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 ISBN : 9791158161620
- 출판사 : 달
- 출판일 : 20230424
- 저자 : 양희경
요약
● “부엌에서 땀 흘리며 만드는 밥 한 그릇. 두 그릇도 아닌 한 그릇을 먹기 위해 늘 그렇게 살아왔다.”
그때 우리가 차려 먹었던 건 두고두고 기억될 사랑, 오래 간직할 든든한 꿈
“우리 뭐 해 먹지?” 40년째 무대와 촬영장을 오가는 배우 양희경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많이 되뇐 말을 꼽는다면 아마 이 문장일지도 모른다. 연예인으로, 배우로 살아온 세월이 인생의 절반을 넘어섰지만, 여느 살림꾼처럼 아침에는 점심, 점심에는 저녁, 저녁에는 내일 아침 메뉴를 고민하느라 하루가 다 간다. 뭐 해 먹지, 이 생각의 이면에는 일하는 엄마로 살아온 세월과 무게가 가득하다.
아버지를 여의고 기울어진 집안 기둥을 붙잡고자 양팔을 걷어붙인 열일곱 때부터 두 아들을 홀로 키워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젊은 날을 지나 칠십이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저자에게 부엌일은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해 먹일 복만 잔뜩 있고 얻어먹을 복은 없구나, 깨달은 순간 그가 가장 먼저 한 것은 부엌일을 부엌 놀이로 바꾸는 것이었다. 사랑과 의무감에서 시작된 부엌 놀이었을지언정 지금의 양희경을 이루는 것은 8할이 집밥이다.
밥은 우리가 분명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동력이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먹일 밥을 짓는 것은 타인의 삶을 이어주는 행위로서 결국 사랑을 뜻한다. 그러니 스스로를 먹이기 위해 차려 먹는 밥은 곧 사랑을 본인에게 대접하는 셈이다. 내가 나를 위하는 일, 스스로를 일으키는 집밥. 주저앉고 싶어도 그럴 틈조차 없이 달려온 배우 양희경이 자신의 칠십 인생을 이야기할 때, 그 이름을 그냥 밥 먹자는 말이 아니었을지도 몰라라고 붙인 이유다.
“나는 아무거나 못 먹고, 안 먹으면 살 수가 없으니 결국 몸을 일으켜 나를 위한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 지금껏 살아오면서 난 무엇을 제일 즐겁게, 잘했을까? 배우니까 연기일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열심히 살아내면서 내 손에서 끝까지 놓지 않은 것은 오히려 음식 만들기다. 이도 저도 크게, 빛나게 잘한 것 없이 살았지만 이것만큼은 내가 꾸준히 해온 일이다.”
입에 맞는 집밥 한끼에 모든 게 순해지고 다 괜찮아질 때가 있다
“TV에서 봤던 양희경만을 떠올린다면, 나보다 더 많은 놀라움과 감동을 느낄 것이다”라고 말한 배우 겸 감독 송승환의 추천사처럼, 지금까지 우리가 드라마에서 만나본 배우 양희경은 집안에서 말썽을 일으키는 천덕꾸러기 고모의 얼굴을 하고 있다. 그러나 도서 그냥 밥 먹자는 말이 아니었을지도 몰라를 집필한 작가 양희경은 씀바귀처럼 향긋하지만 쌉싸름했던 인생 이야기를 나긋한 목소리로 풀어내는 사람이다.
도서 그냥 밥 먹자는 말이 아니었을지도 몰라는 총 4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난 칠십 년간 저자가 맛보아온 먹거리 이야기와 온몸으로 부딪히며 사랑해온 가족 이야기, 동년배들을 위한 건강 이야기, 배우로서 지켜내고픈 연극 이야기 등 TV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저자의 생각들이 푸짐한 한상차림으로 담겨 있다. 무엇보다 도서 곳곳에는 연예계에서 손맛 좋기로 유명한 저자의 내 맘대로 집밥 레시피도 자연스럽게 만나볼 수 있어, 독서 중에 불현 듯 오늘 저녁 메뉴를 생각하게 만든다.
좋을 수만 없는 인생이지만 갓 지은 쌀밥을 김에 싸서 간장에 콕 찍어 먹으면 나쁠 수만도 없는 인생으로 바뀐다고, 그러니 입맛에 맞는 밥 한끼는 꼭 챙겨 드시라 말하는 저자의 맑은 목소리는 도서를 읽어내리는 그 어느 순간 각자에게 익숙한 우리 엄마의 목소리가 되어 들린다. 마음이 허한 저녁,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낸 것이 없다 싶은 그런 날에 밥 짓는 냄새가 가득한 이 책을 펼쳐 한두 구절 읽어보기를. 문득 배가 고파질 것이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 위에 아무렇게나 자리한 달걀프라이와 시원한 파김치가 생각날 거다. 곧바로 몸을 일으켜 저자의 레시피에 따라 고소한 밥 한 숟갈을 입안 가득 넣어보기를. 그렇게 한숨 같은 감탄을 내보내며 저자의 말처럼 “나쁠 수만도 없는 게 인생이구나” 하고 되뇌길 바란다.
#그냥 밥 먹자는 말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리뷰
d*** 나의 어머니도 워킹맘이었고 나도 워킹맘이어서 전업맘들처럼 음식을 해 먹일 순 없다고 스스로 면죄부를 주었던 것 같다. 선생님 책 곳곳에 홀로 아들 둘을 키우며 얼마나 열심히 먹이고 먹였는지 절절한 경험담이 넘쳐 난다. 순간 부끄럽기도 부럽기도 여러 감정이 넘실댄다.
선생님의 연극에 대한 찬사는 더할 나위 없다. 특히 코로나 시대를 지나오면서 무대와 관객이 한 공간에서 호흡하는 것이 얼마나 숭고하고 소중한 시간인지 우리 모두는 그 시간에 대한 증인인 셈이다. 2023-05-20 18:47:07.120595
v*** 읽는 내내 편안했구요,지금은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많이 생각났습니다 2023-05-17 11:23:11.41393
o*** 편안하게 읽을수있는 글에 힐링되었습니다^^ 2023-05-07 13:26:55.846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