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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

정보

  • ISBN : 9791170402763
  • 출판사 : 열림원
  • 출판일 : 20240730
  • 저자 : 헤르만 헤세

요약

● 헤르만 헤세의 사유의 정수가 담긴 글들을 모은 선집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가 열림원에서 출간되었다. 열림원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총서 열다의 첫 번째 책이다. “그 모든 아픔에도 나는 여전히 이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져 있다.” 이 책에 실린 헤세의 시의 구절처럼, 헤세는 세상이 가하는 온갖 폭력과 야만의 고통을 견디면서도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자 했다. 고통 속에서도 삶을 사랑하고,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보았던 헤세의 재생력은 그의 문학에서 여러 방식으로 형상화되었으며, 그의 시, 소설, 에세이, 심지어 독자들의 편지에 대한 무수한 답장에서도 그런 힘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은 헤세의 이러한 힘과 세계관이 잘 표현되어 있는 글들을 모아 엮은 것으로,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그의 사유의 정수가 담긴 명문장들을 엄선하여 소개한다.

일상의 틈을 여는 사유의 창, 열다

거장들의 품격 있는 문장과 사유를 소개하는 열림원의 총서 열다를 독자들 앞에 새롭게 선보인다. 에세이, 시, 소설, 편지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매혹적인 사유의 흔적들을 모으고 엮어, 유려한 번역과 화사하고 콤팩트한 디자인의 책으로 내놓는다. 열다는 일상의 틈을 여는 사유의 창이자, 무한한 숲으로 향하는 작은 문이다. 기쁜 책들의 숲인 열림원(悅林苑)의 이름에서 따온 悅다라는 새로운 동사로, 끝없이 뻗어 가는 사유의 기쁨 속을 거니는 일을 뜻하기도 한다. 그 열린 공간 안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

리뷰

b***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 2024-10-11 09:59:56.590291
v*** 추천받아 구입했어요 2024-09-30 12:30:48.752963
s*** 헤세의 글들을 지금 읽으니 그 진가가 더 진하게 다가 옵니다. 2024-09-23 20:20:30.973782
m*** 기대됩니다. 책 사이즈도 작아서 들고다니며 보기 좋을 듯 해요. 2024-09-17 09:09:15.207696
q*** 세상을 살다 보면 나 자신의 차별점에 대해 생각하는 때가 온다. 무한 경쟁 사회 속에서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 자신에 대해 돌아보며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지 돌아보는 것인데 그때 자신은 다른 사람과 무엇이 다른지 생각해보게 된다. 결국 일이라는 것도 자신이 좋아서 찾는 분야이겠지만 결국 자신이 다른 사람과 구별되게 잘 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게 된다. 그런데 일만 그런 것이 아니다. 잘 보면 사람마다 생김새부터 성격, 취미까지 각 개인은 그 고유 특성이 각각 다르다. 이 책을 보며 그런 것들을 인지하고 사느냐 그렇지 않으냐는 차이가 중요함을 느꼈다.

이 책을 보며 인생에서 하나의 의미를 만들어가며 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동물이나 곤충들의 삶을 보면 그들도 밥을 먹고 잠을 자고 하는 일련의 과정은 인간과 매우 유사하다. 다만 인간은 생각을 깊게 할 수 있어서 자신을 돌아보고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도 질서나 규칙에 대해 고민한다. 이런 점이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인데 그 기능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인간이 인간됨에 좀 더 의미를 부여하는 삶을 살 수 있겠다.

헤르만 헤세의 글을 보며 인생을 지혜롭게 사는 법에 대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삶의 잔혹함과 죽음의 불가피성을 원망스럽게 받아들일 게 아니라 그 절망을 충분히 음미하면서 수긍해야 한다는 구절이 나와있었다. 인생을 살면 인생의 불합리한 점과 가혹한 점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때가 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인생이 단순히 비관적인 것이 될지, 그래도 살 만한 세상이 되는지가 결정되는 듯하다. 그런데 이 때 그 절망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충분히 음미하면서 수긍해야 한다고 하니 굉장히 관조적인 객관화가 된 상태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 경지에 간다면 마음도 좀 더 평정심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간을 다른 인간과의 차별성을 고민하는 차원에서 더 나아가 다른 동물보다 더 의미있게 살려면 의미부여에 더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인생은 의미를 주는 만큼 의미가 생기는데 그것이 생각과 죄악을 모르기에 굳이 의미가 없어도 순진무구하게 살아가는 식물이나 동물과 인간이 다른 점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인간이 얼마나 고차원적으로 생각할 수 있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굉장히 깊이가 다른 삶을 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었다.

각 인간은 개개인이 다 가치있는 존재이다. 가치있는 존재이기에 자신이 어떤 모양으로 생겼는지 돌아보고 다른 사람과는 어떻게 다른지 생각하는 과정은 중요하다. 거기에 더해 다른 자연 속 동식물의 삶과는 어떻게 다른지까지도 사유해본다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평상시에는 경쟁사회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를 소화하기에 바쁘다. 그런데 본질적인 인간의 삶으로 초점을 맞추면 인간의 삶을 좀 더 의미있게 사는 법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런 고민의 흔적들을 많이 볼 수 있어 좋았고 좀 더 질적으로 의미있는 삶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 책은 출판사를 통해 지원받았습니다. 2024-09-01 23:30:34.154885
f***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독일어 verrücken이라는 단어는 옮기다, 바꾸다 같은 뜻입니다. 이것이 verrückt라는 과거분사형을 갖고, 형용사로 파생하면 미친이란 뜻이 됩니다. 한편, 재귀동사 sich verlieben은 사랑에 빠진다는 뜻인데, 그 과거분사형 verliebt in은 영어의 fallen in love와 같습니다. 헤세처럼 이지적이고 윤리적이면서도 그 감정이 폭풍우를 치듯 하는 사람에게는 이 세상이 미쳐도 단단히 미쳐돌아가는 듯 보였겠습니다. 그러면서도 헤세 같은 휴머니스트가, 이 미친 세상을 사랑하지 않을 방도 또한 없었을 것입니다.

