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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작

정보

  • ISBN : 9791189271923
  • 출판사 : 새움
  • 출판일 : 20191004
  • 저자 : 욘 포세

요약

● 기나긴 시 또는 음악처럼 이어지는 세 편의 역작!

최소한의 인물과 최소한의 대사로 꾸며지지 않은 현실의 상황을 구현하며,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의 자동적으로 행해지는 하루의 일과에서 인간 존재의 본질과 근원적인 고독을 포착해 소리, 리듬, 흐름을 가진 자신만의 문학적 언어로 표현하는 작가 욘 포세가 7년에 걸쳐 한 권으로 완성한 세 편의 소설을 만나볼 수 있는 3부작. 《잠 못 드는 사람들》과 《올라브의 꿈》 그리고 《해질 무렵》까지, 세 편의 중편 연작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세상에 머물 자리가 없는 연인과 그들 사이에 태어난 한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가난하고 비루한 그들의 삶과 죽음을 통해 소박하고 거룩한 사랑, 달콤 씁쓸한 희망과 좌절, 사라지는 것들과 영원히 이어질 것들을 그 특유의 문장에 담아 아름답고 서글프게, 신비롭고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를 통해 운명, 예술, 죄, 양심, 사랑, 가족, 탄생, 죽음, 존재, 소멸 등 인간을 이루는 모든 굵직한 주제에 관한 질문들을 발견하고, 내일도 어제와 같은 오늘인 우리의 인생을 보게 한다.


#3부작

리뷰

u***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여운은 길게 남네요 2023-10-10 15:25:58.73819
y*** 희곡으로 알게 된 너무 좋아하는 작가 욘포세, 그의 소설도 훌륭합니다. 나는 완전히 내 고유의 방식으로 쓴다.는 말이 괜히 하는 말이 아니군요. 2020-08-30 11:06:54.706
e*** 늦가을, 어두워지고 있는 거리 한 연인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이제 17살밖에 되지 않은 이 연인은 뱃속의 아이까지 있어 힘들고 지쳐간다. 그러나 이 낯선 도시의 그 어느 한 명도 이들을 거둬주려 하지 않는다. 지치고 힘든 이들은 이제 결정을 내려야 했다. 누군가 이들을 편히 쉬게 해주지 않는다면, 이들 스스로 지낼 곳을 찾아야 한다.nbsp nbsp lt3부작gt은 21세기 사뮈엘 베케트로 불리는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의 중편 연작 3부작이다. [잠 못 드는 사람들], [올라브의 꿈], [해질 무렵]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아슬레와 알리다, 그리고 그들의 아기 시그발에 대한 이야기이다. 17살 어린 연인의 배회로 시작된 이야기는, 아슬레의 기억으로, 알리다의 기억으로 회상된다. 그들이 세상에 그들밖에 남지 않게 된 이유, 그럼으로써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말이다. 세상의 단 하나 내 편을 지키기 위해 아슬레는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가족을 지켜야만 했다. 그런 행동이 남들에겐 옳지 못하건 나쁜 일이건 상관없이. nbsp 사실 내겐 너무 벅찬 이야기였다고 고백해야겠다.nbsp nbsp 처음 이야기가 시작되고나선 마침표 하나 없는 이 소설에 당황했다. 중간 중간 쉼표가 주는 의미로 간신히 문장을 이해하고 이야기를 만들어갔다. 차츰 적응되고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속에 빠지게 되는 욘 포세의 서사가 감탄스러웠다. 설마…설마 하던 이야기가 두 번째 이야기 [올라브의 꿈]에서 드러나자 많이 불편해졌다. 주인공이, 그래선 안됐던 것 아닌가…하는 느닷없는 도덕성에 빠졌다가 그럼에도 가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고자 했던 올라브, 아슬레가 안타까워지기도 하면서 가슴이 저릿해졌다. 작가는 바로 그런 것을 의도한 건 아니었을까. 세상의 잣대로 유무를 따지기 전에 한 사람의, 한 연인의, 한 가족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때문에 3부 [해질 무렵]에서 그 모든 사랑의 증표 팔찌가 알리다에게 돌아가고 바이올린이 제자리를 찾은 것처럼.nbsp nbsp 1부에서 긴박한 어린 연인의 이야기에 숨막혔다면, 2부에선 과연 어떤 결과가 될지 가슴 졸이고 3부에선 전체 속의 이 연인 이야기에 경건해진다.nbsp nbsp 삶이란, 좀처럼 이해할 수 없다.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갈 뿐이다. 절대로 내게 일어나지 않을 것 같던 일도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그 상황에 적응해 살아간다. 어렵고, 어렵고,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고 내게도 볕이 들까 싶다가도 더 큰 절망이 찾아온다. 그래도… 살아간다. 나중에 훨씬 나중에 이 삶을 돌아보게 된다면 그 모든 절망과 실패와 고통도 내 삶의 자양분이 되기를 바란다. 돌고 돌아서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는다고 이야기하는 작가의 말대로 말이다.nbsp

