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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정보

  • ISBN : 9791190403979
  • 출판사 : 반비
  • 출판일 : 20200122
  • 저자 : 케이틀린 도티

요약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세계적인 유튜브 스타가 전하는 매혹적인 죽음 이야기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북페이지》 올해의 책“죽음과 시체들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들을 읽으면서 죽음을 구체적으로 감각하지 않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김혼비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저자)“나처럼 죽음 언저리에서 일하는 저자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눈을 부릅뜬 채 직관한 이 죽음의 기록은 차라리 유쾌하고 신랄한 생존 증명서 같다.”–김완(죽음 현장 특수청소부, 하드웍스 대표)“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렇기에 죽음은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나 자신과 가족, 주변 사람들을 더 많이 사랑하게 되기를 바란다.”-심은이(한국의 첫 번째 여성 장례지도사, 아름다운 배웅 저자)우리는 최선을 다해 죽음을 가장자리로 밀어내고, 시신을 강철 문 뒤에 두고, 환자와 죽어가는 사람들을 병실에 몰아넣는다. 죽음을 너무나 잘 숨기는 바람에, 우리가 죽지 않는 첫 세대라고 거의 믿어도 될 지경이 되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모두 죽을 것이며 우리도 그 사실을 안다. 위대한 문화인류학자 어니스트 베커는 이렇게 말했다. “죽음에 대한 생각과 두려움은 다른 무엇보다도 인간이라는 동물을 따라다닌다.” 죽음이 두려워서 우리는 대성당을 세우고, 아이를 낳고, 전쟁을 선포하며, 새벽 3시에 고양이 동영상을 본다.(21)시신들은 산 사람으로 하여금 현실에 매여 있게 한다. 웨스트윈드에서 일하기 전까지, 나는 상대적으로 시신을 못 본 삶을 살아왔다. 이제 나는 화장장 냉장고에 쌓인 시신들을 수십 구씩 다룬다. 시신들을 대하다 보면, 나 자신의 죽음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대면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영광스럽게 포장해도 시체는 우리가 먹고 싸고 끝내 죽을 수밖에 없는 동물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려준다. 우리는 모두 앞으로 시신이 될 사람들인 것이다.(240)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사랑하는 누군가가 죽었을 때 충격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그건 “왜 사람들은 죽는가?”, “이런 일이 어째서 나한테 일어나는가?” 같은 더 큰 실존적 물음의 짐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슬픔에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거라는 뜻이다. 죽음이란 당신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죽음을 부정하는 문화는 잘 죽는 데 장애물이 된다.(323324) 이러한 부정은 여러 형태를 띤다. 젊음에 대한 집착, 몸이 자연스레 노화하는 것이 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파는 사람들이 굳이 쓰라고 강요하는 크림과 화학물질과 각종 해독 식이요법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어린이 500만 명 중에 310만 명이 굶주려 죽는데, 우리는 노화방지 상품을 만드느라 1년에 1000억 달러 이상을 쓰고 있다. 죽음에 대한 부정은 우리의 기술과 건축에서도 나타난다. 이는 우리가 도로에 치여 죽는 동물들보다는 맥북의 매끈한 선과 더 비슷한 점이 많다는 환상을 만들어낸다.(235)역사적으로, 죽음 의례는 말할 것도 없이 종교적 신앙과 결부되어 왔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점점 더 세속적으로 변해간다.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종교는 무교로, 미국 인구의 약 20퍼센트를 차지한다. 자신이 강한 종교적 신념을 가졌다고 하는 사람들조차도, 한때 강력했던 죽음 의례가 요즘은 편의 위주로 바뀌었고 그 의미가 덜해졌다고 느낀다. 이런 시대에 현대 생활에 관한 의례를 만들어내는 창조성에는 한계가 없다. 자유는 짜릿하지만 또한 짐이기도 하다. 우리는 죽는다는 사실과 무관하게는 살 수가 없으며, 죽음을 마주하는 세속적 방법을 계발하는 것은 매년 더 중요해질 것이다.(301)우리 사회에서 구할 수 있는 죽음의 기술에 대한 교과서는 없다. 그래서 나는 나름대로 그 책을 쓰기로 했다. 종교인만 읽으라는 것이 아니라 점점 그 수가 늘어나는 무신론자들, 불가지론자들, 그리고 막연히 정신적인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내가 볼 때 좋은 죽음이란, 지금까지 하던 일을 잘 정리하고, 전할 필요가 있는 좋고 나쁜 말을 전하고, 죽을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다. 좋은 죽음이란 수많은 고통과 괴로움을 견딜 필요 없이 죽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좋은 죽음이란 죽음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죽을 시간이 왔을 때 싸우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좋은 죽음이지만, 전설적인 정신분석가 칼 융의 말대로 “내가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이야기를 들어봤자 도움이 안 될 것이다.” 인간이 죽음과 맺는 관계는 오직 그 사람만의 것이다.(310)나는 죽은 영아들을 굽고 그들의 뼈를 간다는 혐의를 받은 중세 마녀들에 대한 논문을 썼었다. 그로부터 1년 후, 나는 글자 그대로 영아들을 굽고 뼈를 갈고 있다. 마법을 쓴다는 혐의를 받은 여자들의 비극은, 실은 그들이 아기들의 뼈를 갈아 오밤중에 악마의 축제로 날아가는 데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어쨌든 그 혐의로 부당하게 죽었다. 산 채로 기둥에 묶여 화형을 당하기도 했다. 반면 나는 아기들의 뼈를 갈았으나, 잘 보살펴주고 염려해줘서 고맙다고, 가엾은 부모들이 내게 감사까지 하는 일이 많았다.(147148)20대 여성 장의사의 생생한 화장터 르포르타주 저자는 죽음의 언저리에서 몸소 겪은 아주 생생한 경험들을 기록하며 우리를 죽음 가까이로 데려간다. 이 책은 저자가 화장장에 취직해 시체를 면도하던 출근 첫날부터 시작된다. 그는 어제 죽은 시신부터 부패한 시신까지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시체 박스를 확인하고, 화장로에서 삐져나온 재를 들이마시고, 인간의 지방이 녹아내린 기름을 뒤집어쓰기도 하며, 시체를 둘러싼 온갖 에피소드를 유머러스하게 들려준다. 또한 시체 운구부터 씻김, 화장, 분쇄에 이르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며 생생한 화장터 르포르타주를 완성한다. 20대 여성으로서 장의사라는 직업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가 이토록 죽음에 천착하는 것은 어린 시절 목격한 죽음 때문이다. 우연히 쇼핑몰에서 추락사한 아이를 보고 당시 여덟 살이었던 그는 큰 충격에 빠진다. 그러나 죽음을 부정하는 문화 안에서 어떤 설명도, 위로도 들을 수 없었다. 이때부터 죽음에 대한 병적인 집착이 시작되었다. 대학에서 중세사를 전공한 것도 죽음을 학문적으로 가까이 접하고자 했던 욕망의 결과물이었다. 졸업 후 그는 화장터에서 일하며, 이 경험을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스스로 치유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는다.저자는 다른 사람들은 이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우리 사회가 죽음에 관해 터놓고 생각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인기 유튜브 채널 「장의사에게 물어보세요」를 운영하며, 초등학생부터 백세 노인까지 다양한 이들이 보내오는 죽음과 관련된 질문에 솔직한 답변을 들려준다. 또 대안적인 죽음 문화를 탐구하는 장례업 전문가, 연구자, 예술가 집단인 좋은 죽음 교단을 이끌고 있기도 하다.이 책은 죽음을 진지하게 다루면서도 유쾌한 태도를 잃지 않는다. 저자는 집착에 가까운 호기심으로 온갖 기이한 시신들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며, 멀리서 보면 비극인 죽음을 가까이에서 희극으로 승화시킨다. 그는 시신을 정성껏 닦고 입히고 단장시키며, 그들이 한때는 누군가의 사랑을 받았던 인간이었음을 잊지 않는다. 대답 없는 시체에게 농담을 건네고, 그들이 지닌 사연에 울고 웃을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무뚝뚝한 상사 마이크, 말 많은 운구차 기사 크리스, 재미없는 농담만 골라 하는 방부처리사 브루스까지 정 많은 화장터 동료들이 등장해 소름끼치게 음울하고, 이상하게 웃긴 저자의 캐릭터와 어울리며 인간미 넘치는 드라마를 보여준다. 여기에 저자의 감각적이며 깊이 있는 글쓰기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바람 잘 날 없는 웨스트윈드 화장터의 일상을 킬킬대며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죽음을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때때로 나는 죽음에 직접 맞닥뜨리는 체험을 했더라면 내 어린 시절은 어떻게 달라졌을지 생각해본다. 죽음이 있는 곳에 앉아 있으면서, 죽음과 악수를 한다. 죽음이 내 일거수일투족에 영향을 미치며 내게 “너는 언젠가 벌레에게 먹힐 몸이야.”라고 귀에 속삭인다. 그리고 우리는 친한 벗이 될 거라는 말을 듣는다. 그랬다면 죽음은 쭉 나의 친구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정말이지 나 같은 방년의 아가씨가 웨스트윈드처럼 섬뜩하고 오래된 화장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건 과연 어떤 의미일까? 진실은, 내가 이 직업을 옛날에 여덟 살 먹은 나에게 일어났던 일을 치유하기 위한 방도로 본다는 것이다. 소녀 시절 나는 밤이면 공포에 질려 담요를 덮고 쪼그려 앉은 채, 죽음이 나를 볼 수 없다면 데려갈 수도 없다고 믿었다.(6869) 나의 하루는 오전 8시 30분에 웨스트윈드의 두 레토르트(화장로를 가리키는 업계 은어)를 켜면서 시작된다. [……] 레토르트의 벽돌 방 안의 온도가 화씨 1500도(섭씨 816도)에 이르면 화장로는 첫 번째 시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이다. 아침마다 마이크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발급된 화장허가서 여러 장을 내 책상 위에 쌓아놓고는, 오늘 화장할 사람은 누군지 내게 알려 준다. 허가서 두 장을 추린 다음 나는 내가 화장할 시신들을 냉장 트럭에서 찾아와야 한다. 냉장 트럭이란 시신들이 화장될 때까지 대기하는, 담당자가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시신 냉장고를 말한다. 