이 구절은, 이 책을 엮은 편집자 폴커 미헬스가 서문에서 말한 대로, 헤세가 떡갈나무에 대해 쓴 시의 한 행입니다. 미헬스는 고령이지만 아직 활동 중이며, 헤세 연구와 비평에 대해 세계적인 권위자이지만, 헤세가 타계할 때 고작 스무 살에 불과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마치 헤세의 품에 안겨 자란 친손자처럼, 누구보다도 인간 헤세(이미 고인이 되었건만)와 잘 공감하며 현대 독자와 지난 세기의 문학적 거인 사이에 튼튼한 다리를 놓았습니다.

인생은 계산도, 수학 도식도 아닌, (하나의) 기적이다.(p27) 헤세는 이 대목에서 스스로 고백하기를, 같은 모서리에 머리를 찧었고, 같은 연들과 싸웠고, 같은 나비를 좇았다고도 합니다. 그의 워딩으로도 세상은 제법 단조로운 패턴의 반복인 셈입니다. 그런데도 기적입니까? 그런데도 특정 포뮬러(아직은 인류가 찾지 못한)에 의한 분석과 해독을 끝내 거부할 만한 깜냥인가요? 헤세는 이 (가상의) 질문에 대해서도 그럼, 기적이다마다.라 대답할 듯합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대로, 헤세의 개인적 삶은 그에게 그리 녹록한 과제가 아니었습니다. 세상은 그의 이상에 비해 비루했고, 그의 선한 천성에 비해 야만적이었습니다. 우리가 헤세를 위대하다고 여기는 건, 그런 핸디캡을 안고서도 공정하게, 또 정확하게, 생은 과연 기적임을 긍인하고 환희에 차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그냥 광대로 여겨졌던 히틀러가 독일에서 정권을 서서히 장악해갈 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에서 간디가 펼친 활동은 유럽에서도 대단히 인상적이었나 봅니다. 또 헤세에게는 미국의 퀘이커 교도들이 비웃음과 탄압을 받던 와중에도 여전히 분투해 가는 그 과정이 무척 마음에 들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2차 대전이 마침내 끝나고 인류 공영의 어젠다에 대한 대단히 폭력적인 도전이 좌초했을 때, 헤세는 차분한 마음으로 세상을 향해 그 모든 독기를 내려놓고 형제를 위해 가슴을 열자고 제안합니다. 인습의 존재를 넘어 비폭력의 위대한 명분에 단단히 안기기 위해 말입니다.

1930년에 쓴 어느 편지에서 그는 53세의 자신을 가리켜 늙은이라 칭합니다(p202). 편지의 수신인이 당신네 젊은이들이라서인 것 같은데, 글쎄 저의 편견인지는 모르겠으나 워낙에 갈등과 고뇌와 좌절 가득한 여정을 젊은날 걸었던 그여서인지, 53세의 헤세 같으면 자신이건 남들의 시선으로건 이미 생체의 venom이 다 빠져나간, 쭈그러든 노인 같아 보였을 법도 합니다. 전하는 말씀의 내용도 퉁명스러워 보이기까지 합니다. 생이 부조리하고 모순 덩어리인 게 어디 내 책임입니까? 당신들 젊은이들은 마치 그렇기라도 하다는 양 무책임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군요. 확실히, 어느 시대이건 그 젊은이들이 문제입니다. 1930년대에 헤세에 젊은이라 불렸던 이들 중 대다수는 지금 백골이 진토가 되고도 남았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대문호 헤세의 대양과도 같은 마음은 그 모든 무책임과 경솔함마저도 기어이 너그럽게 끌어안습니다. 이 깨달음은 아직 삶이 아니며, 우리는 그저 그리로 걸어갈 뿐이다. 어떤 이는 영원히 그 길을 걷기도 한다.(p267) 마치 그의 장편 <싯다르타>에서, 주인공이 고타마를 만나고 카마라를 만나고 마침내 친구 고빈다를 두번째 만나도, 그 마음이 더욱 평안에 수렴했을지언정 마침내 완전한 득도에 이르렀는지에 대해 모호하고 유보적인 태도였던 것도 생각이 납니다(지극한 겸손의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길은 거기에 길이 나 있어서 걸을 뿐, 어디로 꼭 도달되어야 하는 게 아닙니다.

생은, 그렇다고 목표가 없는 맹목인가? 이에 대해 헤세는 단호하게 부인합니다. 세상에 크고작은 길이 많아도, 목표는 (의외로) 공통이다. 생의 마지막 걸음은 언제나 자기 혼자의 힘으로 디뎌야 한다.(p303) 비록 높은 산정에 누구나 도달할 수는 없어도, 데미안이나 그 모친의 큰 폭 후원 없이 나 혼자만의 힘으로 당당하게 내딛는 싱클레어의 작은 몸짓은 아브락사스의 시선에 입각해서도 대견해 보입니다. 헤세의 통찰과 담담한 표백은 그 앞에서 누구도 겸손해지게 되는 힘이 있습니다. 2024-08-29 09:22:56.325914
s*** 헤세의 책이다. 책의 디자인과 색감이 미혹적. 그런데 제목이 꽤나 과격하다. 뭘까 이 조합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넘겼는데 미친 세상은 모르겠고 헤사와 사랑에 빠지기에 딱 좋은 책이다. 그리고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제목을 이해하게 되고, 결국 미친 세상과도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그런 책이다.

하이쿠를 연상하게 만들 만큼 짧은 글과 여러 페이지에 걸친 긴 호흡을 가졌지만 짧은 글. 그리고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분량의 글들이 적절하게 편집되어 읽는 흐름을 조절해 준다. 물론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무방한 편집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글을 연대별로 묶어서 편집했거나 글을 쓴 배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편집했어도 끌린다.

요즘의 나는 회사, 집 다시 회사, 집만 반복하며 사는 중인데도 지치고 피곤한 몸과 마음이라 삶을 누린다는 것보다 버티고 견디는 쪽에 더 가까운 상태라 이 악물고 일단은 꾸역꾸역 참는 중이다. 그런 상태에서 이 책에 실린 헤세의 글은 확실히 위로가 되어준다.

객관적이고 일반적인 성취의 정도로 삶의 정당성을 판단하기 보다 자신의 본성을 삶으로 얼마나 순수하고 완벽하게 삶에서 표출했는가를 봐야 한다는 헤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읽고 쓰는 삶에서 멀어질수록 나는 불행해진다는 것을 알기에 요즘 더 마음이 무거워졌는지도 모르겠다.