2019-11-05 23:38:19.43
t*** 차일피일 미루던 소설에 대한 서평. 그런데 .. 대상 책이 너무 어렵다 ..작가 욘 포세는 lt이름gt으로 노르웨이의 입센상을 수상하였다. 초기에 소설을 쓰기도 했지만 서른 편 정도의 희곡을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nbsp 이 작품은 시공간을 넘나들며 문장 간 조화를 이룬다. 이책은 마침표가 없다.쉼표는 있으되 마침표는 보이지 않는다. 쉬어가되 끊어지지 않는 문장. 그리고 지나친 반복같기도 하지만, 반복되어 사용되는 어휘와 구절은 이 소설을 자유시나 음악처럼 느끼게 한다.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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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서로 함께해, 그는 내 안에 있어, 하고 알리다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녀는 바다 저편을 내다보고, 하늘에서 아슬레를 본다, 그녀는 저 하늘이 아슬레인 것을 보고, 저 바람이 아슬레인 것을 알아차린다, 그는 저기 있어, 그는 바람이야, 그를 찾지 못해도 그는 여전히 저기 있어, 해질 무렵 p231

첫 작품인nbsp 잠 못 드는 사람들 십대의 어린 두 남녀가 등장한다.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아버지의 유품인 바이올린을 든 아슬레와 만삭의 그의 여자 친구 알리다는 자신들이 살던 곳을 떠나 벼리빈의 거리를 헤매며 방을 찾지만nbsp 그들에게 친절하게 방을 내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 와중에 빈방을 찾아 헤매는 과정으로 그들의 안타까운 사연, 만삭의 몸으로 고향을 떠나야 했을 사정들을 짐작해 볼 뿐이다. 두 번째 작품 올라브의 꿈에서 올라브가 등장하며 전혀 다른 이야기인가? 싶지만 바로 아슬레의 바꾼 이름임을 알 수 있다. nbsp nbsp

이제 난 아슬레가 아니라 올라브야, 그리고 알리다는 알리다가 아니라 오스타고, 이제 우린 오스타와 올라브 비크야nbspnbsp 올라브의 꿈 p90

올라브는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살고 있는 알리다를 위해 반지를 사려고 벼리빈에 가는 길에 그들의 과거를 알고 있는 노인을 만난다. 노인은 올라브의 가는길에 계속 나타나며 술 한잔을 살 것을 요구하지만, 올라브는 계속 무시한다. 술한잔을 하고, 화려한 팔찌를 반지대신 구입하는 등 처음 생각한 일정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와중 경찰에 붙잡혀 교수형을 당한다. 세 번째 작품 해질 무렵의 배경은 수십 년이 흐른 미래다. 알리다는 늙어서 죽었고, 죽기 전까지 오슬레이크라는 동향사람과의 사이에서 자녀 여럿을 두었다. 아슬레의 교수형 이후 알리다의 삶이 묘사된다. 어떻게 알리다가 오슬레이크를 만났는지, 그 만남 가운데 아슬레의 영혼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알리다가 아슬레가 영원히 떠났음을 알게 되었을 때, 아슬레는 영원히 그녀 곁에 머문다.nbsp 알리다와 아슬레의 아이 시그발에 대한 이야기도 이미 나이가 들어버린 이부 누이 알레스를 통해 전해들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오빠 시그발, 실제론 이부오빠지만, 그는 내가 아직 조그마한 여자아이였을 때 떠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어, 아무도 그가 어떻게 됐는지 몰라, 하지만 그는 바이올린을 연주했어, 그래, 아무도 우리 이부 오빠 시그발보다 더 잘 연주하진 못했을 거야, 그래, 그는 연주를 잘 할 수 있었고, 그게 내가 그를 기억하는 유일한 것이야, p193