차가운 바람이 나오는 냉장고 속을 뚫고 들어가 나는 첩첩이 쌓인 시체 박스(고인의 이름, 죽은 날짜가 적힌 상자)에 인사했다. 냉장 트럭에서는 얼음에 재운 시체 냄새가 난다.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잊을 수 없는 냄새다.(4142)마이크와 나는 소리를 지르며 구석을 다시 돌아 화장장으로 들어갔다. 그 순간, 뼈들이 쓸려나가는 장치에서 녹은 지방이 콸콸 흘러나왔다. 마이크가 대충 커다란 신발 상자만 한 크기의 용기에서 뼈를 꺼내자, 거기에 3.8리터쯤 되는 불투명한 찌꺼기가 흥건히 고여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도 기름은 나오고 또 나오고 있었다. 우리 둘은 뼈가 떨어지는 곳 바닥에서, 마치 새는 배 바닥의 물을 퍼내듯이 용기를 딴 것으로 갈고 또 갈았다. [……] 마침내 상황이 정리되고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내가 입은 원피스가 뜨뜻한 인간의 기름으로 얼룩져 있었다. 나는 땀이 뻘뻘 났고, 패배했고, 사람 기름에 흠뻑 젖어 있었지만 살아 있다는 느낌은 들었다.(181182)이 남자(떠나버린 그의 영혼에 축복이 있기를)는 키도 컸지만 몸 너비도 거의 키만큼이나 컸던 것이다. “자, 해봐. 팔짱을 끼게 해. 관 속에서 누워 있을 자세로 말이야.” 마이크가 지시했다. 나는 시체의 저쪽 팔에 닿으려고 후안의 시체 너머로 몸을 죽 뻗었다. “안 돼. 좀 더 꽉 팔짱을 끼게 해. 꽉, 더 꽉.” 마이크가 줄자로 시신의 어깨 너비를 재려고 자를 펼치면서 요구했다. 이때 나는 시체 위로 몸을 죽 뻗어 있는 상태였다. “계속해, 계속. 그렇지! 좋았어. 이젠 딱 맞겠네.”“오, 가만있어봐요. 혹시 안 맞을지도 몰라요!” 나는 말했다.“안 맞으면, 맞게 하면 되지. 가족들은 이미 이 장례식에 자기들이 낼 수 있는 이상의 돈을 지불했어. 혹 대형 관을 만들 수 있대도, 그 비용으로 300달러를 더 내라고 할 수는 없어. 그저 당신네 아들에겐 대형 관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힘들다고.”(222)브루스는 10년 전 어떤 임신부와 했던 계약 얘기를 했다. 그 여자 말로는, 이 계약이 죽은 아기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 여자가 들어왔을 때 내가 말했지. “죽은 아이는 참 안됐지만요, 지금 갖고 계신 아이를 낳으실 테니 다행입니다.” 하지만 그녀가 화장 계약을 하고 있는 아기는 바로 배 속의 아기였어. 이미 죽었는데 아직 태아를 꺼낼 수 없었던 거지. 그 아기는 8개월이었어. 기가 막히더군. 그 여자는 배 속에 죽은 아기가 든 채로 내 앞에 앉아 있었던 거야. 난 혼란스러웠어. 요 근래 들어 그때 기억이 나. 최근 들어서 그래. 그래서 장의업계에 알코올 중독자와 약물중독자들이 그렇게 많은가 봐.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잊을 수 있도록 말이야.”(266267)엔쿄 패트 오하라는 9ㆍ11 사태 당시 뉴욕시 선불교 센터의 수장이었다. 그는 세계무역 센터의 고층 건물들이 혼돈의 비명과 요란한 소리 속에 무너졌을 때 “그 냄새는 몇 주 동안 빠지지 않았고, 마치 우리가 숨 쉴 때 사람들을 들이마시는 것같이 느꼈다.”라며 “그건 사람을 포함한 모든 것을 해체시킨 온갖 것들의 냄새였다. 사람들과 전기로 된 것들과 돌덩이와 유리와 모든 것.”이라고 말했다. [……] 오하라는 사람들에게 이 이미지에서 도망치지 말라고 말한다. 이것은 항상 일어나는 일이지만 보이지 않았을 뿐이며, 지금 처음으로 그것을 보고, 냄새 맡고, 느끼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인정하라고 그는 조언한다. 웨스트윈드에서 나는 처음인 듯 느낀 것을 보고, 냄새 맡고, 느끼고, 경험하고 있었다. 이런 유형의 직면은 현실과 관계 맺는 일이었다. 그건 아주 소중했고, 나는 죽음을 직면하는 데 빠르게 중독되어 갔다.(49)더 나은 죽음을 상상하라이 책은 우리가 죽음을 대면하는 것을 방해하는 오늘날의 장례 문화에도 비판적 시선을 던진다. 저자는 상업주의로 물든 장의업계의 이면을 낱낱이 보여준다. 시신에 울긋불긋한 메이크업을 하고, 1급 발암물질로 시신을 방부처리하며, 고가의 관을 권하는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죽음 의례가 실은 몇십 년밖에 되지 않았음을 역사적 사실을 통해 뒷받침한다. 시신에 방부처리를 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미국의 남북전쟁 이후의 일이며, 중세 유럽의 교회에서는 부패하는 시신의 냄새 속에서 예배를 보는 일도 흔했다. 또한 일본, 중국, 인도, 티베트, 이슬람, 브라질 원주민 등 다양한 문화권의 죽음 의례를 들여다봄으로써 다른 선택도 가능함을 시사한다. 이에 대해서는 저자의 두 번째 책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근간)에서 보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속한 문화에서 당연시하는 죽음 의례는 과연 최선의 것인가?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가? 현대인은 죽음과 어떤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가? 저자는 종교가 약화되고 무신론자가 늘어나는 지금이, 죽음을 적극적으로 사유하기에 적기라고 본다. 금기 없이 개인과 공동체뿐만 아니라, 자연과 우주 차원에서 그 의미를 폭넓게 고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삶이 “우주의 대출 프로그램에서 몸을 이루는 원자들을 부여”받은 것이라 보고, 이 원자를 돌려주는 과정으로 죽음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시신이 부패해 땅으로 돌아가기 쉽도록 자연 매장하기로 결심한다. 그에게 죽음은 더 이상 두려워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죽음은 삶의 연장선상에서 널리 함께 의논해야 할 공동의 화두이다.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은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을 환기하며, 죽음을 대면하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도록 돕는다. 홀로 내버려두면 인체는 썩고 부패하고 분해되어 영광스럽게 원래 나왔던 흙으로 돌아간다. 이 과정을 막기 위해 시신을 방부처리하고, 무거운 보호용 관을 사용하는 관습은, 불가피한 것을 모면해보려는 필사적 시도이며 우리가 명백하게 해체에 대한 공포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죽음 산업은 관과 시체가 자연스러워 보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명목하에 방부처리를 광고하지만, 미국의 현재 죽음 관습은 곰과 코끼리 같은 커다란 동물들에게 작고 귀여운 옷을 입혀 춤추게 하는 것, 또는 에펠탑 복사본을 세우는 것, 그리고 베네치아의 운하가 사람 살기 힘든 미국 사막 한가운데 있는 것만큼이나 부자연스러운 일이다.(228)장의업이 대중을 속여 가로채고 있었던 것은 돈보다는 죽음 자체였다. 그러니까 죽음과의 실제적인 상호작용을 하고 죽는다는 사실을 대면할 기회를 우리는 박탈당한 것이다.(169)아무 처리도 하지 않은 죽은 사람의 얼굴은 끔찍해 보인다. 어쨌든 우리가 가진 매우 협소한 문화적 기대로 봤을 때 그렇다는 얘기다. 그들의 지친 두 눈은 흐리멍덩하게 허공을 응시한다. 입은 에드바르트 뭉크의 그림 「절규」에 나오는 것처럼 쫙 벌어져 있다. 얼굴에는 핏기가 하나도 없다. 이런 이미지는 정상적인 생물학적 죽음의 과정을 반영하지만, 가족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가격표에 쓰여 있듯이, 장의업체라면 어디서나 보통 모양을 만드는 비용으로 175500달러를 가족에게 청구한다. 그래서 시신들은 평화롭고 자연스럽고 편히 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172)현대의 세속적 죽음의 해묵은 창고에서 일어나는 일은 다음과 같다. 우리 고객 대부분은 요양원이나 병원처럼 의학적인 환경에서 죽는다. 그리고 냉동은 아니지만 섭씨 4.4도 이하의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장의사의 냉장고로 이송된다. 주에서 발급되는 적절한 허가서가 작성되는 동안 시체들이 냉장고 안에서 며칠간 머물러야 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시신들은 부패해서 냄새를 풍기는 단계에 접어들기 한참 전에 화장된다.(232) 서구 문화가 늘 이렇게 해체를 싫어했던 것은 아니다. 사실 부패와 우리의 관계는 옛날에는 전반적으로 친밀했다. 그리스도교 신앙이 성장하면서, 점점 더 많은 신자들이 교회 내부와 주변에 묻혀 성인과 가까이 있는 덕을 보겠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매장 관습은 로마부터 비잔티움까지 제국 전역에, 그리고 지금의 영국과 프랑스 땅까지 퍼졌다. 이렇게 시신들이 매장된 교회를 중심으로 하여 도시들이 발달했다. 수요는 점점 많아졌고 교회는 이를 공급했다. 물론 유료였다.(228230)티베트 고산 지대에서는 땅에 바위가 너무 많아 매장을 하지 못하는 데다 나무마저 드물어 화장에 필요한 장작을 만들 수 없다. 티베트인들은 망자를 처리하는 색다른 방식을 발달시켰다. 직업적인 로규빠(시신을 부수는 사람)가 시신에서 살을 잘게 자르고, 남은 뼈는 보리 가루와 야크 버터와 함께 빻는다. 시체는 높고 평평한 바위 위에 놓아두어 독수리들이 먹도록 한다. 새들이 날아 들어 그 시체를 파먹고 하늘로 날아올라 사방팔방으로 실어 나른다. 이렇게 남은 살을 다른 짐승들이 먹도록 놔두는 것은 시체를 처리하는 너그러운 방식이다.(130)티베트인들에게는 한 사람의 몸에서 영혼이 떠난 다음에는 그 몸이 다른 존재들을 지탱해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북미 사람들은 시체에 방부처리를 하지만 우리는 그것에 어떤 믿음도 갖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를 편안하게 하는 의례가 아니라, 장례 비용 청구서에 가욋돈 900달러를 얹는 짓일 뿐이다.(130)자연 매장은 환경보호적으로 사멸하는 가장 건전한 방법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산산조각 나고 통제 불능 상태가 된다는 두려움을 갑절은 감소시킨다. 자연 매장을 택한 사람들은 말한다. “내가 유기물질로 이뤄진, 무력하고 조각조각 모인 덩어리라는 것을 알아차릴 뿐만 아니라 그 사실을 경축하노라. 해체 만세!” 웨스트윈드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이미 내 몸을 녹색 매장하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일종의 우주의 대출 프로그램에서 내 심장이며 발톱, 간과 뇌를 이루는 원자들을 부여받은 것으로 이해했다. 언젠가는 내가 이 원자들을 돌려줘야 할 때가 올 것이며, 내 미래의 시신을 화학적으로 보존함으로써 그 원자에 매달리려는 시도를 하고 싶지 않다.(236) 피가 내 혈관 속을 돌아 그 밑에 깔린 부패한 시체들 위로 흐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나는 살아 있다, 있을 수도 있는 많은 내일을 품은 채로. 그렇다, 지금 세운 여러 계획들은 내가 죽고 나면 산산조각 나버리거나 미완성으로 남을 수도 있다. 나는 육체적으로 어떻게 죽을지를 선택할 수 없고, 오로지 정신적으로 어떻게 죽을지만 선택할 수 있다. 죽음이 28세에 찾아오든 93세에 찾아오든, 나는 만족한 채 무(無)로 돌아가 스르르 미끄러져 죽기로 선택했다. 그래서 내 몸을 이루는 원자가 나무들을 가린, 바로 그 안개가 되도록 말이다. 죽음과 묘지의 정적은 형벌이 아니라 잘 살아낸 삶에 대한 보상인 것이다.(336)

