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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관하여

정보

  • ISBN : 9791130698205
  • 출판사 : 다산책방
  • 출판일 : 20230831
  • 저자 : 정보라

요약

● “생각의 파도에 휩쓸리게 되는 매혹적인 소설!” 부커상 최종 후보, 정보라 4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저주토끼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국내를 넘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작가 정보라의 신작이 다산책방에서 출간된다. 고통에 관하여는 붉은 칼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로, 정보라 특유의 치밀하고 치열한 설정과 서늘하게 파고드는 문장, 어둡게 번뜩이는 사유가 더욱 돋보인다. 이야기는 고통을 무력화시킨 진통제 NSTRA-14를 만든 제약회사와, 고통이 인간을 구원에 이르게 한다고 주장하는 종교단체의 갈등에서부터 시작된다. 정보라는 소설이라는 매혹적인 가능성의 도구를 통해, 고통이라는 감각의 뿌리까지 낱낱이 해부하며, 독자들에게 철학적 통찰과 내면을 집요하게 찌르는 이야기의 쾌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고통에 관하여

리뷰

h*** ​

종교 단체와 고통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하여 독자들에게 특유의 분위기를 선사하는 작품.

낯선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동시에 종교 관련한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상황이라거나

고통에 대한 주제를 풀어나가는 약물과 같은 소재가 현재의 우리 사회의 현상을 절묘하게 관통한다는 생각을 하며 읽을 수 있다.

저주토끼라는 작품으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정보라 작가의 신간이 4년 만에 출간 되었다.

완벽한 진통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에게 고통이라는 감각이 새롭게 정의된다.

이러한 사회 속에서 고통이라는 것을 대하는 어느 종교 단체와 그와 관련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담은 작품.

정보라 작가의 작품을 잘 아는 독자는 아니지만, 특유의 시선이라고 해야할까.

실제로 있음직한 부분을 가지고 있으면서 통찰 같은 느낌을 가진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되는데,

사실 초반에는 ( 인물들이 다 외자에 가까워서 그런지 나 같은 경우에는 처음엔 낯설고 혼동되는 부분이 있었다. )

작품의 인물과 내용에 대해서 익숙해지는 과정이 조금 필요하였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실제 있음직하다는 생각과 그럼 작가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고 싶은걸까?라는 호기심이 함께 들었다.

주제적인 부분도 그렇고 문체라거나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독자에 따라서는 살짝 취향을 탈 수도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 혹은 나와 비슷하게 몰입이 처음에 어려워서 페이지를 넘기기 힘든 분들도 있을 것 같다. )

작가의 스타일과 결이 맞는 독자 분들이라면 반갑고, 몰입하면서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만난 신간 lt고통에 관하여gt

마지막으로 책 맨 뒷 부분에 lt작가의 말gt 부분 또한 인상적으로 다가왔고,

다른 독자분들의 생각과 후기도 궁금해지는 작품이기도 했다.

​ 2023-09-13 19:48:42.960838
q*** 와..혼란하다 혼란해.. 난해합니다.. 2023-09-12 22:32:10.248473
h*** 국내 소설을 잘 읽지 않다 보니 사실 이 저자의 이름도 처음 들었다. 책 소개 내용 아래 적힌 저자의 전작 제목을 듣고서야 quot아quot 했지만, 사실 그것도 제목만 들어봤을 뿐 책을 읽은 건 아니었다. 유명한 작가의 책이라 하니 quot한 번 읽어나 보자quot 싶은 마음. 어쩌면 거기서 거기 같던 국내 소설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 그렇게 오랜만에 국내 소설을 또 한 편 선택해 봤다.

솔직히 말하면 소설 속으로 들어가는 데 애를 먹었다. 신체적 고통을 잊게 하는 NSTRA-14를 개발한 제약회사와 고통이 없는 상태는 죄악에 빠진 것보다 더 무서운 타락이라 믿는 종교단체의 갈등을 다루는 내용이란 걸 어렵사리 찾기는 했지만, 초반부터 장르물의 영상을 보는 것 같은 잦은 장면 전환이 집중을 방해하고 있어서 무슨 내용인지 파악하기 힘들었다. (이건 내 한계라 어쩔 수 없다.) 약간은 난해한 드라마 스페셜을 보는 기분이었달까? 초반의 집중이 좀 힘들었다는 것만 뺀다면 굉장히 신선한 느낌의 색다른 소설이었다.

​[부작용도 중독성도 없는 획기적인 진통제 NSTRA-14의 개발로 사람들은 고통을 느끼지 않고 살 수 있게 되자, 고통만이 구원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하는 종교단체가 등장했다.] 그리고, 그 진통제를 만든 회사를 표적으로 한 폭탄 테러 사건이 있었고, 12년의 시간이 흘러 그 종교단체의 사람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당시 그 사건에서 살아남은 제약회사 사장과 연구 최고 이사의 딸인 경과 폭탄 테러 사건의 범인인 태를 다시 소환하고, 거기서부터 이야기가 두 개의 갈래로 뻗어나간다는 것을 이해한 다음에서야 겨우 제대로 읽을 수 있었다.

읽으면서 이야기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처럼 난해하다는 생각을 했다. 전체를 보자면 미로 속을 헤매는 느낌이지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약간 이해는 되는 느낌. 그래서 따로 떼어놓고 이해한 뒤 두 이야기를 합쳐야만 전체가 대충 그려지는 이야기. 교단 안에서 벌어지는 이해할 수 없는 의식 등은 그간 뉴스로 접해온 사이비 종교에 대한 이야기로 그러려니 할 수 있었고, 제약회사와 종교단체가 엮이게 되는 사건 이야기도 그러려니 할 수는 있었는데, 경과 현의 동성 결혼이나 그 결혼에 얽힌 계약 내용, 그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고 있는 현의 가족들은 솔직히 납득하기 힘들었다. 이 소설의 사건들이 -그럴 수도 있지라며 이해의 폭을 최대로 넓혔지만 - 유기적으로 이어진다고 하기엔 뭔가 애매하다고 느껴지고 난해했던 이유다. 그러한 이유로 솔직히 다시 읽는다고 해도 이 소설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부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할 듯하다. 다만, 책의 말미에 남긴 작가의 말에서 나는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이 사는 동안 아프지 않고 살 수 있다는 것도 크나큰 복이다. 하지만 몸이 건강하다는 것은 축복받을 일이나, 마음도 정신도 아프지 않고 평탄하게만 사는 것도 과연 마냥 좋기만 한 일일까?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따라왔다. 책 속의 경과 태처럼 부모로부터 받은 물리적인 학대가 결국 정서적 학대로까지 이어지는 건 굳이 겪지 않아도 될 통증이라 하겠지만, 세상사가 모두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에서 오는 좌절과 고통은 겪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세상이 자기만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하는 이기적인 사람이 줄어들고, 사람은 어울려 살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이해하게 될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작가는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써내려갔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결론은 그러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너무 앞서가는(?) 내용들을 전부 이해하진 못했지만 말이다.