책의 제목이 담긴 문구를 옮겨본다.

날마다 야만의 고통을 견뎌 내며 또다시 저 빛 속으로 얼굴을 내민다. 내 안의 연약하고 부드러웠던 것을 세상은 죽도록 조롱했지만, 내 본질은 파괴될 수 없는 것. 나는 만족하고 화해하며, 가지를 수백 번 찢어 참을성 있게 새로운 잎을 틔워 내고, 그 모든 아픔에도 나는 여전히 이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져 있다.

​ 2024-08-27 21:09:33.302816
z*** 헤세의 작품은 소설 말고도 시와 산문을 읽었다. 사실, 그림까지 그렸다고하니 그는 글 뿐만 아니라 그림으로도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나 싶었다. 난 오히려 소설 보다 이렇게 산문으로 헤세를 더 알아가는 거 같다. 오늘 만난 <미치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는 저자의 작품 중 일부를 모아놓은 책으로 다양한 글이 담아져 있다. 소설의 일부분 또는 산문 그리고 시로 어우러진 이 책은 읽을 때마다 생각에 빠진다. 헤세의 세상은 어땠을까? 혼란스러운 시기에 작가로서 자신의 신념을 향해 살아간다는 게 힘들었을텐데 나아간 인물이다. 저자의 글은 고요하면서 힘이 있다.

다양한 주제로 써내려간 글을 읽을 때 삶을 더 생각하게 하는데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는 요즘 [노년에 관하여] 글은 그 제목만으로 끌렸다. 노년의 모습은 그동안 살아온 세월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는데 헤세는 더 나아가 죽음과 신성함에 대한 경외심를 갖고 있다면 가치 있는 일임을 말한다. 인생의 허무함을 느낄 수도 있는데 이것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문장은 앞으로 내가 나가야 하는 길을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봐야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그의 시에서 느낀 삶의 한 자락을 읽으면서 헤세라는 인물에 대해 더 궁금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도서의 제목은 뭔가 거친 느낌

을 주었지만 사실 그만큼 삶에 대한 열정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지었다. 다른 고전 작품도 사는 동안 읽을 이유가 충분하지만 헤르만 헤세의 작품은 자기만의 개인적인 고유한 영역을 지키라고 끊임없이 말하고 있음을 강조하니 더 깊이 자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은 결코 쉽게 읽혀지는 책은 아니지만 필사를 하기에 적합한 도서라 천천히 필사에 도전을 해 보려고 한다.

의미 없이 그저 살기만 하면

보낸 세월이 얼마던가!

지킬 만한 것도

기뻐할 만한 것도 없다.

-위안 중 -

2024-08-26 22:54:18.423973
a***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 하면 <데미안>, <싯다르타>와 같은 소설 작품을 주로 읽어봤었는데 (번외로 작가의 인생과 사랑에 대한, 다른 사람이 쓴 책도 읽어보았다.) 이번 책은 열림원에서 열다 시리즈로 내놓은 책 중 하나로 작가의 인생을 짐작케 할 수 있는 시, 에세이, 편지, 소설, 다양한 작품에서 발췌한 여러 문장들을 엮어 놓은 작가의 사유의 정서가 담긴 글들을 모은 선집이라 할 수 있었다.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그 사람의 평소 생각 등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니 일생을 관통하는 그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책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 책을 엮은 이는 헤르만 헤세의 유고집을 출판하는 일에 헌신한 이로 20권으로 된 최초의 헤세 전집을 발간하고 헤세 박물관을 건립하는 일을 담당할 정도로 헤세 연구에 몰두한 폴커 미헬스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헤세가 한사람 한사람을 모두 진지하고 중요하고 진기한 존재로 받아들이고 세상의 현상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반복되지 않고 오직 단 한번만 그렇게 교차되는점(데미안)으로 여기기 때문이라며, 개인이 자기 속의 잠재력을 펼치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일이라 생각했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자꾸만 사회에 무뎌지고 묻혀버리게 되는 개인의 개성과 성찰을 살려낼 수 있는 방안에 주목하고 있는 글들의 모음이랄까.

폴커 미헬스는 헤세를 일컬어 그세대 작가 중에 가장 선량하고 타인에 대한 연민이 넘치고 꼿꼿하게 자신을 지킨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헤세의 작품들을 많이 읽어보지는 못했기에 엮은이가 말하는대로 작가가 정말 선량한 사람이었을까 하고 생각하며 책을 읽어보다가 갑자기 이질감이 들어 이전에 내가 쓴 서평들을 찾아 읽다가 헤세의 3번의 결혼과 그 아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을 읽고 충격 먹었던 후기를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거의 10년전에 읽고 쓴 글이어서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헌신적이었던 첫번째 아내에게 헤세가 무관심의 극치를 보이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고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예술가들의 아름다운 작품과 천재성 등에 대해서는 정말 놀라움을 금치 못하다가 생각보다 사생활 면에 있어서는 아름답게 포장하기 힘든 그런 상황들을 직면하게 되기도 한다. 작품과 실제 사생활은 너무나 다른 그런 느낌. 일반인들과 다르게 예술가라서 독선적, 독단적인 면들이 부각되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하고 이해할 수도 있는 부분이긴 한데 한 사람의 일생으로 들여다보자면, 그때 그 일대기를 읽을때 충격을 먹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다시 헤세의 이번 작품으로 돌아와서 이 책의 제목이 되기도 한 내용은 바로 아래 시에서 발췌한 내용이라 한다.

가지치기를 한 떡갈나무.

우리 아파트단지에도 작고 여리지만 너무나 예쁜 꽃을 풍성하게 피워내는 목련나무가 있어서 매해 봄마다 기분좋게 바라보곤 했는데

올해초초 나무 가지치기를 한다면서 너무나 형편없이 거의 나무 몸통만 남겨놓고 모든 가지를 다 베어내버리는 통에

보기에도 너무나 초라해지고, 이건 죽으라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형편없어져서, 안타까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매해 정말 그 어떤 목련보다도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던 그 어린 목련나무가 가지가 다 뜯겨나간 올해는 정말 간신히 죽기 직전의 힘을 다해 어렵사리 봉오리를 맺었고, 그 봉오리가 활짝 피기까지도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려서 보는 내내 안타까웠다.