여운이 많이 남는 글이다. 등장인물들의 꿈, 환상, 현실이 복잡하게 엮이고, 간결하지만 마침표 없는 문장은 읽기 쉽지만 또 어렵다. 여러번 곱씹을 필요가 있는 소설이다.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2019-11-05 22:58:48.233
u*** 노르웨이 작가의 책은 처음이었다. 마침표를 생략한, 문단이 없는 이 불친절한 책의 초반에 고단한 한 연인이 나온다. 처음에 읽을 때에는 어디에서 호흡을 하고 어디에서 끊어 쉬어야 할지 몰라 굉장히 힘들었다. 작가는 마침표 대신 쉼표를, 종결어미 대신 연결어미를 지향했다. 고단한 연인이 추운 어느 가을날에 하룻밤 비를 피할 처소를 찾고 있다. 게다가 여자의 배는 오늘 당장 아기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으리만큼 부풀어 있었다. 낯선 땅에 이방인으로 등장한 그들은 정처없이 헤매다가 길에서 잠들어 객사할까 독자의 걱정을 산다. 그렇게 고단한 상황에서 이 책을 읽다보니 어느 순간 그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에 빠져버렸다.

작가는 불필요한 미사여구도 생략했거니와 꼭 필요할 것같은 디테일도 많이 생략을 했다. 최대한 단순한 언어로 단순하게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문장에 매료되어 어느 순간 앉은 자리에서 책 한권을 모두 읽고야 말았다. 고단한 연인이 너무나도 가여워서. 그들의 이야기의 끝이 너무나도 궁금하여서. 그들의 순수하고도 쓸쓸한 사랑이 안타까워서. 죽음마저 초월한 그들의 사랑에 숙연해짐을 느끼며 특히나 두 연인의 대화는 시적인 운율을 갖고 있어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 책은 lt잠 못 드는 사람들gt, lt올라브의 꿈gt, lt해질 무렵gt의 세편을 하나로 묶어 출간되었는데 책은 과거, 현재, 미래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그것을 해독하며 읽는 것은 독자의 임무였다. 나는 특히나 마지막 lt해질 무렵gt이 참으로 가슴 아프고 아렸다. 미망인이 된 알리다는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인 시그발을 안고 보따리 두개를 들고 남편을 찾아 정처없이 헤맨다. 얼마나 걸었는지 며칠을 굶었는지도 모를 힘겨운 상황에서 구세주처럼 고향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 사람의 호의로 먹을 것과 잠잘 곳을 얻게 된다.