​ 출판사에서 책만 받아서 읽고 쓰는 서평 ​ 2023-09-12 12:09:19.007682
f*** 정보라 작가가 4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 lt고통에 관하여gt는 고통에 대한 두 가지 시점을 보여준다. 고통을 없애려는 집단과 고통을 구원으로 여기는 집단. 전자는 제약회사이고 후자는 사이비 종교단체 lt초월gt이다.

사이비 종교단체 초월은 고통을 구원의 수단으로 삼았다. 그런데 경의 부모가 경영하는 제약회사가 육체적 고통을 없애는 신약을 개발하자 반발한다. 제약회사는 끝내 어떠한 부작용도 없는 고통 제거 신약 NSTRA-14를 개발한다. 이에 초월 교단에 있던 태는 교단의 명령에 따라 드론을 이용한 폭탄 테러를 일으킨다. 태는 제약회사 상층부를 날려버리고 그곳에 있던 경의 부모를 사망케한다. 그게 벌써 12년 전 일이다. 폭탄 테러로 제약회사는 경영자를 잃고 회사는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 교단은 사법재판을 받고 사람들은 흩어진다.

폭탄 테러 이후 12년이 지난 어느 날 초월 교단과 관련 있는 사람들이 살해당한다. 사건 조사를 위해 폭탄 테러범 태와 태를 감시하는 고참 형사 륜, 신임 형사 순, 태의 정신감정을 맡은 의사, 태에게 부모를 잃은 경, 제약회사 사장 현은 12년 전 사건이 일어난 제약회사와 교단이 있었던 마을을 방문한다.

책을 읽기 전, 간략한 작품 소개를 읽었다. 고통을 완전히 없애는 약을 보고 올더스 헉슬리의 lt멋진 신세계gt를 떠올렸다. 소마를 복용하고 늘 행복하게 사는 멋진 신세계 속 사람처럼, NSTRA-14를 복용하고 육체의 고통에서 완전히 해방된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런데 lt고통에 관하여gt는 고통을 제거하는 신약만 그린 것이 아니다. 여러 시간과 사건이 꼬여있다. 12년 전 폭탄 테러 시점과 현재, 폭탄 테러가 일어나기 전보다 더 오래된 과거와 다시 현재를 오간다. 그러면서 밝혀지는 사이비 교단의 정체와 제약회사의 동물실험, 아동학대, 가정폭력 등을 하나씩 풀어놓는다.

책을 다 읽고 작가가 정리해놓은 등장인물의 이름을 다시 살펴보았다. 등장인물의 이름은 한자 한 글자로 되어있다. 태는 날카롭고 용맹함을 뜻하는 한자 銳(날카로울 예, 창 태)다. 경은 혼자와 고독, 우아함과 단단함을 뜻하는 한자 嬛(홀로 경, 날렵할 현)다. 책을 다 읽고 다시 보니 등장인물 이름과 그들의 삶이 닮아 보였다.

정보라 작가는 2018년 미국 SF 행사에서 통증과 진통제에 관한 대담을 듣고 통증과 진통제에 관한 이야기를 쓰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사이비 종교에 대한 프로그램을 보고 사이비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한다. 작가의 말을 통해 행복한 삶과 죽음을 위해 어떻게 진통제가 사용돼야 할지 조금 생각해 보았다. 고통은 감당해야 하는 것인가, 약을 통해서라도 없애야 하는 것인가 명확히 답을 내릴 수 없다.

소설이 SF로 분류되어 있는데 소설에 등장하는 사건들이 현실에 있을법한 일이라 왜 SF로 분류되었을까 의아했다. 현실 반영 현실 밀착형 소설 같은데 말이다. 말미에 이르러서야 이 소설이 SF로 분류된 이유를 알았다. 작가는 등장인물들이 잊어버린 기억도 모두 찾아주고 살인범도 잡아준다. 닫힌 결말로 이야기를 끝나는데 나는 왜 열린 결말처럼 느껴질까.

작가의 전작 lt저주 토끼gt 속 단편 lt안녕, 내 사랑gt은 여자가 여성 로봇에게 느끼는 사랑의 감정도 담고 있다. 이 책도 lt안녕, 내 사랑gt처럼 미래를 그린 소설로 동성 간의 사랑, 트랜스젠더에 대한 열린 시선을 담고 있다. 그래서 동성 간의 결혼을 파악하지 못해(이름이 외자라 처음에 성별 구분이 어려움) 처음에는 등장인물의 성별에 혼동이 왔다. 저주 토끼만큼이나 독특한 SF 소설이다.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까 궁금해하며 읽었다. 이틀 동안 사건 메모도 해가며 잘 읽었다.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2023-09-12 08:02:58.548575
g***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2023-09-11 11:39:41.486507
x*** 평소 소설은 잘 읽지 않아서 작가가 대중화된 인물이 아니면 잘 모른다. 정보라작가도 처음 듣는 이름이다.

이 책도 제목 때문인지 에세이나 철학류의 한 종류로 생각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실망하지는 않았다 시간 때우는 삼류 소설은 아니었다.

형식은 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내용은 인간의 속성과 사회 현상을 문학적으로 잘 그려낸 작품이다.

아무래도 메시지가 무겁다 보니 감미로운 배경표현이나 섬세한 상황묘사가 없어 다소 딱딱한 느껴질 수 있다. 더구나 제목이 암시하듯 전반적으로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스릴러물이긴 하지만 특별한 장면은 의도적으로 긴장을 유도하려는 것 보다는 사건의 적절한 연결을 위해 필요한 조치로 보인다.

