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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문명사 강의

정보

  • ISBN : 9791191432008
  • 출판사 : 책과함께
  • 출판일 : 20210222
  • 저자 : 신동원

요약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은 지 반세기 만에 주요 산업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한국문명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가?그것은 세계 문명을 창의적으로 수용해 우리 것으로 승화시킨 역동적이고 슬기로운 지혜에 있다!영국의 역사가 아널드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국가가 아니라 문명을 역사 연구의 기본 단위로 보면서, 한국문명을 중국문명과 다른 독자적인 문명으로 설정했다. 수천 년간 최강대국이었던 중국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그에 포섭되지 않고 독자적인 국가이자 문명으로 지금까지 지속되어온 비결은 무엇일까? 나아가 20세기 들어 일제강점기와 전 국토가 폐허가 된 전쟁을 겪고도 불과 반세기 만에 주요 산업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 10대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한 한국인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이 책 《신동원 교수의 한국과학문명사 강의》(이하 《한국과학문명사 강의》)에서 신동원 교수는 과학기술이 한국문명 발달의 원동력이었다고 힘주어 말한다.어쩌면 이 말을 듣고 혹자는 너무 거창하지 않냐고 고개를 갸웃거릴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에 과학이라 할 만한 것이 거의 없지 않았냐고, 조선이 망국을 겪고 오랫동안 가난과 불행에서 헤어나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서양보다 낙후된 과학기술이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한국과학문명사 강의》는 바로 이러한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한국과학문명의 가치는 세계 문명의 수용과 활용, 변형이라는 측면에서 빛을 발한다. 우리나라는 중국이라는 엄청나게 커다란 문명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선진 문명에 주눅 들지 않고 한국문명이라는 몸체로 그 문명에 맞서 수천 년 역사를 엮어왔다. 천문학, 수학, 의학, 농학, 지리학, 군사기술, 그리고 인쇄술이나 도자기 제작 기술과 같은 수공업 기술, 의식주 관련 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높은 성취를 보였는데, 이는 선진 과학기술을 받아들이되 독창적으로 변용해 우리 것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이다. 긴 안목으로 보면 오늘날 과학기술의 놀라운 발전도 외부 세계의 큰 자극에 대한 역동적이고 슬기로운 한국문명사적 대응 패턴의 하나라 할 수 있다. 《한국과학문명사 강의》는 이러한 한국과학문명의 수준과 궤적을 입증하는 책이다.하늘, 땅, 자연, 몸으로 엮은 주제사에서11가지 대표적 기술·발명과 근현대 과학사까지,전북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장 신동원 교수가한 권에 망라한 2천 년 한국과학문명사이 책의 지은이 신동원 교수는 홍이섭, 전상운, 박성래 선생의 뒤를 잇는 대표적인 한국과학사 연구자다. 서울대에서 한국과학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영국 케임브리지 니담 동아시아과학사연구소 방문연구원, 카이스트 인문사회과학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전북대 과학학과 교수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의 소장을 지내고 있는 그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과학과 문명 총서 연구 책임자로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내고 있다(국문판 30권 중 지금까지 16권 출간, 캐임브리지대학 출판부에서 영문판 총 7권 출간 중). 이는 가히 조지프 니덤의 중국의 과학과 문명 총서에 필적하는 업적이다.《한국과학문명사 강의》는 그간의 연구 성과를 망라하여 수천 년의 한국과학문명사를 한 권에 집대성한 것이다. 구성부터 눈에 띄는데, 전 시대를 아우르면서도 시대적 구성에서 과감하게 탈피해 주제사적 구성을 취했다. 하늘의 과학과 땅의 과학, 그리고 자연에 관한 과학과 몸에 관한 과학이 각각 짝을 이루고, 11가지 대표적인 기술과 발명에 초점을 맞춘 뒤 근현대 과학사까지 포함하여 한국과학문명을 포괄적으로 다루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각 분야가 어떻게 변화·발전해갔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부 〈하늘〉에서는 제왕학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학문 분야였던 천문학의 발전 양상과 그와 연계된 역법, 수학, 음악, 도량형 등을 다룬다. 특히 과학혁명 혹은 천문학 혁명이라 할 만한 조선 세종 때를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2부 〈땅〉에서는 좋은 땅을 찾기 위한 풍수지리 연구와 정확한 지도를 그리기 위한 노력, 그리고 광물질에 대한 탐구를 다룬다. 3부 〈자연〉에서는 고대에 바위에 그려진 동식물 그림에서부터 실학사상에 기반해 농작물, 가축, 물고기, 곤충, 염색 등에 대한 실용 지식이 점차 쌓이고 확산되어간 조선 후기까지 다룬다. 4부 〈몸〉에서는 국산 약으로 병을 고치고자 활발하게 펼쳐진 향약 연구부터 우리 의학의 자부심 《동의보감》에 이르기까지 우리 고유의 의학을 살펴본다. 5부 〈기술과 발명〉에서는 성덕대왕신종, 석불사(석굴암), 고려청자, 금속활자, 한지, 화약과 화포, 거북선, 수원 화성, 석빙고, 온돌, 한글 등 11가지 대표적인 유물·유적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6부 〈한국 근현대 과학사〉에서는 19세기 후반 개항 이후 우리나라가 겪은 시행착오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고서도 눈부시게 성장한 한국의 과학기술을 간략히 살펴본다.지금의 시선이 아닌 당대인의 시각으로당대 과학기술의 맥락을 보는 통찰지은이는 머리말 바로 뒤에 〈한국과학문명에 대한 이전의 주요 연구〉를 두어, 폄훼되던 옛 한국과학문명을 온전히 이해하고 평가하고자 노력해온 선학들의 토양 위에서 이 책이 태어난 것임을 분명히 한다. 한국과학문명사 연구를 개척한 홍이섭(19141974), 전근대 한국과학의 과학성을 탐구한 전상운(19322018), 그리고 북한 등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하면서, 현재주의적 사관을 피하고자 한 박성래(1939)의 접근법을 이어받아 가능한 한 당대인의 시각으로 당대 과학기술의 맥락을 보려고 했다. 나아가 기존 연구에서 크게 다루지 않았던 지은이의 전공 영역인 생명과 의학 분야에 관한 논의도 대폭 추가했다. 또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한국과학문명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한국의 과학문명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를 본문 초반에 두어 시간적 이정표로 삼았다.학술적 연구만이 아니라 그 성과를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하는 교양서 집필에도 매진해온 지은이는 방대한 과학사를 조근조근 옛날이야기 들려주듯 풀어낸다. 유물 사진과 옛 그림 등 풍부하게 실린 시각 자료는 독자의 이해를 도우면서 현장감을 살린다. 또한 한국 역사의 맥락 속에서 과학이 어떻게 발전했고 당대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중점을 두어 한국사 지식을 완성하게 하는 앎의 희열을 선사하며, 여전히 지금 우리 일상에서 사소하지만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많은 것들의 원초적인 정보도 깨알같이 담았다.요컨대 《한국과학문명사 강의》는 그동안 축적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2천여 년의 한국과학문명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교양과학 필독서다. 아무쪼록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한국과학문명의 오래된 미래를 배우고, 즐기고, 체험하면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도도한 한국과학문명사의 한 존재임을 자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책의 내용1부 하늘옛날에는 왕이 권력을 하늘로부터 받았다는 생각 때문에 어느 문명에서든지 고대부터 천문학이 발달했다. 나아가 가장 정밀한 계산과 정확한 관측 활동, 가장 정밀한 기계, 가장 특색 있는 동서양 결합 유물도 천문학 분야에서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세종 때에 천문학을 비롯해 역법, 수학, 음악, 도량형 등이 크게 발전해 가히 과학혁명이라 일컬을 만했다.2부 땅우리 조상들은 땅에 대한 지식을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시켰다. 우선 지형과 지역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여 지도를 그렸다. 다음으로 좋은 땅을 찾는 학문, 즉 지리(地理)를 연구했다. 좋은 땅을 찾아내는 핵심 원리가 바람·물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풍수(風水)라고도 했다. 나아가 땅의 과학에는 바위나 산, 들을 이루는 여러 물질, 즉 광물질도 포함된다.3부 자연우리나라에서 자연, 특히 생물에 대한 지식과 분류학은 주로 쓸모를 기준으로 확립되고 발달했다. 주로 조선 후기 실학사상의 영향으로 농사법을 비롯한 농작물, 가축, 물고기, 곤충, 염색 등에 대한 쓸모 있는 지식이 점차 쌓이고 확산되어갔다.4부 몸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은 본래 우리 몸에 병이 생기면 우리 땅에서 난 약초로 다스리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의미다. 예나 지금이나 한약의 재료는 중국에서 많이 수입했지만, 국산 약으로 병을 고치고자 하는 향약 연구는 매우 활발했다. 나아가 세종 이후 법의학이 발전했고, 임진왜란 이후 동아시아 의학을 집대성한 《동의보감》이 편찬되었다. 조선 후기가 되면서 양반들의 전유물과 같았던 한의학은 전국 곳곳에 퍼져 대중화되었다.5부 기술과 발명한국과학문명사에서 놀라운 창의성이 담겨 있는 11가지 유물과 유적을 살펴본다. 바로 성덕대왕신종, 석불사(석굴암), 고려청자, 금속활자, 한지, 화약과 화포, 거북선, 수원 화성, 석빙고, 온돌, 한글이다. 창의성은 필요성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갖추고 꾸준히 노력해야만 빛을 발한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혜택이 조상들의 창의적 생각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6부 한국 근현대 과학사1876년 개항 후 밀려든 서양 문화는 도덕을 최고 가치로 삼던 우리의 전통 문화를 뿌리째 흔들었다. 많은 사람이 급작스러운 변화를 완강히 거부했지만 불가항력이었다. 문호 개방과 더불어 서양과 일본의 과학기술 역시 적극 받아들이면서 우리 스스로의 역량을 키워가고자 했지만, 머지않아 시작된 일제강점기는 그 의지를 끊임없이 꺾었다. 하지만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우리 과학기술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해왔다.