● 세계적인 유튜브 스타이자 여성 장의사 케이틀린 도티가 전하는 죽음을 대면하는 법

우리는 죽음을 마주하기 어려운 사회에 살고 있다. 시신을 직접 본 적이 있는가? 죽어가는 사람의 곁을 지켜본 적은? 늙고 병든 몸이 요양원과 병원을 거쳐 시체가 되고, 영안실, 장례식장, 무덤과 화장터에 이르러 해체되는 과정은 모두 일상과 유리되어 있다. 다들 죽음에 관한 것은 멀리하지만, 젊음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애쓴다. 운동과 식이요법, 기능성 식품을 부지런히 챙기는 것은 죽음을 하루라도 늦추기 위함이다. 이런 문화에서는 무방비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기 쉽다. 그때가 되면 내가 원하는 나의 죽음은 어떤 형태이며,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추모해야 할지 충분히 숙고할 새도 없이, 장례업계의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따라가기에도 벅찬 상황에 놓이게 된다. 결국 죽음을 회피하는 것은 삶을 주체적으로 마무리할 권한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죽음을 직시할 것을 권하며, 저자는 특유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신랄한 어조로 독자를 시체들의 공간으로 초대한다.

저자 케이틀린 도티는 20대에 여성 장의사로서 장례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 책에는 화장터에서 일하며 죽음과 함께한 경험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시체 한 구 한 구에 얽힌 흥미진진한 에피소드와 함께, 시신을 운반하고 화장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저자와 함께 재로 가득한 화장장을 거니는 듯한 간접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문장 곳곳에 위트가 가득하지만 그 안에 담긴 사유는 결코 가볍지 않다. 시카고 대학에서 중세사를 전공한 저자는 역사와 종교, 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죽음을 다양한 맥락에서 사유한다. 백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장의사에게 물어보세요」의 운영자이기도 한 그는 유쾌하고도 깊이 있는 글쓰기로, 죽음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전한다.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리뷰

k*** 독특하고 재밌어요. 표지가 오컬트스럽고도 상큼해서 더 좋네요 2021-01-16 19:19:29.643
u*** 죽음에 대한 또다른 시각을 알게 해준 책. 작가의 독특한 유머감각에 뜬금없이 웃음이 날 때가 있어요. 2020-12-01 01:09:38.926
f*** 번역체부분이 너무 두드러져서 잘 읽히지는 않지만, 책 내용이 알지 못했던, 부분을 알게해주고 생각할 부분도 많아서 좋았어요 2020-09-07 14:10:28.576
h*** 기대됩니다. 2020-07-28 19:28:46.893
p*** 지금 재밌게 읽고있어요 2020-07-13 09:39:45
i*** 좋아요 2020-05-12 00:48:59.72
g*** 참신한 소재와 뛰어난 글솜씨로 재밌게 잘 읽었어요 2020-04-08 13:55:47.9
e*** 책표지가 정말 고급스러워요.책의 내용도 너무 좋습니다 2020-04-03 21:30:29.516
k*** 제목이 특이하고 생각보다 재밌네요 ㅋㅋㅋ 2020-03-09 13:55:18.296
s*** 작가의 유쾌함을 담아내기에는 번역이 좀 아쉬웠지만, 죽음에 관한 에세이로서는 최고였습니다. 2020-03-09 12:21:47.45
m*** 평소 죽음과 해부학이나 부검에 흥미를 느끼고있어서인지 너무 흥미롭게 읽어지고 작가의 표현력과 필력이 상당해서 눈앞에 상상이 되어서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하면 흥미로울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2020-03-08 23:23:47.763
x***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유쾌하고 신랄한 여자 장의사의 좋은 죽음 안내서 / 케이틀린 도티 / 반비

우리는 모두 죽을 것이며 나 또한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나의 죽음은 좀처럼 실감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전염병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도 발생을 하고 저 또한 올해초부터 병원에 다니면서 약을 먹어야 하는 건강에 이상신호가 오면서 요즘 생각이 많습니다. 거기다 부모님의 연세도 많으셔서 죽음과 이별, 장례에 대해서도 가끔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그럴때마다 생각만해도 너무 슬프고 그런 현실을 외면하고만 싶어집니다.

