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 ISBN : 9791190382434
- 출판사 : 수오서재
- 출판일 : 20210729
- 저자 : 김동우
요약
●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제67화 광복절 특집 감동의 출연자 ★★★ 국가보훈처 보훈문화상, 다큐멘터리 온빛사진상 수상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독립운동의 흔적을 발굴하고 기록한 최초의 다큐멘터리. 인도에 간 한국광복군, 멕시코의 애니깽 농부들, 체 게바라의 동지, 한인 최초 백만장자, 우리 공군이 시작된 땅… 이제껏 우리가 들어보지 못한 바다 건너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기자로 활동하다 여행자의 삶을 살던 김동우 작가는 세계일주를 하던 중 우연히 인도 델리 레드 포트가 한국광복군 훈련지란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독립운동가들의 삶에 강렬하게 사로잡혀 그들의 흔적을 좇아 기록하기 시작한다. 중국, 인도, 멕시코, 쿠바, 미국, 러시아, 네덜란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일본 등 10개국에 이른 생생한 현장 취재기, 그리고 끝끝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독립운동가 후손과의 에피소드를 110컷의 사진과 함께 이 책에 담아냈다. 또한 현장에 얽힌 깊고 내밀한 역사를 풀어내기 위해 수많은 논문과 단행본, 국내외 기사를 망라해 독립운동사를 재구성했다. 둥글둥글하게 생긴 큰 돌을 뜻하는 뭉우리돌. 일제강점기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된 김구는 일본 순사가 “지주가 전답의 뭉우리돌을 골라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냐!”며 자신을 협박하자 이 말을 오히려 영광으로 여기며 “오냐, 나는 죽어도 뭉우리돌 정신을 품고 죽겠고, 살아도 뭉우리돌의 책무를 다하리라”라고 답했다. 올곧은 일에 생을 바치고자 했던 뭉우리돌들의 역사, 오늘날 반드시 기억해야 할 자랑스러운 대한의 독립운동사가 우리 곁에 새롭게 다가온다.
#뭉우리돌의 바다
리뷰
h*** 매불쇼듣고 구매합니다 뭉우리돌의 들녘과 두권 잘 읽을께요 2024-04-22 16:12:58.120626
p*** 잘 알지 못했던 고마운 분들을 기억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자 2021-12-26 21:33:12.923
n*** 소장가치가 있는 좋은 내용의 책입니다. 감사합니다. 2022-04-16 20:56:17.65
i***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뭉우리돌의 들녘="">에 이어 <뭉우리돌의 바다="">를 읽었다. 책을 읽는 내내 이 거대한 작업이 개인여행이라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대한 놀라움과 그 사명감에 대한 존경심이 가득했고 나에겐 항상 가슴에 품고 다니고 싶을 만큼 소중한 책이 되었다. 두고두고 재독하면서 기록해주신 그곳을 나도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뭉우리돌의>뭉우리돌의>
이 책의 가치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내 주변과 그 외의 많은 사람들에게 언젠가라도 꼭 읽어보라고 기회가 될 때마다 추천해야겠다. 2024-04-08 11:45:23.655067
n*** 작가님의 전작은 못샀는데 이번책은 작정하고 샀어요.
