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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섬

정보

  • ISBN : 9791168260764
  • 출판사 : 호밀밭
  • 출판일 : 20221130
  • 저자 : 쥴퓌 리바넬리

요약

ㆍ 반독재, 반전, 친환경, 여성 등 약자와 소수의 권익을 대변해온 지식인,오르한 파묵 이후 노벨 문학상에 가장 근접한 터키 작가 쥴퓌 리바넬리의 화제작! 쥴퓌 리바넬리는 터키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정치 활동가이다. 군 형무소에 수감된 이력이 있으며, 11년간 망명 생활을 하기도 했다. 1995년 유네스코 친선대사로 임명되면서 그의 문화·정치 활동은 세계 평화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았다. 터키 의회와 유럽 평의회에서 의원직을 맡았으며, 소설과 음악, 철학 등으로 세계의 찬사를 받아오고 있다. 쥴퓌 리바넬리는 문학, 음악,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외 30개 이상의 수상 기록을 갖고 있다.쥴퓌 리바넬리는 군부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장기집권 중인 친이슬람 유사 독재정권 아래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의 음악과 문학작품은 늘 터키 국민을 향한 외침이었다. 여성, 환경, 정의, 평화는 빠지지 않는 그의 작품 소재이다.“마지막 섬은 특정 국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저의 정치적 성향이 가장 강하게 드러난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터키와 전 세계에 관해 제가 생각했던 것들을 외딴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갈매기 그리고 독재자라는 세 가지 축으로 설명해보려고 했습니다. 수많은 뉴스 속에서 묻혀버리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진실을 한 걸음 떨어져 객관화시키면 더 잘 묘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은 편향된 뉴스의 홍수 속에서 진실을 거짓과 구분해내고, 굽은 것 속에서 곧은 것을 찾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사실 대다수의 사람은 어제는 잊어버리고, 내일은 생각지 않습니다. 오로지 지금을 살고 있을 뿐입니다. 집권자들과 언론이 이 지금을 조작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대부분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됩니다. - 작가와의 질의응답 中마지막 섬은 터키를 대표하는 지식인인 쥴퓌 리바넬리의 정치적 성향이 가장 강하게 드러난 작품이다. 이 책은 터키에서 총 40만 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이며 연극으로 만들어져 무대 위에 올라가기도 했다. 마지막 섬은 2022년 6월 미국에서도 번역출판되었다. ㆍ 2013년 터키 반정부 시위를 예측한, 독재정권을 규탄한 이 소설이 지금의 한국 사회에 던지는 질문은 무엇인가 소설이 출간된 지 5년이 지난 2013년 터키 이스탄불 게지 공원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초기에는 병영 재건과 쇼핑몰 건설을 위한 공원 재개발에 반대한 생태주의자를 중심으로 시작되었지만, 터키 경찰이 시위대를 공격하면서 자그마한 시위는 반정부 시위 형태로 크게 발전했다. 시위대의 범위는 우익과 좌익 양쪽 모두뿐 아니라 터키인과 쿠르드인 등 정치 이념이나 민족을 가리지 않고 포괄적으로 참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시위로 최소 60명이 부상을 입고 수백 명이 체포되었다. 독재에 대한 저항, 환경을 이유로 권력과 대중이 대립하는 점에서 소설 마지막 섬은 이 사건을 예고했다는 평가가 있다.“인생이야말로 예술을 모방한다는 말을 저는 갈수록 더 믿게 되었습니다. 사실, 5년 전에 출간한 마지막 섬이 마치 게지 시위와 너무 맞아떨어지더군요. 그러니까 삶을 제대로 간파할 수 있다면, 예술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차원으로 옮겨올 수 있다는 말이 되겠지요. 세계문학과 터키문학에는 이와 유사한 수많은 예가 있습니다. 게지 시위를 즉각 알리는 건 언론의, 끝난 이후 사태를 평가하는 건 사회학과 역사학의,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고 알리는 것은 문학예술의 몫입니다.” - 작가와의 질의응답 中터키에서 일어난 1960년, 1980년 두 번의 군사 쿠데타만 보더라도 터키의 현대사는 우리와 닮은 점이 많다. 터키는 잦은 쿠데타와 군의 정치개입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에 맞서는 국민적 저항은 미약했다. 2008년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독재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쓴 이 작품은 2022년 한국 독자들에게도 울림이 크다. 이 소설 속 전직 대통령이 가리키는 바는 상상력이 부족하고 두려움에 시달리는 권위주의적 정치인에 한정되지 않는다. 선동가, 악덕 대기업, 자본주의, 혹은 문명 그 자체로 해석해도 자연스럽게 읽힌다.“작품의 힘은 낙원의 파괴자에 대한 단순한 고발을 넘어, 평범한 사람들이 그 작업에 동참하는 과정과 그 후폭풍을 대단히 설득력 있게 살피는 데서 나온다. 왜 우리는 번번이 그런 권위에 굴복하는가. 왜 그런 선동에, 유혹에 휩쓸리는가. 왜 우리는 항상 뒤늦게 깨닫게 될까. 그렇게 마지막 섬은 우리 시대의 심오한 우화이자, 숙제가 된다. 분량은 짧지만 주제는 묵직하고, 생각할 거리는 풍성한 책.” - 장강명(추천사) 中한국 사회는 지난 20대 대선을 거치며 정치 혐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팽배해졌다. 소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정치를 우리 삶과 멀리 떨어진 무언가라고 생각했을 땐 평화가 유지될 수 없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귄위주의를 낳고, 권위주의는 독재를 낳는다. 독재가 우리 삶 깊숙이 파고들어 왔을 때, 다시금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해도 이미 늦다. 우리의 평화로운 일상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경계해야 하며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우리는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인간은 저항한다는 정의를 망각한 것, 이기주의, 예측 부재, 외면, 독재에 굴복, 작은 것에 대한 탐닉과 같은 죄의 값을 치르고 있다. 이 글은 우리 일상에서의 작은 굴복들이 만들어낸 작은 원죄들에 관한 이야기다.” - 본문 中