이 책은 책소개글에 이끌려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입니다. 유쾌하고 신랄하게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여자 장의사라니nbsp 문화적인 차이가 있어서 장례문화가 조금 다르겠지만 그녀가 들려주는 죽음과 장례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더라구요

세계적인 유튜브 스타가 전하는 매혹적인 죽음 이야기

죽음, 시체, 장례에 대한 악마적으로 웃긴 에세이

제가 기억하는 가까운 이의 죽음은 제가 초등학교때 돌아가신 할머니의 장례였습니다. 가족장이라 집에서 며칠씩 장례를 치르면서 온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곡을 하던 모습, 그리고 상여를 하면서 상여꾼들이 부르던 노래 등이 기억속에 남아 있는데 요즘은 그런 전통적인 장례문화가 많이 사라지고 서구식으로 변화가 되어서 저희 엄마도 선산에 안 가고 화장을 해 달라고 미리 말해둔다고 하시더라구요. 이 책을 통해서 본 미국식 장례문화는 상당히 색다르고 독특하고 흥미로795습니다.

저자는 어릴적부터 늘 마음속에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동시에 병적인 호기심이 한자리를 차지 하고 있었고, 죽음과 질병, 암흑에 사로잡혀 있었는데 대학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파고들고 되었고 시체, 장례식, 슬픔 같은 죽음의 모든 면에 이끌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웨스트 윈드 화장 매장 회사에 취직을 해서 장의사 일을 하게 되는데 이 책은 저자가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6년동안 장의사로 근무하면서 겪은 실화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입니다.

첫 출근을 하여 평생 잊을 수 없는 자신이 면도한nbsp 최초의 시신이야기부터 시체를 방부처리하는 일, 화장장에서 겪은 황당한 이야기 등 아무도 하지 않은 죽음, 시체, 장례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죽음과 시신들 그리고 장례절차에 관한 이야기가 너무나 담담하면서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이야기도 많았는데 한번도 내 자신이 죽었을 때 내 몸이 부패한다거나 죽은 이후에 몸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서 더 당황스럽게 다가오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부패가 심한 시체에서는 어떤 고약한 냄새가 나는지, 시체에서 지방이 녹아내려서 그 기름에 젖어드는 일 등 평범한 사람이라면은 한번도 겪지 못하는 장의사라는nbsp일과 동시에 모든 사람들이 생을 마감하고nbsp내 몸이nbsp그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이 이제는 더이상 죽음에 대해서 외면하고만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들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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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렴풋이 이 다음에 죽으면 화장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은 후에 내 거취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좋은 죽음 에 관해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절대로 무겁고 어둡고 무서운 책은 절대 아닙니다.nbsp 죽음과 시체들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가 있지만 저자 특유의 유머러스한면도 있어서 책 읽기에 거부감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책 소개문구에 악마적으로 웃긴 에세이라는 말이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말이 어떤 말인지 느껴졌는데…

죽음은 외면해야하는nbsp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죽음을 포용하고 존중해야 하며 죽음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말이죠.

상당히 독특하고 흥미로운 책이였으며 덕분에 요즘 생각이 많았는데 죽음 후의 나의 거취에 대해서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2020-03-04 21:33:34.12
k***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기억에 남는 장례식이라면 외할머니와 친정아버지를 보내드린 거였다.

외할머니는 고등학생 때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집에서 돌아가셨고 집에서 장례를 치르면서 염을 하고 입관까지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땐 화장이 아닌 매장을 하던 때였는데 장지가 있는 선산으로 가는 길, 꽃상여를 타고 가셨던 외할머니의 마지막 가시는 길과 노제는 지금도 또렷이 기억난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뒤 친정아버지를 보내드렸다.

건강이 많이 안 좋으셔서 병원에서 생을 마감하셨고 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르게 되었다.

모든 절차가 시스템화되어 있는 병원 장례식장에서의 장례절차는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졌다.

유족들은 장례지도사의 안내를 받으며 품목을 상담받고 결정하면 되었다.

입관에서부터 발인, 화장, 납골까지 3일장을 치르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으며 모든 일들은 절차대로 진행되었다.

의식처럼 행해졌던 장례 기간 동안 아버지를 추모하는 시간도 제대로 가져보지 못했던 것 같아 집으로 돌아온 후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었다.

49재를 올리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며 추모할 수 있었고 아버지의 극락왕생을 빌어드렸다.

인류문화 가운데서도 가장 바뀌기 어려운 것이 장례문화라는데, 장례문화에는 그 민족만의 내세관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아 전통성을 강하게 따르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변화가 힘들 것 같은 장례문화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매장에서 화장으로 바뀌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 할 수 있으며 안장 법에도 다양한 선택 항목이 생겼고, 스몰 웨딩이 있듯 스몰 장례도 치러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일반적인 장례절차에 따른 장례식보다 생전에 고인이 즐기던 취미가 반영된 방법으로 장례를 치르고 싶어 하는 이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우리 부부도 가끔 우리의 장례식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그동안 함께 여행한 사진을 영상으로 틀어주거나, 평소 즐겨들었던 음악도 좋고 아들이 직접 연주한 피아노 곡을 틀어주었으면 좋겠고, 장례식도 결혼식처럼 정해진 시간에 모여서 간소하게 치렀으면 좋겠으며, 단순히 고인을 애도하는 차원이 아니라 고인의 삶을 추억하는 방식으로 장례식을 치러주자고 약속하기도 했다.

lt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gt을 읽으며 죽음에 관해, 장례에 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자인 케이틀린 도티는 20대에 여성 장의사로 장례업계에서 일하게 되면서 직접 경험했던 장례절차와 다양한 죽음에 관한 이야기들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신랄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장의사로서 해야 하는 일이지만 장의사다 보니 겪게 되는 일들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는데, 차갑게 식어 뻣뻣해진 시체를 면도하는 일, 시체를 방부처리하는 일, 부패가 심한 시체의 냄새를 참아내는 일, 화장이 끝나 재가 되어버린 인간 먼지를 뒤집어쓰는 일, 녹아내리는 시체의 지방인 인간 기름에 젖는 일 등 평범한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신 화장이라 일컫는 시신 꾸미기는 산 사람을 위해 죽은 사람을 희생하고 예쁘게 꾸며서 살아 있는 모습에 가깝게 내보이는 것을 말하는데, 유가족들도 그런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길 원한단다.

우리와는 다른 미국의 장례문화와 관련된 일들이라 생소하기도 하고,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인류문화 가운데서도 가장 바뀌기 어렵고 전통성을 강하게 따르는 것이 장례문화라는 점을 생각하면 씁쓸하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는 이런 관행(장례문화)가 없다는 게 다행이다 싶었다.

시신은 그 자체로서 존엄한 것이지, 산 자를 위한 구경거리는 아닌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보기도 했고, 삶과 죽음의 가치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읽었던 책도 죽음에 관한 책이었는데 반복적으로 같은 말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죽음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주어지는 삶이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 내 삶에 대한 만족도, 후회하는 정도, 행복도 등이 결국 내 죽음의 질을 결정할 수 있으니 죽음에 대한 준비는 여한 없이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창 살아가는 중에도 우리는 이미 죽어가고 있다.

