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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로 가는 길

정보

  • ISBN : 9791190955799
  • 출판사 : 생각의힘
  • 출판일 : 20221210
  • 저자 : 에이미 스탠리

요약

전통적 삶을 거부한 한 여성의 생애와19세기 에도를 충실하게 재현해 낸 걸작!에도로 가는 길은 19세기 일본 작은 마을에 사는 어느 승려의 딸인 쓰네노가 자신을 옭아매는 고향을 떠나 더 크고 광대한 세계인 에도로 향한 발자국을 추적하는 논픽션이다. 노스웨스턴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가르치는 저자 에이미 스탠리는 쓰네노와 그녀의 가족들이 남긴 잘 보존된 편지들과 19세기 에도에 대한 탄탄한 연구를 바탕으로, 쓰네노의 삶과 복작이고 소란스럽던 에도를 놀라울 정도로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2020년 전미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고 2021년에는 퓰리처상 전기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며 뜨거운 관심을 받은 에도로 가는 길이 국내에 출간되었다. 이 책은 독자들을 단숨에 설국의 에치고국과 복닥거리는 에도 한가운데로 데리고 간다. 촘촘한 사료들로 뒷받침된 풍부하고 세부적인 묘사는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았던 거대한 도시를 되살려냈다. 이 꼼꼼한 역사학자는 쓰네노의 눈을 통해 19세기 에도 구석구석의 정경과 소음을 재현해 두었다. 에도 시대에 활약한 목판화가인 가쓰시카 호쿠사이가 생계를 위해 그림 공연을 펼치고, 미쓰이 재벌의 전신이 성황리에 영업 중인 에도의 거리가 눈앞에 소환된다. 에이미 스탠리는 또한 탁월한 이야기꾼으로, 그녀에게서 도쿠가와 막부와 쇼군이 통치하던 사회 모습과 200년 가까이 전쟁이 벌어지지 않은 태평의 시대에 허리춤의 칼 한 번 뽑아보지 못한 사무라이의 생활고를 전해 듣는 흥미진진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덴포 대기근이나 덴포 개혁과 같이 당대 사람들의 삶에 깊숙이 개입한 큰 사건들과 더불어 매일매일 일어나는 일상의 소동들 사이로 쓰네노라는 용감한 길잡이가 독자들을 안내한다. 말 안 듣는 딸 혹은 진취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쓰네노라는 특별한 보통 사람1804년, 에치고국 산기슭에 위치한 이시가미라는 작은 마을에 사는 승려 에몬의 집에서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부모는 아이에게 쓰네노(常野)라는 흔치 않은 이름을 지어주었다. 에몬가는 한때 사무라이 가문이었으나 16세기 말 들어 쇼군이나 다이묘에게 녹봉을 받는 대신 전쟁에 참전해야 하는 무사의 신분을 포기하고 평민이 되기를 선택했다. 세월이 흘러 에몬의 조상 중 한 명이 정토진종의 승려로 임명되어 린센지라는 작은 절을 세웠고, 가족들은 대대로 신도들을 돌보며 풍족하게 살았다. 쓰네노가 태어난 집은 그런 역사를 가진 집안이었다. 그녀의 가족은 먹고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부자였으며, 흉년이 든 해에도 세금 걱정에 밤잠을 설치지 않을 수 있었다. 저자 에이미 스탠리가 구겨지고 빛바랜 곳에서 건져 올린 쓰네노는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었고 알고 싶은 것도 많은 사람이었으며 동시에 기록을 아주 많이 남긴 사람이었다. 쓰네노는 집안의 뜻에 따라 결혼 당하고 자신의 지위와 역할이 정해지는 당위적인 일들을 거부했다. 