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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현실을 어떻게 조작하는가: 마리아 레사의 진실을 위한 싸움

정보

  • ISBN : 9791164051892
  • 출판사 : 북하우스
  • 출판일 : 20221208
  • 저자 : 마리아 레사

요약

“우리는 사실 없이 진실을 알 수 없고 진실 없이 신뢰할 수 없다. 이 세 가지가 없으면 공유하는 현실을 가질 수 없으며, 우리가 아는 민주주의와 모든 의미 있는 노력은 끝장나고 만다.” - 마리아 레사★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마리아 레사의 회고록★ 유네스코 세계언론자유상, 세계신문협회 자유의황금펜상, 국제언론인센터 나이트국제저널리즘상★ 〈타임〉 선정 올해의 인물, 〈프로스펙트〉 〈블룸버그〉 선정 50대 사상가★ 전 세계가 주목해야 할 저널리즘의 최전선!자극적인 거짓이 진실을 압도하는 시대사실을 지키기 위한 한 저널리스트의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의 기록이는 곧 우리 모두의 미래가 될 것이다“기자로서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와 사명에 충실하기 위해, 물러서지 않기 위해, 너무 많은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는 전 세계 모든 언론인을 대표하여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연설 첫마디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157센티미터의 작은 키로 연단에 선 마리아 레사는 곧이어 떨리는 목소리로 추방당하거나 감옥에 있거나 살해당한 동료 기자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렀다. 언론인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은 1935년 독일 기자 카를 폰 오시에츠키 이후 86년 만의 일이었다. 마리아 레사는 이를 우리의 언론과 민주주의가 나치 지배하의 시대와 비슷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며, “분노와 증오로 가득 찬 거짓말이 사실보다 더 빠르게 전파되는” 소셜미디어와 이러한 경향을 이용해 천문학적인 수익을 내는 기술 기업을 경계해야 한다고 전 세계를 향해 절박하게 호소했다. 마리아 레사의 삶 자체가, 그녀가 기자로서 걸어온 길이, 소셜미디어의 힘이 얼마나 강력하고 문제적인지, 그 기술을 가장 최악의 방식으로 활용하는 권력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입증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마리아 레사는 특유의 호소력 넘치는 목소리로 자신의 조국 필리핀의 현실이 곧 우리 모두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기술과 낡은 권력이 결합하고 서로를 이용하면서, 한때 시민 참여와 새로운 시대의 민주주의를 열어젖힐 도구로 환영받았던 소셜미디어는 우리를 둘로 나누는 무기가 되었다. 우리는 사실보다는 (소셜미디어의) 친구의 친구들 말을 더 신뢰하며, 이를 강화하는 알고리즘은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를 전례 없는 규모와 속도로 확산시키고 있다. 한때 정보의 문지기 역할을 하던 언론은 영향력을 상실했으며, 그와 더불어 우리가 공유하던 현실도 무너지고 있다. 이 모든 흐름은 민주주의의 몰락이라는 디스토피아적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당장 필리핀에서, 러시아에서 헝가리에서, 그리고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에서도 그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예외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단순한 회고록을 넘어 기술 기업이 언론의 기능을 대체하는 시대, 민주주의가 천 개의 상처로 찢겨 서서히 죽어가는 과정을 임상적으로 해부한 보고서이다. 책에 담긴 분노와 불안이 그 어느 때보다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는 사실이 우리가 지금, 마리아 레사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그의 말을 귀담아들어야 할 이유다. 