● ㆍ 권위주의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어떻게 공동체를 파괴하는가 장강명 소설가 추천, 우리 시대의 탁월한 정치적 우화!

잣나무로 가득한 숲, 천연 수족관 같은 새파랗고 투명한 바다,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협만, 그리고 순백의 유령처럼 쉬지 않고 날아다니는 갈매기들. 그곳은 사계절 내내 온화하고, 밤이 되면 사람의 넋을 빼놓는 재스민 향기에 뒤덮이는 외딴섬이었다. 숲속에 자리한 낡고 오래된 집과 함께 세월에 내맡겨진, 자급자족이 가능한 독립된 세상이었다. 그곳은 마지막 섬이자 마지막 은신처, 마지막 남은 인간적인 자투리땅이었다.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평화로운 섬에 탐욕스러운 외부인이 들어온다. 그는 쿠데타로 정권을 잡아 대통령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었다. 그는 대통령 시절 공식 연설마다, 국론분열과 벼랑 끝까지 내몰린 국내 상황을 외부세력과 적성 국가의 공작 탓으로 돌리곤 했다. 그는 이를 통해 자신이 일으킨 쿠데타가 국민의 단합과 단결을 확보하고, 국가를 통합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주장을 펼치곤 했다. 그는 장기집권을 마친 후 어쩔 수 없이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남은 노후를 보내기 위해 섬에 정착한 것이다. 전 대통령이 섬에 정착한 후, 여러 사건이 발생하며 섬에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다. 우선 섬 주민들에게 시원한 그늘막을 만들어주던 커다란 나무들이 잘려 나간다. 무질서와 혼돈, 혼란에서 벗어나 문명 생활을 지향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나무가 사라진 후 전 대통령의 손녀는 과자를 먹다가 갈매기의 공격을 받고 팔을 크게 다친다. 이후 전 대통령은 갈매기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많은 주민이 그의 계획에 적극 동조한다. 그렇게 평화로웠던 마을은 분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악이 그 모습을 드러낼 때 그에 맞서 대항하지 않는 모두는 그 악행에 일정 부분 동참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서서히 독재자의 자리를 차지한 자들에게 처음부터 아니라고 해야 합니다. 저항하는 것은 고귀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갈매기들은 저항했기에 승리했지만, 갈매기들의 희생도 적은 건 아니었습니다. 이 작품은 사회와 자연은 스스로 균형을 잡아간다는 것,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균형을 잡아야만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만약 이런 균형을 깨트리려 한다면, 그 결과는 재앙이 될 것입니다. 자연도 인간도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학살은 어떤 경우에는 대놓고 독재의 방식으로, 또 어떤 경우에는 민주주의라는 속임수 뒤에 숨어서 자행됩니다.” - 작가와의 질의응답 中