열두 살 첫 번째 결혼을 시작으로 세 번의 결혼이 좌절되자 쓰네노는 이러한 생활을 제 손으로 청산하기를 선택한다.언뜻 보면 쓰네노가 변덕스럽게 행동한 것-반기를 들다가 이내 묵인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결국 모두 똑같은 계산의 일부였다. 어떤 위험은 받아들일 만했고 다른 위험은 그럴 수 없었다. 유일한 목표는 어떤 변화의 희망이 담긴 삶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인적 드문 작은 마을에서 죽어가는 늙은 남자 밑에 산 채로 묻히는 일이 없는 삶으로.(106쪽)최초를 행하는 이들은 언제나 쉽게 사람들 눈에 띈다. 어떤 처음은 응원받고 귀감이 되는 반면 어떤 처음은 너무도 쉽게 비난의 대상이 된다. 오십 평생 쓰네노를 끈질기게 따라다닌 수식어는 고집 세고 불만투성이인 경솔한 여자였다. 에도로 떠난 쓰네노는 고생스럽게 산다. 그러나 가난하고 위험한 불안정한 생활에 때때로 후회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기로 한 결정을 죽는 날까지 철회하지 않는다. 쓰네노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에도로 떠나 온 히로스케라는 남자와 네 번째 결혼을 하면서 끝내는 자신의 발목을 묶는다. 그녀는 유명해지지도, 유의미한 공을 세운 사람도 아니었지만 꿈꾸던 에도에서 자기 자신으로서 죽는 날까지 나름의 최선을 다해 살았다. 각지에서 떠나온 사람들의 발자국들로 북적이는 익명의 도시에서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믿었다.역사는 점이 아닌 선이다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쇼군이 다스리던 19세기 일본은 개항을 요구하는 시대의 목소리에 조금씩 들썩이고 있었다. 오래 지속된 평화로 가부키, 게이샤, 판화와 같은 대중문화가 번성하였고, 에도로 몰려든 사람들은 무엇이든 사고팔았다. 목조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길 한복판과 집 안의 경계가 모호했다. 세상을 향한 문을 굳게 걸어 잠근 도시에서 사람들은 큰 화재나 기근 정도를 근심했다. 하지만 외부의 위협은 아무리 숨기고 조심한다 해도 소문으로, 어깨너머로 사람들의 눈과 귀로 흘러들었다. 생활을 망가뜨리는 것이 정치적 재앙이었는지, 그저 원래 인생이 그런 법이었는지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1853년, 페리 제독의 함대가 에도만에 정박했고 그 소식은 곧바로 에도에 전해졌다. 일본은 1854년에 미국과 가나가와 조약(미일화친조약)을 맺으며 서구와 교역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경제대국의 근대 국가로 발돋움하였다. 에이미 스탠리는 한 인터뷰에서 “에도로 가는 길은 우리의 세계관과 근본적으로 다른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한 상상력을 배양할 수 있는 중요한 책”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200년도 더 지난 이야기를 읽으며 쓰네노의 고단한 여정과 들뜬 도시의 불안한 기류에 슬며시 마음을 얹을 수 있는 이유는, 그녀가 살던 잘 보존된 보물창고 같던 에도가 지진과 화재로 바스러지고 폭격으로 잿더미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 세워진 도시 아래서 여전히 박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디딘 공간과 시간 속에서 다른 모습을 한 쓰네노와 에도를 발견하는 것은 삶의 도전과 모호함을 이해하고 살아가는 데 한줄기 희망과 격려가 되어 준다.