기대중입니다!!! 2021-09-07 21:55:04.49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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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사진을 위한 여행, 길 위에서 질문읊 던지고 답을 얻고 또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 인생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닌, 질문을 찾아가는 과정이란 생각 때문이다. 이길도 내겐 또 하나의 질문이었다. 답은 쉬 찾아지지 않았다. 무엇을 찍을지 막연했고 해낼 수 있을지 확신도 없었다. 포기하지 않았던 건 고민뿐이었다. 결국 그 끝에서 우리의 독립운동사를 만나게 된다. 운명이었을까. 우연이 있을까. 인도 델리 레드포트가 우리 독립운동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곳이란 걸 알게 된다. 관점이 바뀌는 순간이 있다. 여행에서 발견한 가장 놀라운 우리 역사였다.nbsp송두리째 계획을 변경했다. 전 세계에 산재해 있는 국외 독립운동사적지를 찾아다니는 예상하지 못한 여정이었다. 2017년 인도에서 시작한 작업이 멕시코, 쿠바, 미국, 네덜란드,러시아,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중국,일본 등으로 이어지며 10개국까지 확장했다. (-9-)파라다이스를 찾아왔던 몽매한 한인들은 이 홰변에서 뭔가 일이 잘못됐다는 걸 직감했을까. 걱정 , 불안, 초조, 후회, 불신 등이 한데 섞인 회한이 그들의 마음을 휘감지 않았을까.이 바다를 보며 너무 멀리 와버려 이젠 돌아갈 수 없다는 당혹과 공포에 휩싸이진 않았을까. (-82-)집을 둘러보는 사이 그녀가 ltlt큐바이민사gtgt 원본을 들고 나왔다. 노랗게 색이 바랜 모습이 마치 고서를 보는 듯nbsp했다. 조심스레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자 깨알 같은 글자들이 아로새겨져 있다. 기록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한 사내의 흔적은 길고 먼 시간의 강을 거슬러 오르게 하는 느낌이었다. 페이지를 다 넘기자 과거에서 미래를 읽어낸 혜안과 포기하지 않았던 한 독립운동가의 신념이 고스란하다. 그리고 또 한 번 바다를 건넌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오롯하다. (-216-)잠시 뒤 리들리 시장이 도착했다. 기념행사가 열렸다. 리들리 독립문 앞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혼자 촬영할 때의 외로움은 온데간데 없다.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한바탕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덩달아 신이 났다. 그리고 한 사람을 소개받았다. 김종림과 함께 윌로우스 한인비행사 양성소를 만든 독립운동가 노백린의 손녀 노영덕 여사였다.nbsp대한제국은 파격적으로 환영식을 준비하는데 먼저 앨리스 일행을 위해 재물포로 고종의 전용 열차를 보낸다. 당초 계획에는 기병대 사열과 예포발사가 포함돼 있었다. 국빈 대접을 하겠단 뜻이었다. 하지만 미국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 부담이었던 일본의 반대로 계획은 무산된다. (-401-)오냐, 나는 죽어도 뭉우리돌 정신을 품고 죽겠고, 살아도 뭉우리돌의 책무를 다하리라 김구 선생이 서대문 형무소에서 고문을 받다 쓰러질 당시, 스스로 이야기했던 구절이었다.그 안에 몽우리돌 정신이 있다. 돌립운동의 열망을 다 얻지 못하고, 스러졌던 김구 선생은 자신의 발걸음이 대한제국 독립의 믿거름으로 살아왔다. 해외의 수많은 한인들이 대한제국 독립을 원하였고,nbsp독립자금을 마련하고, 독립운동가에게 자금을 댈 수 있었던 건, 그들이 대한 제국 독립의 구심점으로 살아온 지난날의 고통과 시련 때문이다. 지금과 달리 그 시대에 외국에 살아간다는 건 ,인종 차별을 넘어서서, 인간nbsp대접 조차 받지 못한 현실이었다. 사탕수수 농장에서 살아가고,nbsp망국의 나라 조선에서 빠져나와, 강제로 미국과 일본, 쿠바로 이민을 갔던 한인들은 스스로 죽음을 각오하게 된다.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다면,죽어서 돌아가겠다는 강한nbsp의지가 망국의 대한제국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의지였다. 여기에 씨알을 뿌리고자 하는 저자의 열망은 기존의 기행문과 다른, 독립운동사 역사 기행을 떠나게 된다.nbsp그 결실이 스스로 만들어낸 한 권의 책이었다. 질문하고, 답을 찾고,nbsp의문을 다시 던지는 반복된 여정들 속에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찾아내, 해외 곳곳의 한인들이 머물러 있었던 곳을 물어 물어 가게 된 거였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수많은 독립운동가들, 기록되지 않은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을 찾아낸 것이 하나의 결실이다. 이 책을 읽은 목적은 여기에 있다. 누군가 알아주지 못하더라도,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 자신의 정신적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았던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 것, 실패하더라도, 기록하고,기억되도록 의미를 남기겠다는 강한 열망이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는 이유가 된다.이 책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독립운동사가 나오며, 지금 우리의 나약한 민족 정신을 고취시켜야 하는 이유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그들은nbsp스스로 해외에 떠난게 아니었다. 가난해서, 살기 위해서, 일젯히대와 사회주의 시대를 거치면서,nbsp때로는 죽음을 각오하고 떠난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해외로의nbsp긴 여정에서, 뱃길에서 죽음과 사투하며, 의도치 않은 곳에 터전을 잡아나갈 수 있었다.내가 아니면 결코 안된다는 생각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었으며, 지금의 나라와 국가가 현존할 수 있었던 건,독립운동가의 피와 땀, 수많은 희생자가nbsp있었다. 그 하나하나를 깨닫고, 독립운동사의 기축을 형성한다면, 스스로 살아갈 길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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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8 22:45:49.766