갓 태어난 아기를 데리고 그녀가 몸을 의탁할 수 있는 곳은 별로 없으리라. 아기가 있으면 일을 할 수도 없었다. 한편으로는 그녀를 거둔 오슬레이크가 은인처럼 느껴지면서도 오갈데 없는 처지의 그녀를 알아보곤 그녀를 낚아채려는 수작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아는 듯 모르는 듯 그녀는 오슬레이크의 손길을 뿌리치지 못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해질 무렵이 되었다. 이 책의 말미 또한 높은 완결성을 보이는데 그녀의 잿빛 머리를 넘어오는 파도와 먼저 떠난 연인 알레스를 적절히 비유하여 아름답게 마무리되었다.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었다. 2019-11-05 18:59:14.866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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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운명이 어디에서 오는가  하면, 나는  슬픔이라고, 무언가에 대한  슬픔이거나 아니면 그냥 슬픔이라고 답할 게다,  음악 속에서 그 슬픔은 가벼워질 수 있고 떠오를 수 있게 되는 거고 그 떠오름은 행복과 기쁨이  될 수 있어, 그래서 음악이  필요한 것이고, 그래서 나는  연주를 해야만 하는 거지, 그리고 어떤 사람들에겐 이 슬픔의 무언가가 남아 있는데 그게 수많은 사람들이 연주를 듣는 걸 즐기는 이유야, 음악이 그들의 삶을 들어 올리고 고양시켜  주거든,nbspnbspnbspnbsp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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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gt ltp stylemargin 0cm 0cm 10ptgt 이야기는 17세 두 연인이 머물 곳을 찾아 헤매는 것으로 시작한다. 연주자인 아슬레와 현재 임신한 상태인 알리다는 몇 시간이나 거리들을 돌아다니고 있지만, 그 어디서도 방을 빌린다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들이 아직 결혼을 치를 요건이 되지 않는 어린 나이 아직은 떳떳하지 못한 관계로 보여서 일수도, 혹은 알리다가 만삭이라 언제 출산을 하게 될지 알 수 없어서 일지도 모른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이미 날이 저물고 있었다. 늦가을이고, 어둡고, 춥고, 곧 비도 내리기 시작할 것 같았다. 그들은 우여곡절 끝에 겨우 어느 집에 들어가게 되고, 알리다는 그곳에서 아기 시그발을 낳는다. 1부 lt잠 못 드는 사람들gt은 그렇게 아기의 탄생에 이르는 과정으로 끝이 나고, 2부 lt올라브의 꿈gt이 시작된다. lt/pgt ltpgt

lt/pgt ltpgt 아슬레는 이제 올라브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살고 있었고, 반지를 사기 위해 도시를 헤맨다. 그러다 자신을 아슬레라고 부르는 어딘가 낯설지 않은 노인을 만나게 된다. 노인은 한 남자와 어떤 여인이 죽은 채 발견되었고, 그 후로 딸이 자취를 감추고, 한 늙은 산파 여인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그렇게 과거는 결코 사라지지 않고 올라브의 발목을 잡는다. 누구나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하는 법, 모든 것은 결국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3부 lt해질 무렵gt에서는 시간이 꽤 흘러 아슬레가 곁에 없는 알리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알리다와 아이는 여전히 살 곳이 없어 거리에서 지내는 중이었고, 제대로 먹지 못해 무척 야윈 상태였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을 알아보는 오래전 동네 어른을 만나 아슬레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전해 듣는다. 그러나 알리다는 자신과 아슬레가 여전히 서로 함께 한다고, 자신은 그 안에 있고, 그는 자신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존재하고 있어, 앞으로도 늘 그럴 거야, 그럼에도 그녀는 아이와 함께 살아 가야만 한다. lt/pgt ltp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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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거기 있구나, 우리 착한 아기, 넌 세상에서 가장 착한  아기야, 너 거기  있고, 나 여기  있지, 여기  반짝, 저기  반짝, 겁내지  말렴, 우리  아기, 우리 소중한  아기, 그러자 아슬레는 푸르게  반짝이는 피오르 위로 떠오른다 그리고 알리다가 잘 자라 우리 아기,  너는 그저 떠오르고,  너는 그저 살아가고,  너는 그저 연주하렴,  우리 착한 아기,  라고 말하자 그는 푸르게 반짝이는 피오르를 넘어 높이 푸른 하늘로 떠오른다, 그리고 알리다가 아슬레의 손을 잡고 그는 일어서서  알리다의 손을 잡는다nbspnbspnbsp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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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gt ltp stylemargin 0cm 0cm 10ptgt 욘 포세의 작품을 처음 만난 건 얼마 전 출간되었던 lt아침 그리고 저녁gt이었다. 고독하고 황량한 피오르를 배경으로 평범한 어부가 태어나고 또 죽음을 향해 다가가는 과정을 꾸밈없이 담담하게 이야기했던 그 작품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별다른 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등장 인물이 많은 것도 아니며, 화려한 미사여구로 치장한 이야기도 아닌데 이상하게 시종일관 눈을 뗄 수가 없는 마법 같은 작품이었으니 말이다. 이번에 만난 작품은 전작에 비해 최근에 발표된 이야기들이다. 「잠 못 드는 사람들Andvake」(2007)과 「올라브의 꿈Olavs draumar」(2012) 그리고 「해질 무렵Kveldsvævd」(2014) 세 편의 중편 연작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으로 2015년 북유럽 문학 최고의 영예인 북유럽 이사회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lt/pgt ltpgt