그래도 힘들지만 여전히 꽃을 피워냈다. 예전처럼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해낼 수 있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해 피워내는 모습이 정말 눈물겨울 정도였다. 너무 웃자라거나 해서 약간의 가지치기를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이해를 하겠지만 정말 멋대가리 없이 모든 가지를 다 잘라내고 주요 몸통도 볼품없이 확 잘라버린 그 모습은 통나무 하나만 남겨놓은 듯 너무 불안해보이는 상황이었다.

신기하게도 헤르만 헤세의 가지치기를 한 떡갈나무를 보며 우리 아파트의 그 어린 목련나무가 생각이 났다.

인간이 참 잔혹하다라고 생각하기만 했는데 자그마치 백년전의 작가는 그 떡갈나무를 보며 자신을 투영할 생각을 하였구나.

나는 그저 너를 이렇게 잘라내게 한 사람들이 야속하다 생각했을뿐, 네가 나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말이다.

나에게 어떤 어려움과 박해를 가해도 이 미친 세상을 사랑할 수 밖에 없다는 작가.

우리가 이렇게 책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은 나 자신과 내 가정의 테두리 밖으로 뛰어넘어 남을 생각하고 사회와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가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사회 속 내 개인의 잠재성을 잃지 말라는 헤세의 조언을 다시금 되새기면서 말이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글입니다. 2024-08-24 23:17:11.08828
s***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견해는 역시나 탁월하다. 이 책을 붙잡고 나는 어느 철학자보다도 더 뛰어난 통찰을 얻었다.

그의 글은 단순히 문학적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고, 삶의 본질을 꿰뚫는 깊이를 가지고 있다.

고통 속에서도 세상을 사랑하고, 그 속에서 성장을 추구하는 그의 철학은 나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헤세는 삶의 복잡성을 온전히 이해하고, 그 안에서 길을 찾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이 책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는 단순한 읽을거리를 넘어, 진정한 인생의 지침서가 될 수 있는 에세이 추천 도서로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모든 아픔에도 나는 여전히 이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져 있다. 헤르만 헤세가 짧게 가지치기를 한 떡갈나무에 관해 쓴 유명한 시의 마지막 행이다. 이 시는 온몸 곳곳이 짧게 잘려 나갔음에도 계속 새로운 잎을 틔우는 나무의 예를 들어 자연을 대하는 우리의 이면을 지적하고, 그럼에도 우리에게 자연처럼 용기를 잃지 말라고 격려한다. (들어가는 글, 7쪽)

먼저 들어가기에 보면 이 책의 제목에서 볼 수 있는 문장이 언급되어 있다.

이는 독자에게 책의 핵심 주제를 명확히 전달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먼저 이 시 전문을 감상하고 시작하는 것도 좋겠다.

가지치기를 한 떡갈나무

나무여, 이렇게 잘려 나간 모습이라니,

이렇게 기이하고 낯설게 서 있는 모습이라니!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네 속에 반항과 의지밖에 남지 않을 때까지!

나는 너와 같다. 고통스럽게 베어지는

삶을 끝내지 못했고

날마다 야만의 고통을 견뎌 내며

또다시 저 빛 속으로 얼굴을 내민다.

내 안의 연약하고 부드러웠던 것을

세상은 죽도록 조롱했지만,

내 본질은 파괴될 수 없는 것.

나는 만족하고 화해하며,

가지를 수백 번 찢어 참을성 있게

새로운 잎을 틔워 내고,

그 모든 아픔에도 나는 여전히

이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져 있다.

1919년 7월

이 책은 폴커 미헬스가 엮은 책으로, 헤세의 다양한 글들을 통해 그의 사유와 철학을 종합적으로 조명한다.

미헬스는 헤세의 글들을 정교하게 선별하여 독자들이 헤세의 사상과 세계관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책은 헤세의 깊은 통찰과 따뜻한 인간애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 헤르만 헤세의 책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는 그의 사유와 철학이 깊이 담긴 선집으로, 혼란과 고통 속에서도 삶을 사랑했던 헤세의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의 글들은 단순한 문학적 표현을 넘어서,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지며,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책은 헤르만헤세가 경험한 고통과 그의 긍정적인 시각을 통해, 어떻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삶을 사랑할 수 있는지를 깊이 있게 탐구하게 한다.

특히 헤세의 글에서 느껴지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이해는, 우리에게 고통을 대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그는 고통을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성장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보여준다.

이러한 그의 철학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주며,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나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살아가도록 격려한다.

헤세의 문장은 섬세하면서도 강렬하며, 그의 내면을 깊이 탐구하는 여정을 선사한다.

그의 글에서 느껴지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따뜻한 시선은, 우리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은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고, 그 과정에서 더 나은 삶의 방향을 발견하게 하는 소중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헤르만 헤세의 글을 읽는 시간은 깊은 사유의 여행과도 같다. 그의 문장은 나를 일상에서 벗어나 내면의 세계로 인도하며, 삶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헤세의 글을 읽는 동안 나는 마치 그와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그의 통찰력 있는 시선이 내 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주었다.

이 시간이 나에게 주는 충만함은 단순한 독서를 넘어, 나 자신과의 깊은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

이런 시간을 갖고 싶은 사람이라면 헤르만 헤세의 글을 꼭 경험해보기를 권한다. 그의 글은 단순한 문학 작품을 넘어, 마음 깊숙이 자리한 질문과 고민들을 마주하게 해준다.

헤세는 우리를 일상의 소음에서 잠시 벗어나 내면의 고요 속으로 인도하며, 그곳에서 삶의 본질을 탐구하게 만든다.

이러한 사유의 시간을 통해 우리는 자신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세상과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2024-08-24 18:22:27.461952
h*** [세상과 삶을 대하는 헤세의 빛나는 문장들]

영원한 고전이라 불리는 [데미안]을 처음 읽은 뒤 저의 감상은 어렵다, 이해가 안 된다 였습니다. 그 후로 헤세의 작품을 몇 권 더 읽었지만 이해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였어요. 그런데도 어떻게든 이해하고 싶어서 머리털을 감싸쥐는 저를 수렁(?)에서 구해준 것은 정여울 작가님이었어요. <클래식 클라우드=""> 를 통해 만난 [정여울 x 헤세] 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헤세라는 사람을 아주 조금은 알게 된 듯한 기분이 들었고, 그 후로는 예전처럼 마냥 어렵게만 여겨지지는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헤세의 모든 작품을 이해하게 된 것은 아니었지만요. 이번에 만난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 는 그런 헤세의 시, 소설, 에세이, 편지 등에서 발췌한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마 이 책을 읽다보면 헤세를 예전보다 또 조금은 더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읽었답니다.

