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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어둠

정보

  • ISBN : 9791192579313
  • 출판사 : 모모
  • 출판일 : 20221221
  • 저자 : 렌조 미키히코

요약

어둠이 열리면 드리워지는 욕망의 아홉 가지 그림자렌조 미키히코가 쳐놓은 덫에서 결코 빠져나갈 수 없다!초상화 여인에게 홀려 모델을 살해하는 화가의 이야기(〈두 개의 얼굴〉), 유괴 사건의 진상을 고백하는 전직 형사의 이야기(〈과거에서 온 목소리〉), 밀실에서 목 졸린 채 발견된 반신불수 소녀의 이야기(〈화석의 열쇠〉), 아내와 남편 양쪽을 동시에 미행하는 흥신소 직원의 이야기(〈기묘한 의뢰〉), 쥐를 위해 친구의 인생을 훔치는 남자의 이야기(〈밤이여, 쥐들을 위해〉), 사랑과 배신으로 얽힌 남자 둘, 여자 둘의 이야기(〈이중생활〉), 자기 자신과 대결하는 국민 배우의 이야기(〈대역〉), 6년을 기다려 복수를 완성하는 조폭의 이야기(〈베이 시티에서 죽다〉), 하루아침에 살인 용의자가 된 폭주족 고등학생의 이야기까지(〈열린 어둠〉). 열린 어둠에 실린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각자 다른 상황에 놓여 있지만, 모두 마음에 비밀스러운 욕망을 품고 있다. 어떤 인물은 정념을, 어떤 인물은 복수를, 어떤 인물은 진실을 또 어떤 인물은 인간의 따스한 온기를 욕망한다. 인물들은 빛(사회의 잣대) 아래에서는 감추어두던 욕망을 어둠(개인의 잣대) 아래에서는 자유롭게 꺼내 기어이 실현하고야 만다. 그러나 욕망을 실현하는 순간 인물들은 자신이 좇던 게 욕망의 그림자였을 뿐 욕망의 본 모습이 그게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마침내 맞닥뜨리게 되는 의외의 진상이 광풍의 반전이자 마지막 한 방이 되어 독자의 가슴을 후려친다.먼저 읽은 일본 독자들은 “살아 있는 동안 이 책을 읽을 수 있다니 행운이다!”라는 찬사를 쏟아냈다. 아홉 편의 이야기는 모두 1980년대에 발표되었지만 시대적 거리감이나 문화적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 이야기들이 우리로 하여금 알고 싶지만 쉽게 알 수 없는 의외의 진실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정답을 맞혀보게 만드는 미스터리의 본질을 탁월한 품격으로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린 어둠은 묻는다. 당신이 품고 있는 비밀스러운 욕망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욕망을 실현했을 때 비로소 알게 될 욕망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가?누구도 알아맞힐 수 없는 아홉 가지 수수께끼“이 이야기, 대체 어떻게 수습하려는 걸까?”방금 침실에서 내 손으로 죽인 아내가, 번화가 러브호텔에서 누군가에 의해 살해됐다는 형사의 전화를 받는다.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게이코가 신주쿠에 있는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호텔에서 살해되었다니…. 게이코라면 바로 방금 전까지 이 카펫 위에 쓰러져 있었다. 내가 죽였다. 이 손으로, 이 침실에서 내가 죽였다.”(〈두 개의 얼굴〉 중에서)첫 번째 작품 〈두 개의 얼굴〉은 읽으면 읽을수록 더 불가해지는 상황이 펼쳐져 작가가 어떻게 개연성을 갖춰 이야기를 마무리 지을지, 어떤 트릭을 활용할지 아무리 상상해봐도 도저히 복선의 회수가 불가능할 것만 같다. 그러나 결말을 읽고 나면 빈틈없이 수렴되는 트릭과 이러한 트릭을 창조해낸 작가의 상상력에 절로 무릎을 치게 된다. 이것이 독자가 만끽하는 첫 번째 충격이다.두 번째 작품을 읽으면서부터는 첫 번째 작품 속 트릭을 이해했으니 작가의 트릭을 간파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작가의 수를 읽어보지만 예측은 빗나갈 것이다. 이어 아홉 번째 작품을 다 읽을 때까지 독자는 단 하나, 렌조 미키히코의 트릭은 결코 학습할 수도 간파할 수도 없다는 점만을 분명히 알게 된다. 작품마다 독창적이고 완벽한 트릭으로 똑같은 사기꾼에게 아홉 번 속는 듯한 어이없는 느낌을 선사하는 이 책은 크게 속을수록 크게 기쁠 미스터리 독자들이라면 두 손 들고 환영할 만한 책이다.뜨거운 정념과 차가운 복수를 넘나드는가식 없는 욕망으로의 초대“누구도 도망칠 수 없는 건, 바로 마음”욕망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이다. 인간은 가지지 못한 것뿐만 아니라 가질 수 없는 것까지도 갈망하는 존재다. 그래서 때때로 욕망은 비극을 불러온다. 당신은 무엇을 욕망하는가? 그 끝에 비극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욕망할 것인가? 열린 어둠의 인물들은 욕망을 거침없이 추구한다. 상대를 죽이기도 하고, 자기 자신을 파괴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가질 수 없으면 부서뜨리고, 믿을 수 없으면 속여넘기고, 살릴 수 없으면 죽여버리는 등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인 방법도 가리지 않는다. 그들에게서는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뜨겁게 살아가는 생명력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욕망은 결코 채워질 수 없기에 인물들은 자신들이 욕망하는 대상을 가질 수 없음을 깨달았을 때 살아야 할 원동력을 잃어버리고 만다. 상대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이유로 자살을 계획하는 여자(〈이중생활〉의 마키코)에게서 더는 살아갈 가치가 없음을 깨달은 이의 우울감이 엿보이고, 대역에 의해서 자신이 살해될 것임을 인지한 남자(〈대역〉의 하세쿠라 슌)에게서 어떤 연기를 해도 자신이 아닌 것 같았던 배우의 해방감이 전해진다.열린 어둠은 욕망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보여준다. 욕망과 충동에 이끌리고 허물어지는 인간적인 캐릭터들을 냉철한 시선으로 응시하고 유려하고 섬세한 문장들로 표현해낸다. 수수께끼의 연출과 해명에 중점을 두는 장르 문학의 경우 인간의 감정 묘사나 장면의 예술적 연출에는 소홀해지기 쉽다. 그러나 렌조 미키히코는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을 살아 있게도 하고, 죽게도 만드는 욕망이 불러일으키는 인물의 심리와 극적인 장면들을 더없이 아름다운 문장에 담아내 문장 그 자체를 음미하는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트릭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독자들에게 분명 깊은 여운을 남길 이 책에서 쉽게 빠져나오기는 어려우리라.