이 소설의 관전포인트는 인간의 숙명적인 고통이 이분법적 세계에서 어떻게 활동하는지 그리고 작가는 그 고통을 어떤식으로 수용하고 통합해 가는가를 지켜보는 것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종교집단과 제약회사는 극단적인 관계이다. 종교집단은 고통을 유발해서 종교적 목적을 달성하고 제약회사는 고통을 제거함으로서 수익을 창출한다. 하지만 둘 사이의 모종의 유착이 있다.

남과 여는 서로 극단적이지만 작가는 둘 사이를 하나의 스펙트럼으로 보았다. 그 중심에 주인공인 경 이 있다. 경은 남자인 태와 육체적 관계를 갖는다. 하지만 마음으로는 같은 여성인 현 을 사랑한다.

소설의 상당부분은 경이 태와의 관계와 현 과의 관계에서 오는 미묘한 갈등을 묘사한다. 그리고 그 해결점은 예상을 깬다. 대체로 여성작가들이 품고 있는 페미니즘의 그림자가 이 소설에도 드리워져 있다.

고통은 예로부터 철학과 종교의 단골 메뉴였다. 철학은 삶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고통을 도구로 삼았고 종교는 구원을 위해 고통을 통과 의례로 여겼다. 고통을 이겨냄으로써 자아를 실현하고 고통을 극복함으로써 신과 가까워진다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는 여기에 찬물을 끼얹는다. 고통은 견디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고통을 견디는 것을 정신병의 징후로 봄으로서 고통에는 의미가 있다는 전통적인 고통관을 해체한다.

이 소설은 여러가지 면에서 신선하다. 등장인물의 이름이 모두 한자어인 외자이고 소개도 한자 뜻 풀이 형식이다.

차례 또한 특이한 방식으로 전개한다. 1부에서 5부까지의 소제목은 뇌의 부분 명칭을 썼고 마지막 6부는 몸이다. 고통에 대해서도 머리와 몸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이 적용된다. 고통은 신체적인 통증보다 넓은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결국 6부에서 정신적 고통과 몸의 고통은 삶 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된다.

이 소설은 현실을 바탕으로 쓰여졌지만외계인과 초현실적인 장면도 개입시켜소설이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잘 활용하고 있다.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선사하는 멋진 작품이라 생각한다.

이 서평은 출판사 서평행사에 참여하여 제공받은 책으로 자유롭게 작성했음을 알립니다. 2023-09-08 08:47:02.306224
n*** 정보라 장편소설 고통에 관하여 다산책방 소설로 양장판 표지구성으로 23년 8월 31일 1쇄출간되었으며 9월 6일 전자책으로도 발빠른 출간이 되었네요 빨강과 검정의 강한 대비로 고통에 관하여 도서 제목도 병원의료기기에서 맥박(심장)이 뛰는 듯 글자체가 이어져 있어 의도한 듯 특이했습니다 지난 22년에 저주토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후보 선정작가답게 4년 만의 신작인 이번 소설은 길고도 혼란스러운 이야기로 독자들을 이끌어내네요

목차는 1부 기억-해마체 2부 온도-체성감각 영역 3부 정서-변연계 4부 논리와 판단-전두엽 5부 깨달음-시상하부 6부 삶-온몸으로 도대체 대학교재의 원서나 전문학술서 분위기였습니다^^

한글자 이름의 등장인물들의 소개도 목차뒤에 바로 이루어지며 한글자 한자어의 해설과 인물의 특징이 한줄소개되어 마치 소설이 시작되기전에 관객인사 하는구나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첫문장 조차도 강력한 흡입력으로 시작하여 읽는 사람이 쉴새없이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새 빠져들게 되는 정보라의 고통에관하여

읽기전에 심호흡 단단히 하고 읽으시길 바랍니다 짧은 호흡으론 장편소설의 무한한 바다를 한달음에 내려가 볼수 없음에 2023-09-07 03:29:01.276673
d***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견뎌냄으로써 초월상태로 접어들어 구원받게 된다는 한 교단과 그 교단에 속해 있던 사람들, 속해 있지는 않지만 어떤식으로든 얽히게 된 사람들-주로 교단의 피해자, 교단의 교리에 반하는 고통을 없애주는 약을 개발한 제약회사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고통이 인간의 삶에서 지니는 중요성과 의미에 대해 다루고 있다.

​처음에는 등장인물의 모호한 언급때문에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일단 어느정도 적응하고 나면 술술 읽히는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결말까지 다다르면 교주가 나오는 부분이나, 경과 현의 선택이라던가 이런 점에 솔직히 물음표가 그려졌다.

장르가 SF인걸까? 주인공이 딱히 한국인 같지도 않고, 배경도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지 않고 시간도 애매하기만 하고 마지막 교주가 등장하는 부분도 ..

뭐랄까, 한 마디로 콕 찝어 말할 수 없는 내용이다.

고통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은 걸까, 사이비 종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은 걸까, 그것도 아니면 고통과 상처를 이겨내고 살아가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은 걸까. 2023-09-04 18:55:47.023089
z*** 고통에 대하여 우리 모두 각자 가지고 있는 인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고통, 아픔, 그리고 유사한 자극에 대해 우리는 늘 피하려고 하고 이를 잊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것 같다. 그것이 즐겁고, 새로운 자극을 찾는 거일수도 있고. 누군가는 술이나 담배, 혹은 자신만의 기호식품을 통해 위안을 찾으려고 하고. 때로는 약물의 도움을 받아 이와 관련한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이를 이겨 나가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책에서는, 이런 반응하는 인간의 모습을 고찰한다기 보다는 고통 자체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 같긴 했지만 말이다. 고통 없는 삶은 행복할까? 우리는 모두 고통과 아픔이 없는 곳을 유토피아라 생각하는 것 같지만 사실일까? 고통이 없다는 것은 육체/정신적인 부분을 초월한걸까? 등 어쩌면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 책이라 생각한다. 나조차도 평소에 깊게 생각해 보지 않은 영역이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이런 사회적 문제를 직시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작가가 책을 쓰며 보았다던 여러 다큐멘터리에서도 나오듯, 이 책의 내용은 단순 소설의 일부 이야기라기 보다 우리 사회에서 어디선가 볼 법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저 있다. 그래서 조금은 난해하고 어두침침한 느낌이 들지만 현실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꽤 자주 들었다. 2023-09-04 14:24:21.849367
p*** 👍이런 분에게 추천해요 고통에 대한 근본적인 사유를 해보고 싶은 분

신체에 가해지는 고통을 부작용이나 중독성 없이 말끔하게 해소하는 진통제 NSTRA-14가 세상에 발표되자 누구라도 통증을 전능하게 다루는 시대가 도래한다. 그러나 고통이 없는 삶을 죄악시하고 고통이야말로 인간으로서 구원을 얻을 수 있는 초월의 길이라고 주장하는 교단이 설립되며 진통제를 생산하는 제약회사와 첨예하게 대립한다. 교단은 제약회사를 테러하고, 교단의 지도자가 의문의 죽음을 맞는 등 커다란 사건이 발생하고 그 소용돌이의 중심에는 제약회사의 자녀 경과 테러범 태가 있다.