● 하늘, 땅, 자연, 몸으로 엮은 주제사에서 11가지 대표적 기술ㆍ발명과 근현대 과학사까지 한 권에 망라한 2천 년 한국과학문명사

대표적인 한국과학사 연구자 신동원 교수가 2천여 년의 한국과학문명사를 쉽고 재미있게,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 수천 년간 독자적인 한국문명으로 지금까지 지속되어온 비결은 무엇일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고도 불과 반세기 만에 주요 산업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 10대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한 한국인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이 책은 과학기술이 한국문명 발달의 원동력이었다고 힘주어 말한다.

책은 하늘, 땅, 자연, 몸이라는 4가지 주제별로 주요 흐름을 살펴보고 11가지 대표적인 기술과 발명에 초점을 맞춘 뒤 근현대 과학사까지 포함하여 한국과학문명을 포괄적으로 다루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각 분야가 어떻게 변화·발전해갔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방대한 과학사를 조근조근 옛날이야기 들려주듯 풀어내면서, 유물 사진과 옛 그림 등 풍부하게 실린 시각 자료로 생동감을 더한다. 또한 한국 역사의 맥락 속에서 과학이 어떻게 발전했고 당대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중점을 두어 한국사 지식을 완성하게 하며, 여전히 지금 우리 일상에서 사소하지만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많은 것들의 원초적인 정보도 깨알같이 담았다.