전 대통령이 갈매기와 전쟁을 벌인다는 이야기는 권위주의가 공동체 내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민주주의라는 가면 뒤에 숨은 독재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는 곳의 환경이나 기후가 사람을 바꿔놓는다. 섬에서 십여 년 살다 보니 넥타이나 정장과 같은 옷은 목을 조르는 듯 답답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열대 섬의 원주민들처럼 옷을 입기 시작했다. 그래서 전 대통령이 우리를 이상하게 볼 것이라는 건 충분히 예상했다. 그런데도 그의 정장과 목주름 밑을 꽉 죄어 맨 넥타이가 우리의 목을 조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 52p“이 섬에는 운영위원회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이라며 연설을 이어갔다. “필요하면 섬과 관련된 문제에 결정을 내리고, 우리 생활이 더 평화롭고 누구에게도 불편을 끼치지 않으며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생각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운영위원회 말입니다. 이런 위원회를 구성하는데도 방식이 있습니다. 이 방식은 물론 민주적이어야 합니다. 민주주의야말로 가장 위대한 가치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여러분.” - 67p“자, 사랑하는 이웃 여러분. 인류는 오늘날의 문명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크나큰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이를 이룩하기 위해 많은 피를 흘렸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자신이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그 누구도 문명에 등을 돌려 인류를 퇴보시키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이 아름다운 섬에 도착한 날부터 본인은 몇몇 부정적인 것들과 바로 잡아야 하는 잘못된 것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런 것들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어쩌면 보지 못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것들을 우리 모두가 협심하여 바로 잡았을 때, 우리 섬에 사는 모두에게 안녕과 평화가 찾아오고, 여러분의 재산도 늘어날 것입니다. 공동의 이익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누구도 경쟁자가 아닙니다.” - 107p그들은 오륙십 마리의 갈매기를 죽인 다음, 총질이 지겨웠는지, 아니면 힘들어서였는지, 전술을 바꾼 것인지 몰라도 다시 돌아가는 게 보였다. 우리가 언덕에서 내려와 무서움에 떨며 집으로 돌아왔을 때도 갈매기들은 여전히 비명을 지르면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갈매기 중 일부는 자기들의 보금자리인 해변과 새끼들이 태어날 알로 다시 돌아올 수 없었다. - 135p정말 희한한 일이 아닌가! 시작은 갈매기와의 전쟁이었는데, 마치 갈수록 주민들 간의 문제로 변하는 것 같았다. 사람들 간의 싸움으로 바뀌고 있었다. 아무리 고통스럽다 하더라도 내가 이건 솔직히 고백해야겠다. 그 싸움은 섬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어쩌면 복잡한 우리의 심리상태가 오래전부터 찾고 있었던 것이 싸움과 같은 자극적 흥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노로 붉게 달아오른 라라의 얼굴에서, 홍조를 띤 광대뼈에서, 가끔은 소설가의 살기를 품은 격분의 시선에서 그걸 느낄 수 있었다. - 149p우리 인간들은 자신의 한계도 모르면서 스스로의 지능에 만족한다. 