작중 등장인물들의 이름에 외자를 사용하는 점이 독특했다. 인물들의 성별은 극이 진행되면서 밝혀지는데 성소수자들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성별 이분법적 사고를 막기위한 하나의 장치이자, 한자어를 쓰는 각 이름이 가진 인물들의 특성을 명확히 하려했던 작가의 공이 돋보이는 설정이었다. 교단을 창시한 교주의 정체가 드러날 때는 생각치 못했던 설정에 놀랐다.

제약회사와 교단은 대립의 각을 세우고 있으나 두 집단이 lsquo고통rsquo이 존재해야 각자의 존재 이유가 공고해진다는 공통점을 가진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이익이나 신념을 위해 타인의 희생을 도구화 한다는 부분은 잔인하기 이를 데 없다.

작중 배경에 따르자면 신체의 물리적 고통을 제한하니 정신적 고통만이 남는다. 이야기를 관통한다고 보는 주제는 정신적 고통을 인간의 존엄성의 일부로 볼 것인가? 하는 거였다. 나의 대답은 lsquo그렇다lsquo이다. 고통을 원하는 인간은 없겠지만 고통은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로서 작용하고 피할 수도 없으며 받아들이는 주관에 따라 삶의 방향도 변화한다고 본다.

중요한 점은 고통에서 이유를 탐구하다보면 그 행위에 매몰되어서 결국 주변을 차단한 채 홀로 고립되어 버리므로 내 상태를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삶에서 치르는 고통에는 철학적으로 풀어내야 할 근원 같은 것은 없다. 다만 고통 속에서도 내가 사는 의미를 찾는 것, 그것이 삶의 돌파구를 찾고 내구력을 강화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 인간은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여 삶을 견딥니다. 고통에 초월적인 의미는 없으며 고통은 구원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무의미한 고통을 견디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생존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인간은 의미와 구원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서평단 신청을 통해 도서를 받아 솔직하게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2023-09-04 13:33:11.191815
c*** 저주토끼 재밌게 읽었었는데 이번책은 좀 난해했어요 2023-09-04 09:04:56.180563
y*** 부커 상 최종 후보 작가의 글은 이렇군요! 이 책을 읽으니 부커 상이 어떤 글을 지향하는지 감이 오는 것 같았습니다. 고통을 숭배하는 교단과 고통을 없애는 회사라는 주요한 소재도 흥미로웠어요. 많은 분들도 재밌어 하실 것 같습니다 )

2023-09-04 00:58:32.931395
i*** ldquo세상에서 고통이 사라지자, 인간은 다시 고통을 갈망하기 시작했다ldquo

중독성과 부작용이 없는 완벽한 진통제를 보급하는 제약회사와 고통을 숭배하는 신흥 종교단체. 교단은 고통을 느끼는 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준다고 주장하며 제약회사를 테러한다. 테러사건 후 잠잠해진 교단에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온몸이 고문 흔적으로 가득하고 체내에서 다량의 약물이 검출된 채 죽은 교단의 지도자들.

이 사건을 둘러싼 주요 인물들의 이름이 독특했다.

경 홀로 경, 날렵할 현, 산뜻할 현, 우아하다, 단단하다, 홀로, 고독하다 현 흐를 현, 넓고 깊을 현, 이슬 빛날 현 태 날카로울 예, 창 태, 날카롭다, 용맹하다 한 태의 형, 들개 한, 야생 개 간, 감옥 안 욱 교단의 추종자, 슬퍼할 욱 엽 빛날 엽

읽으면 읽을수록 한 글자의 단순한 이름에 인물의 속성을 모두 담아냈음이 드러난다. 이들은 자라온 환경에 따라 저마다 다른 속성을 지니게 되었고 고통에 관한 가치관도 모두 상이하다.

특히 lsquo태-경rsquo lsquo경-현rsquo 이 두 관계가 흥미로웠다. 테러사건의 범인 태는 교단에 헌신하며 남들에게 무자비하게 고통을 가하는 한을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 또한 교단에 속해있으면서도 교리 외의 영역에서 고통의 의미와 삶의 목적을 찾으려 했다. 부모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한 경은 테러사건으로 부모를 잃은 후에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과 비슷한 태를 보며 망가졌더라도 살아갈 수 있고 살아갈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려 했지만 현과 재회한 후 깨달았다. 사람의 삶은 모두 다르고, 고통의 경험도, 고통에 대한 대응도 각각 다르다는 것을. 그래서 경은 태를 떠나고 현과 함께 삶의 목적을 찾는다.

SF소설이지만 현실적이라고 느껴졌다. 사이비 종교, 약물 투약, 가정 폭력, 동성 결혼에 대한 차별 등 현사회에서 마주하는 고통들과 이러한 고통을 거창하게 여기는 사회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다. 사람들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라면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치 우리 인생에는 당연히 고통이 있어야 한다는 듯이.

마지막 장을 덮은 후 ldquo고통을 경험하고 극복해야만 초월을 얻을 수 있다ldquo는 교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저자는 이와 반대로 고통에 삶의 의미를 부여할 필요 없다고 말한다. 고통은 단지 고통일 뿐이다. 경과 현이 그랬듯이 이제 지나간 고통은 모두 과거에 남겨두고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결정할 할 때이다.

단순하게 생각해왔던 lsquo고통rsquo이라는 감정을 복합적으로 풀어내 처음엔 어려웠으나 점차 인물들의 서사에 빠져들면서 내가 생각하는 고통과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되는 소설이다.

📖 (p.128) 인간은 자신의 신체를, 신체의 감각과 기능을 타인과 공유할 수 없다. 그 어떤 환희나 쾌락도 오로지 감각하는 사람 자신만의 것이며 고통과 괴로움도 마찬가지다.