그리고 이 생생한 취재 현장의 말미에, 우리는 사실을 지키기 위한 최전선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 한 저널리스트의 용기를 보며 공동의 위기를 넘어설 통찰과 희망 역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CNN에서 래플러까지, 당대 언론의 최전선에서 시대의 흐름을 읽고 혁신을 이끌어낸 저널리즘의 개척자사실의 보도를 넘어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다열 살에 어머니에게 이끌려 필리핀을 떠났던 마리아 레사가 고국에 돌아온 건 1986년, 독재자 마르코스를 끌어내린 시민 혁명 피플파워의 성공 이후 필리핀 사회가 민주화를 향한 열망으로 꿈틀대던 때였다. 피플파워의 유산이기도 한 국영방송국 PTV4에서 뉴스 연출로 경력을 시작한 마리아 레사는 1990년대 CNN에서 두 개의 동남아시아 지국(마닐라 지국과 자카르타 지국)을 이끌었다. 당시 동남아시아는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었다. 필리핀에서는 정부를 전복하려는 쿠데타 시도가 끊이지 않았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수하르토의 실각 이후 인종 간, 종교 간 갈등이 폭력적으로 분출했으며 동티모르는 독립을 선언한 이후에도 극심한 내전에 시달렸다. 마리아 레사는 이 모든 사건이 발생하는 현장에 있었고, 때로는 종군 기자로 목숨을 건 취재에 나섰다. 2001년에는 9ㆍ11과 필리핀 내 알카에다 조직의 연관성을 밝히는 특종을 잇달아 보도하기도 했다. 2005년부터 ABS-CBN 방송국에서 필리핀 최대의 뉴스 그룹을 이끌면서 마리아 레사는 본격적으로 변화하는 시대상에 발맞추어 혁신을 거듭했다. 휴대전화 보급률과 인터넷 사용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발 빠르게 읽어 이 새로운 기술을 통해 뉴스를 실어 나르고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방법을 생각했다. 2010년 선거를 앞두고 시작한 투표 독려 캠페인은 선거관리위원회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활동 속도를 늦춰달라고 요청할 만큼 성공적이었고, 마찬가지로 새롭게 도입한 시민 저널리즘 프로그램은 선거일 전까지 약 9만 명의 시민이 기자로 등록할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후보자들 간의 토론 문화가 존재하지 않던 필리핀에 텔레비전 방송과 뉴스 웹사이트, 그리고 소셜미디어 등의 다중 채널을 이용해 실시간 참여가 가능한 공개 토론회를 정착시키기도 했다. 이 모든 혁신을 이끄는 과정에서 마리아 레사는 필리핀의 정치뿐 아니라 거의 모든 조직에 스며들어 있던 봉건주의와 후원 중심 문화에 맞서 뉴스 조직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이러한 변화는 조직 내에만 머물지 않고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사회변화에 대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참여형 언론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이어졌다. 탁월한 언론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고, 그녀는 변화의 방법론도 가지고 있었다. 2011년 7월, 세 명의 마낭들(필리핀어로 언니들)과 함께 설립한 디지털 기반의 뉴스 웹사이트, 래플러Rappler가 그 방법론의 실체였다. 떠들다를 뜻하는 rap과 물결을 일으키다를 뜻하는 ripple의 혼성어인 래플러의 창립 목적은 분명했다. “래플러가 행동하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우리가 그 커뮤니티에 언론이라는 양식을 공급한다”는 것이었다. 탐사 보도, 기술, 커뮤니티라는 세 개의 원이 만나는 중심에 래플러가 있었다. 그리고 기술의 주요 파트너로 당시 필리핀에서 급성장하고 있던 페이스북을 선택했다. 언론이 사실과 정보의 문지기 역할을 수행하고, 소셜미디어가 변화를 열망하는 시민들에게 힘을 부여하던 저널리즘의 황금기였다. “혐오와 분노는 그들에게 돈이 된다”페이스북의 든든한 파트너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수로 더 많은 정보의 더 빠른 확산이 불러올 디스토피아를 예견하다시작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벌인 마약과의 전쟁에서부터였다. 두테르테 당선 이후 매일 밤 거리에서, 특히 빈곤층이 밀집한 지역에서 시체가 발견되었다. 마약과의 전쟁은 민간인에 대한 초법적인 살인에 다름 아니었다. 전쟁을 선포한 첫 3년간 2만 7.000명에 달하는 이들이 살해당했다는 통계가 있다. 그러나 이를 비판하는 개인이나 기자는 온라인상에서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두테르테나 마약과의 전쟁을 언급이라도 하면 어디서 경보라도 울리는 듯 곧바로 공격적인 댓글이 달렸다. 전례 없는 규모와 속도였다. 래플러는 공격이 이루어지는 경로와 거점이 되는 계정들을 낱낱이 추적하여 페이스북(現 메타)이 훗날 조직화한 허위 행위라고 부르게 될 정보 작전의 전모를 세상에 공개했다. 