  • 내가 볼 때 좋은 죽음이란, 지금까지 하던 일을 잘 정리하고, 전할 필요가 있는 좋고 나쁜 말을 전하고, 죽을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다. 좋은 죽음이란 수많은 고통과 괴로움을 견딜 필요 없이 죽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좋은 죽음이란 죽음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죽을 시간이 왔을 때 싸우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좋은 죽음이지만, 전설적인 정신분석가 칼 융의 말대로 내가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이야기를 들어봤자 도움이 안 될 것이다. 인간이 죽음과 맺는 관계는 오직 그 사람만의 것이다. (310 p) 2020-03-04 16:16:47.75
    p*** Apple SD Gothic Neo,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돋움, dotum, sans-serif color 222222gt죽음에 대한 이해가 깊을 수록 허무감에 빠지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삶에 애착을 가지고 알차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죽음에 대한 이해가 잘못되면 사이비 종교 등에 빠지면서 자신의 삶을 망칠 수 있고, 그 정도는 아니라도 종교에 대해 잘못된 사고를 가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 바로 이해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가지는 수많은 욕심이나 충돌을 피할수 있고, 서로 돕고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수 있으며, 각 개인들도 사소한 욕심 등에 마음을 빼앗기ㅈ않고 좀더 가치있는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nbspnbsp Apple SD Gothic Neo,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돋움, dotum, sans-serif color 222222gt

Apple SD Gothic Neo,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돋움, dotum, sans-serif color 222222gt이와 관련된 내용은 서울대학교 유성호 교수의 강연 (팟캐스트와 어쩌다 어른에서이 강연)을 무척 인상적으로 들었고, 이 책 저자와 유사한 직업을 다른 일본영화 굿바이 등도 접한 바 있는데, 이 강연이나 영화처럼 타인의 죽음을 통해 교훈을 얻고 자신의 삶을 충실히 만들어 가려고하는 정서가 동양에는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죽음을 다루면서도 무척 유머스러운 분위기로 내용을 전하고 있는 것이 무척 특이하다. 할로윈이나 헐리웃 영화 등에서 죽음을 웃음의 소재로 삼거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에 색다른 재미를 찾는 서구nbsp 문화를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Apple SD Gothic Neo,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돋움, dotum, sans-serif color 222222gt

Apple SD Gothic Neo,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돋움, dotum, sans-serif color 222222gt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접하는 죽음이나 이 책을 통해 보는 미국인들이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우리들이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알지만 애써 그 사실을 외면하고 살아가기 위해 죽음을 치장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는다. 장례가 옛부터 내려온 죽음에 대한 인류의 믿음과 고인에 대한 추모, 유족들에 대한 위로 등이 합쳐져서 현재의 문화(풍습?)을 만들어냈는데, 저자를 비롯한 사람들의 노력이 합쳐지면 무의미한 장례문화가 많이 사라지고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뀔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조의금을 주고받는 것에 치중하는 문화는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한다. Apple SD Gothic Neo,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돋움, dotum, sans-serif color 222222gt

Apple SD Gothic Neo,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돋움, dotum, sans-serif color 222222gtnbsp저자의 경력을 보니 명문 시카고대학을 나왔고, 장의업을 하는 와중에서도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가정교사를 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할 삶을 살고있는 것 같다. 뛰어난 지성과 필력을 갖춘 저자가 장의업 분야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면 인류학에서 참여관찰을 한다는 느낌도 받았다. 글솜씨가 무척 뛰어나고 죽음에 대한 남다른 경험, 사고 등을 바탕으로 좋은 책을 많이 쓸 수 있을 것 같아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되는 작가이다. 저자 소개를 보면 이 책 이외에도 다른 책이 나올 것 같은데 다른 책도 무척 기대된다. 2020-03-04 08:21:37.75
e*** lt여자 장의사의 좋은 죽음 안내서gt라는 소개 문구때문에 읽어보게 되었습니다.nbsp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처음으로 보게 된 것은 2002년 1월 친정 아버지의 죽음이었습니다.nbsp 2001년 12월 31일 밤 늦게 걸려온 오빠의 전화에 아이들을 시댁에 맡기고 광주로 내려갔 습니다.nbsp

동생들 가족까지 다 내려온 후에 아버지의 산소호흡기를 떼고 장례 절차에 들어갔습니다.nbsp 막내동생의 결혼식이 그 주 토요일이었기에 엄마는 가장 가까운 친척들에게만 소식을 알리 고 장례를 치르게 되었습니다.nbsp

아버지를 관으로 옮기기 전 장의사가 아버지께 마지막 인사를 하라며 가족들을 부르더군요.nbsp 관에 누워계신 아버지의 모습은 돌아가시기 전보다 훨씬 좋아보이셨습니다.nbsp 아버지의 혈색이 좋아보이도록 화장(사실 분장)을 한 것이었습니다.nbsp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른 몇 년 후 제가 뇌출혈로 쓰러지게 되었습니다.nbsp 아직도 기억나지 않는 5개월간의 기억들.nbsp

뉴스에서 각종 사고 소식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접하곤 했지만 쓰러지기 전까지는nbsp 그런 일들이 제게 일어날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nbsp

하지만 막상 제게 그런 일이 닥치고 나니 죽음은 의외로 가까이 있고 사람을 가리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nbsp

몇 년 전에는 교회 친구가 오십의 이른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죽음에nbsp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nbsp

만약 갑작스럽게 죽게 된다면 내가 가지고 있던 물건들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장례는 어떤nbsp 식으로 치를 것인지, 화장을 할 것인지 아니면 매장을 할 것인지.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남편에게 반드시 화장을 해서 납골당이나 강에 뿌리라고 얘기했었 지만 화장을 하는 과정을 아주 자세하게 묘사해놓은 이 책을 읽고 나니 화장에 대한 생각이 조금nbsp 바뀌었습니다.nbsp

어차피 죽고 나면 아무 상관이 없을텐데도 화장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만약 그 과정을 자 세히 알게 된다면 과연 죽게 될 사람이 화장을 선택할지, 의문이었습니다.nbspnbsp

무연고 시신이나 병원에서 해부를 마친 시신들이 주로 화장을 하게 되는데, 저 또한 시신 기증에nbsp 대해nbsp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또한 망설이게 할만큼 책 내용이 적나라했습니다.

어떤 죽음이 좋은 것인지. 죽고 난 후의 가족들에게 죽음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생각해 볼 수nbsp 있는 시간이었습니다.nbsp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사랑하는 누군가가 죽었을 때 충격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nbsp

그건 왜 사람들은 죽는가?, 이런 일이 어째서 나한테 일어나는가? 같은 더 큰 실존적 물

음의 짐에서 벗어나스스로의 슬픔에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거라는 뜻이다. 죽음이란 당신에게

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324쪽} 2020-03-03 13:30:29.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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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책의 제목이 너무 특이해서 읽게 된 이 책은 어느 20대 여성이 장례를 치르는 화장터로 취업 후 6년 동안 장의사일을 하며 겪었던 생생한 경험이 담겨있다. 8살이 되던 해에 쇼핑몰에 놀러 갔다가 어떤 아기의 죽음을 목격한 그녀는 그때부터 죽음이란 주제에 사로잡히게 되어 대학에서 중세사를 전공하고 죽음을 둘러싼 역사와 문화에 대해 공부했다.nbsp 화장터 업체에서 6년간 시체를 nbsp다룬 경험을nbsp 통해 새로운 장례문화를 만들어가고자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서 아이부터 어른까지 죽음에 관한 모든 것을 상담해 주는 운영자이기도 하다. 그녀는 특유의 유머러스함으로 장례식장에서 생기는 흥미로운 nbsp 사실을 가감 없이 전한다. 사실 장례식장이나 화장터는 생각만 해도 무섭고 슬프고 두렵다. 장례식장을 한번 다녀오는 것도 정신적으로 힘든데 매일 수차례 알아보기도 힘든 형태의 훼손된 시체를 다루는 그녀가 대단하기도 하고 그녀가 써 내려간 글들을 읽다 보니 화장터가 그리 무섭게만 느껴지진 않기도 했다. 그녀와 하루 일과를 함께 하며 화장터의 곳곳을 누비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가 첫 출근하는 날 면도를 해주게 된 남자에 관한 이야기, 등에 축구공만 한 염증이 있던 흑인 할머니.. 뜨거운 뼛조각을 밟아 장화가 뚫린 일, 시체 보관 장소의 냄새 등등 특유의 유머러스하고 신랄한 어조로 그녀의 일과를 무겁지 않게 풀어간다. 잘못된 장례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접할 수 있었고 nbsp죽음 앞에서 굳이 가족들에게 보이려 이쁘게 치장 하는 시체가 과연 누굴 위한 것인가라는 생각도 했다. 한때는 이 세상에 크디크게 존재했던 한 인간이 용광로 속에 들어가 몇 시간 후면 재가 되고 그렇게 소멸된다는 게 너무도 허망하기까지 하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일일 것이다. 나 역시 나의 죽음을 떠올리기도 싫고 그 언젠가 올 날을 회피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죽음을 직시해야 한다. 책을 읽으며 어떤 죽음이 좋은 죽음인지 상상했다. 한 가지 바란다면 nbsp나의 죽음이 모두를 안타깝게 하는 죽음이 아니길 빌어본다. 축복 속에 떠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좋은 죽음 아닐까.. 가볍게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책은 생각보다 마음을 무겁게 했다. 저자는 추후 자신의 화장장을 기존 화장장과는 다르게 탁 트인 곳에 만들고 싶다고 했다. 돌아가신 할머니 그리고 나의 반려묘의 화장장이 떠오른다. 훗날 날 맞이할 그곳도 우리 부모님을 맞이할 그곳도 밝고 탁 트이고 긍정적인 곳이길 바란다. 다만 그날이 아주 오래 먼 훗날이길 바란다.