📖 (p.285) 인간은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여 삶을 견딥니다. 고통에 초월적인 의미는 없으며 고통은 구원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무의미한 고통을 견디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생존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삶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 인간은 의미와 구원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 (p.291) 물리적으로 감각하는 모든 정보를 신체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알지 못할 때 마음은 그것을 고통이라 정의했다. 그러므로 기쁨도, 환희도, 초월도, 아마 구원조차도, 인간이 이해하고 해석하고 받아들일 수 없을 때는 모두 고통이었다.

📖 (p.302) 비일상적인 삶의 경험과 강렬한 고통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타인과 즉각적인 유대감을 맺기는 불가능했다. 고통과 고통의 탐색은 오히려 경을 타인으로부터 고립시켰다. 고통의 탐색에 매몰되면 결국 과거의 고통을 끊임없이 되돌아보아야 했다. 그러다 보면 어떻게든 벗어나려 했던 그 고통으로 돌아가 결국 다시 그 속에서 살아가야 했다. 던져야 할 질문들을 모두 던지고 나면 같은 질문에 더 이상 머무르지 말아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2023-09-03 23:28:21.519283
g*** 낯설고 새로운 소재였던 것 같습니다. 그럭저럭 잘 읽었네요! 2023-09-03 19:44:19.817462
m*** 세상에 고통이 사라지자, 인간은 다시 고통을 갈망하기 시작했다.

세상에 고통이 사라졌는데 인간은 왜 다시 고통 속으로 들어가려 했을까? 인간이란 참 신기하다. 고통을 없애기 위해 누군가에게 고통을 가하고, 고통의 의미를 찾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고 그 위에 군림하려한다. 세상은 어떤 좋은 것을 만들어내도 반드시 뜻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사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 문장이었다.

quot고통의 탐색에 매몰되면 결국 과거의 고통을 끊임없이 되돌아 보아야 했다, 그러다 보면 어떻게든 벗어나려 했던 그 고통으로 돌아가 결국 다시 그 속에서 살아가야 했다. 그리고 그런식으로 과거에 발목을 잡히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던져야 할 질문들을 모두 던지고 나면 같은 질문에 더 이상 머무르지 말아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 책에 나오는 경이 그랬다. 그가 겪은 경험의 상처와 고통의 회복 과정에서 동반되었었던 망각에도 불구하고 회복 과정에서 남는 감정과 기억을 찾으려고 했다. 고통안에 갇혀있으려 했다. 그러나 곧 깨달았다. 고통과 고통의 기억은 오히려 자신을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 타인으로부터 고립시키게 된다는 것을.

그래서 선택한 것들은 이전과의 다른 삶이였다. 그것이 어떤 길인지 알수도 없고 두려울지라도 고통의 문을 열고 나오기 시작했다. 응원하고 싶었다.

고통앞에서 인간은 나아가기 위해 그 고통앞에 그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해야한다. 내가 이자리에 계속 머물 수 있어야할 질문이 아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질문을 해야 한다. 고통을 끊임없이 들여다 보면 결국 그 속에 갇혀 나오는 어떤 문도 발견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고통의 흔적은 그 자리에 두고 그 자리에서 다시 나아가려고 할 때 고통이 아닌 새로움 경험과 삶이 시작될 것이다.

(사전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읽은 도서입니다) 2023-09-03 11:42:54.0183
q*** 무언가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문학적 치료제

과연 인간에게 고통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했을 법한 소설이다. 작가는 고통을 없애는 약을 개발한 제약회사와, 고통을 숭배하는 사이비 교단 간에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인간에게 고통이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서 풀어내고 있다. 강렬한 첫 장면으로 시작하여 전반적인 인물과 장면들이 교차되는 방식으로 사건이 서술되는데, 다소 혼란스럽기는 하나 덕분에 소설 속 스산한 분위기가 배가된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건 극 중에서 성별이 둘다 여성으로 그려진 경(홀로 경)과 현(흐를 현)이란 인물이다.

경은 폭탄테러로 사망한 제약회사 사장부부의 딸로, 감정이 없는 냉정한 인물로 보여진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과거에서 벗어나 현과의 행복한 삶을 찾고자 고군분투하는 인물로, 끔찍한 삶을 벗어나서 제발로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 높은 사람이다. 현은 제약회사의 법무팀 직원으로 폭탄 테러 이후 혼자 남은 경과 계약과도 같은 혼인을 맺고 경이 회사를 떠난 이후에는 회사를 홀로 꾸려가는 합리적인 이성을 가진 인물이자, 경의 아픔을 다독여주는 따듯한 감성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소설 말미에 경은 이렇게 깨달았다고 한다.

고통의 탐색에 매몰되면 결국 과거의 고통을 끊임없이 되돌아보아야 했다. 그러다 보면 어떻게든 벗어나려 했던 그 고통으로 돌아가 결국 다시 그 속에서 살아가야 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과거에 발목을 잡히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던져야 할 질문들을 모두 던지고 나면 같은 질문에 더 이상 머무르지 말아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경에게서 고통에 관하여, 삶에서 고통을 다루는 태도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트랜스젠더, 동성혼 등 조금은 민감한 주제를 담고 있어 꺼려질 수도 있겠으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본다면, 소설 말미에는 나른한 따듯함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사전서평단으로 읽어보았습니다.) 2023-09-02 01:26:45.585556
j*** 이 책은 고통을 느끼지 않는 진통제 몸에 중독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게 되었다는 내용을 시작으로, 고통을 피해서는 안되며 고통으로부터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새로운 종교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었다.

인간은 고통 받는 것이 힘들어 고통을 느끼지 않는 진통제를 개발하였는데, 정작 고통이 없으니 살아 있지 않는다고 느낀 것일까 ? 이 책의 세계에서는 그렇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았다. 고통을 받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지만 결국 고통에 중독된듯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도 그렇다. 고통을 받지 않기 위해 무엇이든 하려고 하지만, 결국 우리는 고통이 없으면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는 모순된 정의에 중독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원하는 행복은 무엇인가? 행복하다가도 힘든 고통이 오는 것인지, 고통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갖가지 노력으로 행복해지는 것인지 우리는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행복과 고통은 존재한다. 하지만 고통이 클수록 작은 행복은 큰 행복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부디 우리가 행복을 얻기 위해서 더 큰 고통을 짊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고통 받지 않는다고 해서 행복을 느끼는 것도 아니고, 행복하다고 해서 고통 받을 일이 없다는 것은 아니니까. 우리는 단지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를 작은 SF 사회로 보여주는 듯 했다. 고통에 관하여 재미있게 풀어 쓴 소설이라는 점과, 이 사회에서는 동성결혼, 동성애, 트랜스젠더 등 앞으로 인간의 다양성과 존엄성을 중요시 하는 미래를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현재를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한다. 고통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주제이기는 하나, 결코 고통만을 위한 이야기를 써내려가지는 않는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행복, 우리에게 고통은 무엇인지 고찰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나의 고통을 치유 받기 위해서,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기 위해서 서로의 고통을 드러내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은 결국 고통에 중독됐다는 것과 같다. 우리는 우리의 삶에 중독된 것일 뿐이다. 2023-09-01 23:34:12.583909
d*** 사전 서평단에 선정되어 이 책을 읽어 보았다. 가제본으로 보았는데… 책이 이렇게 나왔구나