● “대담한 수수께끼, 빈틈없는 수렴, 광풍의 반전, 아름다운 문장이 빚어내는 미묘한 심리와 서정까지! 미스터리 애호가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 같은 책” 옮긴이 양윤옥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가 꼽은 복간 희망! 환상의 명작 베스트텐 1위!

관능과 트릭을 아름답고 기묘하게 결합한 아홉 편의 초절정 반전 미스터리

백광 단 한 권으로 미스터리 독자들에게 최고의 몰입감과 문학적 충격을 동시에 선사한 천재 작가 렌조 미키히코의 단편집 열린 어둠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독자들을 환상적 미스터리의 늪에 빠뜨릴 아홉 편의 단편 미스터리가 담겼다. 치밀한 서술 트릭과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장르적 재미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인간의 욕망을 한없이 냉철한 시선으로 응시해 서정미 넘치는 문체로 담아내며 문학적 격조까지 놓치지 않는 렌조 미키히코. 그의 작품들은 빈틈없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트릭과 자연스럽게 표현해낸 인간적인 욕망이 완벽히 융합한다.

열린 어둠은 렌조 미키히코의 작품 세계가 얼마나 넓고 깊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아홉 편의 이야기는 컴퓨터가 설계한 듯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트릭이 작동하며 전개되는데, 작품마다 완전히 다른 로직으로 서사가 매끄럽게 짜여 있다. 뿐만 아니라 고아한 동양풍과 모던한 서양풍, 서민적 코믹풍과 하드보일드한 느와르풍 등 단편마다 다채로운 분위기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등장시킨다. 눈 밝은 일본 미스터리 애독자들의 열렬한 응원에 힘입어 복간 희망! 환상의 명작 베스트텐 1위로 꼽힌 작품들이 국내에 최초로 소개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열린 어둠은 비슷비슷한 장르소설에 지루해진 독자들의 본능을 건드리며 색다른 독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3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모두가 애타게 기다려 온 환상적 추리 명작의 화려한 귀환을 직접 확인해보자.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게이코가 신주쿠에 있는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호텔에서 살해되었다니…. 게이코라면 바로 방금 전까지 이 카펫 위에 쓰러져 있었다. 내가 죽였다. 이 손으로, 이 침실에서 내가 죽였다.(〈두 개의 얼굴〉 중에서)화들짝 놀란 아저씨도 강 선배와 똑같이 내 작은 몸을 덮치듯이 납작 엎드려 들여다본 것입니다. 그때 아저씨를 놀려주려고 숨을 멈추고 죽은 척했던 내 입이며 심장에 필사적으로 들이대던 귀의 감촉이 생생하게 되살아났습니다.이십 년이 지난 지금, 그 유괴범이 내 심장에 귀를 대는 것 같았습니다.선량한 인간의 귀….(〈과거에서 온 목소리〉 중에서)남청색과 노란색의 줄무늬 넥타이가 소녀의 가늘고 작은 목을 파고들었다. 소녀를 짓누르고 있는 자의 얼굴은 전등 불빛을 역광으로 받아 어둡게 그늘져 있었다. 