● ★박훈(서울대학교 역사학부 교수), 이다혜(작가) 추천!★

에도로 가는 길은 19세기 일본 작은 마을에 사는 어느 승려의 딸인 쓰네노가 자신을 옭아매는 고향을 떠나 더 크고 광대한 세계인 에도로 향한 발자국을 추적하는 논픽션이다. 노스웨스턴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가르치는 저자 에이미 스탠리는 쓰네노와 그녀의 가족들이 남긴 잘 보존된 편지들과 19세기 에도에 대한 탄탄한 연구를 바탕으로, 쓰네노의 삶과 복작이고 소란스럽던 에도를 놀라울 정도로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2020년 전미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고 2021년에는 퓰리처상 전기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며 뜨거운 관심을 받은 에도로 가는 길이 국내에 출간되었다.

✦ 2021 퓰리처상 전기 부문 최종 후보작 ✦ 2020 전미비평가협회상(National Book Critics Circle Award) 수상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이코노미스트」 「가디언」 「뉴요커」 강력 추천!

“도쿠가와 시대 에도(지금의 도쿄)에 살던 하층 여성의 삶과 생각을 이렇게 생생하게 접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학생들에게 읽히고 싶은 책이 생겼다.” 박훈(서울대학교 역사학부 교수)

“실재하는 인생보다 대단한 이야기는 없다. 독서를 마친 뒤의 먹먹한 느낌까지도 소중하게 남는다.” 이다혜(작가)