lt/pgt ltpgt lt3부작gt은 세상에 머물 자리가 없는 연인과 그들 사이에 태어난 한 아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세 작품 모두 줄거리 자체는 간단하고, 분량도 길지 않지만 사실 읽기는 만만치 않다. 마침표와 구두점 없이 쉼표로만 이어진 텍스트는 작품을 하나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덩어리로 보이게 하고, 반복되어 사용되는 어휘와 구절은 소설을 자유시나 음악처럼 읽히게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이는 작가의 독특한 글쓰기 방식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욘 포세는 일찍이 음악 활동을 했었고, 음악을 그만두고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음악의 형식을 글쓰기에 적용했다고 한다. 그로 인해 고유한 구조와 수많은 반복을 지니게 되었고 간결한 문장을 사용하면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어구를 반복하고 그 리듬을 살리는 수사법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나 최소한의 인물과 최소한의 대사로 구현되는 이야기이지만,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여러 번 읽고, 의미를 곱씹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lt/pgt ltp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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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5 00:13:58.723
v*** 노벨상 수상시즌이 되면 우리나라에서는 노벨문학상 예상수상자들에 대한 기사가 꽤 많이 나온다. 노벨문학상은 하나의 작품에 주어지는 상이 아니라 연륜있게 작품을 발표해온 작가에게 주는 상이다 보니 나이지긋하신 분들이 후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시즌마다 언급되던 오래된 시인인 고은 시인이 성폭력 사건에 연루된 것이 밝혀진 이후로는 후보로 거론할 만한 작가가 없는 것인지 올해엔 외국작가들에 대한 후보기사만 나왔는데 그중 가장 많이 언급된 작가가 욘 포세 인것 같았다. 게다가 올해는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두명이다 보니 여러 작가들이 후보로 거론되었는데 그 작가들이 하나같이 모르는 작가였다는 난감함 여튼 그중에서도 욘 포세 의 작품이 가장 내 눈길을 끌었다.

욘 포세 는 노르웨이의 작가이자 극작가로 최근 몇년간 노벨문학상 수상의 유력한 후보로 자주 언급되는 작가였다고 한다. 비록 올해의 수상은 불발이었지만 자꾸 거론되다 보면 곧 수상을 할지도 모르겠다. 노벨문학상이 아니더라도 세계유수의 상들을 많이 받은 작가라고 하니… 작가는 주로 극작가로서 인정을 많이 받아 그의 연극이 세계적으로 공연되고 있다고 한다. 희극에 비해 소설은 주력분야가 아닌듯 한데 2007년 잠 못 드는 사람들, 2012년 올라브의 꿈 , 2014년 해질무렵 세 편의 중편 연작을 하나로 묶어 출간한 3부작으로 북유럽문학상을 탔다고 하니 극작가로서도 소설가로서도 꽤 많이 인정받는 작가인가 보다.

비교적 아담사이즈의 소설책, 파스텔톤의 예쁜 표지가 왠지 페이퍼북원서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심플한 제목의 이 책은 굉장히 독특했다. 희극작가라고 해서 연극적인 문체라던가 주고받는 대화체가 꽤 많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오히려 그 반대였다. 소설인데…. 마침표 없다. 맺고 끊음이 없이 문장이 계속 이어지는 느낌이다. 구두점이 없는 소설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리고 요즘은 소설 속 대화라고 해서 반드시 따옴표 안에서만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냥 문장으로 길게길게길게길게 주우우우우욱 연결되는 방식이… 뭔가 다르다. 완전 다르다. 그냥 뭐라고 꼬집어 말할 수 없지만 어쨌든 다르다. 독특하다. 어디서 시작한건지 어디서 끝나는건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그냥 계속 이어진다. 화자의 변경도 공간의 표현과 시간의 이동도 그냥 다 계속 연결된다. 예를 들어 내용의 일부를 옮겨 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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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시그발이 결혼식에서 연주를 할 거라는 사실을 아슬레가 알게 되었을 때, 그는 따라가도 되는지 물었다
 
