇인지, 부모가 무엇인지 느껴볼수 있을것 같습니다.
2023-05-14 22:55:06.306887
p*** 많은 형제, 넉넉하지 못한 형편, 작별인사조차 없이 떠날 정도로 무심한 부모의 성격 등으로 인해
애정어린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지내온 소녀는
곧 태어날 동생 때문에 여름 한 계절 동안 처음보는 먼 친척인 킨셀라 부부에게 맡겨지게 된다
소녀는 킨셀라 부부로부터 자신의 가족에게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애정을 받고 지내며
우연치않게 킨셀라 부부의 슬픔을 알게되고 돌아오기 직전 작은 사건을 겪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 짧은 이야기는 끝이 난다
quot사랑과 다정함조차 아플 때가 있다,
태어나 그것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이에게는quot
이 한문장에 매료되어 읽게된 소설 맡겨진 소녀는 내게 독특한 경험을 안겨주었다
클레어 키건의 문장은 몹시 정밀하다 라는 평처럼
작가는 세밀화를 그리듯 글로 뛰어난 묘사를 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알려주지 않기에
글을 읽는 동안에는 아웃 라인이 그려지지 않은 그림을 보듯 모든 것이 뿌옇게 느껴졌다
작가는 말하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듯 자신이 선택한 단어로 무언가를 정의내리기보다
여백이 가득한, 아직은 뚜렷한 선을 그리지 않은 그림처럼
등장 인물들의 행동과 말, 분위기로 이야기를 전하며
이 그림같은 소설의 마무리를 독자들에게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느 한 문장도 흘려 읽을 수 없었고
더불어 내가 생각하고 싶은대로, 믿고 싶은대로 상상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킨셀라 부부의 따듯한 손길, 애정어린 말들을 통해 가족에게서 받지 못한 따듯함을 알게된 소녀는
자신이 처음 느끼는 감정들로 인해 끊임없이 이 따듯함과 편안함이 어서 끝나기를 바란다
이 따듯함 속에서 평소의 나로 있을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 따듯함에 맞는 또 다른 나로 변할 수도 없는 상황이 어쩌면 소녀를 더 힘겹게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순간 처음 이 책을 궁금하게 만들었던 사랑과 다정함 조차 아플 때가 있다는 문장이 떠오르며
소녀가 느끼는 양가적 감정이 더 아프게 다가왔다
감기에 걸려 집으로 돌아온 아이에게 그 꼴이라 표현하는 아빠와
아이의 아픔을 걱정하기보다 다른 아이들에게 옮길까를 더 걱정하는 엄마.
그런 부모를 두고 소녀는 돌아가는 킨셀라 부부에게 달려가 안겨 아빠를 외친다
작가는 끝까지 이 호칭이 누구를 향한 것인지를 알려주지 않지만
그럼에도 이 소녀가 안고 있는 감정의 무게가 오롯이 전해진다
적당한 말을 찾을 수 없기에 새로운 말이 필요하다했던 소녀의 말처럼
이 글을 읽고난 내게도 어쩌면 이 감정을 표현할 새로운 단어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2023-05-14 21:43:26.641624
k*** 자연의 풍경은 덜어내거나 보탤 것이 없어요. 그냥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되니까요.
하지만 사람의 말은, 똑같은 단어를 썼다고 해서 동일한 뜻으로 전해지는 건 아니라서 종종 오해와 갈등이 생기는 것 같아요. 구구절절 주저리주저리 쏟아놓을수록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고요. 때론 침묵이 가장 현명한 선택일 때가 있어요.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언제 입을 다무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안다면 말이죠. 무작정 말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말과 말 사이의 여백을 두는 거죠. 그래야 상대방이 생각할 틈이 있을 테니까요.
글은 어떨까요. 말과 다르게, 길면 길수록 더 많은 것들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방대한 분량의 명작도 존재하지만 글자수는 형식일 뿐, 짧고도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 있어요. 바로 클레어 키건의 2009년 작품인 《맡겨진 소녀 foster》 가 그래요.
이 소설을 읽다가 quot나는 망설임 없이 아저씨를 향해 계속 달려가고, 그 앞에 도착하자 대문이 활짝 열리고 아저씨의 품에 부딪친다. 아저씨가 팔로 나를 안아든다. 아저씨는 한참 동안 나를 꼭 끌어안는다.quot (97p)라는 대목에서 뭉클했어요. 왈칵 눈물이 났어요. 어린 소녀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줄거리는 간단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들이 일렁일렁 밀려오는 순간이었어요. 다섯째를 임신한 엄마는 아빠와 상의 끝에 셋째 딸인 주인공 소녀를 친척집에 맡겼어요. 차를 타고 가는 과정이나 친척집에 도착해 대화를 나누는 아빠의 태도는 무심함 그 자체예요. 킨셀라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말이 많은 편은 아니고 무뚝뚝하지만 따뜻한 배려가 느껴져요. 소녀는 말 없이 그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고, 어떠한 설명 없이도 전부 이해가 되는 장면들이 펼쳐져요.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것, 그 심오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도록 작가는 묵묵히 기다려준 거예요.