배우려 들지도 않으며, 현명해지지도 못한다. 대부분의 경우, 모든 걸 깨달았을 때는 너무 늦다. 그날 밤 자네를 어디에 가뒀는지 우리는 물어물어 찾아다니고 있었어. 그때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은 걱정과 불길한 예감은 이 상황이 더 나쁜 결론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어. - 161p이런 천재적인 생각에 이웃들은 박수를 보냈고, 전 대통령 상어 대가리는 엄청난 자신의 전술을 공개했다. 섬에 여우를 데려다 놓자는 것이었다. 여우는 갈매기의 알을 훔쳐서 먹을 것이고, 그런 방식으로 갈매기의 개체수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섬에 여우가 한 마리도 없는 바람에 갈매기의 수가 늘어나 개떼처럼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섬 주민들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 없이, 지능의 우위를 이용해 이 두 짐승끼리 싸움을 붙여서 적을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 194p마침 그때,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던 내 예감대로 어디선가 비명이 들렸다. 섬 곳곳에서 비명과 소란이 커지고 있었다. 우리는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또 누가 뱀에 물렸고, 어떤 집에서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뱀을 잡는 의식을 치르고 있었다. 라라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보며 “우리 앞으로 어떻게 해?”라고 했다. - 219p섬 주민들의 모든 분노가 여우를 향하고 있었지. 갈매기는 이제 잊어버린 것 같았어. 의사가 공수병을 가장 많이 퍼트리는 동물이 여우라고 말한 뒤로, 섬 주민들의 공포와 분노는 눈에 보일 정도였지. 의사의 말에 따르면, 여우가 고양이와 개를 물었을 경우 공수병에 걸리고, 여우에게 물린 고양이와 개가 그 무시무시한 병을 사람들에게 옮긴다는 거야.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공수병이 이제야 퍼진다고?라는 의문이 생겼지. 섬 주민들이 어찌나 흥분해있고, 분노에 휩싸여 총질해대던지, 공수병에 걸린 사람들이나 그렇게 행동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 뭐야. - 275p우리는 굴복해서 패배했다. 점차 수위를 높여가던 권력의 폭압이 얼마나 더 극에 달할 수 있는지 예상하지 못했기에 패배했다. 그 나무들이 잘려나갔을 때, 그리고 구멍가게 아들이 얻어맞았을 때,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냈어야 했다. 저항했어야 했다.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전 대통령이 시도했던 모든 것들을 너무나 순진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갈매기들은 저항했고, 타협하지 않았기에 승리했다. 이 상황에서 고개를 숙인 인류가 더 똑똑했던 건가, 아니면 저항한 갈매기가 더 똑똑했던 건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맞지 않을까? 우리는 이곳 감옥에 갇혀있고, 우리가 저지른 원죄의 값을 치르는 중이다. 한 인간의 유혹에 넘어갔고, 눈을 감은 채 그 인간의 뒤를 따라나섰던 원죄 말이다. 인간은 저항한다는 정의를 망각한 것, 이기주의, 예측 부재, 외면, 독재에 굴복, 작은 것에 대한 탐닉과 같은 죄의 값을 치르고 있다. 이 글은 우리 일상에서의 작은 굴복들이 만들어낸 작은 원죄들에 관한 이야기다. - 286p