1부 하늘 / 1장 고대의 별자리 고인돌에서 고분벽화까지(51쪽)우리나라 고인돌은 고고학, 역사학은 물론 천문학 연구 면에서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도항리 고인돌을 보면 동그라미들이 새겨져 있고 구멍도 여러 개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이런 구멍을 그저 신비롭게만 여겼습니다. 위인이 알에서 태어났다는 전설과 연관되었을 거라 생각한 거죠. 그런데 가만 보니 이 구멍들이 하늘의 별자리인 겁니다. 관측기구가 없던 시절이라 당시 사람들은 맨눈으로 밤하늘을 보고 눈에 잘 띄는 별자리를 새겨 넣었을 겁니다.1부 하늘 / 4장 옛 하늘과의 만남, 천상열차분야지도 (9294쪽)이제 〈천상열차분야지도〉를 꼼꼼히 들여다봅시다. 가운데 그려진 원은 지름이 76센티미터입니다. 옛사람들은 하늘에도 왕이 사는 곳, 관청들, 백성들이 사는 곳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심원의 한가운데에 왕궁 영역인 자미원이 위치하고, 바로 그 바깥 부분에 관청 지대인 태미원이 있고, 가장 바깥 부분에는 백성들이 사는 천시원이 있습니다. 자미원에는 사계절 언제라도 볼 수 있는 북두칠성이나 카시오페이아 같은 별자리가 있고, 태미원의 별들은 비교적 자주 보이는 별들입니다. 천시원의 별들은 1년 내내는 아니지만 어느 땐가는 볼 수 있는 별들입니다. 잘 보이는 별과 그렇지 않은 별을 신분 사회에 맞추어 해석한 거죠. 하늘의 질서가 땅에서 이루어지는 정치 질서의 근원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안에서 바깥으로 그어진 긴 선들을 세어보면 28개입니다. 28수를 나타내죠. 28수 사이 간격은 들쭉날쭉합니다. 잘 보이는 별을 뽑아 정했기 때문입니다. 28수는 달과 다섯 행성이 지나가는 길목에 놓여 있어서 중요했죠.열차는 차례를 뜻한다고 했죠? 12차 사이의 간격은 모두 일정합니다. 1차는 30도씩 똑같습니다. 12년마다 하늘을 한 바퀴 도는 목성의 주기 12년과 같습니다. 목성이 1년에 1차(30도)씩 움직여 우주를 도니까 각 해에 어디에 있는지를 보면서 하늘을 12개로 나눠볼 수 있는 겁니다. 제사 지낼 때 유 세차 ○년 ○월 ○일 ○시라고 시작하는데, 여기서 세차가 12년 중 어느 한 해에 속한다는 뜻입니다.분야는 하늘에 대응하는 구획된 땅인데, 그 땅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천하의 땅덩어리를 정나라, 송나라, 연나라 등으로 12등분한 것입니다. 12개 차 끄트머리에 황도 12궁이 그려져 있고 각각 한 나라씩 들어 있습니다. 〈천상열차분야지도〉 원의 맨 가장자리에 적혀 있는 나라 이름이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동방 7수의 마지막 두 별자리인 미수와 기수와 북방 7수의 첫 별자리의 영역에 속한다고 보았습니다.황도와 적도 원도 그려져 있습니다. 황도는 태양이 가는 길이고, 적도는 땅의 남반구와 북반구를 중앙으로 가르는 선이죠. 지구가 23.5도 기울어져 있어서 황도와 적도 사이의 각도도 이만큼 기울어져 있습니다. 적도를 기준으로 북쪽 사람들이 보는 별과 남쪽 사람들이 보는 별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건 지구가 둥글기 때문이죠.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서울에서 보이는 별을 모두 그린 겁니다.1부 하늘 / 10장 수학적 비례에 기초한 음악과 도량형 (159164쪽)1426년 세종은 요즘 음악의 기본이 되는 음이 정확치 않고, 악기들이 서로 음이 달라 조화롭지 못하다며 천재 음악가 박연에게 이를 바로잡도록 명합니다. 왕명을 받은 박연은 우선 기본이 되는 황종의 음정을 정해야 했습니다.… 문제는 맨 처음인 황종의 길이를 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길이는 어떻게 구했을까요? 서양에서는 팽팽한 줄을 기준으로 삼은 반면, 우리는 대나무 관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속이 텅 빈 대나무 관을 그대로 쓴 게 아닙니다. 그 속에 기장 낱알 1200개를 가득 채웠을 때 불어서 황종과 똑같은 소리가 나는 관을 만든 겁니다.곡식 알갱이를 넣는다는 발상이 다소 엉뚱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기장 1200개라는 기준은 고대 중국의 방식입니다. 고대 중국에서 지금의 쌀처럼 주식으로 먹던 곡식이 기장이었습니다. 곡식이 생명의 근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음의 기본을 잡을 때에도 곡식을 쓴 겁니다.가장 어려웠던 것은 알맞은 기장을 찾는 일이었습니다. 중국의 기장과 조선의 기장은 크기와 모습이 달랐습니다. 황해도 해주에서 나는 기장이 중국 것과 비슷하다 하여 써봤지만 꼭 들어맞지 않았습니다. 낱알마다 크기도 들쑥날쑥하죠. 박연은 궁여지책으로 모형을 만들었습니다. 밀랍을 녹여 기장 모형을 만든 겁니다. 그는 연구를 거듭한 끝에 1200개를 대나무에 넣었을 때 황종 음이 나는 인공 기장을 만들어냈습니다.황종 소리가 나는 대나무 관, 즉 황종 율관이 정해졌으니 그다음은 일사천리였습니다. 황종 율관의 길이를 재보니 기장 90개를 늘어놓은 것과 같았습니다. 이제 그 관의 길이를 삼분손익법에 따라 나누면 되죠. 그러면 삼분손익법에 따라 자동으로 11개 음이 얻어집니다. 드디어 정확한 음이 정해진 겁니다.… 음악을 바로잡는 과정은 도량형의 표준을 정하는 첫발이기도 했습니다. 황종 음의 기준으로 삼았던 기장 알곡이 모든 도량형의 표준이 되었거든요. 밀랍으로 만든 모형 기장 낱알 말입니다. … 이처럼 음악의 단위와 도량형의 단위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황종 율관의 길이ㆍ부피ㆍ무게는 도량형의 기본이 되고, 거기서 나는 음은 음악의 기초가 되는 거죠. 세종이 음을 바로잡는다고 했던 것은 도량형을 바로세우겠다는 것과 똑같은 말인 셈입니다. 도량형을 정했다는 것은 세상에 꼭 필요한 질서를 찾은 것입니다.3부 자연 / 1장 곡식 농사와 밥 짓기의 역사 (319320쪽)이제, 쌀 조리법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① 쌀 구워먹기 ② 쌀죽 해 먹기 ③ 쌀떡으로 해 먹기 ④ 쌀밥 해 먹기 중 옛사람들이 가장 먼저 쓴 방법은 뭘까요?쌀은 구워 먹는 게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그릇이 없어도 돌판에 구울 수 있었을 테니까요. 선사시대 이후 식량을 저장하거나 요리를 하려면 그릇이 꼭 필요했습니다. 대체로 그릇은 흙이나 청동 또는 쇠로 만들었죠.죽이나 밥은 끓이는 조리인데, 만약 진흙으로 만든 토기를 쓰면 진흙이 우러나와서 먹을 수 없었을 겁니다. 이런 이유로 인류가 처음에 만든 토기는 취사도구로 쓸 수 없었습니다.증기를 이용한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그릇 가운데에 나무판을 두고쌀이나 곡식을 둔다면 바로 토기를 가열해도 직접 토기에 닿지 않고 증기로 인해 익으니까 아무런 문제가 없겠죠. 지금도 시루떡은 이런 방식으로 찝니다. 청동이나 철로 만든 솥이 나왔을 때부터 밥 짓기가 가능해졌습니다. 즉 청동기시대부터 밥을 지어 먹었다고 볼 수 있죠.쌀밥이 주식이 되면서 더불어 생겨난 문화가 있습니다. 누룽지를 끓여먹는 숭늉 문화, 쌀밥을 떠먹는 숟가락 문화, 찐 쌀로 만드는 막걸리 문화입니다. 조선시대 들어 손님을 대접할 때 쌀 막걸리를 내놓았습니다. 그래서 막걸리를 곡차라고도 합니다. 이 셋은 모두 한국만의 독특한 식생활 문화죠.3부 자연 / 10장 곤충을 탐구한 조선의 학자들 (426427쪽)곤충(昆蟲)이란 말에 들어 있는 곤과 충은 똑같이 벌레로 해석되지만 엄연히 다릅니다. 곤(昆)은 머리통(曰)에 다리가 여럿 달린(比) 모습을 하고 있어서 뜻이 지금의 곤충과 거의 비슷합니다.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것 같은 충(蟲)은 뱀에서 유래한 글자입니다. 옛날에는 동물 중에서 사람도, 새도, 뭍짐승도, 물고기도 아닌 모든 것을 다 버러지 충이라 했습니다. 곤충은 물론 애벌레, 뱀 같은 파충류, 개구리 같은 양서류, 거미 같은 절지류, 지네 같은 다지류, 새우 같은 갑각류, 조개 같은 연체동물, 회충·요충 같은 기생충도 다 충에 속했죠. 그러니까 곤과 충이라는 말을 써서 몸통과 다리가 나뉘어 다리가 여럿 달린 벌레와 그와 다른 종류를 구별한 겁니다. 이러한 옛 기준으로 보면 다리가 여덟 개 달려 절지동물로 분류되는 거미도 곤충에 속합니다.19세기에 유희가 쓴 《물명고》에는 곤충을 이렇게 정의해놓았습니다. 《물명고》는 국어사전이라고 보면 됩니다“곤충은 일 년 사는 조그만 벌레다. 다리가 있는 놈이 충이고, 다리가 없는 게 치?다. 다리가 있는 놈과 다리가 없는 놈을 사람들이 잘 구별하지 못한다. 이를테면 누에나 나비의 애벌레는 몸을 구부려 움직인다. 흔히 다리가 없다고 말하는데 배 아래에 조그만 이빨 같은 다리들이 있다.애벌레는 탈바꿈해서 나비가 된다. 대체로 일 년에 탈바꿈하는데 어떤 놈은 세 번, 어떤 놈은 두 번, 어떤 놈은 한 번 한다. 전혀 하지 않는 놈도 있다. 알에서 애벌레가 나오고, 애벌레는 번데기가 되고, 번데기는 나비가 된다. 곤충을 말하는 사람들은 많으나 애벌레와 어른벌레가 똑같은 놈이며 변해서 생긴 것임을 잘 알지 못하니 안타깝도다.”유희도 곤충의 탈바꿈, 즉 변태(變態)를 알고 있었습니다. 곤충의 변태를 분명히 하려고 했던 태도는 상당히 과학적입니다. 변태의 종류를 셋으로 나눈 것도 현대 과학과 비슷합니다. 나방과 나비가 알에서 세 번 탈바꿈해서 생긴다는 지식은 지금과 똑같죠.4부 몸 / 머리말 (457쪽)의학의 기원은 醫(의) 자에 담겨 있습니다. 이 한자에는 화살촉(矢), 그것을 담고 있는 상자(?), 창(?)이 위에 있고, 아래에 술(酉)이 들어가 있죠. 이건 화살촉과 창 같은 것을 가지고 쑤시고, 짜내며, 술 같은 약물을 써서 병을 고친다는 뜻입니다. 의사 선생님 왕진 가방에 들어가는 게 바로 이런 것들이죠. 醫라는 한 글자에 내과와 외과를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먼 옛날에는 醫 자 대신 ?(의) 자를 썼습니다. 아래에 술(酉) 대신 무당을