인터넷의 무기화라는 제목을 붙인 이 연속 기사에서 가짜 페이스북 계정 하나가 300만400만 명에게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게 밝혀졌다. 래플러가 추적한 가짜 계정만 26개였다. 이러한 정보 작전의 주 무대는 페이스북이었고, 이는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설계에서부터 비롯된 문제라는 것이 마리아 레사가 내린 결론이었다. 위기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자신들이 추적한 데이터를 페이스북과 공유했으나 바뀌는 것은 없었다. 2017년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페이스북 개발자 연례 회의에 초대된 마리아 레사는 마크 저커버그를 만나 “인터넷을 사용하는 필리핀인 중 97퍼센트가 페이스북을 사용한다”는 말로 페이스북의 위험한 영향력을 경고했다. 마크 저커버그의 반응은 “나머지 3퍼센트는 어디로 간 거죠?”였다.정치 선전 목적으로 새로운 서사를 퍼뜨리는 방식은 전혀 새롭지 않다. 권력을 잡은 사람은 늘 가장 먼저 언론을 통제했다. 가짜 뉴스는 페이스북 이전부터 존재했다. 문제는 소셜미디어 시대에 정치 선전이 새로운 의미를 얻고 새로운 규모로 확장되었다는 데 있다. 전 세계 페이스북 사용자가 30억 명을 넘으면서 세계의 지도자들은 권력 정치를 실행하는 방법을 소셜미디어에서 찾았다. 필리핀에서는 가짜 계정을 만드는 계정 농장에 대한 보도가 2015년부터 있었고, 좋아요와 팔로어를 파는 회사가 생겼다. 소셜미디어 광고 수익으로 돈을 버는 이들이 정치 인플루언서가 되어 자신의 영향력을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서 발휘하기 시작했다. 오로지 더 많은 정보를 더 빠르게 배포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고리즘을 설계한 기업은 가짜 뉴스가 자극하는 분노와 혐오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사람들을 더 오래 플랫폼에 머물게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러한 감정에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했다. “그들은 가장 먼저 기자들을 잡아가기 시작했다”우리의 현실을 위협하는 가상 세계의 서사들 그리고 천 개의 상처를 회복하기 위한 통찰과 제안인터넷의 무기화 기사가 나가고 닷새 만에 래플러에 대한 온라인상의 공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생각하는 필리핀인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래플러를 팔로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를 모카 우손이라는 연예인이자 정치 인플루언서(훗날 두테르테 정부의 관료가 된다)가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증폭시켰다. 봇과 가짜 계정, 콘텐츠 제작자가 협력해 “기자는 범죄자다” “마리아 레사를 체포하라”라는 구호를 뿌렸다. 살해 협박을 포함해 시간당 90건이 넘는 혐오 메시지가 마리아 레사의 개인 계정에 쏟아졌다. 공격의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2016년, 전통적인 언론사보다 두 배는 빠른 속도로 손익 분기점에 도달한 래플러는 한 달 만에 주간 도달률 44퍼센트, 페이지 조회수 25퍼센트가 사라지는 것을 바라봤다. 2017년 두테르테 대통령은 국정 연설에서 래플러가 미국인 소유 기업이라는, 당시 온라인을 통해 퍼지고 있던 가짜 뉴스를 거론하며 협박했다. 그리고 2018년 1월, 증권거래위원회는 외국인 지배 및 소유를 문제 삼으며 래플러의 운영 허가를 취소했다. 기나긴 법률전의 신호탄이었다. 2년이 채 되지 않아 마리아 레사에게 씌워진 혐의는 열 건으로 늘었고, 보석금을 아홉 차례나 내야 했다. 현재 마리아 레사에게 구형된 누적 형량은 100년이 넘는다. 래플러는 소송 과정에서 수익이 반 토막이 났다. 대통령 궁 출입이 금지되었으며, 나중에는 그 범위가 대통령 집무실을 넘어 두테르테가 가는 곳 어디든 전 세계로 확대되었다. 마리아 레사는 2018년부터 거리를 걸을 때면 방탄조끼를 입는다. 노벨평화상 수상 후 1년 만에 내놓은 이 회고록에서 마리아 레사는 “최악의 인간 행동을 만들어내는” 기술의 어두운 면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가짜 뉴스에 맞서는 이들과 교류하고 협력하며 공동의 전선을 만들어내었던 희망의 순간도 함께 기록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제거해버린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요구하기 위한 국제적 연대, 필리핀 내부에서 사실을 증폭하기 위해 언론과 기업, 종교ㆍ시민 단체, 연구자들을 하나로 조직한 캠페인, 래플러에 대한 공격에 맞서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새롭게 만들어낸 사례가 그것이다. 