#마지막 섬

리뷰

t*** 튀르키예(터키)의 에르도안 독재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쓴 2008년 출간되었던 lt마지막 섬gt. 권위주의와 무관심이 공동체를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유토피아와 같은 섬에서 펼쳐지는 정치 우화 소설입니다.nbsp

쥴퓌 리바넬리 작가는 70년대 사상범으로 군 형무소에 투옥되기도 하면서 망명 생활을 하기도 했던 인물입니다. 튀르키예(터키) 현대사는 우리나라와도 꽤 닮아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민주화 운동 사례를 꼽을 때 대만 반정부 시위, 홍콩 민주화 운동, 미얀마 민주화 운동 등과 함께 튀르키예 게지 공원 시위 사건도 입에 오르내립니다.nbsp소설이 출간되고 5년 후 2013년 봄, 튀르키예 이스탄불 게지 공원 철거 반대 시위가 부패 정권을 몰아내고자 하는 반정부 시위로 확산되었는데, 소설이 이 사건을 예고한 것처럼 닮아있습니다.nbsp

자급자족이 가능한 독립된 외딴섬. 지상 낙원의 평온함 그 자체인 섬입니다. 1호부터 40호까지 40가구가 섬 주민의 전부입니다. 그 섬은 그들에게 마지막 은신처이자 마지막 남은 인간적 자투리땅입니다. 암묵적으로 비밀준수하며 섬의 존재를 알리지 않은 채 평온하게 살아온 섬 주민들. 그곳에 그가 나타납니다.nbsp쿠데타로 장기 집권 후 재집권에 실패한 전직 대통령. 그저 조용한 은퇴 생활을 누리기 위해 이곳으로 오는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주민들은 우호적으로 그를 환영합니다.

그런데 그는 이곳을 무질서하고 혼돈, 혼란 상태에 익숙한 나태한 곳으로 여깁니다. 말끝마다 quot여러분? 맞습니까?quot, quot그렇지 않나요?quot 하면서 반사적으로 대답을 유도하는 노련한 선동가입니다. 생각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게 민주적으로 운영위원회를 조직하자고도 합니다.nbsp그렇게 전 대통령은 섬 주민의 삶에 자신의 존재를 조금씩 각인시킵니다. 그동안 평온한 삶을 살았던 주민들은 정신적 게으름과 나태함에 빠져 있다는 걸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nbsp

대부분은 항의나 저항을 하지 못한 채 별생각 없이 분위기에 순응합니다. 섬에 생긴 새로운 계급 구조에 편승합니다. 편한 반바지 차림으로 자유롭게 지내던 주민들 중 누군가는 이제 긴 바지를 차려입기 시작하기도 합니다.nbsp하지만 7호에 사는 소설가는 그가 올 때부터 경계합니다. 주민 모두의 삶이 더 편안하고 굳건해진다는 의도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고 주민들 간의 분열을 조장하는 전 대통령에게 반대 입장을 펼치는 인물입니다. 섬nbsp주민들은 정치에 있어서는 수동적인 삶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대부분은 내가 뭘 할 수 있겠냐는 생각으로 선동적인 연설에 그저 끌려갑니다. 조금씩 주민 서로 간에 신뢰가 사라지고 우울, 불신이 싹틉니다.nbsp

quot사람은 평등하지 않거든.nbsp강자와 약자가 존재하고,nbsp삶은 이들 사이의 투쟁이라네.quotnbsp- 책 속에서

섬 주민들이 괴물이 되어버린 건 갈매기 퇴치 사건으로 본격화됩니다. 이 섬은 갈매기들의 낙원이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섬 주민과 갈매기의 관계는 자연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그가 오고부터 갈매기는 섬의 적이 되었습니다.nbsp섬은 점점 파국으로 향합니다. 소설가의 입바른 소리는 지식인의 헛소리 정도로 취급당할 뿐입니다. 논리적 사고가 공포와 증오 앞에서 상실되는 현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nbsp

quot어딘가에 악이 존재한다면,nbsp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는nbsp조금씩의 책임이 있는 거야.quotnbsp- 책 속에서

육지에서의 골치 아픈 일을 뒤로하고 섬으로 들어왔던 그들은 유토피아를 꿈꿨지만, 자신만의 평온함에 매몰되어 공동체의 안녕을 소홀히 했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저항하지 못했던 원죄를 후회하는 나처럼 lt마지막 섬gt은 일상에서의 작은 굴복들이 만들어낸 저항 정신의 부재를 꼬집습니다.nbsp이 세계를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내리는 lt마지막 섬gt. 비판적 사고와 실천적 행동의 중요성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우화 형식으로 끌고 나가는 방식이 매력적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2022-11-30 14:47:41.16145
    o***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여러 부분들에서 공감되는… 마음이 아리기도 한 마지막섬에서 일어났던 장면 장면들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는다. 우리의 일이기도 한 마지막 섬에서의 이야기…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책이다. 2022-12-09 07:28:43.874843
    f*** 읽어보고 싶었어요. 기대되요 2022-12-08 21:35:09.33856
    p*** 마지막 섬

이 소설lt마지막 섬gt의 작가 쥴퓌 리바넬리는 튀르키예(구 터키)의 군부독재와 이슬람 정권의 장기 집권, 그리고 여전히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통치, 사회 저변의 문화 등 그리 안정되지 못한 채로 동, 서양을 잇는 미묘한 흐름, 여성, 정의, 평화 등의 메시지를 작품 속에 녹아내고 있다. 한국에 소개되는 작가의 네 번째 작품인 이 책은 꽤 흥미롭다 못해, 상어 대가리로 표현한 전 대통령hellip. 이 대목은 번역자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문어 대가리 전두환으로 자꾸 읽힌다.