#한국과학문명사 강의

리뷰

l*** 한국과학 문명의 기원을 알기쉽게 풀어주고, 그시대의 치열한 과학발전과정을 느낄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2021-11-21 19:06:06.59
z*** 우리나라 과학사에 대한 총 정리 2021-06-07 09:13:23.643
s*** 한국 과학에 대한 역사 2021-05-26 08:53:37.923
a*** 책은 하늘, 땅, 자연, 몸이라는 4가지 주제별로 주요 흐름을 살펴보고 11가지 대표적인 기술과 발명에 초점을 맞춘 뒤 근현대 과학사까지 포함하여 한국과학문명을 포괄적으로 다루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각 분야가 어떻게 변화·발전해갔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2021-04-22 13:52:48.683
h***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는 뭉엇보다도 농업의 신,대장장이 신, 바퀴의 신들이 눈길을 끕니다. 이처럼 과학문명을 신화로 표현하여 과시할 정도였으니, 문명의 수준이 얼마나 높았는지 짐작이 갑니다. 소를 끄는 견우, 베틀, 연자방아, 푸줏간, 마구간 등에서는 농업의 풍요로움이 느껴집니다. (-31-)첨성대 연구는 지난 수십 년간 활발히 진행되었습니다. 첨성대에 애정과 관심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죠. 첨성대를 연구한 어떤 학자는 쌓은 돌을 일일이 세워봤더니 28단 360여개인데, 이는 28개 별자리와 1년의 날 수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 했습니다. (-69-)lt고려사gt에서는 객성이 나타났는데 크기가 모과만 했다 고 적혀 있습니다. 한국의 천문학자들이 1073년1074년의 기록을 계산한 결과 아르 아쿠아리라고 알려진 신성임을 확인했습니다. (-79-)이를 일일이 세워본 학자들 말로는 293개 별자리, 1467개 별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별마다 한자로 이름을 적어놓았습니다. (-91-)천세력은 천 년 동안 쓸 수 있는 달력을 뜻합니다. 정확해서 달력이 더 필요없다는 자신감에서 붙인 이름이죠. 1792년에 만들어서 이 천세력은 지금도 쓰이고 있습니다. 사주팔자 볼 때, 이삿날이나 결혼식 날 등 길일을 정할 때 쓰는 게 이 천세력입니다. 가장 완벽한 음력달력이죠. (-150-)홍대용은 자시의 저서 lt담헌서gtnbsp에 밝혀놓아788이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당연히 빙글빙글 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사상은 무한 우주론까지 나아갔습니다. 하늘은 끝없이 펼쳐져 있고, 그 하늘에는 지구와 비슷한 천체거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는 또 다른 천체에 인간과 비슷한 생명체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171-)나라를 다스릴 때 변방 요새의 유리하고 불리한 곳, 전쟁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백성을 통치할 때 재물과 세금이 나오는 곳, 전쟁, 나랏일의 바탕을 모두 알아야 한다. 사 농공 상의 백성들은 여행하고 왕래하는 데 무릇 수로나 육로가 험하고 평탄한가를 알아야 한다. (-230-)반만년의 역사에서 농사는 매우 중요하였고, 그 시대의 삶의 척도가 되었다. 외세의 침입을 막고, 내부의 질서를 잡아나가면서, 법과nbsp제도를 만들어 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한반도의 역사의 근우너에 과학과 기술이 농업과 결합된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으며, 자연을 예측하고, 인간의 미래를 예측하려는 인간의 욕망이 조선 과학의 르네상스를 형성하게 된 이유다.이 책의 고구려와 신라와 과학기술이 등장하고 있으며,nbsp서두에는 역학이 나오고, 천문학이 나오고 있다. 하늘의 지도를 보면서, 정확한nbsp달력과 시계를 만들었고,그 과정에서 지도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던 이유는 그들의 삶을 평탄한 삶으로 바꿔 나가기 위해서다.nbsp우리의 과학기술에서 천문학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경주의 첨성대, 그리고 별자리를 예측하고, 해와 달과 별의 위치와 움직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였으며,nbsp그 과정에서 인간은 기록을 하였고,그 기록이 문화유산으로 남아있게 되었다.nbsp지도 하면 떠오르는 인물 대동여지돌르 만들어낸nbsp김정호다. 조선후기nbsp전국을 돌면서 발품을 팔아서, 청구도와 대동여지도를 완성하게 되었다. 전쟁이 발발할 때 생기는 리스크를 예상하고,공격과 방어를 선택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그들 나름대로 전쟁의 목적을 달성하게 되었던 이유다. 우리에게도 자랑스럽지만, 서구에게도 자랑으로 여겨지는 이순신 장군이 개발해낸 거북선 안에 숨겨진 과학기술은 조선의 자랑 그 자체다.조선의 과학기술에 비해서 고려의 nbsp과학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하지만 고려도 나름대로 불교와 과학을 엮어 냈으며, 세계최초의 인쇄기숭술을 자랑하는nbsp직지심경과, 대몽항쟁을 위해서 만들어낸 팔만대장경은 고려의 과학기술의nbsp수준을 보여주고 있다.과학하면,유럽과 아랍의 과학을 먼저 생각하지만 고려의 과학을 본다면,아랍의 과학은 중국과nbsp고려로 넘어오게 되었으며,nbsp그것이 다시 유럽으로 전수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과학이 경제와 엮이게 되고, 무역이 활발하게 된 촉진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2021-03-18 21:44:30.19
x*** 만족합니다 부자되세요 2021-03-17 19:33:01.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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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조들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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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 제목만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 과학이라고 내세울 것이 뭐가 있으려나?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던데, “이것이야말로 우리 것이요”할만한 것이 과연 무엇일까? 그러나 책을 읽다보니 우리 것, 우리만의 독창적인 작품이라는 것이 의외로 많다는 것에 놀랐다. 과학이라는 영역의 폭을 좁게 생각한 탓도 있고, 오랜 기간 한자문명권에서 순수하게 우리의 창작물이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라는 좁은 소견이 있었음을 고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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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신동원 교수는 한국과학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문화재위원, 한국과학사학회 회장 등 과학 분야에서도 특히 한국과학문명을 위한 연구 및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국과학사를 하늘의 과학, 땅의 과학. 자연에 관한 과학, 몸에 관한 과학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후반부엔 기술과 발명, 한국 근현대 과학사를 소개하고 세계과학문명 속의 한국과학문명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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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서두에 정리한 그간의 〈한국과학문명에 대한 이전의 주요연구〉도 중요한 자료이다. 한국과학문명은 수천 년 전으로 올라간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청동기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국가 고조선이 천여 년 이상 지속되었다. 우리에겐 한국 고대 과학문명을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유산이 있다고 한다. 56세기에 축조된 고구려 고분 가운데 90기 정도에 벽화가 그려져 있다. 이 고분벽화에 그때까지 이룩한 과학문명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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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만 원짜리 지폐를 유심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 동안 만 원이라는 액면가만 신경을 썼을 뿐인데, 뒷면 배경의 별자리 그림(혼천시계에 의해 가려져 있지만)인〈천상열차분야지도〉(국보 228호) 때문이다. 천상(天象)은 하늘의 모습을 뜻하고, 열차(列次)는 차례대로 늘어놓았다는 뜻이다. 분야(分野)는 오늘날 사용되는 분야와 똑같은 말인데, 원래 뜻은 구획된 땅이다. 마지막 글자 도(圖)는 당연히 그림을 뜻한다. 따라서 전체 뜻은 하늘의 모습을 차례로 늘어놓고 그 하늘 아래 땅을 배당한 그림이다. 천문도에 이런 이름을 붙인 건 처음이라고 한다. 현대 학자들은 〈천상열차분야지도〉가 중국 한나라와 당나라의 관측치를 반영한 것임을 밝혀냈다. 그렇지만 별의 밝기에 따라 별의 크기를 달리했고,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도인〈순우천문도〉보다 8백여 년 앞선 별자리 모습을 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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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과학」분야에선 지도와 지리, 그리고 광물질 이야기가 이어진다. 조선이 만든 세계지도〈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이야기는 꽤 여러 해 전 KBS 기획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문명의 기억, 지도]가 오버랩 된다. 〈천상열차분야지도〉가 하늘지도라면〈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땅 지도이다. 1402년에 제작된 이 지도는 지구상에 딱 한부가 남아있는데, 일본의 한 사찰에서 보관하다가 현재는 일본 류코쿠 대학에 소장되어있다고 한다. 이 점 안타깝기도 하고 분통이 터지는 대목이다. 아마도 일제시대에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일본으로 넘어갔을 것이라는 추측이 들기 때문이다. 이 지도의 특징은 그 당시 유럽인들은 아프리카 대륙은(열대지역인지라)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라고 생각해서 지도에 그리지도 않았는데, 학교의 칠판 크기 정도 되는〈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엔 아라비아 반도는 물론 아프리카의 나일강 지류와 나일강 수원의 근원지인 달의 산까지 그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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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첨성대, 자격루, 오목 해시계 앙부일구, 독자적인 역법 칠정산, 혼천시계, 대동여지도,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되어있는「훈민정음」허준의「동의보감」등과 이제마의 사상의학, 수학적계산과 지혜의 산물인 석불사(석굴암), 고려청자, 금속활자, 한지. 거북선 등등 수많은 이야기가 이어진다. 880쪽이나 되는 벽돌책이지만 청소년들에겐 훌륭한 학습 자료집으로, 성인들에겐 소장본 교양도서로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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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6 22:59: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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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1019음식이나 관상 등nbsp다양한 관점에서 우리 역사를 다룬 책들을 nbsp접해보았지만 과학과 문명 발달을 통해서 역사를 접해보는 것은 처음인듯하다. 