t*** 교과서 밖nbsp 이국의 땅에서 발견한 우리 역사 이야기가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펼쳐지는 책 lt뭉우리돌의 바다gt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김동우의 비석 하나 없이. 무덤조차 없는 무명 투사들과 후손들의 국외독립운동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다.nbsp
인도 땅에서 활약했던 인면전구공작대는 강대국에게 자주독립을 요구하는 참전국의 카드였다. 아무것도 모른채 멕시코로 떠나는 배에 몸을 실었던 사람들은 애니깽 농장 노동자의 디아스포라 삶을 살게 되었고 이들의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창호가 멕시코를 찾았다. 그가 머무른 호텔 사진에 눈길이 머문다. 고풍스런 호텔 벽 한 켠에 안창호의 얼굴이 새겨진 동판이 보였다. 머나먼 이국 땅의 호텔에서 우리의 영웅을 마주 하다니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에 감격스럽기까지 하다.nbsp
카리브해의 한인들은 멕시코 땅을 찾았던 한인들의 후손들이었다. 쿠바 땅에 정착한 이들은 광복군 후원회를 결성하고 독립운동을 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독립운동을 하며 내가 있는 그 땅을 의지해 열심히 일하며 조국으로 돌아갈 그날을 고대했던 이들의 디아스포라 삶은 자세히 들여다 볼수록 목이 메어왔다.nbsp
저자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보지도 못하고 누군가에게 듣지도 못했지만 꼭 알아야 할 사람들, 기억해야 할 그들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알려주고 있다. 잃어버린 역사, 망국의 한을 가슴 속에 간직한 채 돌아올 수 없는 땅에서 묻혀간 이들의 고되고 힘든 한 맺힌 삶과 업적을 조명해준다. 저자는 이 책이 조상들의 허망함에는 위안을, 긍지에는 자부심을. 우리에겐 용기와 희망을 심어 주길 바랐고 읽는 내내 위안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고 그들의 역사를 통해 용기와 희망이 전해졌다. 삶을 견뎌내는 일은 참으로 위대했다.
lt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성한 서평입니다gt 2021-08-17 13:27:23.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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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진다!
멀고 먼 타향에서 지켜낸 대한민국이라는 역사의 의미를 들여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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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뭉우리돌. 낯선 이 이름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뭉우리돌이란, 둥글둥글하게 생긴 큰 돌을 뜻하는 우리말로,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지만 김구의 《백범일지》에 의해 독립운동 정신의 상징으로 전해져온다.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된 김구에게 일본 순사가 말하기를, “지주가 전답의 뭉우리돌을 골라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냐!”고 하니 오히려 김구는 이 말을 영광으로 여기며, “오냐, 나는 죽어도 뭉우리돌 정신을 품고 죽겠고, 살아도 뭉우리돌의 책무를 다하리라”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저자는 책의 제목을 전 세계 곳곳에서 뭉우리돌처럼 박혀 대한독립을 위해 생을 바친 이들을 기리며 지었다고 밝힌다. 인도, 멕시코, 쿠바, 미국에 이르기까지, 가난과 핍박의 역사 위에 쌓아올린 한인들의 독립운동사를 추적한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또 다른 형태의 뭉우리돌로 기억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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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뭉우리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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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이 책의 첫 여정은 우연히 인도의 델리 레드 포트에서 우리 독립운동사의 한 페이지를 마주하면서부터 시작된다. 놀랍게도 레드 포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주인도 영국군 총사령부 주둔지이자, 우리에겐 한국광복군 인면전구공작대의 활동지였다. 