마리아 레사는 1980년대 저널리즘의 황금기를 거쳐 온 잔뼈 굵은 기자로서 소셜미디어에 대한 희망에 부풀었던 시기를 지나 그 기술이 언론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기 시작한 순간들을 기록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러서지 않으며 끝까지 혁신을 일궈낸 과정, 그 냉철한 판단의 순간들까지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책에 담았다. 필리핀은 2021년 6년 연속으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나라로 집계됐다. 마리아 레사가 전 세계에 필리핀의 사례를 주목하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필리핀은 소셜미디어가 한 국가의 제도, 문화, 그리고 국민들의 정서에 미칠 수 있는 끔찍한 영향을 시험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올해 필리핀 대선에서 악명 높은 독재자 마르코스의 아들인 마르코스 봉봉 주니어가 아버지의 과거를 미화하는 선전에 힘입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반유대주의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라는 서사를 뿌리며 침략을 정당화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지난 대선을 도둑맞았다고 믿는 이들이 트럼프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 이 각각의 사건들 이면에는 일정한 경로를 따라 가짜 뉴스를 확산시키고, 정치 인플루언서를 통해 그것을 증폭시키며, 반대자들을 표적 삼아 공격하고, 이 모든 것이 자발적으로 형성된 여론인 것처럼 조작하는 정보전戰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전의 일차적인 희생자는 다름 아닌, 마리아 레사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거론했던 진실을 지키는 사람들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시절, 필리핀에서는 “그들은 먼저 기자들을 잡아가기 시작했다”라는 말이 유행했다. 이는 마르틴 니묄러의 시 “침묵의 대가”의 첫 구절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를 패러디한 것이다. 그리고 그 유명한 시의 마지막 구절이 무엇인지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나를 위해 말해줄 이들이/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처음의 사실을 지키지 못하면 우리가 발 딛은 현실 또한 안전할 수 없다는 절박함의 표현일 것이다. 마리아 레사는 “민주주의가 당연한 것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이 민주주의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우리의 정보 생태계에 아무런 문제나 없다고 생각하거나 소셜미디어는 원래 그런 것이라는 무기력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가장 먼저 이 책을 권한다. ◎ 해외 리뷰“마리아 레사는 나의 개인적인 영웅이다. 그녀는 나머지 우리에게 중요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 - 힐러리 클린턴“160센티미터의 작은 키이지만, 마리아 레사는 진실을 추구하는 여정에서 그 누구보다 우뚝 솟아 있다.” - 아말 클루니“핵심적인 목소리 … 세계는 그녀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캐럴 캐드월러드“완벽하게 경이로우며 혁신적인 책. 마리아 레사는 우리 시대의 도덕적 패러다임과 그것을 무시한 결과, 그리고 그 패러다임을 받아들일 때 감수해야 할 모험과 보상을 그리고 있다.” - 쇼샤나 주보프, 하버드 대학교 명예교수, 감시 자본주의 시대 저자 “세계적인 관심을 받아 마땅한 용기 있는 작업. 마리아 레사의 책은 저널리즘의 진실성과 투명성, 그리고 그것이 경계해야 할 것들에 대한 긴급한 탄원서이다.” - 커커스 리뷰“빼어난 회고록 … 연구 데이터와 기술적인 세부 사항으로 가득하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으며, 허위 정보와 벌이는 전투에 꼭 필요한 최신의 자료를 제공한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 언론의 자유를 위해 부당한 권력에 반기를 든 노벨평화상 수상자 마리아 레사의 첨예한 기록