과학의 발달을 바탕으로 과학의 역사를 다룬 책은 접했던 기억이 있는데 nbsp우리 역사 속 과학적 발명품들을 토대로 역사를 만나보는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lt한국 nbsp과학 문명사 강의gt라는 제목부터 조금은 낯설었다. 그런데 책의 두께마저 낯섦을 부추겼다. 본문이 800여 nbsp페이지가 넘는 소위 말하는 벽돌책. 하지만 신동원 교수가 nbsp들려주는 폭넓은 과학 문명사 이야기는 정말 쉽고 편안하게 접할 수 있었다. 정말 뛰어난 재주를 가진 매력적인 저자의 친절한 안내는 우리 과학 nbsp문명사를 제대로 알게 도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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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구성은 총 6부이다. 1부 하늘은 천문학의 별자리를 nbsp시작으로 첨성대, 측우기, 자격루 그리고 수학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조선의 학자 중에 지구 자전에 관심을 가진 학자들이 있었다는 내용은 nbsp정말 흥미로웠다. 2부 nbsp땅에서는 풍수지리를 시작으로 세계지도, 지리지 그리고 광물에 대한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nbsp3부 nbsp자연에서는 인삼, 담배, 김치 그리고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조선 3대 nbsp물고기 연구가(김려, 정약전, 서유구)들의 이야기를nbsp만나보는 즐거움은 이 책을 더욱더 매력적으로 만들고 nbsp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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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몸에는 한의학, 동의보감, 사상의학 nbsp그리고 우리 조상들의 전염병 대처법을 만나볼 수 있었다. 정말 어느 한 챕터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챕터가 없었다. 여성의 사회 활동을 극도로 nbsp꺼려 했던 유교 사회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발달할 수 있었던 여성 전문직 의녀를 통해 그녀들의 삶도 알 수 있었다. 5부 기술과 nbsp발명에서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만들어낸 11가지의 의미 있는 발명품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중에 온돌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6부 한국 근현대 과학사에는 잊고 nbsp싶은 우리 역사의 암흑기 속 과학 문명사를 접할 수 있다. 너무나 안타까운 순간들이 소개되고 있어서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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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주제에 몰입하면서 피곤하지 않게 벽돌책의 끝을 접했다는 것이 nbsp정말 신기했다. 책의 두께는 부담스럽겠지만 책을 읽는 그 순간부터 부담감은 잠깐이라도 느낄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정말 흥미로운 주제들을 nbsp너무나 편안하게 들려주고 있어서 재미난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다. 그런데 우리의 과학 역사를 접했는데 전 인류의 과학 역사를 만나본 듯하다. nbsp아마도 인류 문명사의 근간이 되는 종이, 철도 등의 발명품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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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우리 과학문명의 가치를 세계 문명사에 끼친 영향보다는 세계 nbsp문명의 수용과 활용에서 찾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nbsp우리 조상들이 수용하고 발전시킨 또 만들어낸nbsp우리 과학문명사가 다양한 방면에 nbsp걸쳐 소개하고 있다. 우리 과학문명사를 재미나게 접해보고 싶다면 언제든 이 책을 만나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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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함께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2021-03-14 21:33:47.9
x*** 먼저, 과학문명사란 무엇을 말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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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문명사는 하늘의 과학(천문학), 땅의 과학(지리학), 자연에 관한 과학(동물학, 식물학, 농학 등), 몸에 관한 과학(의학), 근현대 과학사까지 총망라한 포괄적인 영역을 다룬 학문을 과학문명사라고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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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과학과 문명 총서 연구 책임자로 있는 신동원 한국과학문명학소장은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전북대학교 과학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독자들이 보기에도 900쪽에 가까운 분량의 책이 부담스러울 것으로 생각되지만 막상 책장 한 장 한 장을 펼쳐보다보면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이면서 학창시절을 거쳐 사회인으로 생활해 오면서 역사와 과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번쯤이라면 익숙하게 들었을 내용을 좀 더 체계적으로 과학문명사 입장에서 전문적으로 정리해 놓은 책으로 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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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구성은 총 6부로 되어 있으며, 1부는 천문학을 다루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천문에 관한 다양한 유물 유적을 다루고 있다. 단지 기억해야 할 사실은 첨성대 처럼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었던 유물 유적에 대한 기본 상식을 깨는 주장들을 만나게 된다. 터무니없는 주장이 아니라 관련 문헌과 여러 추정들을 신빙성 있는 자료들로 보완하고 있어 귀가 쏠깃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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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조선 시대에 중국의 수학을 뛰어넘은 세계적인 수학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바로 조선 수학의 신,nbsp홍정하. 그는 대대로 중인의 혈통을 이어온 가문에서 자라났으며 친가 외가 모두 산학(수학) 직업을 가진 가족력으로 일치감치 수학자로 대성할 수 있는 기본이 되어 있었다. 중국의 대수학자 하국주와 수학 문제를 겨뤄 이견 낸 장본인이 바로nbsp홍정하였다. 조선 수학의 자존심, 홍정하는 후손들에게 전할 산학 입문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조선의 실정에 맞게 문제를 바꾸고 풀이 과정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씌었다. 홍정하는 산학 실력이 뛰어났을 뿐 아니라 산학을 가르치는 일에도 탁월한 학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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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서는 우리의 땅에 대해 다루고 있다.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는 일반 백성들이 사용하기 편하도록 분철식으로 되어 있다. 본인이 가고자 하는 지역이 있다면 그 지역이 나온 부분만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제작했다. 백성의 눈높이에서 만든 지도다. 산의 높고 낮음 뿐만 아니라 거리도 10리 단위로 점을 찍어 나타냈다. 지도를 사용하는 백성들의 생활이 편리해 질 수밖에 없었다.대동여지도는 백성들에게 저울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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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에서는 우리의 자연에서 농사를 짓고 다양한 동식물을 연구한 기록들을 담아냈다. 그 중에서 lt자산어보gt를 통해 바다의 생물을 분류한 정약전의 기록은 유배 가운데 연구한 것이라 의미 심장하다. 정약전은 정약용과 함께 사학에 물들었던 무리로 취급되어 겨우 목숨을 건지고 유배형을 받는다. 정약전은 흑산도로 유배되어 그곳에서 생을 마감한다. 약전은 흑산을 자산으로 부르기를 좋아했다. 玆는 흐리고 어둡고 깊다는 뜻이며 黑은 너무 캄캄하다는 뜻이다. 흑산은 유배지라는 걸 끊임없이 깨우치지만 자산은 희미하지만 빛을 느끼게 해 준다. 흑산의 물고기는 모두 자산의 물고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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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는 유서 깊은 우리의 법의학과 한의학을 다루고 있다. 조선시대 법학의학서인 lt신주무원록gt에는 목을 매서 자살한 것과 타인에 의해서 목이 졸려서 죽은 시신의 증상에 대해서 상세하게 나와 있다. 다산 정약용이 형조참의로 있던 어느날, 임금이 총애하는 규장각의 검서관들은 밤낮으로 책을 읽고 또 읽었다. 어느 순간부터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실학자인 정약용에게는 명탐정이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곡산 부사 시절에는 현장을 직접 살펴보고 관련자들을 심문해서 범인을 찾아냈고, 형조참의로 임명된 이후에는 관련 문서를 통해서 진실을 밝혀낸 것이다. 동의보감은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임진왜란 중에 선조 임금의 명령으로 허준이 오랫동안 집필한 책이다. 허준은 인간의 몸을 우주로 보았다. 백성들이 스스로 질병을 다스릴 수 있게 처방전을 써 놓았다. 사상의 근간은 사주팔자, 명리학과 같이 사람의 모든 문제는 자신 안에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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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는 창의성의 결정체인 기술과 발명을 다룬다. 성덕대왕 신종, 석불사(석굴암), 고려청자, 금속활자, 한지, 화약과 화포, 거북선, 수원 화성, 석빙고, 온돌, 훈민정음 등 세계과학문명사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을 과학문명의 결정체를 상세히 조사해 놓고 있다. 6부는 근현대 과학사를 다룬다. 근대 문물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개항기부터 대한제국, 일제강점기 때에도 과학기술을 향한 발전은 멈추지 않았음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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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 년 한국과학문명사를 한 권에 망라한 신동원 교수의 lt한국과학문명사 강의gt를 역사에 입문할 기초서적으로 추천한다. 2021-03-14 17:21:56.923
i*** 예전부터 입버릇처럼 한국사를 공부하고 싶다며 동네방네 소문만 내고 다녔다.nbsp혼자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었다면 핑계겠지만, 한국사를 공부할 시간이 생길 때마다 다른 공부 거리가 눈에 들어왔고, 수업 준비를 핑계로 미국사나 세계사에 더 관심을 뺏기고 있던 차였다. 다행스럽게도 2021년 상반기에 lt책과 함께gt 서평단으로 뽑혔고, 멤버들과nbsp함께 읽고 글을 쓰면서 시너지 효과에 힘입어 바쁜 와중에도 즐겁게 책을 읽고 역사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nbsp