nbsp 2020-03-02 23:34: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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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대단한 승리(아니면 보는 관점에 따라 끔찍한 비극)는, 우리 뇌가 수백 수천 년간 진화하여 우리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일이다. 인간은 슬프게도 자의식이 있는 생물이다. 비록 우리가 죽는다는 사실을 부정할 창의적인 방법들을 찾으려고 하루 종일 움직인다 해도, 자신이 아무리 힘 세고 사랑받고 특별하다 느낀다 해도, 언젠가는 죽어서 썩을 몸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는 이 지상에서 우리 종의 귀중한 일부만이 공유하는 마음의 짐이다.nbspnbspnbsp p.99100

nbsp 그 누구도 죽음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자신의 죽음을 경험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나 언젠가는 죽게 마련이다. 죽음을 피해갈 수 있는 사람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최선을 다해 죽음을 가장자리로 밀어내고 그것을 피하기 위해, 혹은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죽음을 똑바로 응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니까. 이 책의 저자는 죽음을 가까이에서 이해할수록, 우리는 자신을 좀 더 이해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것이 죽음과 시신들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로 가득 찬 이 도발적인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nbsp 이 책의 저자는 대학에서 중세사를 전공했고, 20대에 여성 장의사로 일하며, 백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장의사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그녀는 처음 화장장에 취업하는 것을 시작으로 장례업계에서 일한 6년간의 경험들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고 있다. 죽음을 진지하게 다루면서도 유쾌한 태도를 잃지 않으며, 거침없이 신랄하다가도 세심하고 따뜻한 통찰력을 보여주는 있다.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삶과 죽음의 가치에 대해서 돌아보게 만들고, 죽음을 대면하고, 죽음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특별한 책이었다. nbsp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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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내 혈관 속을 돌아 그 밑에 깔린 부패한 시체들 위로 흐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나는 살아 있다, 있을 수도 있는 많은 내일을 품은 채로. 그렇다, 지금 세운 여러 계획들은 내가 죽고 나면 산산조각 나버리거나 미완성으로 남을 수도 있다. 나는 육체적으로 어떻게 죽을지를 선택할 수 없고, 오로지 정신적으로 어떻게 죽을지만 선택할 수 있다. 죽음이 28세에 찾아오든 93세에 찾아오든, 나는 만족한 채 무(無)로 돌아가 스르르 미끄러져 죽기로 선택했다… 죽음과 묘지의 정적은 형벌이 아니라 잘 살아낸 삶에 대한 보상인 것이다.nbspnbspnbsp p.336337

nbsp 차갑게 식어 뻣뻣해진 턱에 면도기를 대고, 죽기 직전 며칠간 자란 까칠한 수염 위로 면도 크림을 바르고 플라스틱 면도기를 갖다 대는 느낌은 어떨까. 죽은 지 일주일이 넘어 심하게 부패된 시체의 냄새를 참아 내야 하고, 시체를 재로 만들 때마다 내려앉는 인간 먼지를 뒤집어쓰고, 녹아 내리는 시체의 지방인 인간 기름에 흠뻑 젖는 기분이란,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험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신을 직접 보거나, 죽어가는 사람의 곁을 지켜보는 것 또한 경험한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을 지도 모른다. 덕분에 우리는 그만큼 무방비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까운 이의 죽음이든, 나 자신의 그것이든 말이다. 실제로 내가 경험해 본 죽음은, 생각보다 가족들이 처리해야 하는 장례 절차 관련 수많은 프로세스들과 지인들에게 연락을 하고, 조문을 받고, 비용을 처리하고 등등의 일들이 너무 많아서 충분히 죽음을 추모할 겨를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저 상황을 따라가기에도 벅차서, 슬픔에 사로잡혀 감정을 추스르고 어쩌고 할 여유 조차 없었던 것이다. 아마도 그때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죽음 이후의 과정에 대해서도, 그리고 죽음과 정면으로 대면하는 방법도 제대로 알아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이다. nbsp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사랑하는 누군가가 죽었을 때 충격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저자에 따르면, 그건 “왜 사람들은 죽는가?”, “이런 일이 어째서 나한테 일어나는가?” 같은 더 큰 실존적 물음의 짐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슬픔에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거라는 뜻이다. 죽음이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이고, 그러니 죽음을 부정하는 문화는 잘 죽는 데 장애물이 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과연 좋은 죽음이란 무엇일까. 바로 이 질문에 대한 사유를 끊임없이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멀리서 보면 비극인 죽음을 가까이에서 희극으로 승화시키고 있는데, 너무도 생소한 웨스트윈드 화장터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 즈음엔 죽음을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된다는 점에서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죽음은 더 이상 두려워해야 할 대상이 아니며, 삶의 연장선상에서 널리 함께 의논해야 할 공동의 화두이다. 이 책을 통해서 죽음의 세계를 탐험하는 특별한 경험을 해 보자. 2020-03-02 23:27: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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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쿨내나는 제목이 아닐까?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잘해도 잘못해도 결국은 시체가 되는 건 어찌 보면 모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명을 가진 어느 누구도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 말이다.



 저자인 케이틀린 도티는 죽음의 마무리를 하는 직업을 가졌다.



 책 중간중간 제목만큼이나 시크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지만, 그 역시 죽음에 대한 상처와 트라우마가 있는 보편적인 사람이었다.



 



 나 역시 죽음에 대한 첫 기억은 강렬하지 않지만, 죽음의 공포가 해결되지 않고 쌓였던 지라 저자만큼이나 죽음에 대해 극도의 공포를 가진 사람 중 하나였다. 지금이야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르는 것이 보편적인 분위기지만,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장의사를 통해 집에서 장례를 치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내 기억에 우리 동네만 하더라도 우리 앞집, 뒷집, 한 골목 윗집 등 노란색 등이 걸린 집들이 있었다.



 말 그대로 집에서 장례를 치르는 것 말이다. 당시는 내가 초등학교중학교 시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동네에 돌아가신 분이 생기면 장례가 끝나는 날까지 나 역시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었다.



 (왠지 모를 공포심에... 죽음의 기운이 동네에 가득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 역시 너무나 끔찍한 죽음의 장면을 어린 시절에 목격했고, 그로 인해 죽음은 다른 누구보다 강렬한 공포로 자리 잡았던 것 같다. 그랬기 때문에 그가 죽음과 관련된 직업을 선택한 것 역시 그에게 죽음이 남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자 하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저자는 화장터에서 일하면서 만나게 된 많은 죽음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전한다.



 그들의 마지막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 안에 그들을 향한 마음들을 위트 있게 풀어낸다.



 또한 마지막 순간을 맞은 그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움이나 좀 더 바뀌었으면 하는 장례문화들에 대한 이야기 또한 전한다. 



 



 누구나 알겠지만, 오는 데는 순서가 있지만 가는 데는 순서가 없다.



 나이가 많은 노인들의 죽음뿐 아니라, 젊은 사람의 죽음, 갑작스러운 죽음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들을 통해 저자는 죽음이 그저 피한 다도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누구도 죽음에서 살아돌아온 적이 없기에, 우리가 만나는 죽음(그리고 나의 죽음까지도)의 모습을 미리 바라보고 준비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저자의 한 마디처럼, 우리 안에(그리고 내 안에) 막연한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날 준비를 하기 위한 한마디 조언이 기억에 남는다.



 



 추론하건대 죽음에 대한 우리의 병적인 두려움은 죽음을 어둡고 나쁜 운명 같은 것으로 취급하는 데서 오는 것 같다.



 해결책은 전통적인 장례의 모든 비상식적인 것들을 없애버리는 것이다.



 값비싼 가족용 모자며, 조잡한 화환이며, 정장을 입혀 방부처리한 시신 따위는 문밖으로 던져버리자.