이렇게나 능력 있고 유명한 작가라면 풍족한 환경 속에서 꽉 찬 자신을 느낄 법도 한데, 헤세는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그의 글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제가 느낀 것은 자신을 향한 위로였습니다. 자신을 위로하면서 세상 사람들을 향한 따스한 안내자같은 면모도 보여줘요. 어딘가 허망함을 느끼는 듯 하면서도 그 안에서 삶의 열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인생은 무의미하고 잔혹하고 어리석다는 편지 속에서도 슬픔과 절망, 고통도 인간이기에 느낄 수 있는 가치라고 생각했던 헤세. 고통 속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만이 진정한 인간이라고 이야기하는 듯 했어요. 세상을 살아내면서 어떤 경험을 해야만 이런 숭고한 생각을 하게 되는 걸까요.

헤세는 세상과 삶을 마냥 아름답게만 바라보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에게 세상이나 인간의 삶은 넘어야만 하는 역경 같은 것, 이라고 느껴졌어요. <전쟁 4년 째> 속에서는 아무도 들어주는 이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노래를 하는 이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어디에는 분명 사랑이 존재한다고 믿는 헤세의 마음이 짧은 시 안에 가득 담겨 있죠. <불만이 많은="" 사람에게=""> 속, 세상을 향해 욕하는 이를 비난하지만은 않습니다. 오히려 그의 마음을 이해한다, 그럼에도 사랑으로 세상을 바라보길 권유해요. 그의 글 속에 등장하는 세상은 결코 인간에게 호의적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어떻게든 열정적으로 삶을 향유하려고 했던 헤세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헤세가 생각하는 이 세상은 미쳐 있습니다. 그런 세상을 비난하거나 경시하지 않고 자신의 본질에 충실하고자 끊임없이 글을 써왔을 헤세를 생각하면 어딘가 마음이 알싸해지는 듯한 기분입니다. 대작가로 불렸던 그의 면모를 조금은 엿 본 듯한, 일상의 틈을 여는 사유의 창 <열다> 시리즈에 더없이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생각입니다.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열림원>으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2024-08-24 16:43:44.651293
d******* 어떻게 하면 이런 생각과 문장에 도달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물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 저작은 헤세의 작품들 속에서 특정 부분들을 발췌하여 만든 책이다.

원래의 작품에서 떨어져 나온 문장은 본래의 힘을 발휘하기 힘들다.

우선 일관성, 통일성을 이룬 완전체로부터 분리된다는 불리한 점이 있고,

애초에 가지고 있던 맥락적 의미가 왜곡되거나 단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예외다.

정확히 말하면 헤르만 헤세는 예외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주옥 같고,

빛나는 통찰이 담겨 있다.

예컨대, 이 글에 이미지로 삽입한 전쟁과 평화라는 부분도 그렇고,

간간이 실린 서간문이나 시들도 한결 같이 깊은 감동을 준다.

앞서 말했듯이, 독서하면서 이런 문장들은 어떻게 나오는지에 대해 생각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헤세의 빛나는 재능, 자연 속에서의 사색, 이상을 향한 고민.

이 세 가지가 있었기에 우리에게 헤르만 헤세라는 위업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위대한 문장과 사색과 고백을 이 책을 통해 접할 수 있다.

구체가 어떻게 추상으로 승화하는지.

1차 세계대전이라는 전대미문의 위협이 어떻게 사고의 깊이를 메우는지.

고통과 괴로움인 삶 속에서 어떻게 위트와 가치가 발견되는지.