“기자로서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와 사명에 충실하기 위해, 물러서지 않기 위해, 너무 많은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는 전 세계 모든 언론인을 대표하여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연설 첫마디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디지털 기반의 뉴스 사이트 래플러의 CEO이자 필리핀 저널리즘의 혁신을 일궈온 마리아 레사는 그간 소셜미디어의 힘이 얼마나 강력하고 문제적인지, 그 기술을 가장 최악의 방식으로 활용하는 권력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몸소 입증해왔다. 필리핀 정부가 소셜미디어에서 벌이고 있는 정보 작전의 전모를 밝힌 기사를 낸 이후로, 래플러와 마리아 레사는 대통령궁 출입을 금지당했고,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십여 건의 소송에 직면했다. 마리아 레사에게 구형된 누적 형량만 100년이 넘는다. 이 책은 소셜미디어가 정치 선전 도구로 활용되면서 어떻게 법과 민주주의를 내부에서부터 무너뜨리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가운데 우리 시대 언론이 직면한 위기의 실체, 그 역할과 책임, 그리고 복원해야 할 가치를 빼곡하게 기록하고 있다. 필리핀의 현실이 우리 모두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는 마리아 레사의 경고가 그 어느 때보다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나는 감옥에 갈 수도 있다. 남은 평생, 또는 변호사의 말대로라면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법정에 가서는 안 되는 혐의로 말이다. 13쪽전 세계가 필리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있다. 2021년 필리핀 사람들은 6년 연속으로 전 세계 시민 가운데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 4년 뒤에는 필리핀 사람들 가운데 97퍼센트가 페이스북을 하고 있었다. 2017년 한 회의에서 내가 이 통계치를 말하자 마크 저커버그는 잠시 침묵했다. “잠깐만요, 마리아.” 그는 나를 골똘히 쳐다보다가 마침내 말을 이었다. “나머지 3퍼센트는 어디로 간 거죠?” 16쪽어릴 적 학생 오케스트라처럼 한 무리의 사람들이 함께 음악을 만들고 있었다. 다만 그들이 만드는 음악은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역사의 첫 페이지였다. 뉴스 속보를 내보내는 데 최적화된 이 시스템은 팀원들이 가진 강점과 약점, 딱 그만큼 강력했다. 67쪽현장을 영상에 담으려면 그 와중에도 내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다음에 일어날 사건을 예측해야 했다. 나는 내가 하는 일 가운데 이 부분이 가장 좋았다. 현장을 영상에 담으려면 그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것. 83쪽태어날 때부터 받아들인 성별 표지를 버리고 나면 혼란스럽다. 성별은 문화적 표준보다 훨씬 더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으로, 우리의 정체성에 깊숙이 박혀 있으면서 우리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는 방식, 다시 말해 옷을 입고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내가 근본적으로 바뀔 필요가 있을까? 89쪽그 세계는 마감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학교였고, 나는 그곳에서 세상을 배웠다. 사람들이 그들의 삶에서 가장 감정이 벅차오르는 순간, 그 맨 얼굴의 비극과 기쁨을 경험하고 기록하는 특권을 누렸다. 함께하는 그 순간이 특권이라는 것을 잊지 않음으로써 진정한 관계를 쌓을 수 있었다. 111쪽사람들이 객관성이라는 말을 쓸 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분명히 밝히는 게 중요하다. 주로 언론인이 정직하지 못하거나 편향되어 있다고 공격할 때 이 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내가 객관성이라는 말에 유독 강하게 반응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언론인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나는 언제나 객관적이라는 말 대신 좋은 이라는 말을 수식어로 쓴다. 114쪽나를 자극한 것은 개비의 도전적인 질문이었다. “ABS-CBN을 세계 수준의 뉴스 조직으로 만들 수 있겠어요?” … 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없었다. 125쪽우리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전국에서 50회 이상 강연과 회담을 열었다. … 불과 4개월 만에, 선거관리 위원회가 우리에게 활동 속도를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유권자 등록 신청이 쏟아져 시스템이 따라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권한과 희망의 확산, 토론과 참여의 촉진이라는 두 가지 큰 목표에 우리의 자원을 집중했다. 143쪽우리는 어떻게 하면 우리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지 꿈꾸기 시작했다. 차이 호필레냐, 글렌다 글로리아, 베스 프론도소와 저녁 식사를 하면서 나는 잔을 들어올렸다. “좋아, 이제 골치 아픈 문제는 그만.” 내가 말했다. “우린 살아남았어!”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이후 몇 년 동안 적들은 우리를 마녀라 부르게 될 터였다. 이것이 우리가 나중에 래플러라고 부르게 될 회사의 토대가 되었다. 154, 155쪽래플러는 네 명의 공동 설립자를 마낭manang이라고 불렀는데 굳이 번역하자면 언니라는 뜻에 가깝다. 이것이 우리가 팀을 대하는 방식이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성격과 일 습관이 뒤섞인 혼합물이었다. 정치 견해도 달랐으나 그다지 염려하지는 않았다. 언제나 정치보다는 좋은 언론, 진실, 정의에 대한 헌신을 우선했기 때문이었다. 157쪽마지막 선거 유세를 하던 날 두테르테는 이렇게 말했다. “인권법은 잊어버리십시오. 내가 대통령 궁에 간다면 내가 시장으로서 하던 일을 할 것입니다. 