인면은 인도와 버마를, 전구는 전투 지역을 뜻하는 말로 이를 이어 붙이면 인도 버마 전투 지역에 파견된 공작대가 된다. 인도에 간 광복군이라니, 참으로 뜻밖이다 싶을 만큼 생소한 광경이다. 왜 임시정부는 그 먼 인도까지 광복군을 보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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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그것은 바로 2차 세계대전 참전국이라는 지위 때문이었다. 연합국 편에서 전쟁에 참여하고 이를 인정받는다는 것은 전후 강대국들에게 자주독립을 강력하게 요구할 수 있는 카드였고, 인면전국공작대는 참전국 지위를 얻기 위한 강력한 명분이 되어주었던 것이다. 임시정부는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 속에서 독립에 필요한 일이면 무엇이든 하려고 했고, 인면전구공작대는 이런 노력의 산물인 셈이었다. 저자는 뜻밖의 낯선 곳에서 우리의 역사를 마주하고 나니 레드 포트의 고목 하나, 허물어져 가는 건물 하나, 현지인들의 표정 하나까지 모든 게 다르게 다가왔다고 고백한다. 대원들은 이 빈 성터 어디쯤에 머물렀을까, 거기서 그들은 매일 밤 어떤 별을 보며 고향을 그려보았을까. 지식이 더해지고 관점이 바뀌자 델리의 유명 관광지는 이렇듯 전혀 다른 이야길 하고 있었다. 덕분에 세계일주를 하겠다던 그의 계획은 이때부터 전 세계에 산재해 있는 국외 독립운동사적지를 찾아다니는 예상치 못한 여정으로 돌연 바뀌어버린다. 그렇게 표지판 하나 없는 사적지, 이력 하나 쓰여 있지 않은 비석, 무덤조차 쓰지 못한 수많은 무명 투사들 그리고 그곳에서 뿌리를 이어가는 후손들, 우리에게 점점 잊혀져가고 있었던 찬란한 투쟁의 이야기가 막이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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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가 화병에 다 꽂히자 적막 속에 빛이 들고 안온함이 퍼져나갔다. 한 송이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게 쌓이면 풍경을 바꿀 수 있다. 명이 생인 까닭이고, 생이 명인 이유다. 관심은 살풍경을 변화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꽃이 시들기 전 누군가 이 묘지를 방문한다면 분명 그들도 나와 같은 자족감을 느낄 수 있을 거다. 발걸음이 이어진다는 건 기억되고 있다는 의미이자 기억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니 말이다. / 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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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바투 서 멍하니 수평선을 응시했다. 철썩이는 파도는 이 해변에서도 어김없이 하얀 포말을 쉼 없이 만들어내고 있었다. 저 너머에 대한민국이 있었다. 고국의 바다도 분명 이 순간 같은 일을 하고 있을 거다. 하지만 고향과 멕시코의 바다는 너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살리나크루스 해변은 멕시코 디아스포라의 시작이자 돌아갈 수 없던 사람들의 비통한 삶의 첫 마디이지 않나. / 7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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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애니깽. 멕시코에 도착한 한인들을 반긴 건 날카로운 가시가 박힌 이 식물을 자르고 날라야 하는 고된 노동의 현장이었다. 부강한 나라에 가 돈도 벌고 잘 살게 해준다는 이민 브로커의 말에 속은 이들은 돼지보다 싼 몸값으로 노예와 비슷한 대우를 받으며 찌는 듯한 살인 더위까지 견뎌내야 했다. 그나마 4년이라는 계약 노동이 끝나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기에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을사늑약과 경술극치로 일제에 의해 꿈은 무참히 짓밟혔다. 꿈이 꿈으로 남을 수밖에 없던 암담한 현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저앉을 수만도 없었기에 이들은 서로를 다독이며 놀랍게도 멕시코 땅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해나갔다. 나라를 떠날 때도, 척박한 멕시코에서 생사를 넘나들 때도 대한제국은 아무것도 해준 게 없었고 버려졌단 절망감 앞에 조국을 원망하며 등을 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건만 그들은 독립운동자금을 모으고, 독립군을 양성하기 위해 숭무학교를 설립하며 뿌리를 잊지 않으려 했다. 정말이지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랍고 위대한 투쟁의 역사가 멕시코라는 땅 위에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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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그렇게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도 잠시, 스산하고 금방이라도 바스라질 듯한 풍경으로만 남은 과거 애니깽 농장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그들이 겪었을 고단함과 절절함이 더 처절하게 느껴져서, 나는 더 이상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먹먹한 마음으로 한동안 사진만 바라보았다. 쿠바의 아바나로 건너가 대한인국민회 지방회관 건물 사진을 볼 때도 마찬가지였다. 