튀르키예의 현대사는 우리의 그것과 닮아있다. 60년, 80년대의 쿠데타가 있었다. 권위주의와 국민의 무관심이 사회공동체를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보여주는 우화다. 같은 경험을 했던 한국과 튀르키예의 미래 진로 방향은 어디서부터 달라졌나. 물론 상대적으로 민주주의가 조금은 진전된 한국-이렇게 말해도 될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오십보백보라고 말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어느 날 등장한 전 대통령 상어 대가리

정권에서 밀려나게 된 전직 대통령이 가공의 섬, 등장인물들은 이 섬을 머나먼 섬이라 부른다. 갈매기와 공존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도시의 시간과 달리 천천히 흐르는 별세계인 이곳에 전 대통령이 찾아들면서, 사건은 시작되는데hellip.

이웃들과 자연스레 배려하고 적당하게 거리를 두면서 서로 존중하는 삶, 누구의 삶에도 관여하지 않고서도 평화롭게 굴러가는 공동체, 아마도 이런 것이 이상향일지도 모른다.

평화스럽게 천천히 흘러가는 삶 속에 이방인으로 등장한 전 대통령은 이곳을 장악하려 든다. 검은 색안경의 경호원들을 데리고, 작은 왕국을 만들기 위해서 늘 하던 대로 이미 습관이 된 자신 외에는 모두 의심하는 모습, 어린 손녀에게 갈매기가 위협을 가했다고, 밤에 자신의 집 주변을 시끄럽게 돌아다녔다고. 갈매기와 전쟁을 선포한 전 대통령,

운영위원회 만들고, 이 자연 속에 ldquo문명rdquo을 건설해야 한다고 지금까지 제 나름대로 유지되는 자연스러운 공동체의 질서를 전 대통령의 잣대로 가치를 평가하고 제멋대로 바꾸는데, 섬사람들은 그저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 이곳에서 입바른 소리를 하는 사람, 소설가가 전 대통령의 횡포에 맞서는데hellip.

전 대통령에게 학살당한 갈매기 떼, 이들의 복수가 시작되고, 갈매기 떼한테 애꿎은 마을 사람이 희생을 당하면서, 섬사람들은 이성을 잃고, 마치 독일인들이 나치에게 경도되고, 기대하면서 환영을 하듯,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하는데, 지금까지 지켜오던 섬의 암묵적 평화는 금이 가고 갈매기를 공존할 수 없는 것 제거해야 할 적으로hellip. 갈매기 떼를 몰아내기 위해 여우를 들여오고, 섬 안에 독사들은 지금까지 갈매기의 먹이로hellip. 일정한 개체 수 이상으로는 늘지 않았듯 보이지 않는 자연의 균형이 깨지면서 섬은 지옥으로 변해가는데hellip.

이 이야기의 전반적인 흐름 속에서 용기 있는 지식인과 가늘고 연약해 보이는 여성, 섬사람들 손에 크다시피 한 장애가 있는 소년, 그리고 이 소설의 화자인 나,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공증인 등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상징적으로 등장하는데, 이들이 어디까지 휘둘림을 당하고, 어떻게 사고가 변하는지, 권위주의 앞에 어떻게 굴종적인 자세를 취하는지, 이들에게 대항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섬사람들을 갈라서게 하고 누군가를 질시, 배척하는 구도를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는 모습, 이이제이(以夷制夷-오랑캐를 오랑캐로 무찌른다-)의 전술까지, 뭉치지 못하게 분열시키는 공작 정치까지 현대 정치판과 우리 사회와 놀랄 정도로 닮은 모습이다. 이 소설은 군부독재의 탄압을 받던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hellip.