독자는 헤세의 문장을 통해 위의 비밀을 엿볼 수 있다.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 박종대 헤르만헤세 폴커미헬스 열림원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컬처블룸리뷰단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 2024-08-23 23:58:48.315252
u******* 헤르만 헤세는 생전에 이미 나이를 떠나 기성 세대의 경직된 생활방식에 저항하는 젊은 작가였다(9). ​ 헤세의 작품을 좋아하는 층은 사회에 잘 적응한 기득권의 연령대보다 반항하는 10대나 은퇴 후 진정한 자아를 찾는 노년층이다. 10대에 헤세에 열광하였다가 다시 은퇴하고 나면 꺼내 읽게 되는 것이 헤세의 작품이겠다. ​ 이 책은 헤세(1877-1962)의 시, 편지, 일기 등을 엮은 책이다. 자연과 신, 인간, 언어, 예술, 정신분석 비판, 종교, 전쟁, 행복과 사랑, 노년의 관조 등에 관해 이야기한다. 엮은이는 독일문학 전문 편집자로 헤르만 헤세의 유고집을 출판하고, 20권의 헤세 전집을 발간하고, 헤세 박물관 건립을 담당하였다. 누구보다 헤세에 대해 잘 이해하는 사람이 엮은 책이니 기대된다. ​ 헤세를 소설로만 접했다면, 이 책은 헤세의 시, 편지, 엽서, 일기처럼 아주 개인적인 자료를 통해 그를 한 개인으로 이해할 수 있다. 헤세는 개인의 본성을 덮어버리는 군국주의를 표방한 독일 사회와 보수적인 기독교를 거부했다. 그렇다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사회운동이나 투쟁이 필요하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세상을 바꾸려면 그저 각 개인이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스위스로 망명한다. 기독교에 관해서는 초교파적으로 브라만교의 아트만이나 노자의 무위자연, 부처의 윤회와 열반같은 사상에 매혹된다. ​ 헤세는 인생을 고통과 괴로움으로 느끼는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불교나 쇼펜하우어의 사상과 맥을 같이 한다. 이러한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자연의 뜻에 따라 삶을 긍정하고, 고통도 좋게 여기면서 자기에게 기쁨을 주는 유머와 예술을 사랑하는 방식을 택한다. ​ 예술가로 작품을 내는 것에 관한 고백이 진지하다. 자신의 작품을 읽고 자살을 했다는 아들을 둔 아버지가 원망의 편지를 보낸다. 반면 어떤 엄마는 자신의 아이가 작품 속 인물과 같은 인생관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한다. 이렇게 상반된 반응에 어떻게 대응해야하는가? 헤세는 자신의 작품이 젊은이를 죽이거나 깨달음을 주기 위해 쓴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예술가가 작품을 품고 있지 않고 세상에 내는 이유를 그림형제의 두꺼비 동화를 비유로 든다. 두꺼비가 금관을 물고 나오는 것을 그대로 두었으면 소녀는 더 많은 금은보화를 얻을 수 있었을 텐데, 하나의 금관을 얻자 바로 가져가버리는 바람에 두꺼비는 죽어버린다. 세상이 예술가가 작품을 계속 내도록 둔다면 금은보화같은 작품이 더 많이 나올텐데 이를 비판하거나 추종하면서 예술가는 더이상 작품을 생산하는 것을 멈출수도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 ​ 헤세는 굉장히 섬세하고 생각이 깊고 많은 타입인 듯하다. 세상에 동화되는 것을 원치 않고, 거리를 유지하며 본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살았던 작가다. 자연을 파괴하고 개발시켜 문명의 발전을 이룬 합리주의 사상이 폭력과 전쟁도 불사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 그래서 자연을 경외하면서 예술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동양의 사상에 매료되고 니체의 사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본성을 찾는 일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먹고 사는 일과 부딪칠 때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이 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현대인에게 헤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 ​ 책의 구성이 아쉽다. 장을 나누지 않은 것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장르별로 모으거나 시기별로 모으거나 주제별로 모았다면 더 좋았겠다. 어떤 작품들이 모여 있겠구나하고 예상하기보다 느닷없이 바뀌는 주제와 장르에 조금 당황스럽다. 각 작품의 배경설명이 전혀 없어서 어느 맥락에서 쓴 글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점도 아쉽다. 2024-08-23 14:49:31.03664
z******* 아주 좋고 유익합니다. 2024-08-23 09:53:02.126907
r******* 헤르만 헤세는 1877년 7월 2일, 독일 뷔르템베르크주 칼프에서 태어나 1962년 8월 9일, 스위스 루가노주 몬타뇰라에서 여든다섯 나이로 생을 마감했어요. 그의 대표작 수레바퀴 아래서, 데미안을 비롯해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등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책의 제목을 본 순간 그 답을 찾았어요.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는 헤르만 헤세의 치열한 사유가 담긴 선집이에요. 제목은, <가지치기를 한="" 떡갈나무="">라는 시의 마지막 행인 그 모든 아픔에도 나는 여전히 이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져 있다. (19p)에 나와 있어요. 이 책을 엮어낸 폴커 미헬스는 헤르만 헤세의 가장 큰 매력은 그의 인간적인 고결함, 윤리와 미학이 서로 상충되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 세상과의 타협을 거부하고 삶의 마지막까지 상처받으며 꼿꼿하게 자신을 지킨 사람이라고 평했어요. 수많은 말과 글을 쏟아내지만 말한 대로 살아가는 이는 드문데 헤세는 그런 사람이었다는 거예요. 이 책에서는 헤세의 시, 에세이, 소설, 편지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그의 문장들을 모아 엮어낸 보석 같은 문장집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열림원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총서 열다는 거장들의 품격 있는 문장과 사유를 소개하는 것으로, 헤르만 헤세가 첫 번째 주자가 되었네요. 폭력과 야만의 고통을 견디면서 그 미친 세상마저도 사랑했던 헤세, 그의 문장들이야말로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어요. 헤세의 대표작뿐 아니라 우리가 몰랐던 기록 속의 문장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영혼에 어두운 파도가 일렁일 때는 잠잠하게 가라앉기를 기다려야 하는데, 헤세의 글은 차분하게 삶을 성찰하게 만드네요.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아내고, 용기를 내야 할 모두를 위한 책인 것 같아요. 나는 당신이 머리로만 너무 많은 것을 찾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자연의 잔혹성에 대해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가슴으로 보면, 당신이 자연의 잔혹성을 발견한 것처럼 모든 자연의 근본 원리로서 사랑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인생에서 당신이 타인을 돕고 무언가가 되어야 할 사명감을 느끼는 지점에서 시작해 보십시오. 그런 다음 겉으로만 이기적으로 보일 뿐인 자연의 이기심에 당신이 실제로 따르고 있는지, 아니면 오히려 이타심을 자신의 사명감으로 받아들이면서 가슴속에서 그 요구를 인정하려고 하는지 자문해 보십시오. 그 뒤 당신의 가슴이 결정하는 대로 따르십시오. 인생은 당신이 의미를 주는 만큼 의미가 생깁니다. (···) 의미 없이 살아가는 건 동물보다 못한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이기적인 쾌락에서 벗어나 최대한 사랑의 사명감을 수행할 때 인생은 의미를 얻습니다. 우리가 이 사명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의미는 자연스럽게 찾아옵니다. 1933년경의 한 편지에서 (38-39p) 2024-08-22 23:42:05.166246