오늘은 지난 3주간 열심히 읽은 벽돌 책, lt한국 과학 문명사 강의gt를 소개하고자 한다. 무려 9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지만, 읽다 보면 어느새 완독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한국사를 잘 몰랐던 내가 평소에 갖고 있었던 궁금증들이 하나씩 하나씩 풀려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큰 기쁨이자 짜릿한 경험이었다.nbsp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이 되어있다. 1부 하늘 - 천문학의 탄생nbsp 2부 땅 - 지도와 지리, 그리고 광물질nbsp 3부 자연 -옛사람들의 자연 분류 4부 몸 - 유서 깊은 우리 한의학nbsp 5부 기술과 발명 - 창의성의 결정체, 기술과 발명 6부 한국 근현대 과학사 - 백여 년에 걸친 과학기술의 경주nbsp

그리고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이 책이 굉장히 재밌다는 것이다.nbsp 사실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 적잖이 당황했었다. 900페이지에 달하는 한국의 과학 문명사 – 이름만 봐도 이미 어려운 – 는 나한테 너무 어려울 것 같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이 책은 제법 친절하다. 자칫하면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쉽게 설명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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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글이 허락한다면 이 책의 모든 부분을 요약하여 시리즈로 올리고 싶은 마음이다. 그만큼 주제들이 재밌어서 한 가지의 주제만 갖고도 몇 시간을 떠들 수 있을 것 같다.nbsp

그래서 오늘의 리뷰를 쓸 때 고민을 역대급으로 길게 했다. 무엇에 대해 써야 잘 썼다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반, 다 쓰고 싶은 욕심 반. 그렇게 고민하다가 고른 두 가지 주제는 바로nbspnbsplt흉년에 백성을 구한 구황 식물gt 그리고 lt옛사람들의 전염병 대처법gt이다. 두 가지가 지금 현재 나의 삶에 가장 가까이 있어서 선택하게 되었다.nbsp . . . . . lt흉년에 백성을 구한 구황 식물gtnbsp

재난이 나라를 덮친 시기에 백성들이 속수무책으로 배고픔에 허덕이고 있을 때였다. 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나라에서 lt신간 구황 촬요gt를 집필하였고, 백성들은 그를 통해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여 죽음을 가까스로 면 할 수 있었다.nbsp

lt구황식물gt은 흉년을 구하는 식물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몰랐던 사실이다.nbsp 이렇게 깊은 뜻이 있는 식물인 줄도 모르고 다이어트 때마다 감자 혹은 고구마를 먹으며 툴툴거리기 바빴는데, 앞으로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어야겠다. 사람을 살리는 구황식물, 이름도 멋지다.nbsp