그늘진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졌고 울어서 그런지 눈만 번들거렸다. 소녀는 그늘진 얼굴이 왜 울면서 험악한 표정을 짓는지 알지 못했다. 입에서는 신음하는 듯한 거친 숨이 소녀의 뺨에 훅훅 끼쳤다. 그 입은 조금 전에 “무섭지 않아. 편해지는 거야. 걱정할 거 없어”라고 소녀의 귀에 다정하게 속삭인 참이었다.(〈화석의 열쇠〉 중에서)문득 이 여자는 오해라는 걸 다 알면서도 유리를 죽인 게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값비싼 요리에 담뱃재를 떨듯이, 고가의 귀걸이를 구둣발로 짓밟듯이, 유리를 죽인 것은 이 여자의 마지막 최고의 사치였는지도 모른다.(〈기묘한 의뢰〉 중에서)“멍구야.”나는 다시 한번 여덟 살의 목소리로 불러보았다. 그리고 그게 내가 멍구에게 던진 마지막 목소리였다. 멍구의 입도 더 이상 아무 대답이 없었다. 어차피 멍구 역시 단 한 번도 내게 본심을 말해준 적이 없었다. 그가 내게 들려준 목소리 중에 유일하게 본심이었던 것은 이십여 년 전에 내 칼에 놀라 내지른 비명뿐이었다.(〈밤이여, 쥐들을 위해〉 중에서)작업용 앞치마 주머니에서 남천촉 열매를 꺼내 시즈코는 그 빨간빛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 미소를 머금은 채 은 꽃의 오목한 곳에 두 알 세 알 떨구고 한 알씩 끌의 칼날 끝으로 짓이겼다. 진홍빛 껍질이 터지면서 하얀 즙이 흘러나왔다. 비릿한 냄새가 코에 엉겨든다. 구역질로 목이 울컥했지만 시즈코는 아직도 웃고 있었다. 고역스러운 이 냄새만이 현관 앞에서 맡은 그 여자의 향수 냄새를 지워줄 것 같았다.(〈이중생활〉 중에서)실제로 카메라의 눈 같은 게 느껴져서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문을 등지고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나였다. 나와 똑같은 옷을 입고 나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부르짖지 않았다. 모든 것이 너무도 단순한 수식처럼 명료하게 이해되었다.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듯한 마음이 들었다. 출연 직전에 거울로 내 얼굴을 확인하듯이 (〈대역〉 중에서)교코는 두 팔로 내 목에 매달리듯이 품에 안겼다. 스카프 위로 잡은 권총 끝이 교코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더욱더 몸을 바짝 대면서 교코는 내 귓가에 아까와 마찬가지로 속삭였다.“쏴.”교코는 내 어깨에, 나는 그 머리칼에, 서로의 얼굴을 묻고 있었다. 교코의 머리칼은 달콤하고 부드럽고, 어젯밤과 똑같이 내가 먼 옛날에 맡은 흙냄새가 났다.(〈베이 시티에서 죽다〉 중에서)“아까 내가 아카자와 선생을 죽인 범인이 그 비밀을 들키는 바람에 다카기를 죽였다고 말했었지? 즉 범인은 아카자와 선생을 죽였기 때문에 다카기도 죽였다고 했던 것인데, 그게 완전히 반대였어. 스즈타는 아카자와 선생님을 죽이지 않았기 때문에 다카기를 죽일 수밖에 없었던 거야.”(〈열린 어둠〉 중에서)


#열린 어둠

리뷰

o*** 역시는 역시 재밌습니다. 2022-12-29 19:17:25.467586
m*** 표지에 이끌려봤는데 뛰어난 필력과 입떡벌어지는 반전.. 다 읽어가는게 아쉬울 정도로 재밌었다 2022-12-29 10:38:15.360026
d*** 이런 걸 진짜 반전소설이라고 하는거지. 2022-12-29 10:36:12.921224
c*** 믿고 보는 백광작가의 신작 열린 어둠. 역시 배운 변태는 다르다. 2022-12-27 18:20:52.142487