커다란 사회를 무대로 했다면 아마도 이 소설은 그리 와닿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이상향인 섬마을에서 지금까지 없던 권력이 등장하고, 권력을 향하는 해바라기와 이를 거부하고 비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 본디 이런 갈등이 잠재돼 있었다는 암시도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지만, 역시 인간의 본능, 집단동조, 집단에서 벗어나려는 사람에 대한 공격hellip. 우리 사회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민주시민교육이니, 촛불 행동을 왜 해야 하는지 열 마디 스무 마디 말 보다, 이 책을 읽게 하는 게 오히려 큰 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싶다.

그저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 속에 무엇이 개입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그 변화를 사람들을 어떻게 변하게 하는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제대로 보여준다. 아마도 나치독일에 관한 이해와 우리나라의 군부독재 쿠데타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쿠데타가 왜 일어났는지를 자연스레 알게 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재난을 겪는 과정에서 그간 수면 아래 잠들어 있어 그 모든 것들이 수면 위로 자연스레 떠 오르게 된, 문제들 ?돌봄, 그리자 노동, 필수노동자군-, 우리 사회는 어떻게 연대를 하고, 어디로 가야 할 것인지, 지금 검찰 공화국 체제에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hellip. 이 소설은 참으로 많은 것을 시사한다.

lt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gt

마지막섬쥴퓌리바넬리오진혁소설추천튀르키예소설정치우화호밀밭권위주의와무관심이불러일으킨결말책콩카페책콩서평단 2022-12-08 01:49:00.724643
z*** 터키를 대표하는 작가 하면 바로 떠올리는 오르한 파묵 이후 노벨 문학상에 가장 근접하고 있는 작가라는 쥴퓌 리바넬리의 작품을 접해본다.

지상낙원이라 불리는 자급자족이 가능한 독립된 섬, 그곳에 살고 있는 40호여 가구의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던 그곳에 어느 날 그가 나타난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직 대통령 출신인 그는 섬에 오자 평화롭던 그 섬을 한순간 파멸에 이르는 행동들을 보인다.

처음부터 작은 부분에서 시작된 어긋남들이 미세하게 균열을 일으키며 섬을 바꿔버리는 그에 대해 섬사람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행동에 옮기지만 그를 따라 행한 일들은 점차 생태계의 혼란까지 이르게 만든다.

나무를 베어버리고 갈매기들 때문에 손녀가 사고가 나자 갈매기를 없애버리는 것들, 이런 일들이 점차 번지고 커지면서 섬의 평화가 일순간 사라지는 진행은 저자가 담고자 한 내용인 권위주의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평화롭던 섬을 어떻게 무너뜨리게 되는지를 우화로써 그린다.

2008년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독재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쓴 작품이라고 하는데 어디 터키에만 해당되는 것일까?

평범한 사람들의 무관심이 권력에 귀속되고 뒤늦게 깨달아가는 과정들을 보인 작품은 뻔해 보이지만 뻔해 보이지 않는 진행으로 그려져 더욱 흥미롭고도 생각할 부분들이 많은 작품이다.

-quot우리는 굴복에서 패배했다. 점차 수위를 높여가던 권력의 폭압이 얼마나 더 극에 달할 수 있는지 예상하지 못했기에 패배했다. 그 나무들이 잘려나갔을 때, 그리고 구멍가게 아들이 얻어맞았을 때,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냈어야 했다. 저항했어야 했다.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고개를 숙인 인류가 더 똑똑했던 건가, 아니면 저항한 갈매기가 더 똑똑했던 건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맞지 않을까?quot - p286

그동안 오르한 파묵 작가의 작품이나 타 작가들이 보인 터키 내 여성들의 삶을 조명한 작품을 대해왔던 문학작품에서 정치적 우화소설을 접한 계기를 통해 새롭게 알아간 또 하나의 좋은 작품을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2022-12-05 16:46:05.435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