또한, 구황식물 탄생의 배경이 흥미로웠다. 많은 백성들이 굶주림에 죽을 위기에 빠지자, 백성들을 살리기 위해 나라에서 읽기 쉬운 한글로 세종대왕의 lt구황 촬요gt 1편을 재편하여 백성들에게 나눠줬다는 이야기. 그때 당시, 흉년을 이겨내기 쉽지 않다는 이유로 굶주림에 몸부림치며 죽어가는 백성들의 손을 놓기보다는, 어떻게 해서라도 많은 이들을 살리려고 끝까지 노력했던 그 따뜻한 마음씨가 느껴져서 뭉클했다.nbsp

예나 지금이나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백성들을 위해 lt구황식물gt에 대한 정보를 빼곡히 적어서 백성들에게 배포했던 그때의 나라님들처럼, 오늘의 나라님들도 긍휼 한 마음으로 지금도 어딘가에서 먹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의 안녕을 살펴봐주셨으면. 적어도 음식이 부족해서 배고픔에 허덕이거나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은 없었으면 좋겠다.nbsp . . . . . lt옛사람들의 전염병 대처법gt

와. 염병하네!의 lt염병gt 이 lt전염병gt의 줄임말이었다니.

학을 뗐다라는 말이 추웠다 열났다 벌벌 떨게 하는 병인 lt학질gt로 부터 나온 말이라니.nbsp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이렇게 짜릿하다.nbsp

옛사람들은 전염병에 맞서기 위해 피난을 선택했다고 한다. 옆동네에 전염병이 돈다는 소문이 들리면, 재빨리 산속이나 저 멀리 친척집에 갔다가 돌림병이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들릴 때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nbsp 또한, 사람들은 돌림병이 귀신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믿었기에, 전염병 귀신인 lt역신gt에게 제사를 지냈다. 억울하게 죽은 넋들이 뭉쳐 이승을 떠돌며 전염병을 바람처럼 퍼트린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nbsp

과거엔 의술이 빈약했기 때문에 의술에만 의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그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전염병에 맞섰다. 그리고 전염병에 대한 이야기는 명의nbsplt허준gt의 이야기로 넘어간다.nbsp

이 부분을 읽으며 코로나를 생각하게 된다. 전염병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때와 다른 것이 있다면 의술이 발전하여 더 이상 피난을 가지 않아도 되고, 역신에게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 의술이 이처럼 발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또한, 보기만 해도 갑갑한 방호복을 입고 한 명의 숭고한 삶이라도 살리려 애쓰시는 오늘날의 의료진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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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스토리텔링에 푹 빠지게 되는 마약 같은 책이다. 평소에 우리나라의 과학 문명에 대해 궁금했다면, 위의 주제들에 관심이 많다면,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린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정말 재밌다!

2021-03-14 15:45: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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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 classMsoNormalgt 우리나라 측우기에는 세 가지 뛰어난 점이 있습니다. 첫째, 빗물의 양을 오차 없이 재려고 한 생각 자체가 평범하지 않습니다. 오차를 줄이는 것이 곧 과학이니까요. (p.116)ltopgtlt/opgt lt/pgt ltp classMsoNormalgt ltopgtnbsplt/opgt lt/pgt ltp classMsoNormalgt사실 처음에는 이 책을 보자 마자 겁부터 났다. 일단 책 두께도 어마어마했고, 책 제목도 무시무시(?)했기 때문. 그러나 지금까지 내가 그 어떤 책을 표지로 읽었으며 몇 십 권 장편도 읽어 놓고는 이 책은 못 읽겠나 하는 오기로 이 책을 펼쳤다. 그런데 내 노력은 딱 거기까지 필요했더라. 막상 책을 펼치고 보니 내용도 생각보다 훨씬 쉽게 정리되어 있었고, 내용도 우리가 꽤 접해온 것들이라 나름 재미있게 읽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 우라 모든 생활은 과학인가. 이게 과학이구나 이마를 칠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ltopgtlt/opgtlt/pgt ltp classMsoNormalgt nbsp lt/pgt ltp classMsoNormalgt nbsp lt/pgt ltp classMsoNormalgt nbsp lt/pgt ltp classMsoNormalgt nbsp lt/pgt ltp classMsoNormalgt nbsp lt/pgt ltpgt

lt/pgt ltp classMsoNormalgt ltopgtnbsplt/opgt lt/pgt ltp classMsoNormalgt 담배처럼 이파리 하나가 세상을 바꾼 건 거의 없지만, 이에 견줄 만한 잎이 단 하나 있습니다. 바로 찻잎입니다. (p.374)ltopgtlt/opgt lt/pgt ltp classMsoNormalgt 미래를 바꿀 창의적인 생각은 누구의 몫일까요? 우리 한 명, 한 명의 창의적인 생각이 미래 후손들의 세상과 맞닿아 있습니다. (p.592) ltopgtlt/opgt lt/pgt ltp classMsoNormalgt ltopgtnbsplt/opgt lt/pgt ltp classMsoNormalgt이런 문장에서 딱딱한 느낌이 나는가? 어렵고 불편한가? 전혀 그렇지 않다. 저자는 너무나 쉬운 언어로 결코 쉽지 않은 내용을 술술 풀어준다. 이 책의 제목이 다소 딱딱해서 그렇지 요즘 유행하는 하루에 한 페이지 읽는 책으로 만들어졌더라면 더 친근한 느낌을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책을 읽는 내내 그저 편안하게 책을 읽었을 뿐인데 나는 혼천시계를, 한지가 질긴 이유를, 근대 통신망을 다 알게 되었다. 평소 역사책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여기에 과학이 더해지니 다소 전설 같은 느낌을 주던 이야기들도 전문 지식으로 살아났다. ltopgtlt/opgtlt/pgt ltp classMsoNormalgt ltopgtnbsplt/opgt lt/pgt ltp classMsoNormalgt우리 나라 사람들이 똑똑하다, 아주 오래전부터 과학적인 발견을 많이 했다 등의 말은 수없이 들었으나 왜 그런지 대해 물으면 대답하나 못했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면 달라진다. 어떤 부분에서 우리가 우세했고, 어떤 연유로 역사로 기억된 어느 날, 어느 사실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고, 더 알고자 하게 될 것이다. 보통 두꺼운 책들은 앞 내용을 잊어버려서 다시 펼쳐 보기 일쑤인데, 이 책은 꽤 오랜 시간 집중하여, 앞으로 넘기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또 눈부시게 발달한 우리의 근현대가 사실은 과거의 어느 시점들로부터 꾸준히 영향을 받아온 것이라는 자각도 생긴 듯하다. ltopgtlt/opgtlt/pgt ltp classMsoNormalgt ltopgtnbsplt/opgt lt/pgt ltp classMsoNormalgt ltopgtnbsplt/opgt lt/pgt ltp classMsoNormalgt ltopgtnbsplt/opgt lt/pgt ltp classMsoNormalgt ltopgtnbsplt/opgt lt/pgt ltp classMsoNormalgt ltopgtnbsplt/opgt lt/pgt ltpgt

