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 ISBN : 9791188801268
- 출판사 : 프롬비
- 출판일 : 20230815
- 저자 : 윤슬
요약
● 간절한 소원이 있는 아이들에게는 도깨비 중의 도깨비, 도도 언니가 찾아갈 거야. 또 모르지. 다음에는 바로 너를 찾아갈지도!
혼자 조용히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현아는 바라만 봐도 웃음이 나는 친구, 예림이를 만나 행복했어. 하지만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비밀 같은 건 말하면 안 되는 거였어. 진짜 친구라고 생각했던 예림이는 현아의 비밀을 지켜주지 않았지. 혼자 집으로 돌아오던 어느 날, 신비로운 긴 은빛 머리에 목에는 붉은 스카프를 두르고 하얀 우산을 든 예쁜 언니를 만났지 뭐야. 언니는 마시면 기분이 몽글몽글해지는 코코아가 있다며 도깨비 공부방에 함께 가보자고 하는데…
#도깨비 언니 1: 수상한 공부방과 돈 나무
리뷰
p*** 아이가 책 사자 마자 다 읽었어요 2023-10-15 14:20:48.34001
b*** 아이가 너무 재밌대요. 표지도 예쁘고 내용도 재밌다며 책 서평하는 모습은 또 처음이네요. 책보단 핸드폰 더 좋아해서 걱정인데 오랫만에 집중해서 읽는 모습보니 기특하네요. 암튼 2권도 사달라네요^^ 2023-09-06 20:33:25.011067
z*** 고등학생이 돼버린 아들에게 한참 듣기 싫은 잔소리를 퍼부었다. 나도, 아들도 마음에 할퀸 자국이 남았을 것이다. 빗길을 쏘다니다 들른 서점에서 헤매다 아동코너에 들렀는데, 명랑하고 코믹한 표지들 사이에서 예쁜 표지라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집어들었다가, 서서 다 읽어버렸다. 아들은 게임과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라 책과는 그닥 친하지 않은데, quot재밌으니까 한 번 읽어 봐.quot라 말하곤 거실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아들은 컴퓨터를 하다 늦게 잤는지 다음 날 깨워서 학교 보내는 게 참 힘들었는데, 흐트러진 침대를 정리하다 보니 머리맡에 놓인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아빠는 아들을 이해 못 해도, 아들 역시 아빠를 이해 못 해도, 아들은 아빠의 말을 듣고 이 책을 읽으려 노력했다는 거 하나만으로도 아빠인 나는 괜히 뭉클해졌다. 나이 들면 참 주책이다. 아들 방에는 민음사와 문학동네의 세계문학전집이 꽂혀 있는데, 이삼백 페이지의 고전보다 얇디 얇은 이 책이 오히려 아빠의 마음을 전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아이들이 읽는 동화인데, 어찌 보면 부모의 문제나 어른이 처한 현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주인공 현아의 부모님이 어렵사리 집을 샀는데, 집값이 떨어지고 은행 이자가 올라 현아 아빠가 퇴근 후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현실이 그저 담담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회사에 있는 줄로만 알았던 아빠가 현아의 유일무이한 소중한 친구 생일파티에 치킨 배달을 오는 바람에, 현아의 일상에도 균열이 생긴다. 현아의 낯빛이 변한 걸 본 짝꿍이 이유를 묻자 현아는 비밀처럼 아빠가 왜 거기에서 나와 배달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치킨 배달 온 사람이 아빠라는 걸 비밀처럼 얘기하는데, 우연찮게 현아네 반 모든 아이들이 알게 되면서 마음결이 곱고 예민한 현아가 상처를 받게 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과정에서 도깨비 중의 도깨비인 도도언니를 만나는데, 도깨비의 요술로 사건을 해결하는 것 같지만 어찌보면 도도언니는 도울 뿐, 결국 현아가 스스로 마음을 키워 해결해 나가는 것이기에 사십대 중반 아빠 입장에서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힘내라고 응원하며 마음 한구석이 짠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아들 하나지만, 읽으며 현아 아빠라도 된 것처럼 주먹을 쥐고 응원했던 것 같다.
젊어서 읽던 문학이나 그림책, 동화는 멀리하고 주식이나 부동산 책만 독파하다가, 참으로 오랜만에 읽은 동화다. 너무 오랜만이어서 그랬는지, 그 어떤 시보다 더 촉촉하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다른 아이들 책과 달리 어른들의 문제가 결국 아이들의 문제로 이어지는데, 이를 담담하면서도 단단하게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마법처럼, 판타지처럼 펼쳐지면서도 한편으론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주책맞게 나 역시 감동하고 말았다.
아들 머리맡에서 이 책을 발견했지만, 차마 어떻게 읽었냐고는 묻지 못했다.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가족과 친구는 서로의 비밀을 지켜주는 존재이지만, 세상 모두가 비밀을 알게 된 순간에도 끝까지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존재라는 걸. 아이들 만큼이나 어른에게도 비밀이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 모든 아픔과 고민마저도 함께하며 결국 사랑으로 이겨낸다는 걸 말이다.
단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시리즈로 계속된다 하니, 언제 나올진 모르겠지만 손꼽아 기다려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절이 수상하고 사회적 스트레스가 심한 요즘, 이런 따뜻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야말로 글이 지닌 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저자 약력에 밝힌 것처럼, 이 이야기는 내가 먼저 맛보고 맛에 감동한 음식처럼 내 가족에게도 부끄러움 없이 추천할 만하다.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그때 쯤이면 아들과 좀 더 편하게 대화할 수 있을거라 기대한다. 2023-09-05 21:49:23.175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