낡은 철 계단이 옥탑방으로 이어져 있는 옥상, 널브러져 있는 집기와 한참 쓰지 않은 듯한 개수대, 마치 잡동사니를 모아둔 영화의 미장센 같아 보였다던 저자의 말은 과언이 아닌 듯했다. 기억은 망각 앞에 희미해지고 역사는 무관심 속에 사라진다. 이제는 망각과 무관심만 남은 한인들의 옛 사랑방이 그렇게 스러져가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아는 것이 너무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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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한인 중에 친일파도 있었다. 그들은 외국인 증명서에 국적을 일본으로 등록하고 이를 도리어 영광으로 여겼다. 친일 언행도 서슴지 않았는데 걸핏하면 쿠바 내 독립운동을 헐뜯고 다녔다. 심지어 일본인회에 등록하고 회비를 꼬박꼬박 납부하며 일본을 찬양하기까지 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조상들, 그들 곁을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던 친일. 그 망령의 역사는 쿠바에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 18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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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후손을 찾는 건 아델라이다 회장의 도움이 있으면 얼마든 가능한 일이었다. 또 김기헌 선교사도 기꺼이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독립운동가 후손을 찾는 건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누가 누구의 자손인지 몰라 전달하지 못하는 서훈이 쿠바에만 15개쯤 된다. 또 서훈이 가능한 독립운동가 후손이 100명 가까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간에 파묻힌 독립운동가 후손을 한 사람, 한 사람 찾아내고 싶지만 이건 내 능력 밖 일이었다. / 2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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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비행사양성소교육장을 촬영한 옛 사진 등 귀중한 자료가 미국에서 발굴되고 있다는 낭보가 전해진다.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이자 베일에 싸여 있던 역사가 속속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거였다. 그런 노력 덕분에 비행장 활주로 터 위치가 정확하게 확인이 되는 성과가 만들어진다. 물론 기존에 알려졌던, 내가 찍은 길은 아니었다. 난 잘못된 자료를 좇아 생뚱맞은 곳을 촬영했고 그걸 활주로라고 전시를 한 셈이었다. 게다가 그 사진이 국회까지 가 국정감사 자료로 사용되기까지 했다.
아무것도 아닌 사진 한 장이 단초가 돼 진실을 낚아냈다. 부끄럽고 민망한 현실이었지만 이 작업을 계속해야 할 이유와 보람이기도 했다. / 34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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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미국, 멕시코 이민 배에 올랐던 디아스포라 1세대 대부분은 고향 땅을 다시 밟지 못했다. 때문에 고향을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은 곧 이 땅을 잊지 않기 위한 몸부림으로 살아남아 독립운동의 역사가 되었다. 독립을 염원하는 민족의 평화적 부르짖음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서로 메아리를 주고받았고, 때로는 나라 밖에서 시작된 투쟁의 함성이 고향의 민중을 깨우고 그들이 화답한 환희의 울림이 전 세계 방방곡곡에 있는 동포들을 다시 웅비시켰다. 그렇게 국외독립운동가들의 노력은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민족의 옹골찬 기상과 굳은 절개가 아직 살아 있음을 멀리 있는 동포들에게 각인시켜 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뭉우리돌의 바다는 그 멀고 먼 타향에서 지켜낸 대한민국이라는 역사의 의미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기념비 같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8월 15일 광복절인 오늘, 이 책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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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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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2021-08-15 09:52:00.87
h*** 다큐멘터리 사진가가 평소처럼 사진을 위한 여행을 떠난 어느 날, 인도 델리 레드 포트가 우리 독립운동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곳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여행에서 발견한 가장 놀라운 우리 역사였다고 고백합니다. 그날을 기점으로 그의 관점이 바뀝니다. 결국 전 세계에 산재한 국외 독립운동 사적지를 찾아다니는 여정을 하게 됩니다.
김동우 작가가 2014년에 출간한 lt트레킹으로 지구 한 바퀴gt를 읽으며 여행작가로서만 알고 있던 저는 이 책의 저자 소개란을 읽기 전까지는 동일 작가인 줄 상상도 못했어요. 그만큼 분위기가 달랐거든요. 너무나도 의미있는 작업을 하고 있는 그의 행보, 응원합니다.