요즘 작가, 요즘 소설…

잠을 잘 못자고 일어나 목도 뻣뻣하고 고개도 안 돌아간다. 머리까지 욱신욱신, 팔까지 저릿저릿… 정말 고통스럽다. 한의원에 가서 교정도 받고, 침도 맞고 고통을 줄니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이런 고통은 오히려 고맙다. 고통도 없이 삶을 갉아 먹는 질병들도 있으니까. 처음 고통이란 단어를 보았을 때 갑자기 아버지가 떠올랐다. 아무런 이상신호 없이 암에 걸린걸 자각하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쳐 돌아가신 아버지를.이때 고통(통증)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고통에 대한 각기 다른 생각들… 책을 읽고 있는데 남편이 묻는다. 이 책의 고통이 몸의 고통이냐? 마음의 고통이냐? 앞 부분을 읽을 때에는 몸의 고통을 이야기 하는 줄 알았다. 통증이란 조직 손상이 있거나 있었다고 생각되는 사건에 연관되어 나타나는 감각적 또는 정서적 불유쾌한 경험 으로 정의된다면서 몸의 손상에 대해 말하고 있다. 거기다가 제약회사에서 고통을 줄이기 위해 NSTRA-14를 만든다. 하지만 뒤를 이어 개발 중이던 NBOLI-730가 오히려 고통을 증폭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교단에서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준다고 주장하며 이용하고 제약회사를 테러한다. 그런 교단에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그 사건의 중심에 있던 태를 불러냄으로써 사건은 복잡하게 흘러간다. 형사 륜과 신임형사 순, 그 교단을 폭파시켜 무기징역으로 복역중인 태, 태의 형 한, 제약회사의 딸인 경, 교단을 추적하는 민, 정신과 의사 협 등… 등장인물의 스토리 속에는 모두 고통이 있다. 한 글자로 되어있는 등장인물의 이름이 헷갈리기도 하고 SF적인 소설에 적응되기 어려웠지만 읽다보니 그들의 고통에 공감이 갔다. 그들의 고통이 치유되길 기대하게 된다. 타인과의 접촉이 부재하는 상태가 고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p248 인간은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며 삶을 견딥니다. p284 기쁨도, 환희도, 초월도, 아마 구원조차도, 인간이 이해하고 해석하고 받아들일 수 없을 때는 모두 고통이었다. p291 고통의 탐색에 매몰되면 결국 과거의 고통을 끊임없이 되돌아보아야 했다. 그러다 보면 어떻게든 벗어나려 했던 그 고통으로 돌아가 결국 다시 그 속에서 살아가야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과거에 발목을 잡히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던져야 할 질문들을 모두 던지고 나면 같은 질문에 더 이상 머무르지 말아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p302

과거의 고통에서 벗어나 모두들 행복해 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절로 생기는 소설이다.

2023-09-01 21:50:58.754487
o*** 📚nbsp다산책방 사전서평단 도서제공

📖 정보라, 고통에 관하여 (230826230831)

❝ 별점 ★★★★☆ ❝ 한줄평 고통의 잔해를 더 이상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 ❝ 키워드 고통 통증 흉터 구원 초월 빛 운명 삶 죽음 사랑 ❝ 추천 고통과 삶에 관한 깊은 고찰을 하고 싶은 사람

🧪 첫 문장 여자의 허벅다리 안쪽에는 칼로 그은 긴 흉터들이 얽혔다. (p.9)

❝ 사람의 삶은 모두 다르고, 고통의 경험도, 고통에 대한 대응도 각각 달랐다. 자신의 고통은 자신만의 것이었다. (p.301) ❞

📝nbsp(23/08/31) lsquo세상에서 고통이 사라지자 인간은 다시 고통을 갈망하기 시작했다rsquo는 문구에 엄청난 끌림을 느꼈다. NSTRA-14라는 부작용과 중독성이 없는 완벽한 진통제를 개발하며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제약회사, 그러나 고통이 없는 삶은 자신의 영혼을 자각하지 못하는 삶이며, 자신의 고통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구원에 이르며 초월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교단,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인물들.

교단의 보호에 보답하기 위해 교단에 헌신하기로 마음먹은 태의 형 한과, 교단의 지시로 제약회사 본사를 폭발시켜 경의 부모를 죽인 태. 부모의 생체실험 대상이 되어 고통받다 자살을 시도해 아이러니하게도 폭발사고로부터 목숨을 건진 경과, 그런 경을 보살피다 결혼까지 하게 된 현. 그리고 이들의 주위를 맴돌며 삶을 지켜보는 엽.

작가는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오가며 인물들의 고통과 통증, 흉터와 상흔, 그리고 고통의 의미와 고통 이후의 삶을 다룬다.

🖋️ 자신의 육체가 경험하는 감각과 사고를 언어 혹은 다른 방식으로 타인에게 전달할 수는 있으니 인간은 오랫동안 그렇게 전달하고 소통하고 공유하려 애썼으나 그 어떤 표현의 방식도 결국은 불충분하다. (p.128)

살아가면서 고통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고통을 느끼는 정도와 대응하는 방식, 그리고 고통을 넘어 회복하는 과정은 사람마다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어떠한 방식으로든 완벽히 동일하게 나의 고통의 감각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완전히 공감하거나 이해할 수 없다.