p******* 헤르만헤세의 일기장을 훔쳐 본 듯한 기분이 드는 책이었어요. 그의 고민과 번뇌가 절절히 절실히 적혀 있었고요. 그는 자연, 사물, 인간에 끊임없이 관찰하고 분석하는 사람으로 단순한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철학이 담겨져 있어서요. 모든 글에 은유와 비유가 보석처럼 콕콕 박혀 있어요. 그래서 문장이 참 신비롭고 아름답습니다. 알듯 모를듯한 비유도 있었지만 그만큼 상상하게 하고 생각하게 하기도 하고요. 전쟁, 종교, 평화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고요. 누구보다 감상적인 사람이지만 때로는 냉철하고 유연한 풍모를 보이기도 하고요. 14살때부터 시인을 꿈꿨다 하더니 그의 시는 과연 감수성이 흘러 넘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인간에 대한 헤세의 생각이었습니다. 우리는 불안한 영혼으로 숲이고 바다요, 하늘이기도 하다고요. 또 어둠이고 방랑하기에 날 수 있고 찢어지고 다시 연결될 수 있다고요. 더이상 신을 찾지 않기에 우리 스스로 신이며 꿈과 함께 부활할 수 있다고요. 뭐든 될 수 있고 할 수 있기에 꿈도 있고 죽음이 올 수 있지만 무엇보다 영혼을 다치는 말라 조언합니다. 행복도 성공도 영혼을 다친다면 그 무슨 소용이 있겠냐면서요. 자신만의 인격, 책임, 자유 안에서 영혼을 지키라 알려주고요. 양가적인 감성이 들었어요. 헤세가 자연과 나무, 계절의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낭만적인 로맨티스트같았거든요. 반면에 전쟁을 반대하고 국가주의에 미쳐있는 국민들을 위한 계몽글을 쓰는 모습을 보니 시대를 아우르는 통찰력, 날카로운 문장이 가슴에 팍팍 꽂힙니다.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는 방법, 헤세처럼 하세요. 온 지구, 온 마음을 다해서 미친세상과 사랑에 빠질 수 있답니다. 2024-08-22 20:10:16.075214
n******* 데미안, 싯다르타 등 여러 소설을 남긴 헤르만 헤세는 생전에 출간한 책들 외에도 수많은 글들을 남겼고,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 는 폴커 미헬스라는 사람이 그의 글들을 엮어 낸 선집이다. 그의 시와 글 속에는 세상과 인간에 대한 그의 깊은 사유와 철학이 녹아있다. 아픔속에서도 끊임없이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며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았기 때문인지 그의 글들을 읽다보면 어쩐지 내게 이대로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루에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전쟁과 비리, 범죄에 대한 영상들까지 갈 것도 없이 당장 내 일터에서, 길거리에서, 친구관계에서 혹은 집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하루에도 미움이 얼마나 많이 올라오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세상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건 가능한가? 이런 의문에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어쩐지 글을 읽다보니 모드 루이스의 영화가 떠오르기도 했다. 내가 그 영화를 인상깊게 보고 좋아하게 된 건 삶의 고통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던 모드 루이스의 눈이 내게 울림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헤르만 헤세의 글을 읽으면서도 고통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줄 아는 예술가의 눈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절망에 빠져 그저 주저앉는 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복하고 나아가려 시도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 자체에도 의미가 있음을 알려준다. 나의 부족함에 괴로워하며 극복하려 노력해야겠지만 결코 바꿀 수 없고, 바뀌지 않는 것도 있음을 인정하라고도 말한다. 삶을 회피하거나 무조건 극복해야한다고만 말하는 게 아니라 내게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주어진 임무를 받아들이고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세상의 의미가 아니라 나로 존재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살아가라는 그의 글은 어쩐지 위로가 되었다. 끊임없이 나를 고치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한 세상속에서 네게도 신에게서 주어진 너만의 임무가 있다고. 너의 삶도 의미가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그는 그런 의도로 글을 쓰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의 글은 아픔을 아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내게 위로가 되었다. 위 서평은 책과콩나무에서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 2024-08-22 05:14:50.94666
g******* 이 책은 헤르만 헤세가 쓴 시, 소설, 에세이, 편지 등 다양한 글에서 뽑은 명문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헤세의 글 답게 문장 하나하나가 생동감 넘치고, 아름다웠다. 예술가가 사상가보다 신의 심장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는 말이 와닿았는데, 독자들 역시 헤세가 전달하는 언어의 풍요로움과 자유로움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그 모든 아픔에도 나는 여전히 이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져있다. 인생은 고통스럽고 참혹하기 그지 없을 때가 많고,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지만,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삼는 헤세 특유의 화이팅 넘치는 인생을 대하는 태도는 시대를 초월하여 오늘날 우리에게 잘 전달되는 것 같았다.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에서 보여준 것처럼 인간 내면의 성장과 고독에 관심이 많았던 헤세는 이 책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메시지를 자주 전달한다. 무의미하고 이기적인 쾌락에서 벗어나 최대한 사랑의 사명감을 수행하며 인생의 참된 의미를 찾자고 설득한다. 헤세는 홀로 서 있는 나무를 통해서도 고독의 위대함을 알려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를 봐! 인생은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어렵지도 않아. 네 안의 신이 속삭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그런 생각들은 잠잠해져.).  음악가가 음표로 연주하듯 선하신 신은 우리를 갖고 연주하십니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최대한 순수하게 우리 자신의 음으로 노래를 부르고 싶어 합니다. (본문 중에서) 사회에서 정한 획일적인 목표를 따르는 SAMPLE 같은 인생을 추구하지 말고, 내 안의 구석구석을 살피며 나 답게 살아가라고 하는 그의 메시지는 성공과 욕망의 신이 활활 타올라 고유의 정체성과 본질이 흐려지기 쉬운 오늘날 우리 사회에 큰 울림과 경각심을 주는 것 같다. 고뇌하고 도전하는 청년들 뿐만 아니라 삶의 의미와 열정을 잃어가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미친세상과사랑에빠지기 헤르만헤세 열림원 2024-08-21 19:33:34.457416
b******* 좋은 내용이 가득하고 도움 많이 받습니다. 2024-08-19 13:28:58.843787