김동우 사진가는 2017년 인도를 시작으로 멕시코, 쿠바, 미국, 네덜란드,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중국, 일본 등 10개국을 돌아다니며 고려인, 꼬레아노라고 칭하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찾아다녔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마주한 풍경은 공空이었다고 합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읽어낼 수 없는 공간 말입니다. 그동안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역사의 실체를 마주한 작가의 이야기를 사진과 글로 담아낸 lt뭉우리돌의 바다gt. 기록할 때 비로소 역사가 되는 법. 100년의 외면을 끝내고 민족의 등불이던 현장을 우리에게 전합니다.
인도 무굴제국 최전성기 때 완공한 붉은 사암으로 만든 델리 레드 포트. 이곳은 한국광복군 인면전구공작대의 활동지였다고 합니다. 왜 한국광복군이 인도까지 가게 된 걸까요. 일본군과 치열하게 공방전을 벌이던 영국군의 주둔지였던 인도. 일본어와 영어 능력이 뛰어난 최정예 아홉 명이 인도로 파견됩니다. 연합군 편에서 전쟁에 참여하고 인정받는 건, 전후 강대국들에게 자주독립을 강력하게 요구할 수 있는 카드였기에 파견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당시 파견된 대원 중 대장 한지성은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지 못했는데, 분단이 낳은 비극 때문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빈 성터로 남은 그곳 어디쯤에 대원들이 머물렀을 거라 생각하니 숙연해집니다.
1905년 4월 제물포에서 멕시코로 출항한 상선 한 척. 멕시코 한인 디아스포라의 시작입니다. 이민자를 모집한 배였지만 실상은 인간시장과 다름없었습니다. 메리다 주변 애니깽(에네켄) 농장으로 흩어진 한인들은 4년간의 계약 노동을 했는데, 노예와 비슷한 대우를 받았다고 합니다. 고국으로 돌아갈 경비를 모을 수도 없는 임금 수준으로 힘겹게 버텼던 그들. 애니깽 농장의 계약이 끝난 시점엔 경술국치로 나라마저 잃게 되니 고향으로 돌아올 수가 없습니다. 김영하 작가의 lt검은 꽃gt이 멕시코 이민사를 다룬 소설이라고 하니 이번 기회에 읽어봐야겠습니다.
멕시코시티 외곽에 잠들어 있는 독립운동가 김익주의 묘지에 꽃을 한 송이 한 송이 꽂으며 이민 1세대의 고난을 보듬어봅니다. 과달라하라에는 전 세계를 무대로 독립운동을 한 도산 안창호가 머물렀던 장소도 있습니다. 현재 멕시코 한인 후손은 7세대까지 내려왔다고 합니다.
2021년은 쿠바 한인 디아스포라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대문호 헤밍웨이보다 7년 먼저 이 땅을 밟은 한인들. 그들은 바로 1905년 멕시코로 갔던 한인들 중 애니깽 농장의 계약이 끝나자 쿠바로 넘어온 이들입니다. 외교적으로 교류 없는 쿠바이기에 우리는 쿠바에서의 독립운동사를 뒤늦게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멕시코든 쿠바든 대한인국민회 지방회를 설립한 한인들은 독립자금을 마련합니다. 대한인국민회는 일제 통제에서 벗어나 자주적 민족으로 살아갈 수 있는 울타리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쿠바 대표 독립운동가로 손꼽히는 임천택은 이역만리 타향에서 민족교육과 독립자금 모금에 힘썼고, 쿠바 한인 2세 중 최초로 대학생이 된 헤로니모 임은 체 게바라의 친구로 쿠바 혁명에 참여했던 인물인데 바로 임천택의 장남이라고 합니다. 현재 쿠바에는 대략 1,100명 정도의 한인 후손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기록에만 존재했던 인물을 찾더라도 이제는 누가 누구의 후손인지 사실 찾기 힘든 현실이라니 안타까움만이 가득 남습니다.