인간은 자신이 잘 모르는 고통에는 공감하지 못한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한심한 한계다. 경험한 만큼만, 느껴본 만큼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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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증이 찾아오면 경은 자신의 몸과 싸우지 않았다. 동그랗게 웅크리고 누워서 고통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럴 때면 현은 옆에 함께 누워서 창백해진 경의 어깨를 안아주고 손을 잡아주었다. (p.169)

🖋️ 경은 현을 사랑했다. 그리고 현과 함께, 자신도 현도 행복하다고 느끼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남은 삶을 함께 살기를 원했다. 고통스럽지 않은 기억으로 삶을 채우고 흉터가 아닌 증거들로 앞에 남은 생을 함께 축복하고 기념하기를 원했다.(p.302)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겐 사랑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겪는 고통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어도, 그리고 그 고통을 대신 겪어줄 수는 없어도, 우리는 현처럼 곁에 머무르는 방식으로도 고통을 공유할 수 있다. 부모에게 고통을 받고 잘못된 믿음을 주입받아 혼자서는 제약회사 밖의 lsquo진짜 현실rsquo을 살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경은, 회사와 사랑하는 현을 떠나 홀로서기를 하며, 그녀를 고통스럽게 했던 과거의 삶을 계속 곱씹다 보면 그 속에 매몰되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그리고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남은 생을 현과 함께 하기를 원한다. 결국 홀로 서는 경험을 하며 고통을 극복해 보았기에 경은 사랑하는 현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지 않았을까. 경이라는 이름의 한자(嬛, 홀로 경)는 lsquo홀로, 고독한, 단단한, 치밀한rsquo이라는 뜻과 함께 lsquo날렵한, 산뜻할, 우아한rsquo이라는 뜻의 lsquo현rsquo이라는 음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를 보고 경은 홀로 있을 때도 현과 함께였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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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이 완전한 결별을 고하기 위해 찾아왔다는 사실을 태는 비로소 깨달았다. 오래전 태가 저지른 행위와 그로 인한 결과가 남긴 두 사람의 삶 사이에 있던 연결점이 사라졌다는 것, 최소한 경은 이제 그 연결점에 얽매이지 않고 더 이상 돌아보지 않고 태가 남긴 잔해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향해 이미 나아갔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 찾아온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이 끝이었다. (p.320-321)

스스로에게 가해서 생기든 외부로부터 생기든 간에 고통 이후에는 흉터라는 흔적이 남는다. 흉터는 고통을 떠올리게 하지만, 동시에 고통에서 회복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경이 마지막으로 태를 찾아가 결별을 고하는 장면은 어쩌면 자신의 흉터를 완전히 봉합하고 회복하는 마지막 단계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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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을 생체 실험에 이용하는 경의 부모나, 엽이 교단을 만든 목적과 다르게 이를 악용하여 타인의 고통 위에 서서 그것을 자신의 권력으로 삼으려고 하는 자들을 보며 인간은 타인의 고통과 아픔, 괴로움마저도 자신을 위한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섬뜩하고 무서운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엽의 살인이 달갑지 않으면서도, lsquo엽-교주-의사-외계 존재rsquo라는 이 세계의 존재이면서 동시에 이 세계의 존재가 아닌 것이 악을 처단하는 것이 오히려 더 극적인 처형이라고 느꼈다.

누구나 고통을 겪지만, lsquo자신의 고통은 자신만의 것rsquo이며, 크고 작은 흉터를 품고 있더라도 우리는 충분히 살아갈 수 있고, 살아가도 괜찮다는 것. 그리고 나의 고통이 이해받거나 대신 겪어줄 수 없는 것일지라도 사랑하는 이들이 있기에 그들의 곁에 머무르며 조금이나마 고통을 덜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여전히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mdashmdashmdashmdashmdashmdashmdashmdashmdashmdashmdashmdash 2023-09-01 15:34:32.52043
y*** 상상만 했던 이야기를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게 이 작품이 가진 장점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소 어려운 주제들이 연속으로 나와서 긴장감이 느껴지는데 이는 어려운 게 아니라 오히려 책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어 더 신선하지 않았나 싶어요.

줄거리는 간략하게 말해 고통에 관해 하나의 진통제가 전달하는 이야기입니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외자로 통일됐기도 하고 여럿이 나오기에 조금 어지러울 수도 있습니다. 앞에 간략히 설명되어 있는 인물 설명서를 보면서 읽었는데 이게 도움이 많이 된 부분 중 하나입니다.

동성애, 외계인, 범죄 등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런 내용일 거라 생각지 못했기에 당황스러운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결말이 궁금해지기도 하고 이해도도 급격히 올라갑니다. 삭막해진 요즘과 닮은 부분이 있어, 고통에 관해 새로운 정의를 내리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새로운 작품에 신선함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2023-08-31 20:39:22.448871
g*** 🏷️ldquo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의 의미였다. 그 삶이 고통이라도, 거기에 의미가 있고 목적이 있다면 사람은 어떻게든 견뎌낸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이 오래 지속되면 고통을 견뎌내는 것 자체가 삶의 의미가 된다. rdquo

🏷️quot 네가 고통을 느끼고 쾌락을 느끼는 이유는 몸을 가진 인간이기 때문이야. 네 몸이 고통의 근원이자 쾌락의 근원이고, 모든 인지와 정서와 감각의 근원이야. ldquo

🫧아무런 부작용도 중독성도 없는 신약이 개발되었고, 그로 인해 오히려 고통을 쫓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인간의 고통에 대한 이해를 위해 만들어진 교단은 이단으로 변질되어 버렸고, 계속해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교단 사람들과 제약회사 사이의 비밀.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고통 뒤에 남는 건 무엇일까? 그리고 그 고통이 지나간 후 자리한 흉터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남은 삶을 보내야 할까? 계속해서 질문만을 남기는 이 소설에서 가장 철학적인 캐릭터 엽. 그가 알아내고자 했던 것이 곧 작가가 궁금했고 알고 싶었고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들인 동시에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아닐까..