 그래, 그래도 되지 싶구나, 아버지 시그발이 말했다 
 
 된다는 말밖에 할 수 없지 싶다, 그가 말했다 
 
 피할길이 없거든, 너 역시 연주자가 될 테니까, 그가 말했다
 
 그리고 아버지 시그발은 그건 이런 거란다, 내가 연주자이고 연주자가 되어야 한다면, 그렇다면 그건 원래 그랬던 것이고, 나는 이미 좋은 연주자였으며 연주를 하는 한 나는 이미 뛰어난 연주자였던 게지, 그리고 네가 연주자가 된다면, 그럼 넌 이미 연주자인 게야, 거기엔 조금도 다른 여지가 없어, 네가 연주자가 된다면, 네 아들 역시 마찬가지야, 그건 놀랄 일이 아니란다, 내 아버지인 늙은 아슬레와 할아버지인 늙은 시그발 두 분 모두 연주자셨으니까, 연주자가 되는 건 우리 가문의 운명이야, 연주자가 되는 게 비운으로 여겨진다 해도, 그래, 그런 게야, 라고 아버지 시그발이 말했다, 네가 연주자라면, 그래, 그럼 넌 이미 연주자란다, 그런 게지, 그래, 내 생각엔, 그다지 다른 여지가 없어, 그래, 라고 아버지 시그발이 말했다, 그 운명이 어디에서 오는가 하면, 나는 슬픔이라고, 무언가에 대한 슬픔이거나 아니면 그냥 슬픔이라고 답할 게다, 음악 속에서 그 슬픔은 가벼워질 수 있고 떠오를 수 있게 되는 거고 그 떠오름은 행복과 기쁨이 될 수 있어, 그래서 음악이 필요한 것이고, 그래서 나는 연주를 해야만 하는 거지, (p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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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어반복의 리듬은 있으나 마침표는 없다. 
소설 3편 모두에서 단 한번도 찍히지 않는 마침표!
끊어지지 않는 문장을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다. 끊어지지 않아서인지 계속 읽게 된다. 
웅장한 서사라던가 세밀한 묘사라던가 풍부한 감정이 드러나는 것도 아닌데 읽다보면 굉장히 빠져든다. 어느새 몰입하게 된다. 신기한 소설이다. 정말 묘하다.

3부작 은 한 남녀의 사랑이 중심 줄거리이긴 하다. 
한 여자의 일생이 담긴 인생 이야기 이기도 하다.
한 집안의 연대기적 운명이 이어지는 이야기 이기도 하다.
가난과 폭력이 숨겨진 어떻게 보면 약간 스릴러적 요소가 있는 이야기 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냥 흐른다. 얼키고설키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이어지는 것도 아니라 그냥 흘러가진다.

뜨거운 사랑이 아닌 것 같았는데 일생동안 단 한번의 사랑으로 지속되었고
주체적이지 못한 여자의 삶처럼 보였는데 항상 스스로 선택을 한 것이었고
죽고 나서 끝난 연주인줄 알았는데 음악은 운명처럼 이어졌고
살인사건이 분명함에도 잔인하게 느껴지지 않는
어찌보면 죽음에서 시작해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소설인데도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삶으로 계속 이어지는 느낌을 주는 오묘한 철학을 품고 있는 소설이었다.

잠 못 드는 사람들 에서 어린 연인이 거리를 헤매다
올라브의 꿈 에서의 이별이
해질 무렵 에서의 만남으로 연결 되는 

잠 못 드는 사람들 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던 희망이
올라브의 꿈 에서 비참하게 부서지지만
해질 무렵 에서 그럭저럭 평온한 삶으로 이어지는