2020-03-02 15:33:50.263
c*** 누구나 한번의 죽음을 겪습니다. 어느 누구도 그 죽음에서 다시 돌아오지 못하였고 그 이후의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해 준 사람도 없습니다. 누구나 겪는 죽음. 어떻게 보면 삶의 끝에 반드시 다다라야 하는 종착지와 같기도 합니다. 누구나 죽음은 단 한번만 겪기 때문에 살아가는 동안에느 그 죽음의 순간을 알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보통의 경우 사람들은 삶의 끝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마치 당연하다는 듯 죽음을 머리 속 깊은 곳에 은닉하고, 치워버리고 살아가죠.nbsp 최근 저에게 가장 가깝고도 소중한 분이 제 곁을 떠나셨습니다. 그 전까지는 막연하게 생각되던 죽음이 구체화된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몸을 추스릴 수 없을 만큼 슬프고 정신 없는 와중에도 예의바르고 존엄하며 영원한 이별을 위해 많은 일들을 치루어야 했습니다. 그 죽음의 의미가 비로소 모양을 갖추고 저에게로 다가온 것입니다.nbsp

Apple SD Gothic Neo, 돋움, sans-serif background-color ffffff /gt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케이틀린 도티 著, 임희근 譯, 반비)”은 바로 이 죽음에 대해 다루고 있는 에세이입니다. 죽음을 항상 만나는 최전선인 장의사 일을 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에게 처음 시신을 면도한 일부터 중국인 가족들에 둘러쌓여 레토르트 (화장로)를 가동시킨 이야기, 너무 덩치가 커서 표준 관에 들어가지 않던 멕시코계 시신 등 다양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해줍니다. 처음에는 저자가 지나치게 가볍게 죽음과 시신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죽음이 엄숙해야만nbsp 하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옛말처럼 산 사람은 살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가끔은 그 죽음을 생각하거나 느꼈을 때 살아가기 위한 의지가 더욱 강해지는 때가 반드시 있습니다. 이 책은 그 죽음에 대해 조금은 더 생각할 수 있게 해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잘해봐야시체가되겠지만, 케이틀린도티, 반비, 임희근, 여자장의사, 죽음안내서, 유쾌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nbsp nbsp 2020-02-29 18:25:21.66
z***

nbsp나는 죽은 후에 어떻게 처리될까. 어떻게 처리되기를 원한다고 언제쯤 가족들에게 알려야 할까. 어떤 게 좋은 죽음일까라는 생각을 진중하게 해 본 적이 없다. 단 형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본 것 같다. 즉 화장. 가루가 되어 산이든 강가든 뿌려지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건 매장되면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 끔찍했기 때문이다. 내 관속에서 구더기와 각종 곤충들이 있고, 또는 뱀들이 지나다닌다. 또는 동물들이 파헤쳐서 살점을 나눠 먹어 나의 일부가 어떤 것의 뱃속에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가장 깔끔한 건, 화장뿐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가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는 최선이었다.

nbsp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에서는 죽음 후의 시체와 처리 과정, 좋은 죽음은 무엇인지에 대해 여성 장의사 케이틀린이 유쾌하게 이야기를 해준다. 죽음을 유쾌하게? 문맥상 괴리감이 들지만, 정말 그녀에는 일상의 유머처럼 툭하고 가볍게 전달해 주는 유쾌함이 있었다. 이 책은 저자가 23세에 취업한 장의 업계에서의 6년간 경험을 담은 책으로 화장장 경험뿐만 아니라 삶의 마지막 순간인 죽음에 관한 이야기도 함께 하고 있다. 숨을 다한 사람의 몸은 장의사의 손에 냉장트럭에 옮겨지고, 레토르트에서 뜨거운 불길 속에서 가루가 되어 유골함에 들어가기까지의 신랄하게 과정을 알려주고 있다. 화장 업체에서는 생각보다 굉장한 수고를 하고 있었다. 저자는 가급적 모든 경우의 수와 특이한 사례까지 꼼꼼하게 알려주려고 부단히 애쓰는 듯했다. 죽음에 대해 모른다면 두려움이 더 깊어지기 때문에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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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웨스트윈드에서 나는 처음인 듯 느낀 것을 보고, 냄새 맡고, 느끼고, 경험하고 있다. 이런 유형의 직면을 현실과 맺는 일이었다. 그건 아주 소중했고, 나는 죽음을 직면하는 데 빠르게 중독되어 갔다. p.49

nbsp사업으로서 장의업은 일정 유형의 존엄성을 팔아서 발전했다. 가족들에게 존엄성이란 잘 조율된 마지막 순간, 잘 매만져진 시신으로 완성된 순간을 누리는 것이다. p.178

nbsp죽음은 알려져야 한다. 어려운 정신적, 육체적. 정서적 과정으로서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하고 존중받아야 하며, 있는 그대로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p183

nbsp전통 매장, 화장, 수목장 외에도 친환경 장례가 존재한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별도로 알아보니 미국에서 내년부터 퇴비화 장례가 시행된다고 하는데 수년간 연구 끝에 매우 안전하게 자연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얻어냈다고 한다. 탄소 배출이 전통 매장에 비해 1톤 이상 감소된다고 하니 착한 장례인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에도 얼마 뒤에 도입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누구나 죽는다는 것은 사실인데 그동안 안이하게 넘겼던 것 같다. 묵직한 주제를 대수롭지 않게 일상처럼(그녀에게는 일상이 맞다^^) 이야기해 주는 저자의 글은 재미도 있지만 깊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숨 쉬는 동안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좋은 친구이고 싶고, 숨이 다하는 날부터는 자연에게 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 nbsp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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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gt

nbsp nbsp nbsp 2020-02-29 09:37:26.446
u*** 저자 케이틀린 도티는 시카고 대학에서 중세사를 전공하면서,nbsp 「시체에 관한 환상과 신화 파고파고 원주민들 사이에서 죽음의 해석」같은 제목의 학술 논문들을 독파하느라 4년을 보냈다고 해요. 놀랍게도 그녀는 시체, 장례식, 슬픔 같은 죽음의 모든 면에 끌렸고, 좀 더 적나라한 것들, 즉 진짜 시체, 진짜 죽음을 원했다고 하네요. 그리하여 선택한 일이 바로 장의사였어요. 이 책은 케이틀린 도티가 미국의 장의업계에서 일한 첫 6년의 경험을 담고 있어요.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원제 nbspSmoke Gets in Your Eyes And Other Lessons from the Crematory

죽음과 시신들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가 불편한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책일 수도 있어요. 솔직히 저 역시 쉽지는 않았지만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건nbsp두려움을 응시하기라는 저자의 말 덕분이었어요. 무엇보다도 케이틀린 도티는 저승사자가 아니라 유쾌하게 자신의 삶을 살며 이야기할 줄 아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됐어요. 책을 읽기 위해 대단한 준비를 할 필요는 없어요. 단지 한 장을 넘길 수 있다면 그다음은 술술.

애써 외면하려고 해도 죽음은 늘 우리 주변에 있어요. 매일 끊이지 않는 사고와 죽음들. 저자도 그걸 묘사하는 게 소름 끼친다고 표현하고 있어요. 중요한 건 눈을 감거나 도망치지 않았다는 것. 화장장 직원으로 일하면서 죽음을 직면하는 데 빠르게 중독되어 갔다고 이야기해요.nbsp 점심 시간은 언제 오지? 나는 언제쯤 깨끗해질 수 있지? 화장장에는 먼지와 검댕이가 얇은 층을 이루어 모든 것 위에 내려앉는대요. 죽은 사람들과 기계에서 나온 재들이 남긴 흔적들인 거죠. 시체가 타는 화장로 앞에서 이따금 안을 들여다보며 시체의 상태를 파악해서 중간에 위치를 바꿔줘야 깔끔하게 탈 수 있다고 해요.