f******* 일상에서 나와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반갑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결이 다른 사람과 어우러져야 할 때 유독 낯선 긴장과 피로감에 힘들어해서인지 평온함을 지킬 수 있고, 존중받는 느낌을 주는 결이 비슷한 사람이 내겐 귀하고 감사하다. 책도 마찬가지다.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책들을 읽어야 하겠지만, 그보다는 곁을 내주는, 내 삶의 격을 인정해 주는, 결이 같은 작가의 작품들을 자주 찾게 되고 의지하게 된다. 나에게 그런 작가가 바로 헤르만 헤세다. ​ 헤르만 헤세는 다양한 소설과 에세이, 그리고 시와 편지 등을 통해 불안과 실존에 대한 고민과 감정들을 꾸밈없이 담담하게 풀어내었는데, 이 책<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에는 그중에서 특히 매혹적인 사유의 흔적들을 모아 엮어 놓았다. <싯다르타><데미안>< 유리알 유희>같은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작품들 속 문장들을 다시 새겨볼 수 있어 좋고, 삶의 무심한 구경꾼으로서 현란함 없이 적어낸 시나 내밀한 이야기가 담긴 편지 등을 볼 수 있는 것도 책이 가진 특별함이다.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바라볼 때만, 그 바라봄이 그저 순수한 관조일 때만 사물의 영혼과 아름다움이 우리에게 문을 열어 준다.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 p 045 ​ 헤세의 글이 마음에 닿는 이유는 모든 것을 통달하여 가르침을 내려주는 현자라서가 아니다. 그는 남들과 달라도, 불안해도 괜찮으니 나의 방식과 태도가 옳을까?라는 의심 대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선택하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헤세는 인생에서 수많은 고통과 좌절을 겪으며 바깥세상에서가 아닌 내면에서 존재와 삶의 본질을 찾아내었고, 이렇게 생겨먹은 나를 절대 피할 수 없음을 깨달았으며, 온 세상이 나를 반대하더라도 나만큼은 나와 삶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통찰을 얻었다. 이 세상의 어떤 것도 추하거나 나쁜 것이 없고, 그저 모든 것이 거룩하고 존귀하다는 진리는 내가 가진 허물이 더 이상은 허물이 아니고, 내 본질은 파괴될 수 없기에 나를 바꾸려는 시도가 무의미하고 불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운다. ​ 삶에 정해진 의미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기에 의미 없이 살아갈 수는 없다. 날마다 고통을 건네는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져 살아가려면 세상이 정해놓은 의미들에는 단호히 마음을 두지 말고, 내가 선택한 의미와 법칙을 흔들림 없이 지키고 따르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나는 개선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나는 나로 살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2024-08-18 12:24:57.755148
f******* 지금 살고 있는 삶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된 요즘, 최근 진짜 원하는 꿈이 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지 못한지 너무 오래 되었고 그 사실에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 삶의 목적과 방향을 모르겠고 그로인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딱히 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또 열심히 살아가야하는 현재 지금의 모습에 또 잘해내야한다는 의무감에 그렇게 끌려나가며 살아가고 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한다면 누군가는 배부른 소리라고 할것이고 혹은 이해가 안간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을 하며 살면서 가슴이 떨리는건 실수했거나 내가 뭐 못했을때 뿐, 그 외에는 생존을 위해 한다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현재 살아가는 삶에 열심히 살아가면서도 가끔 목적없이 혹은 도착지 없이 달리기만 하는 느낌이라 지칠때가 있다. 오랜만에 힘을 받고 싶었다. 헤르만 헤세의 이야기는 항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털고 일어날 수 있게 해주었으니 이번에도 힘을 받고 싶었다. 자신을 글을 쓰겠다며 그 일 이외엔 안하겠다고 하고 꾸준히 글을 쓴 그를 존경하고 또 부러워한다. 나도 언젠간 이 미친 세상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것을 위해 대차게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정말 오랜만에 인간에 대해 그리고 나에 대해 지금 내가 살아가는 시대에 대해 생각해봤다. 그저 내 눈앞에 놓인 일, 당장 내가 해야할 것, 사야할 것 먹을것 등등 너무 단순한 욕망과 당장 눈앞의 만족만 보며 살아왔다. 그렇지 지낸지 너무 오래 돼서 스스로도 그런 생각만 하고 사는지도 인지하지 못한채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그저 회사에서 하라는 일만 하고 깊이없이 지낸 시간들 속에서 내 꿈을 찾으려하니 더욱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을 받을수 밖에 없었던것 같다. 최근 영화를 보며 맘껏 실패하고 싶은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거는 이야기를 보며 펑펑 운적이 있다. 한번도 내 인생을 그렇게 축복받은 상태로 살아간다고 생각한적이 없었다. 실패를 할 수 있는 자유, 매번 같은 상황과 상태가 실패나 곤경이 또 다시 찾아와도 그것을 아름다운 새로운 놀이라는 헤세의 말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내 삶에 매일 똑같이 살아간다해도 그것은 한번도 그 전과 같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삶이 놀이고 고통이고 웃음이라는 헤세의 말에 다시 한번 내가 뭘 해도 괜찮다는 안도감과 이 삶을 온전히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점점 자연에 가까워질 수록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졌는데 어쩌면 나도 헤세처럼 단단히 버티고 살아가는 나무에게서 혹은 여리지만 굳건하게 꽃을 피워내는 작은 들꽃에서 힘을 얻고 위안을 받았던것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앞으로도 나도 조금 더 자연에 가까이가서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일줄 아는 삶을 살아내고 싶어졌다. 그리고 내 감정과 내 생각도 더욱 사랑해보기로 결심했다. 어떤것도 판단하기보다는 수용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여 보려 한다. 헤세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래 그리고 천천히 내 생각도 내 마음도 되돌아 봤다. 급하게 꿈을 빨리 찾기보단 나를 찾는다는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 2024-08-12 23:07:25.35044
l******* 가지치기를 한 떡갈나무 나무여, 이렇게 잘려 나간 모습이라니, 이렇게 기이하고 낯설게 서 있는 모습이라니!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네 속에 반항과 의지밖에 남지 않을 때까지! 나는 너와 같다. 고통스럽게 베어지는 삶을 끝내지 못했고 날마다 야만의 고통을 견뎌 내며 또다시 저 빛 속으로 얼굴을 내민다. 내 안의 연약하고 부드러웠던 것을 세상은 죽도록 조롱했지만, 내 본질은 파괴될 수 없는 것. 나는 만족하고 화해하며, 가지를 수백 번 찢어 참을성 있게 새로운 잎을 틔워 내고, 그 모든 아픔에도 나는 여전히 이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져 있다. (p19) 자연의 순환과 변화도 늘 같은 곳에 서 있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고, 자연은 그 변화를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인생도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과 우연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다. 삶의 경험은 단순한 계산으로 환원될 수 없다. 사랑, 우정, 감동적인 경험을 수치로 표현할 수 없다. 그 감정들은 깊이를 가지고 있어서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인생은 계산도 수학 도식도 아닌 기적이다. 내 평생이 그랬다. 모든 것이 되돌아왔다. ​모든 게 항상 되돌아왔지만, 한 번도 예전과 똑같지는 않았다. 그건 삶 그 자체다. 놀이로 가득 차고, 고통으로 가득 차고, 웃음으로 가득 찬 (p27 [요양객](1923) 중에서) 산문과 시들이 번갈아 가며 읽으며 헤르만 헤세의 세계관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인간의 삶의 존재에 대한 깊은 애착과 생각을 담고 있다. 모든 역경과 무서운 사건 속에서, 아무리 위협적이라 할지라도 세상의 아름다움에 대한 고백이 담겨 있다. https//blog.naver.com/midaehoo/223538837129 2024-08-07 11:15:47.247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