3부작 이라는 소설은
세편이 모두 죽음으로연결되지만, 죽음을 관통하는 삶의 무언가를 남기는 소설이었다.
이 무언가를 뭐라고 해야 할까....
죽음은 비참했지만 슬프지 않고 삶은 일상적이었지만 행복하지 않고 사랑은 떠났지만 음악은 귓가에 남은... 갑자기 고요한 바다가 보고싶어지는 이 소설을 어떠했다고 정리할 수 있을까...
마침표가 없는 소설이라 그런지 감상에도 마침표를 찍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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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4 23:23:1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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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노벨 문학상 수상nbsp후보에 속한다는nbsp작가 중 한 사람, 욘 포세-

북유럽권의 추리스릴러물이nbsp많이 출간되는 가운데 모처럼nbsp심도 있고 문학의 남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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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출간된nbsp책도 그렇지만 작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독특한 문체의nbsp서술방식,nbsp적응이 안되다 어느새 그의 문체에 흠뻑 빠져들어 책을 놓기가nbsp쉽지 않은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하는 그의 작품은 이번에도 여전히 흐름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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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인 3부작은 각각 발표 연도가 다른 작품들을 한 번에 모아서 출간한 책이다.

연작시리즈처럼 이어지는 글의 흐름이 출간 연도를 의식하지 않게 이어지는 감정선 유지는nbsp작가만이 드러낼nbsp수 있는nbsp매력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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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제목인nbsp잠 못 드는 사람들은nbsp십 대 어린 나이인 두 남녀가 등장한다.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아버지의 유품인 바이올린을nbsp든 아슬레와 그의 여자 친구이자 임산부인 알리다는 자신들이 살던 곳을 떠나 벼리빈의 거리들을 헤맨다.

이 밤을nbsp무사히nbsp보낼 곳을nbsp찾지만 그 누구도 그들에게 친절하게 방을 내어주거나 빌려주지nbsp않는다.

비마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nbsp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여관방을 찾게 되는nbsp과정들이 그들이 가진 사연과 함께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저간의nbsp사정들을 짐작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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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올라브의 꿈은 어느 순간 아슬레는 올라브란nbsp이름을 가진다.

알리다 또한nbsp오스타란 이름으로 바꾸고 그들nbspnbsp사이에 유일한 혈육인 아들nbsp시그발과 함께nbsp살아가는데nbsp올라브는nbsp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살고 있는 알리다를 위해nbsp반지를 사려고nbsp벼리빈에 오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nbsp찬란하고 화려한 팔찌를 구입한 한 사내를 알게 되고nbsp아슬레를 알고 있는 어느 노인으로부터 그가 저지를 죄를 묵인하는nbsp대가로 술 한잔 살 것을 권유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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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거절하고 이내 그는 그의 죄목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교수형을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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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해질 무렵은 먼 훗날 시간이 흐르고 흘러 알리다가 다른 남자와nbsp결혼해 다른 자식들을 낳고 죽은 시간들, 그녀가 낳은 딸 알레스의 기억이자 곁에서 엄마의 환상이 나타남으로써 그려지는 미래의 일들을nbsp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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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접한 독자라면 저자의 독특한 문체에 당황할nbsp듯도 싶다.

마침표와 쉼표 없이 이어지는 문장의 맥락들은 마치 만연체를 연상시키면서 한 문장 한 문장 속에 그려지는 음악적인 선율의 단어들, 연극의 한 장면들처럼 보인 등장인물들의 심리적인 느낌들이nbsp 자연적인nbsp배경 묘사와 함께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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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있는nbsp탄생과 사랑, 죽음을 과거, 현재, 미래를 특정하게 지어진 것이 아닌 오로지 독자들로nbsp하여금nbsp음미하며 받아들이게nbsp하는 문맥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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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베케트와 입센에 비견되는 현대 극작가라고 불려지는 만큼 저자의 글은 인생의 모든 의미들을 부여하며 때론 현실적인 감각이, 때론 허상과 마술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nbsp유령의 존재로 느낄 수 있는 사랑의 실체들을 그만의 독보적인 색채로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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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모든 감정들을 그려낸 3부작을 통해nbsp북유럽권 문학의 다른 느낌을 느낄nbsp수 있는nbsp만큼 책을 읽고서도 여전히 여운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 작품이었다. 2019-11-04 16:27:19.16
d*** 믿고봅니다 2019-10-09 20:25:5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