왜 그녀는 죽음에 대해 끌리게 되었을까요.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줘요.nbsp어항 속 물고기의 죽음…과 같은 경험은nbsp아마 다들 있을 거예요. 그러나 결코 잊을 수 없는 죽음의 기억이 있었으니… 여덟 살 때, 집 근처 쇼핑몰에서 할로윈 의상 경연대회가 있었고, 무도회의 죽은 여왕으로 변신해 무대에 올라 상금을 받았대요. 대회가 끝나고, 쇼핑몰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와 저 멀리 벤치에 앉아 졸고 있던 아빠를 향해 소리쳤대요. 그때 어떤 어린 여자아이가 에스컬레이터와 2층 난간이 만나는 지점으로 올라가는 것이 보였고, 그다음은 쿵! 10미터 아래로 떨어진 그 여자아이의 몸을 보자 양 무릎의 힘이 풀렸고, 그 쿵 소리가 마음속에서 자꾸만 되풀이해서 들렸대요. 지금이라면 그 소리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한 증상으로 여겨졌겠지만 그때는 그저 유년에 울리는 북소리였던 거예요. 그날 밤에 무서워서 불도 못 끄고 그대로 앉아 있었어요. 그 전까지는 내가 죽는다, 사람은 다 죽는다,라는 걸 진정으로 이해한 적이 없었대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죽을 걸 알면서도 계속 살 수 있는지 궁금했다고 해요.nbsp 이 경험에서 놀라운 건 여덟 살짜리 아이가 죽음을 목격했다는 점이 아니라 여덟 해를 꼬박 살고서야 비로소 죽음을 목격했다는 점이라는 거예요. 처음 죽음을 목격한 아이의 공포와 충격, 그 뒤로 죽음을 보기 시작했대요. 당시에는nbsp죽음이 두려워서 그것을 통제할 방법을 찾으려고, 불안을 줄이려고 온갖 강박적인 행위와 의식을 다 했다고 해요. 좀 더 자라서 죽음에 대한 끊임없는 생각이 사라지면서 그 의식들도 끝났고, 시도 때도 없이 꿈에 나타나는 쿵 소리들도 멈췄다고 해요. 그러니까 이십 대 그녀가 섬뜩하고 오래된 화장장에서 일하게 된 건nbsp과거 여덟 살 먹은 나를 치유하기 위한 방도였던 거예요.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서. 이 책은 자신처럼 죽음과 만난 첫 경험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를 겪지 않게 해주려고, 장의사로서 좋은 죽음을 안내하고 있어요. 분명한 것은 좋은 죽음이란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는 거예요. 오히려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화두인 것 같아요. 당신에게 좋은 죽음이란 무엇입니까?nbsp 단순히 철학적인 질문이 아니라nbsp현실의 문제라는 걸 깨닫게 하는 책이었어요.nbsp 장의업이 대중을 속여 가로채고 있었던 건 돈보다는 죽음 자체였다고, 우리는 죽음과의 실제적인 상호작용을 하고 죽는다는 사실을 대면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었어요. 죽음은 알려져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어요. 어려운 정서적, 육체적, 정서적 과정으로서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하고, 존중받아야 하며, 있는 그대로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nbsp 이제 우리는 죽음과 죽음 산업을 이해하는 방식을 바꿔야만 해요. nbsp 2020-02-27 03:21:37.556
h*** 남들의 장례식에 가보기도 하고 가족의 장례식을 치르기도 하면서 현재의 장례 문화에 문제가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이 케이틀린 도티의nbsplt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gt이다. 어릴 적 쇼핑몰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또래 여자아이의 추락사를 목격한 저자는 그 후 죽음이라는 주제에 천착하게 되었고, 대학에서 중세 역사를 전공하며 죽음에 관한 논문까지 썼다. 졸업 후에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화장터 업체에 취직해 장의사로 6년을 일했다.

장의사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저자가 상상한 장의사의 모습은 엄숙하게 장례를 집행하며 고인의 넋을 기리고 유족들을 위로하는 근사한 그것이었다. 오래지 않아 저자의 상상은 상상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일 아침 냉동 창고에서 화장을 앞둔 시체를 찾고, 그 시체를 유족들이 볼 만한 상태로 처리하고, 유족이 보는 앞에서 시체를 화씨 1500도로 달궈진 화장로에 집어넣고, 시체가 다 타면 뼈를 추리고, 추린 뼈를 가루 상태가 되도록 으깨고… 이 모든 과정을 하루에 몇 번씩, 바쁜 때에는 몇 십 번씩 반복하는 것은 중노동 그 자체였다.

장의사로서 중노동을 6년 동안 하다 보니 죽음에 대한 생각도 훨씬 더 구체적으로 변했다. 저자가 보기에 현대인들은 죽음을 부정하는 문화 속에 살고 있다. 과거에는 집에서 사람이 죽고, 집에서 장례를 치렀다. 요즘은 병원에서 사람이 죽고, 병원이나 전문 장의 업체에서 장례를 치른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알 기회가 없어졌다. 죽음을 인간의 노화에 뒤따르는 자연스러운 섭리라고 여기지 않고, 그저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며 피하게 되었다. 그 결과 잘못된 장례 문화가 보편화되고, 죽은 사람도 산 사람도 만족하지 못하는 장례식이 일반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저자는 언젠가 자신만의 화장장을 여는 것이 목표다. 답답한 창고 같은 공간이 아니라 밝고 탁 트인 공간에서, 시신이 들어오면 생전의 모습에 최대한 가깝게 처리하여 유족들에게 보여주고, 시신이 화장로에 들어가는 순간을 유가족이 직접 보면서 마지막 인사를 하도록 하고 싶다. 저자 자신은 화장이 아니라 자연에 의해 시신이 없어지길 바란다. 자연에서 왔으니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에서다. 어떻게 죽을지를 생각하다 보면 어떻게 살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가 더욱 명확하게 떠오른다.

저자는 좋은 죽음을 맞고 싶은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죽음을 맞을 권리를 되찾아주고 싶다. 그래서 죽음에 관해 연구하고, 죽음에 대한 글을 쓰고, 유튜브 lt장의사에게 물어보세요gt를 운영하며 죽음과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에 관한 일반인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2-24 16:53:02.11
k***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죽지 않으려고 노오력 했던 유명한 사람들도 결국은 죽었다.

죽은 후에 우리는 어떻게 될까.

영혼. 혼백이 어디로 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육신은 어떤 방법이로든 처리(?)가 된다.

그 방법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각각 다르다.

이 책의 저자 케이틀린 도티는 미국의 여성 장의사다.

그래서 미국의 장례문화는 어떠한지에 대해 많이 나와있다.

아주 오래전에 영화 마이걸을 보고 미국에서는 시체에 화장(메이크업)을 한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던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는 여전히 시신에 화장을 하고 있었다. (그 일도 저자의 일에 포함이 된다.)

저자는 어릴 적 쇼핑몰에서 어느 여자아이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 후로 죽음이란 것을 운명처럼 생각한 듯 보였다.

젊은 여성이 장의사를 한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닐 것이다.

이 책 속에는 죽은 후의 시신 처리에 대한 내용들이 자세하게 나온다.

다행인 것은 저자의 유머 있는 표현으로 읽는 이로 하여금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끔은 상황 묘사가 너무나 생생해서 속이 울렁거리기도 했다.

보통의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 죽음 이야기와는 너무나 다른 .. 화장터의 모습 그대로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저자는 장의사에서 6년을 일했다고 하니 그동안 별일이 다 있었던 것 같다.

그곳을 찾는 수많은 죽은 사람들과, 살아있는 사람들의 사연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분노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세상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나 보다.

책 소개에 죽음 안내서, 좋은 죽음과 관련된 말들이 있었다.

나는 이 책은 죽은 후를 위한 안내서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은 후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죽은 후에 나는 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미리 결정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이다.

nbsp nbsp 2020-02-23 19:59:12.946
u*** 잘해봐야 시체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는. nbsp 죽음이라는 현상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사람안 아무래도 의사일 가능성이 높지만 nbsp 죽음 후의 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는 것은 장의사가 아닐까 싶다. nbsp 사실 우리는 사람의 생물학적 죽음 말고도 그 죽음에 연관된 많은 현상을 뭉뚱그려 죽음과 연관짓는다. nbsp 그래서 우리는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그 이후에 살아남은 사람들의 삶에 대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nbsp nbsp 누군가의 기억에서 잊혀질 때 사후세계에서마저도 지워져버린다는 멕시코의 구전도 이럴 땐 생각날 법 하다. nbsp 업계에 잘 없는 여성 장의사면서 유튜브까지 섭렵한 케이틀린 도티의 책이라 흥미본위가 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nbsp 제법 죽음에 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었다. nbsp 추천하는 바이다. 2020-02-22 23:14:34.1
b***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책 2020-02-22 22:58:46.643
z*** 죽음이라는 주제를 이렇게 풀어내다니. 재밌었습니다! 2020-02-18 22:04:17.496
h*** 신선하고 문체가 깔끔해서 잘 읽히네요 2020-02-18 18:30:51.29
k*** 새롭고 흥미로운 주제, 재밌게 읽었습니다. 2020-02-10 22:55:06.456
k*** 죽음을 다루는 방식이 이젠 바뀌어야 한다 2020-02-07 16:41:35.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