마약 밀매자, 노상강도, 무위도식자는 사라지는 게 나을 것입니다. 내가 여러분을 죽여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여러분 모두를 마닐라만에 갖다버려 그곳 물고기들을 살찌울 것입니다.” 181쪽래플러는 우리의 정보 생태계를 추적 관찰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만들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일종의 허위 정보망에 대한 인터폴인 셈이었다. 기술을 이해하기 위해 기술을 구축해야 했다. … 이것이 우리가 샤크탱크Sharktank라고 부르는 데이터베이스가 생겨나게 된 배경이었다. 우리는 거짓말을 식별하기 위해 사실 확인을 거친 다음, 어떤 관계망이 반복해서 그 거짓말을 공유하는지 추적 관찰했다. 200, 201쪽나는 한 달 전 일을 떠올렸다. 그때 래플러는 대통령 궁에서 사임하는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과 마지막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마친 후, 아키노가 나를 한쪽으로 끌어당겼다. “이런 공격은,” 그가 조용히 속삭였다. “그들은 대단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요. 그 들이 실제 사람일까요?” “대통령님, 그런 것 같아요. 실제 사람들이에요.”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226, 227쪽“마리아 레사는 우리가 봇이고 인터넷 트롤이며 가짜 프로필이라고 말했다. …… 너희들, 가짜야?” 우손이 온라인 청중들에게 물었다. “…… 그 여자는 우리가 친두테르테 선전을 한다고 했다. 이제 애국심을 갖는 게 선전이 되었다! 애국자는 인터넷 트롤이 된다. 두테르테는 대통령이 아닌가? 두테르테에게 존경심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234, 235쪽 2017년 7월 두테르테 대통령은 두 번째 연례 국정 연설에서 래플러를 공격하면서 우리가 헌법을 위반하고 외국인 소유를 허락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민족주의자들의 분노를 자극하기 좋은 방법이었다. 소셜미디어에서 상향식으로 뿌려지던 거짓말이 이제 위에서 아래로, 하향식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261쪽나는 워싱턴의 정치, 사회 인사들에게 머나먼 나의 나라에 관심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필리핀에서 시험 중인 전략이 훗날 그들을 조작하는 데 사용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여러분이 왜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내가 물었다. “우리의 문제는 빠르게 여러분의 문제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282쪽오후 4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마닐라에서는 법원이 문을 닫기까지 채 한 시간이 남지 않았다. 아직까지 체포 영장이 떨어졌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어쩌면 최악의 시나리오는 우리의 상상 속에 남을 수도 있었다. 음료를 한 모금 마시자 기분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비행기 문이 닫혔다. 바로 그때, 집으로 돌아가는 열세 시간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게 만들 메시지가 도착했다. “판사가 체포 영장을 발부했어. 준비를 해둬.” 309쪽시간이 지날수록 두려움에 익숙해진다. 두려움이 줄어든다.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게 된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거의 임상적으로 해체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리고 내가 그 상황을 견딜 수 있다는 걸 안다. 최악의 상황에도 언제나 긍정적인 면이 있는 법이다. 내 경우에는, 감옥에 간다면 잠은 잘 수 있겠다. 322쪽2018년 나는 페이스북이 실질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다가 2020년에는 페이스북이 악당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해에 캐럴이 자신의 계획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우리는 이 계획을 훗날 실질적페이스북감독위원회Real Facebook Oversight Board라 부르게 된다. 337쪽“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 스캔들이 터졌을 때,” 나는 처음 만난 자 리에서 크리스에게 말했다. “해킹된 페이스북 계정이 가장 많은 곳 은 미국이었지만 두 번째로 많은 곳은……” “……필리핀이었죠.” 크리스가 곧바로 대답했다. 340쪽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활동가들이 가짜 계정을 만들거나 똑같은 전술을 사용해야 할까?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답한다. 괴물과 싸우기 위해 괴물이 되지는 말자고. 이는 플랫폼 자체의 문제로 되돌아오게 한다. 플랫폼이 처벌받지 않고 넘어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352쪽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나와 〈노바야 가제타〉의 드미트리 무라토프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전 세계 모든 언론인에게 말했다. “우리는 여러분의 고통, 희생, 괴로움을 알고 있습니다.” 이 말은 우리의 정보 생태계에 떨어진 보이지 않는 원자폭탄으로 인해 우리가 개인적으로 느끼고 있는 참화를 다른 사람들도 보고 느끼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368쪽나는 여러 역사의 주기를 겪으면서 진자의 거친 진동을 기록했다. 이 진동은 마침내 안정되어 새로운 평형을 찾을 터이다. 언론인이 공공 정보 생태계의 문지기였을 때, 이런 평형을 찾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다. 기술이 우리의 정서적 안전에 대한 책임을 방기해버린다면 몇 달 안에 역사가 바뀔 수도 있다. 그만큼 감정을 통해 기억을 바꾸는 일이 쉬워졌다. 387쪽