lt/pgt ltp classMsoNormalgt과거에서 이어온 과학문명사들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영향을 주고 있었는지 새삼 느낀다. 저자의 말처럼 과거 누군가의 창의적인 생각이 내 삶에도 뭔가 영향을 주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오늘 나의 하루가 얼마나 귀한지도 생각해보게 되었고. 사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몇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가장 큰 것은 결코 많은 학문들이 따로 떨어져 생각할 수 없구나 하는 것과 알고 보면 세상이 얼마나 더 재미있는지 하는 깨달음이었다. 이 책은 읽는 내내 그런 깨달음을 선물했다. 아 이래서 그렇구나, 아 이게 이랬구나. 하고 말이다. ltopgtlt/opgtlt/pgt ltp classMsoNormalgt ltopgtnbsplt/opgt lt/pgt ltp classMsoNormalgt오늘 나의 삶이, 미래 어느 한 시점에 “의미 있는 오래된 미래”가 되길 바래 보며, 2천년의 지혜를 담은, 묵직한 책을 내려놓는다. ltopgtlt/opgtlt/pgt ltp classMsoNormalgt ltopgtnbsplt/opgt lt/pgt ltp classMsoNormalgt 협찬도서 한국과학문명사강의 책과함께 신동원 지금읽는책 읽고있는책 독서 취미 책읽기 책추천 책소개 책마곰 좋아요 좋아요반사 좋아요테러 도서 도서리뷰 리뷰어 독서감상문 소통 공감 읽는습관 책을읽읍시다 책사랑 책탑 책속구절 추천도서 고대사 역사 ltopgtlt/opgt lt/pgt 2021-03-14 08:50:51.63
m*** 과학의 역사는 사실 그동안 별로 안 궁금한 주제였다. 하지만 근대화에 대해서 고민을 하다 보니 결국 서구가 주도권을 확보하게 된 데에는 과학문명의 힘이 컸던 것이 분명하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실이고, 우리 과학문명의 의미와 한계를 확인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 한국과학문명사 강의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nbsp 책은 6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늘, 땅, 자연, 몸이라는 네 개의 부문으로 나눠서 우리 과학문명사를 설명하고 있다. 5부는 이렇게 형성된 과학 전통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발명품들을 과학적, 문화적인 의미와 함께 소개하고 있으며, 6부는 이러한 전통 아래에서 맞닥뜨린 서구와 근대화를 조선이 어떻게 수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는지 까지 언급하면서 마무리된다. 1)천문학, 2)지도와 지리, 광물, 3)동식물과 농업, 어업, 의류산업, 4)우리 한의학에 이르기까지 고대와 그 이전의 유래에서부터 중국의 영향, 중국의 국제화에 따른 영향, 중국과 우리의 자연-지리적 차이에 따른 인식과 우리 여건에 맞는 조사와 연구방법의 터득에 이르는 분야별 과학 문명의 발전과정을 상세한 설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nbsp 우리 역사에서 과학에 관한 것들을 집대성 해보려는 저자의 노력은 장장 본문만 845쪽에 이른다. 큰 활자와 넉넉한 편집, 풍부한 그림과 도판을 감안하더라도 만만찮은 분량이긴 하나 강의라는 제목이 무색하지 않게 바로 앞에서 이야기하듯 쉬운 문장과 단어로 설명하고 있어 다 읽어나가는 것의 부담은 생각보다는 작았다. 게다가 너무 과학적인 의미와 이론에 기반한 설명에만 경도되지 않아서 아무래도 역사를 과학보다는 훨씬 친숙하게 여기고 있는 나와 같은 독자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난이도의 책이었던 점도 다행스러웠다. 과학과 기술은 결국 생활과도 쉽게 이어진다는 새삼스러운 사실도 되새길 수 있었다. nbsp 우리의 과학문명은 아무래도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성장해 온 것은 분명하다. 이 책에서도 그런 점들은 쉽게 확인된다. 하지만, 조선이라는 좀 더 강력한 권력집중이 가능했던 국가에서는 과학의 권위를 더하기 위해, 토착화라는 방식을 통해서 그 결실을 좀 더 정교하고 현실에 맞게 조정해 나갔다는 것도 이번 독서에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우리 과학역사의 정수는 아무래도 조선 초기 세종대임은 분명하다. 원나라라는 중국에서 이슬람과 유럽 문명의 성과까지를 모두 흡수할 수 있었던 개방된 문명은 천문학이나 수학, 과학에 이르는 과학적 지식의 지평을 확장시켜 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nbsp (37쪽) “유라시아를 재패한 몽골제국의 통치 아래 중국 과학과 이슬람과학, 서양과학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조선에서도 그 성과를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nbsp 이런 분야에 조예가 깊었던 왕이 이러한 역사적 기회를 잘 활용할 수 있었던 행운도 있었다. 더불어, 성리학이라는 철학적, 사상적 바탕이 확고했던 나라, 조선은 새로운 국가로서 위엄을 세우고 잘 다스리기 위한 목적에서 하늘의 질서, 시간, 역법을, 그리고 문자를 우리의 여건에 맞게 조정하면서 만들어 나간 것도 조선 초기 과학이 융성할 수밖에 없었던 자연스러운 이유였음은 분명하다. nbsp 하지만, 과학기술의 권위적, 이념적인 활용은 지속성을 갖기는 분명히 어려웠을 것이다. 명·청대의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天下 구조에서 이를 더 발전시켜 나갈 동기는 부여되기 쉽지 않았을 것임은 분명하다. 저자가 언급하는 유럽이 전쟁으로 인해 경쟁의 구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던 다른 상황이 우리를 뒤처지게 한 중요한 요인인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장과 민간에서 활발하게 과학이 활동할 수 있었던 유럽은 물론이고 일본이나 중국보다도 활력을 갖기 어려웠던 우리 사회는 아무래도 내재적인 한계도 갖고 있었다는 생각도 들긴 했다. nbsp 그런 점에서, 오히려 국가가 주도한 찬란한 성과보다도 온돌과 같이 자연의 현상을 잘 이해하고 이를 이용하여 추운 겨울이라는 우리 향토의 약점을 극복해 보려고 했던 조상들의 지혜가 갖는 의미도 크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우리 역사에서의 과학성과를 망라해보려는 결실인 이 책에서는 이러한 성과들도 외면하지 않고 잘 담아내고 있었다. 귀양이 기회가 되었던 자산어보, 우해이어보, 어명고 등 물고기 연구의 찬란한 성과들도 그렇고, 농학, 동식물학의 성과들도 권력의 입장에서 정당성과 명분을 찾기 위한 노력이 아닌, “실용적인 지식에 대한 학자의 관심”(413쪽)에서 우러나온 것이고, “18세기 이후 상업의 발달”과 관련된 것이라 더욱 더 그렇다. nbsp 사실, 독서를 할 때부터 내 맘대로 조선 초기의 성과들이 근대화와 괴리되게 된 원인이나, 우리의 자생적인 근대화 기반과 과학의 성과들과 연계해서 생각하고 또 글을 쓰게 되다 보니, 이 책의 다른 장점들이 좀 글에서 소홀히 다뤄진 것도 같다. 책 앞부분의 천문과 기상관측기구, 자격루의 원리까지 우리가 교과서나 한국사 통론 책들을 보면서 잠깐씩이나마 궁금하게 되는 점을 빠짐없이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그런 점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 지식 데이터베이스로서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 문화유산들의 가치가 흔히 미학적인 의미 위주로 기울어지는 것에서 벗어나, 과학적인 의미를 새겨볼 수 있었다는 점도 개인적으로 의미가 컸다.nbsp 2021-03-13 13:02:04.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