💡스토리가 신선하고 흥미로워 보여서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범인을 찾는 거에 집중을 하다가 나중에는 그것보다 진짜 여기서 찾고 있는 고통의 의미는 무엇인지가 중요해졌다. 또한 동성애나 트랜스젠더, 성에 관한 언급에서 여전히 사회에서 소외되고 감춰져야만 했던 대상인 성소수자들의 고통 또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독자들에게 불편함 없이 새롭고 넓은 시야를 갖게 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SF 적인 부분이나 판타지 소설 같은 느낌이 들게 할 때마다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런 재미들이 중간중간 있어서 소설에 신비감을 더해주는 것 같고, 후반부로 갈수록 풀리는 실마리에서 작가의 의도가 언뜻 느껴져 약간의 소름이 돋으며 점점 더 흥미로워졌던 것 같다. 매일 일상 속에서 고통을 받는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한결 무거움이 덜어졌으면 좋겠는 마음에 이 책을 추천한다. 다산북스 사전서평단 정보라 고통에관하여 2023-08-31 18:40:04.619899
y*** 이 책은 사전서평단에 선정되어 읽은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저는 다음과 같이 느꼈습니다. quot거짓구원을 위해서 거짓고통을 만들어 낸다. 필요하지도 않는 고통을 겪게하고, 그 그통을 이겨내야 구원을 받는다. 다른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고통을 고립된 채로 견디고 나니, 그 그통의 끝은 교단뿐이었다quot 사람들을 조종할 수 개념이 이렇게도 만들어 질 수 있구나를 조금이나마 알게되는 순간이였습니다. 누구에 의해 내 인생이 망가져 버리는 것은 생각만해도 분합니다. 내 나름대로의 신념을 찾고, 정립해 나가며 거짓개념들의 그림자가 내 주위에 얼씬못하게 할려면, 내가 더 똑똑하고 더 강해져야 한다는 교훈을 느끼게 해준 의미있는 책이였습니다. 2023-08-31 13:31:50.591559
l*** 처음에 책을 받았을 때 고통에 관한 소설이라니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졌다.

ldquo세상에 고통이 사라지자, 인간은 다시 고통을 갈망하기 시작했다.rdquo 소설의 이야기는 의학적 고통에서 인간의 본질적 내면 고통까지 모든 것들이 고통이다. 고통이 없다면 어떨까?

정보라 작가님의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lt고통에 관하여gt는 심오하면서 철학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다. 나에게는 어렵게 다가 온 책이지만, 많은 분들이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2023-08-31 06:36:43.421116
p*** 사전 서평단에 선정되어 받은 책인 정보라 작가님의 고통에 관하여는 소설이라고 하기엔 철학적인 내용이 많이 담겨 있고, 단순하게 인간이 사는 얘기를 하기엔 SF적인 내용이 베이스로 깔려 있는 책입니다. 처음 읽을 때부터 묘하게 시선을 사로 잡는 단어들이 있었고, 그 단어들을 키로 잡고 따라가다 보니 정말이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존재를 마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부분이 이질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소설의 완성도를 더 높여주는 느낌이어서 다 읽고 나서도 여운이 많이 남았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책 속으로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처음 몇 페이지 읽을 때 눈에 거슬리기 시작한 것이 주인공들의 이름이었습니다. 모든 주인공들은 한자로 된 이름 한 글자. 사실, 맨 첫장부터 제대로 봐왔다면 앞쪽에 작가님이 소개한 등장인물에게 약간의 단서를 얻을 수 있었겠지만, 성질이 급한 나머지 바로 본론으로 들어와버리는 바람에 이것이 있다는 것을 다 읽고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잠깐 소개를 하자면 이슬 빛날현의 泫(눈물을 흘리다, 넓고 깊다라는 의미를 가짐), 홀로 경의 嬛(홀로, 외로이, 단단하다, 아름답다), 창 태의 銳(날카롭다, 절박하다, 작다, 창), 들개 한의 豻(말 그대로 들개, 지방에 있는 감옥), 빛날 엽의 燁(빛나다, 왕성하다, 불빛 모양)입니다. 나머지 인물들은 직접 찾아서 그 의미를 유추하면서 책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정말이지 이 책만큼 주인공들이 이름에 따라 삶을 산 사람들이 없다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보통 소설는 사건 중심과 감성 중심으로 나뉘어지는데 고통에 관하여는 이 두 가지가 범벅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뭔가 조마조마하게 이야기는 흘러가는데 온 심장을 옥죄는 느낌이 아니라 미지의 세계로 가는 이정표를 따라 한걸음씩 발걸음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이 책이 완벽하게 추리 소설이었다면 이것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었겠지만, 꽤 묵직한 메세지를 던지는 철학적인 내용의 소설이었기에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할 틈을 주는 여유를 주기에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잔잔하게 흘러가는 호수에 독자들로 하여금 토네이도가 부는 반전이 일어납니다. 아마, 그동안 책을 많이 읽고, 감이 좋은 분이라면 초반부터 뭔가 묘하게 이질적인 요소가 느껴지는 것을 느끼겠지만, 보통은 숨이 막히는 반전을 맞이하지 않을까 합니다.

책의 내용은 고통의 의미에 대하여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로 인하여 일이 시작되었으나 점차적으로 이곳에서 부와 권력과 본능을 집어 넣는 사람이 나타나게 됩니다. 결국은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 인간의 고통을 이용하게 되며 여기에서 나온 것이 본문에서 내도록 나온 사이비 종교입니다. 이곳의 교리는 순수했던 인간이 욕심을 가지게 되면 타인을 얼마나 가볍게 여길 수 있는지와 욕구 충족의 절박함으로 인하여 눈이 멀어버리면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을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이 사이비 종교는 후반에 가서 독자들 뒤통수를 세게 때리는 반전을 내놓는데 이 결말이 어느 누가 보더라도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 것이 옳다라고 말하기엔 실체가 부족하고, 누가 틀렸다고 말하기엔 결과가 너무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작가님은 이 부분에 꽤 큰 심혈을 기울인 것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정보라 작가님은 책 안에서 고통에 대한 정의를 몇 가지 정도 내려줍니다. 의학적 관점, 심리학적 관점 등등으로 말이죠. 모두 다 아시다시피 의학적 관점에서의 통증은 몸에 이상이 생기면 무엇인가 조치를 요구하는 우리 몸의 신호의 결과가 고통인 것이고 심리학적 관점은 좀 더 심오합니다. 책에서는 이 심리학적 관점으로의 접근을 심도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과연 인간에게 있어서 고통이란 무엇인가? 이것의 답을 스스로에게 긍정적으로 깨닫게 되면 현재의 고통에서 인간이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가 이 책에서 작가님이 던지는 메세지가 아닐까 합니다. 인간은 자신만의 고통을 누구나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왜 자신만 이런 고통을 겪는지, 이것을 이겨내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만한 부분이 있지는 않는지 궁금하신 분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상 깊었던 구절 하나를 남기며 이번 서평은 여기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 2023-08-30 05:57:12.307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