#권력은 현실을 어떻게 조작하는가: 마리아 레사의 진실을 위한 싸움

리뷰

u*** lt권력이 운용하는 혐오와 분노의 수익구조gt

한국 기자, 언론 사회가 대상이 아님에도 읽는 내내 어쩔 수 없이 생각이 끌려갔다. 권력과 유착되거나 대기업에 생존이 묶인 거대한 국영, 공영, 민간 언론과 실종된 저널리즘을 두고 우리는 어떤 혁신을 바라고 미래를 상상할 수 있을까.

ldquo민주주의는 취약하다. 우리는 모든 법, 모든 보호 장치, 모든 제도와 이야기 등 모든 부분을 위해 싸워야 한다. (…) 이 책은 민주주의가 당연한 것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이 민주주의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위해 쓴 것이다.rdquo

속보, 단독, 복사, 포털 먹이 같은 기사 말고 심층 보도 기사를 만나고 싶으나, 그건 개별 기자를 욕해서 될 일이 아니다. 직업윤리를 인용하며 정치적 괴롭힘을 견디라고 요구하기엔 대형 언론사의 기자들은 그저 직장인이다.

ldquo나는 뉴스를 보도하는 일이 좋았다. (…) 나는 그곳에서 세상을 배웠다. (…) 좋은 언론은 신뢰와 함께 시작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rdquo

나는 2012년부터 뉴스탐사를 후원하고 구독하고 있다. 어느덧 10년이다. 당시에는 특수한 상황, 시절이라고 생각했지, 갈수록 신뢰할 언론이 사라질 거라는 상상은 못했다. lsquo사실rsquo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저널리스트의 이야기에 포기와 무기력을 언급한 시간들이 부끄럽다.

ldquo권력을 원하는 사람들은 권력을 얻기 위해 온갖 일을 다 할 것이다. (…) 부패 관행에 의지해 성공하려는 사람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rdquo

수익을 위해서, 팔기 위해서 기업은 늘 거짓말을 해왔다. 비록 그 형태가 주의경고문을 담은 광고라고 할지라도. 소셜미디어와 관련 사업체들은 이제 lsquo거짓말rsquo도 판다. 분노와 증오라는 악의적인 자극을 담아서 팔아치우고, 그 결과 사람들이 서로 죽고 죽인다.

ldquo우리는 거짓말을 식별하기 위해 사실 확인을 거친 다음, 어떤 관계망이 반복해서 그 거짓말을 공유하는지 추적 관찰했다. 데이터를 조직하는 법을 배웠기에 필리핀 전역의 공공 정보를 추적할 수 있었다. 그 다음 모든 정보를 공개했다.rdquo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일보다 lsquo권력rsquo을 lsquo잡는rsquo 것에만 관심이 있는 이들은 이익 계산을 마치고 단단하게 결속하여, 공동체, 사회, 국가, 지구가 망가지는 것에는 아무런 관심도 걱정도 없다. 누구나 이용 가능한 소셜미디어의 탄생이 품었던 꿈과 희망은 악몽이 되었다.