소설의 마지막 문장 역시 얇고도 예리하게 마음을 파고드네요.
quot아빠.quot 내가 그에게 경고한다.
그를 부른다. quot아빠.quot (98p)
클레이 키건은 24년간 활동하면서 단 4권의 책만 냈는데, 그 모든 작품들이 quot긴 단편소설quot이라는 것, lt가디언gt은 키건의 작품을 quot탄광 속의 다이아몬드처럼 희귀하고 진귀하다quot라고 평했다는 것. 이 책을 덮으면서 문득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이라고 알려진 헤밍웨이의 글이 떠올랐어요. 단 여섯 개의 단어로 이루어진 소설, quot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 ( 팝니다 아기 신발. 단 한 번도 신지 않았음. )quot
2023-05-14 15:15:20.739877
q*** quot아빠가 나를 여기 두고 가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지만 내가 아는 세상으로 다시 데려가면 좋겠다는 마음도 든다. 이제 나는 평소의 나로 있을 수도 없고 또 다른 나로 변할 수도 없는 곤란한 처지다quot(17).
lt맡겨진 소녀gt는 여름 동안 친척 집에 맡겨지는 한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일요일, 차에 소녀를 태우고 왔던 아빠는 친절한 설명도 없이, 제대로 된 작별인사도 없이, 언제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도 없이, 낯선 곳에 아이를 맡기고는 떠나버립니다. 아이를 맡기며 아빠가 (아마도 아내의 먼 친척) 아저씨에게 한 말은, 애들 먹이는 게 골치라고, 이 아이도 먹을 건 엄청나게 축 낼 거라고, 그러니 일을 시키라는 것뿐이었습니다.
갑작스럽게 낯선 세상 안에 던져져 마땅히 설 자리가 없어 보이는 아이와 함께, 제 유년 시절의 기억도 소환되었습니다. 우리 집은 한창 공사 중이었고, 제법 가까운 곳에 살며 왕래가 잦었던 친척 아주머니는 번잡한 엄마를 위해 우리 4남매 중 한 아이를 데려가 며칠 맡아주겠다고 나섰습니다. 순간 가슴이 덜컥했던 건, 엄마가 (고민도 없이) 둘째인 저를 보내리라는 걸 예감했기 때문입니다. 몇 날이나 그곳에 있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그곳에 있는 동안 말 없이 지냈고, 친구도 없이 지냈고, 학교가 끝나고 오면, 바깥으로 난 그 집 담벼락에 기대어 언제 집으로 갈 수 있는지가 궁금했던 기억만 또렷합니다.
부모에게 따뜻한 돌봄을 받던, 그렇지 못하던 상관 없이, 아이가 낯선 집, 낯선 이에게 맡겨진다는 것은 그 자체로 공포라는 사실을 새삼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는 그런 공포의 순간이, 우리 안에 소리 없이 새겨져 있다는 것도 말입니다.
quot아주머니의 손은 엄마 손 같은데 거기엔 또 다른 것, 내가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어서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는 것도 있다. 나는 정말 적당한 말을 찾을 수가 없지만 여기는 새로운 곳이라서 새로운 말이 필요하다quot(25).
그런데 lt맡겨진 소녀gt는 이 낯선 곳에서 처음으로 애정 어린 보살핌을 경험합니다. 자기 집과는 다르게 여유가 있는 곳, 생각할 시간이 있는 곳, 어쩌면 여윳돈도 있을지 모르는 그곳에서, 아이는 겪어본 적이 없는 이 기분과 감정을 표현할, 적당한 말을 찾지 못합니다. 아이는 집에서의 내 삶과 여기에서의 내 삶이 차이를 가만히 내버려 둡니다. 그리고 가끔 사람들이 행복하면 말을 안 하는 것처럼, lt맡겨진 소녀gt는 새로운 말로 그것을 표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첫날 밤 침대에 오줌을 싸도, 잘못이라고 야단하지 않고 모른 척 실수를 덮어주는 아주머니와, 매일 우편함까지 달리기를 시키며 기록을 확인해주는 아저씨와 있을 때면, 살가운 표현이나 다정한 말 없이도 편안했으니까요. 그리고 검은 바다가 요란하게 파도를 출렁이는 바닷가를 따라 걷던 밤, 깊은 곳에 발을 들여놓았나 싶었을 때, 아이는 아저씨의 목말을 타며 평안을 느끼고, 차가운 우물에 삼켜졌을 때, 아이는 아주머니가 정리해준 침대에 누워 아주머니가 가져다주는 레몬과 정향과 꿀을 넣은 따뜻한 음료와 아스피린을 통해 온기를 느꼈을 것입니다. (어쩌면 lt맡겨진 소녀gt의 평생에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물에서 건져준 사람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상상을 해봅니다.)
quot넌 아무 말도 할 필요 없다.quot 아저씨가 말한다. quot절대 할 필요 없는 일이라는 걸 꼭 기억해 두렴.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quot(73).
lt맡겨진 소녀gt가 서늘하면서도 따뜻하고, 다정하면서도 냉정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떤 상처를 애써 위로하려 들기 않기 때문인 것같습니다. 이 책에서는 위로의 말들이 오히려 가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