그들은 나와 우리 민족이 살아 있음을 만방에 알리고 매일같이 본인이 누구인지를 자각해야 했던 사람들이었다. 그것이 그들의 존재 이유였다. - 책 속에서
하와이 이민은 대한제국이 허가한 처음이자 마지막 집단 이주입니다. 1902년부터 일제가 이민을 금지한 1905년까지 대략 7,300여 명의 한인들이 하와이로 건너갑니다. 역시 넉넉한 형편의 이민이 아닙니다. 멕시코의 애니깽 농장처럼 하와이에서는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합니다. 우리 정부는 어떤 외교적 보호막도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마다 터전을 잡아 굳세게 살아간 한인들. 한인 백만장자도 탄생합니다. 통역관으로 왔던 김형순, 유한양행을 설립한 유일한도 이민 세대였습니다. 무관 출신 노백린은 김종림과 함께 한인비행사양성소를 설립합니다. 명칭은 저러해도 실상 임시정부 산하 비행군단 소속으로 활동했고, 우리 공군의 처음이 시작되는 역사적 순간입니다.
김동우 작가가 찍은 비행장 활주로 터 사진은 2020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윌로우스 비행장 터가 공군의 뿌리인데 이렇게 관리해도 되냐는 질의에 참고 사진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국외독립운동 사적지를 찾아다니면서 작가는 독립기념관 국외독립운동 사적지 정보가 너무나도 잘못된 게 많다는 걸 깨닫습니다. 제대로 찾아갈 수가 없는 곳이 태반이었다고 합니다. 소홀한 사적지 관리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 책에서도 내내 만날 수 있습니다.
망각과 무관심이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키면 이토록 무서운 결과를 만든다. 보이지 않고 느끼지 못하는 순간들이 쌓여 그렇게 우리의 기억과 역사는 지워진다. - 책 속에서
타임스퀘어에서 두 블럭 거리에 우리 독립운동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장소가 있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맨해튼 타운홀에서 3.1혁명 2주년 기념행사가 열렸을 때 무려 1,300여 명의 한인과 미국인들이 모여 만세를 삼창하며 잃어버린 나라의 독립을 염원했습니다. 드라마 lt미스터 션샤인gt 주인공 모델로 알려진 독립운동가 황기환의 묘소도 뒤늦게서야 뉴욕에 있다는 걸 알아냈습니다.
lt뭉우리돌의 바다gt를 읽다 보면 인물이 나오는 사진들은 유난히 특별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셔터를 길게 열어 찰칵하기 전 인물을 나오게 하면, 한 장의 사진 안에 그가 있던 장소와 그가 사라져 버린 공간이 하나가 되는 사진이 탄생합니다. 상이 흐려지며 두 개의 이야기가 중첩되는 겁니다. 잔상과도 같은 효과를 주는 독특한 인물 사진. 희미해진 역사에 대한 이미지가 바로 이러하지 않을까요.
현장에서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한 사전 작업을 하면서 만족스러운 빛을 찾고, 가지각색 현장 특성을 표현하며 이처럼 독특한 인물 촬영까지.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그의 사진만으로도 우리는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그런 거다. 있는 대로 담아내는 것, 멋 부리지 않고 또박또박 정직하게 쌓아놓는 것, 작은 것도 놓치지 않는 것, 거기에 약간의 자기 생각을 담아내는 것. 그럼 모든 걸 소멸시키는 시간에 맞서 기록된 모든 걸 영원으로 이끌 수 있다. 아카이빙은 그런 거다. - 책 속에서
뭉우리돌은 둥글둥글하게 생긴 큰 돌을 뜻하는 우리말이라고 합니다. lt백범일지gt에 독립운동 정신의 상징으로 등장합니다.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된 김구가 지주가 전답의 뭉우리돌을 골라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냐!는 일본 순사의 말에 나는 죽어도 뭉우리돌 정신을 품고 죽겠고, 살아도 뭉우리돌의 책무를 다하리라라고 답한 일화처럼 세계 곳곳에 뭉우리돌처럼 박혀 독립운동을 했던 이들을 기리며 지은 제목이 바로 lt뭉우리돌의 바다gt입니다.