나는 내가 신뢰하는 사람들의 말에 귀가 아주 얇다. 그러나 그건 그들이 오랜 세월 내게 신뢰할만한 정보를 공유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수많은 단톡방에 참여하는 이들도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을 하며 가짜뉴스들을 믿는 거라 생각하면 깜깜하고 아득하다.

ldquo돌이켜보면 비극적 사건의 메타 서사는 언제나 유해한 인터넷 서사들을 통해 몇 년 전에 일찌감치 그 씨앗이 뿌려진다는 걸 알 수 있다.rdquo

이 책은 미래예언서 같아서 너무나 무섭다. 거의 모든 공적 가치들은 사장되거나 힘을 잃고, 사기업들과 자본가들이 득세하는 세계에서, 겨우 여기까지 온 민주정democracy는 제 모습을 못 알아볼 때까지 너덜너덜해질 것만 같다.

ldquo여러분이 왜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rdquo 내가 물었다. ldquo우리의 문제는 빠르게 여러분의 문제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rdquo

무엇이건 그 자체로 나쁜 것보다는 인간이 사용하는 방식이 잘못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셜미디어 역시 그런 툴tool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사회, 인류문명에서 희망은 인간뿐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lsquo행동을 해야 세상이 바뀐다.rsquo SNS 이용자들은 꼭 이 책을 만나 보시면 좋겠다.

이 책은 주장과 설득만 담은 책이 아니다. 연구 데이터와 세부사항들이 자세하고 풍성하다. 지금은 귀해진 사실을 기록하고 알리는 저널리스트의 작업 방식의 전형을 볼 수 있다. 단단한 철학에서 비롯한 글은 유려하고 감동적이다. 아주 최신의 자료까지 담겨 있다.

2022-12-16 14:52:12.675912
m***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언론인 기자 출신인 저자의 생생한 기록이 담긴 책, 책 표지에서 보인 인상은 강렬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필리핀 최초의 수상자란 이력이 무색하게도 정작 나라에서는 침묵했다는데, 이는 곧 거짓으로 둘러싼 현실의 고발을 드러낸 저자의 공로를 인정한 세계의 손길을 무시하지 못한 듯하다.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로 올랐고 여러 기관에서 수상한 경력이 말해주듯 그녀가 몸담은 언론의 세계에서 특히 기자로서 맡은 정직성, 사실성을 모든 이들에게 알아야 함을 알린 직업정신은 두테르테 대통령 치하의 필리핀 정부 입장에서는 결코 반가운 인사는 아니었다.

마약과의 전쟁을 한다는 취지 하에 벌어지는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권력의 남용, 그녀가 언론 래플러를 설립하고 독재 정권에 대항하며 맞서는 과정은 정보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과연 올바른 정보에 대한 생각을 던진다. 하루에도 무수히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느 것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하나의 거짓이 참으로 둔갑하는 순간 판단의 오용과 과부하가 걸린 소셜미디어 매체가 지닌 거대한 폭풍의 실체들은 거짓이란 사실이 판명됐음에도 여전히 진실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는 한계들을 생각해 보면 저자가 그동안 정부를 대항해 진실을 폭로하고 국민들에게 알 권리를 깨닫게 해 준 여정은 뭉클하기까지 하다.

인간이 지닌 심리 중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진짜라고 믿는 것을 이용한 심리 이용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권력 장악을 하려는 정부와의 대결에서 오로지 진실만을 알릴 것을 직업정신으로 삼은 저자의 생생한 기록들은 필리핀에만 해당되는 것일까?

곳곳에 여전히 권력을 통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것을 강요하도록 정치선동의 도구가 되어버린 인터넷 매체에 대한 이야기는 비단 국가와 국민들만의 문제가 아닌 개인들 간의 이점을 다루는 문제에도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느끼게 한다. 민주의 법과 질서를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은 저자의 노력은 저자가 노벨상 수상 연설에서 ldquo기자로서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와 사명에 충실하기 위해, 물러서지 않기 위해, 너무 많은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는 전 세계 모든 언론인을 대표하여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rdquo라는 첫마디는 기자로서 그녀가 갖는 직업의식을 엿볼 수가 있다.

소셜미디어의 무기화가 되는 과정과 그 여파, 여기에 희생정신, 언론인으로서의 고뇌와 당국의 감시와 두려움, 괴롭힘을 이겨나가면서 진실의 보도를 이어가는 그녀의 열정을 감동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내용들은 현재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되새겨 보게 한 책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2022-12-15 21:43:26.564727
i*** 마리아 레사의 삶을 통해 소셜미디어의 세상에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법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그녀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침묵은 공모다. 그 싸움은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 계속되어야 한다. 2022-12-12 22:28:08.213948
i*** 좋은책많이부탁드려요 잘읽을게요 2022-12-12 11:42:45.701078
s*** 민주주의가 당연한 것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이 민주주의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우리를 위해 쓴 책, 과연 나는 진실을 위해 무엇을 희생할 수 있을까? 2022-12-03 15:14:13.355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