세기가 바뀌고 몇 년 뒤, 에몬의 딸 쓰네노가 태어나고, 이후 50년에 걸쳐 쓰네노는 다른 자식 아홉 명을 전부 합친 것만큼 많은 근심을 안겨주게 된다. 그 과정에서 쓰네노는 편지 수십 통을 쓰는데, 아버지와 형제들이 모두 보관해 두었다. 쓰네노는 불만을 토로하고 기뻐하고 절망하고 분노하며 사과하게 된다. 단어에 줄을 그어 지우고, 고쳐 쓰고, 처음부터 다시 쓴다. 전에 쓴 편지 내용을 부정하면서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답장을 받을 새로운 주소와 정체불명의 괴상한 인물들, 생소한 어휘까지 소개한다. 쓰네노는 계속 편지를 써서 결국 그녀에게 보내는 편지, 그녀가 쓴 편지, 그녀에 관한 편지가 문서함을 가득 채우게 된다. 그녀의 반항-지면에 적혀 있다-은 다양한 어조와 형식으로 점점 더 많은 편지를 쓰게 만들고, 그 와중에 가족들은 어지러운 그녀의 삶을 이해하고 억누르려고 분투한다. 가족들은 잇따른 편지와 목록을 통해 쓰네노가 가족 모두가 기대했던 누이와 딸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던 듯하다. 하지만 그 대신, 쓰네노는 굳센 의지로 문서 기록 전체의 방향을 뒤바꾸게 된다. 문서 기록은 한 가족의 정돈된 이야기 대신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쓰네노의 이야기를.22쪽, 프롤로그마을 남자들을 싫어하는 젊은 여자들, 아버지한테 매를 맞는 딸들, 보리밭이나 소, 논만 멍하니 바라보는 또 다른 날을 마주하기 힘든 지루한 여자들, 그림에서 본 옷을 입고 싶은 꿈 많은 십 대들, 남편이 지겹거나 학대를 당하거나 그냥 남편 나이가 너무 많은 부인들, 첫날밤에 실망한 신부들에게 에도는 봉홧불처럼 밝게 빛나는 도시였다. 에도는 하나의 가능성이었다. 모두가 농부가 아니고, 아무도 자기 가족을 알지 못하며, 사라졌다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다시 나타나도 되는, 붐비는 익명의 도시에 가면 무슨 일이 생길지 혼잣말을 되뇌어 보는 하나의 이야기였다. 시장 경제가 발흥하면서 농촌의 여자들은 상상 속에서 가로지를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는 곳이라면 어디로나 길을 나섰다. 뭔가 다른 일-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으리라고 믿으면서.60쪽, 1. 머나먼 땅쓰네노는 모든 혼담을 거절했다. 나중에 그녀는 쇠로 보강한 나무문처럼 버텼다고 그때 일을 설명했다. 비유를 구사한 드문 사례 가운데 하나다. 쓰네노는 언제나 글자 그대로 설명하는 데 만족했다. 그런데 문의 이미지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게 분명하다. 문은 평범한 물건이지만 보이는 것보다 훨씬 강하고 몇 번을 두드려도 깨지지 않는다. 부딪히고 세게 닫아서 우그러져도 몇 년이고 멀쩡했다. 하지만 결국 심하게 비틀어져서 열리지 않게 되는 때가 오게 마련이다. 다른 방도가 있어야 했다. 쓰네노가 직접 제안을 할 수 있었다. 다른 선택지가 있으면 남은 평생 동안 안 하겠다는 말만 하면서 보내지 않아도 되었다.에도로 갈 수 있었다.93쪽, 2. 시골에서 보낸 반생처음에는 집을 떠나려고 궁리하는 과정이 일상적인 평범한 일들의 연속인 것 같았다. 바깥에서 보면 어떤 여자든 평범한 날에 하는 일종의 심부름처럼 보였다. 하지만 쓰네노는 각각의 행동이 작은 배신임을 알았다. 이 행동들은 합쳐져서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 될 것이었다. 97쪽, 3. 에도로이 남자들 가운데 전투에서 총이나 활을 쏘거나 칼을 휘둘러 본 이는 하나도 없었다. 도쿠가와 막부의 태평 시대는 왕국에 안정을 가져다주었지만, 사무라이들은 그 때문에 전쟁에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기회를 빼앗겼다. 그들은 그저 자기들끼리 조상들이 용감하게 싸웠다고 이야기했다. 그 사실을 증명하는 족보가 있었고, 없으면 날조했다. 사무라이들은 대대로 내려오는 전쟁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고, 학교에서 무술을 연구했다. 하지만 왕국이나 자기 집안, 다이묘를 지키라는 요청을 받으면 정말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기란 불가능했다. 그래서 그냥 칼에 번쩍번쩍 광을 내고 겉모습을 유지했다. 그들은 돈과 상업이라는 더러운 세계와 거리를 두는 초연한 태도를 열망했다. 낯선 이들 사이에서나 대중 앞에서 그들은 조금만 모욕을 받아도 바로 칼을 뽑을 듯한 기세를 보이려고 애썼다.163쪽, 5. 사무라이의 겨울에도 사무라이들은 여전히 가난했고, 빈민들은 아직도 굶주리고 취약했다. 외국 군함들이 여전히 증기를 내뿜으며 대포를 자랑하는데, 일본 열도는 아직도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다. 서양 상인들이 여전히 아시아 곳곳 항구에 아편을 인도하고 이제 영국의 강력한 해군이 그들의 이익을 보호했지만, 징벌적인 난징 조약조차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결정적이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두 나라가 불과 몇 년 만에 다시 아편전쟁을 벌이게 된다.쓰네노 또한 견딜 수 없는 상황으로 다시 돌아왔다. 무엇이 잘못된 건지 궁금해하는 시간이 있었다. 자신의 결혼을 망가뜨린 것은 정치적 재앙이나 외부로부터의 위협일까? 아니면 토양 속의 병충해처럼 계절이 바뀌기만을 기다리는 문제들이 언제나 있었던 걸까? 린센지의 정원을 들여다보아도 보이는 거라곤 눈밖에 없었다. 누구의 눈에나 눈만 보였다.260쪽, 7. 집에서 벌어지는 문제들1854년 초봄 페리가 돌아온 것은 일대 사건이었다. 에도 평민들은 순례를 갔다가 슬쩍 빠져나와 함선들을 보았다고 말했다. 이제 그 수가 여덟 척이었다. 일부는 어선 몇 척을 돈 주고 빌려서 육지를 들락날락했다. 이 장관을 직접 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화가들이 연기를 내뿜는 함선과 진기한 외국인들의 모습을 담은 커다란 그림을 그렸다. 뚱뚱하고 눈자위가 처진 모습의 페리 제독, 초췌한 학자처럼 생긴 미국인 통역자, 악기를 든 군악대원들, 허름한 차림으로 삭구(索具) 사이를 날렵하게 돌아다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선원 등이 담긴 그림이었다.308쪽, 9. 죽음과 사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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