TVN lt유퀴즈 온 더 블럭gt ep.67 남겨진 이들의 역사 편에 출연하기도 했고, lt몽우리돌을 찾아서(사진집)gt, lt세계에 남겨진 독립운동의 현장gt 등으로 국가보훈처 보훈문화상, 다큐멘터리 온빛사진상 수상 이력을 가진 김동우 작가. 이번 책에서 인도, 멕시코, 쿠바, 미국 편을 다뤘다면 이후엔 유라시아 곳곳에 숨겨진 이야기를 계속 정리해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독립운동사에서 희미해진 시간에 묻힌 국외독립운동가들을 찾는 여정은 읽는 내내 울컥한 마음을 안겨줍니다. 늦어, 미안합니다.란 자책을 한 김동우 작가처럼 알려고 하지 않았던 역사의 빈칸을 이제는 채워야 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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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2 19:17:21.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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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2학년 때, 친구와 여름 계절학기로 필수 교양이었던 근현대사 수업을 들었다. 3주간 집약된 우리 역사의 그림자진 과정을 꽤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가 내가 역사에 관심을 기울인 마지막이라는 걸, 그때는 몰랐다. 교과서와 수업이 아니면 좀처럼 돌아보지 않았던 우리 역사의 시간이 있다. 나에게 일제강점기가 그랬다. 그 시간의 가장자리에 있었던, 누구도 제대로 기록하려 하지 않았고, 기억하지 못했고, 돌보지 못한 역사를 기록한 《뭉우리돌의 바다》를 읽으며 나도 모르게 마음이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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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우리돌의 바다》는 인도, 멕시코, 쿠바, 미국에서 있었던 국외독립운동 흔적을 발굴하고 기록한 책이다. 작년 광복절에 lt유퀴즈gt에 출연해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독립운동의 흔적이 얼마나 많은지 알리고, 이를 기억해야할 이유를 전했던 그가 방송에서는 다 전하지 못한 취재한 사적지, 독립운동가 후손과의 인터뷰, 그리고 이 역사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풀어내기 위해 들춰본 역사 기록물과 논문, 국내외 기사를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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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인도 델리의 레드포트를 고등학교 때 갔을 때, 그저 붉고 웅장하고 거대한 건물에 압도되었던 기억만 남아 있었다. 그곳이 한국광복군의 훈련지란 사실을 몰랐다.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고, 그런 일이 있었으리라고 가늠조차 못했다. 김동우 작가도 그랬다. 우연히 세계여행을 갔었고, 그 자리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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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업을 통한 나만의 수행은 고집을 버리고 습관을 바꿔 원칙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일이었다. 이따금 투덜거리기도 했고 투정도 부렸지만 항상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으려고 했다. 우리 독립운동가들처럼. 278-2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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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 중국, 인도, 멕시코, 쿠바, 미국, 러시아, 네덜란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일본에서 찾은 포기하지 않은 우리 역사를 확인했고, 이 책에 인도, 멕시코, 쿠바, 미국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의 시선에 담긴 역사의 궤적을 따라 갈 때마다 과거의 우리 역사와 지금의 흐릿해진 현장이 씨실과 날실로 교차한 듯 엮어져 생생하게 느껴졌다. 특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쿠바의 기록은 남겨진 것도 많지 않아 속상했고 그래서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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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매번 얄궂은 운명의 신은 그들 편에 서주지 않았다. 쿠바의 한인들이 할 수 있는 건 내일이 오늘보다는 나을 거란 체념 섞인 기대를 가져보는 게 다였다. 쿠바는 그런 절절함의 땅이다. 1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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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우리돌의 바다》의 글을 읽었을 때 큰 돌이 내 마음을 누르는 듯 묵직함이 느껴졌다. 알지 못했던 시간, 알려고 하지 않았던 기억의 덩어리가 무지하고 무심했던 마음이 눌려서 먹먹했다. 100여 년 전에 있었던 묵직한 우리 조상들의 시간을 전해 받은 느낌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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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이 나라에 이 땅에 사는 것이 너무도 당연해서 돌아보지 못했던 시간 중 유독 멀리 있어서 닿지 못했던 곳. 그래서 자꾸만 흐릿해져가던 국외독립운동사적지를 김동우 작가의 시선, 사진 그리고 군데군데 남아 있는 역사 사료가 더해져 정리된 글 속에서 우리 조상들은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다만 나의 무관심에 숨겨져 있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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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무게가 버거워 바래진 것은 장소였다. 숨겨져 있었던 영웅의 이야기는 계속 기억하려는 사람들과 후손들의 기억 끝에 여전히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책을 읽는 나의 기억과 또 다른 누군가의 기억에서 계속해서 빛나게 되리라 믿는다. 그렇게 기억하는 것이 지금의 우리가 우리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독립운동이다.
nbsp nbsp nbsp 2021-08-04 10:51:35.39
h*** 기대됩니다! 기억하겠습니다! 2021-08-04 10:50:4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